1. 개요
장르 | 공포, 뮤지컬, 코미디 |
개봉일 | 2006.11.23 |
상영 시간 | 120분 |
감독 | 전계수 |
출연 | 천호진, 김꽃비, 조희봉 외 |
상영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2006년에 개봉한 저예산 뮤지컬 영화.
뮤지컬과 호러를 소재로 잊혀져 가는 시대와 역사의 아픔을 잊혀져가는 삼거리 극장에 투영하여 호평을 받았다. 다만 뮤지컬 영화 특유의 분위기 답게 호불호는 꽤 심하게 갈리는 편. 록키 호러 픽쳐 쇼 등에 익숙한 컬트 매니아라면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다.
감독 전계수는 서강 데뷔작 영화제에서 알바트로스상,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을 받게 된다.
2. 줄거리
할머니와 함께 단 둘이 살던 소단. 어느날 할머니는 삼거리 극장에서 영화한편 보고 죽는게 소원이라며 집을 나서고, 소단은 그 길로 실종된 할머니를 찾으러 삼거리 극장으로 찾아간다. 시대에 맞지 않게 옛날영화를 상영하면서 천천히 망해가는 삼거리 극장. 사장 우기남은 저주가 내린 곳이라며 소단을 내쫒으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듯 한 소단을 본 우기남은 이것도 운명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알듯 모를듯한 인연을 느낀 우기남 사장 덕에 소단은 매표원으로 일을 하며 할머니를 기다릴 수 있게 된다. 소단은 할머니가 분명 삼거리 극장으로 찾아올 것을 믿고 매일같이 극장 일을 거들어 나아가면서 할머니를 기다린다.
어두운 밤, 극장 안에서 무심코 담배를 피우던 소단 앞에 이상하고 괴악한 유령들이 나타난다 . 담배피우던 죄로 소단의 목을 자르고 창자를 떼버린다는 둥 소단을 놀래키는 유령들. 그렇게 괴악한 장난을 치면서 손을 내민 극장의 극단 유령들은 혼자 외롭게 지내던 소단의 친구가 되기를 자청한다. 소단 역시 매일 밤 유령들의 공연을 기다리게 되고 극장은 할머니를 잃어버린 곳 이상으로 소단에게도 소중한 곳이 되어간다. 장사가 안되어 곧 폐업할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한편, 사장 우기남은 매일같이 자살을 시도하며 과거 악몽에 시달린다. 악몽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그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이를 눈치챈 소단은 매일 뭔가 두려워 하면서 할머니와 유령들 이야기를 꺼리는 우기남 사장의 행적을 수상하게 여긴다. 유령들의 도움으로 마침내 할머니 서랍장에서 발견한 유령들의 사진. 유령들의 생전 모습 옆에는 젊었을 적 모습의 할머니도 분명히 같이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할머니와 함께 영화 한편을 촬영했었고, 마침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소단은 우기남 사장이 감독한 소머리괴물 미노수라는 영화를 찾아내게 된다.
영화가 저주받았다며 두려워 하는 우기남 사장. 큰 일이 벌어질거라 경고하는 유령들. 하지만 소단은 망해 없어질 위기에 처한 극장에 이판사판 걸어버린다. 영화가 시작되자 극장은 평소와 달리 수 많은 관객으로 북적인다. 그렇게 현대시대에 백년도 더 된 영화가 극장에 걸리고, 변사의 목소리가 극장을 울린다.
식량이 나날히 부족해져 가던 참혹한 일제강점기가 배경인 한국 괴수영화 소머리 괴물 미노수. 어느 한 미치광이 과학자는 대화가 가능한 인간의 지능을 가진 소를 개발한다면 농업을 크게 증진시킬 수 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렇게 박사는 여인 한명을 납치, 소와 강제로 교배를 시켜 소머리 인간을 탄생시키지만 생각과는 달리 감당할 수 없는 괴물이 탄생하게 되고 비극과 함께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영화는 괴물로 태어나 사람들에게 미움받는 미노수와 그런 미노수를 보살펴주던 아랫네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우기남 사장의 소머리 인간 미노수는 두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괴수 영화이자,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기운이 감도는 20세기 초 한국을 풍자한 영화였다.
영화가 점점 클라이맥스에 달하게 되고... 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저주받은 괴수 미노수가 극장을 찢고 나온다. 미노수는 극장의 유령들과 함께 사람들을 놀래킨다. 사람들은 혼비백산 극장을 도망가기 바쁘고, 극장은 혼돈의 도가니가 된다. 미노수가 마지막으로 소단에게 천천히 다가가려던 그 순간. 미노수와 사랑에 빠진 소녀 역을 맡은, 소단과 꼭 닮은 젊은시절 할머니 아랫네가 스크린 너머에서 미노수를 부른다. 소녀의 앳된 모습으로 돌아간 할머니는 미노수의 손을 잡고. 미노수와 함께 영화 안으로 퇴장하며 악몽은 막을 내리게 된다.
날이 밝고, 모든 미련을 훌훌 털어 버리고 영화와 함께 잠이 들 수 있게 된 우기남. 영화속 인물들이였던 유령들은 소단과 함께 즐겁게 춤을 춘다. 그들은 다시 혼자가 된 소단만을 남겨두고 잊혀진 극장, 옛날 영화와 함께 하나가 되어 잠든다.
3. 여담
- 영화가 워낙 저예산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천호진은 자신의 개런티를 깎아도 좋으니 영화에 돈을 더 쓰라고 권할 정도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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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세지는 분명하고 간결하게 전달되고 있으나, 등장인물들의 정체는 다소 불분명하다. 소단의 정체도 불분명하고, 극장 직원들도 모두 유령들과 같은 배우들이 맡다보니 극장 자체가 꿈인지 아닌지도 불분명하다. 다만 작중 내내 이야기가 꿈과 현실 사이에 있음을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완성되는 이야기임을 감안해야 한다.
- 유령들은 배우이기도, 직원이기도, 영화속의 극중 인물 가운데에 있는 상태. 유령들의 노래를 잘 들어보면 영화와 매치가 되면서도 배우로서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또한 소단도 직원들을 어느정도 유령들과 동일시 여기는 분위기의 장면들도 교차된다.
- 이후 제작사는 이름을 아예 '삼거리 픽처스'로 바꾸고 현재까지도 충무로에 굵직한 작품들을 이따금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명한 것이 러브픽션(2008)과 도가니(2011). 그런데 씨네21에 올라와 있는 영화사 정보를 보면 직원이 달랑 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