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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3-12 08:00:16

비 내리는 호남선

1. 개요2. 가사3. 여담

1. 개요



호남선을 배경으로 한 박춘석 작곡, 손로원 작사로 손인호가 부른 노래이다. 이 노래에서 영감을 얻어 김수희의 노래 남행열차가 나왔다.

2. 가사

목이 메인 이별가를 불러야 옳으냐
돌아 서서 피눈물을 흘려야 옳으냐
사랑이란 이런가요 비 내리는 호남선
헤어지던 그 인사가 야속도 하더란다

다시 못올 그 날짜를 믿어야 옳으냐
속는 줄을 알면서도 속아야 옳으냐
죄도 많은 청춘이냐 비 내리는 호남선
떠나가는 열차마다 원수와 같더란다

3. 여담

당시 작곡가 박춘석이 작곡을 완료하고 가수 손인호에게 가져갔는데 별 반응이 없자 회수하였지만 며칠 뒤 박춘석이 영화음악 녹음작업을 하다가 시간을 내어 그동안 작곡한 신곡을 녹음하던 중 갑자기 손인호가 "저번에 주셨던 비 내리는 호남선 악보 가지고 계십니까? 오늘 녹음할까요?"라고 물어보자 녹음을 시작했다. 녹음 도중 기타 연주자가 음 하나를 틀렸음에도 히트에 별 큰 기대를 안 했는지 그냥 발매했다고 한다.

발매 직후에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는데, 그 해 5월인 1956년 5월 5일 오전 4시 15분, 제3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승만 대통령에 맞서 출마한 유력한 야권 후보였던 민주당 신익희 후보가 호남선을 타고 지방 유세를 하러 가던 도중 열차가 함열역 인근을 지날 때 갑자기 심장마비 증세를 일으켰고 오전 5시 30분 이리역에 내려서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도착 15분 만에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국민들은 이승만 정부에 대해 큰 불신을 갖고 있는 마당에 당연히 심장쇼크사라는 정부의 발표를 믿지 않았다. 신익희의 유해가 특별열차편에 실려 서울로 올라갈 때 호남선 인근의 각 지역의 시민들이 나와 애도하였고, 열차가 서울역에 도착하자 정부에 분노한 시민들이 몰려나와 애도하며 "못 살겠다! 갈아보자!"라는 구호가 들리기도 했다.

신익희가 사망하자 조봉암을 야권 단일 대통령 후보로 지지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대신 부통령 후보 자리는 민주당 장면 후보에게 양보한다며 5월 10일 박기출 부통령 후보를 사퇴시켰다. 그러나 조봉암의 이념을 못마땅하게 여긴 민주당 측에서는 끝내 조봉암의 지지를 거부했고 이승만, 조봉암 모두 찍지 말자며 추모의 의미로 무효표를 던지라고 홍보하였다. 결국 제3대 대통령 선거는 무효표가 제일 많이 나온 대통령 선거로 남게 되었다.

이렇게 '비 내리는 호남선'은 신익희의 별세로 하늘을 원망하며 통곡하던 국민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고, 그 시기 군대에 입대하는 청년들이 서울역에서 논산역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다같이 이 노래를 부르는 사건이 벌어졌으며 갑자기 국민들 사이에서 신익희의 아내 김순이 씨가 " 자유당의 암살로 남편을 잃은 슬픈 마음에 노래를 지었다"라는 유언비어가 돌기 시작했다. 이에 작사가 손로원, 작곡가 박춘석, 가수 손인호 3명은 내무부 치안국에 소환되어 '신익희의 미망인이 가사를 만들었는가'에 대한 조사를 받았지만 이 노래는 신익희 후보의 사망 3개월 전에 만들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3명 모두 무혐의로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