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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1 17:33:02

블러핑

1. 개요2. 카드 게임 전략3. 응용된 의미

1. 개요

블러핑 (bluffing)

허풍떤다, 또는 허세부린다 정도의 의미를 가진 영어단어이다. 비슷한 단어로는 협잡[1], 공갈, 거짓말 등이 있다.

2. 카드 게임 전략

곽철용: (화투패를 억지로 접으면서) 너... 다음에 한 판 더해.
곽철용: (나가다가 돌아서면서) 넌 뭐야?[2]
고니: 저 낮아요. (패를 보여준다. 고니의 패는 1끗)
곽철용: 1끗? (자신이 고니의 블러핑에 속았다는 것에 분노하고 접은 화투패를 던진다) 1끗인데 5억을 태워?![3]
- 영화 타짜, 곽철용의 명대사.[4]

낮은 패를 가지고 있으면서 높은 패를 가진 양 허세를 부리며 레이즈를 하는 것을 뜻한다. ‘ 뻥카’라고도 하며, 자신의 패가 상위의 패인양 레이즈를 시도해 상대가 스스로 다이를 선언해 발을 빼게 하는 것으로 기권승을 노리는 도박수겸 전략이다. 당연하지만 레이즈하다가 상대도 끝까지 가면 높은 확률로 진다. 전형적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수법.

간혹 창작물에서 포커가 나올 때 등장인물이 블러핑을 하면서 '콜'을 선언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포커 룰도 제대로 모르면서 멋있어보이니까 아무렇게나 집어넣은 경우가 많다. 포커의 보편적인 룰상, 모든 플레이어가 콜을 해버리면 더 이상 금액 상승 없이 카드 공개로 넘어간다. 제대로 블러핑을 하는 장면이면 레이즈라고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즉 콜은 '지금 건 액수로 가자'고 하는 거고 레이즈는 '난 액수를 더 올리고 싶은데, 넌 어떻냐?'라고 의사를 묻는 것이며, 이렇게 상대에게 어떻게 할지 물어보며 압박을 가해 상대가 포기하게 하는 것이 제대로 된 블러핑이다.[5]

한 마디로 모형 칼로 상대를 찌른다고 협박(레이즈)해서 상대가 찔릴까봐 포기하고 물러나게(폴드) 만드는 것이 블러핑인데, 블러핑으로 콜을 한다는 건 상대가 안 물러나니까 모형 칼로 찌르는 것이다. 이미 블러핑이 실패한 이후에나 나오는 상황인 것.

간혹 블러핑하다가 상대가 포기하지 않아 끝까지 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이긴다면 블러핑이라 이겼다기보단 그냥 상대 패가 엄청 구려서 이긴 거라 블러핑 자체는 의미가 없었던 셈. 반대로 서로 블러핑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일부러 콜을 해서 턴 종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서양에서는 '블러핑 캐칭'이라 하는 전략 중 하나.

서양에선(주로 텍사스홀덤) 나중에 본인의 패가 발전 가능성이 있는 패로[6] 블러핑을 하는 경우를 세미블러프(semi-bluff)라고 한다. 상대를 폴드시키면 블러핑 성공이고, 만약 상대가 폴드하지 않더라도 다음 패에서 운 좋게 족보가 완성되면 역시 이득인 것이다.

가끔 창작물에 나오는 걸 보고 혹해서 무턱대고 블러핑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는데, 블러핑은 하는 건 간단해도 성공시키기가 매우 어렵다. 우선 연기력이 받쳐줘야 하는 건 물론이요 상황까지도 받쳐줘야 한다. 애초에 패가 약패라면 그냥 다이를 해서 발을 빼는 게 제일 안전하다.

사실 블러핑이 정말로 필요한 이유는 단순히 한번 크게 따는 데에 있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상대가 내 패를 파악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데에 본질이 있다. 쉽게 말해서 블러핑 없이 강한 패를 들면 세게 베팅을, 약한 패를 들면 바로 죽는 식으로 지나치게 정직한 플레이를 반복하다 보면, 상대는 어느새 내 베팅만 보고도 어떤 카드를 들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한 번 패턴을 완벽히 읽히고 나면 그 때부터는 더 이상 이기는 게 거의 불가능해진다. 때문에 플레이 중간 중간에 자신의 실제 패를 무시하는 변칙적인 베팅을 섞는 것으로 상대의 판단을 조금이라도 흐리게 만드는 것이 블러핑의 진짜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창작물에서 적절한 블러핑을 사용해 낮은 패로 높은 패를 이긴 가장 좋은 예로는, 만화 죠죠의 기묘한 모험에 나오는, 뻥카를 가진 쿠죠 죠타로가 K의 포카드를 가진 다니엘 J. 다비를 눌러버린 예가 있겠다. 다만 여기에선 카드 규칙상의 블러핑 뿐만이 아니라, 스타 플래티나라는, 눈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능력과 엄청난 시력으로 몰래 카드를 죄다 바꿔치기해 높은 족보를 만들었다라고 생각하게 블러핑을 걸었다. 실제로는 다비가 워낙에 뛰어난 도박사라서 제아무리 스타 플래티나라도 들키지 않게 모두 바꿔치는 건 힘들거라 생각해 시도하지 않았다. 자세한 건 해당 문서로.

Bullshit(카드게임)은 블러핑이 게임을 지배하는 게임이다. 자세한 건 해당 문서로. 블러프는 아예 게임 이름에서부터 대놓고 블러핑을 유도하는 게임이다. 역시 자세한 건 해당 문서로.

반대로 상대가 허세를 부리는 것처럼 연기해서 연기하는 거라 착각하고 안 속는다며 밀어붙였다가 진짜로 그 상대가 갖고 있던 강력한 패에 걸려 개털리는 이른바 '역 블러핑'의 사례도 없지 않다. 아이실드 21에서 히루마 요이치 클리포드 D 루이스를 상대로 포커 게임을 하면서 블러핑에 안속는다며 밀어붙이려 했다 금세 눈치채고 다이를 선언하며 빠져나왔는데 실제로 클리포드는 히루마보다 높은 패인 퀸 포카드를 가지고 있어서 밀어붙였다간 그대로 히루마의 패배였다. 이는 진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허세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기술을 가진 클리포드의 능력이기에 가능했던 것.

블러핑이 낮은 패를 높은 패처럼 속이는 전략이라면, 반대로 높은 패를 가졌음에도 낮은 패를 가진 것처럼 연기하여[7] 상대의 레이즈를 이끌어내는 전략을 슬로우 플레이, 혹은 샌드배깅(Sandbagging)이라고 한다.

3. 응용된 의미

포커의 전략을 의미하는 블러핑(바로 위 문단)에 비유하여, 어떠한 사실에 대해 허세를 부림으로써 상대방을 속여 위축되게 만드는 것을 뜻한다. 작게는 개개인의 대립부터 크게는 정치, 외교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가위바위보를 할 때 '나 가위 낸다' 라고 말하는 경우이다. 어차피 가위바위보는 게임 규칙 상 미리 선언해도 내미는 손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데, 이 때문에 당황해서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상대를 머뭇거리게 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상대가 내미는 손을 간파할 가능성이 생긴다. 승률이 조금이나마 올라갈 수도 있다.[8]

블러핑의 대표적인 예는 위에 나온 죠타로 vs 다니엘 j다비 포커전 등이 있는 죠죠의 기묘한 모험. 그 밖에도 많은 도박 게임에서 적어도 한 번 이상은 블러핑에 대해 언급이 나온다.

TCG 계열 게임에서도 자주 쓰인다. 유희왕으로 예를 들자면 후공일 때 턴을 받자마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배틀 페이즈에 진입하겠다고 선언해 길항승부를 의식시키는 전술이 있다.[9]

삼국지 연의에서 제갈량도 시전한 적 있다. 병사를 이끌고 온 사마의를 상대로 성문을 열어두고 태연한 척 악기를 연주했는데, 이 당시 제갈량은 사마의의 공격을 막아낼 병사가 없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사마의는 성 안에 대군이 매복해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그대로 물러나 버렸다. 이 당시 제갈량에겐 사마의의 공격을 막아낼 병사가 아예 없던 상황이었으나, 제갈량의 유인책에 사마의가 한 두 번 당한 게 아니었던지라 더더욱 블러핑에 취약해져 있는 상태였다. 그야말로 블러핑의 정석이라 할 만한 사례.


[1] 옳지 않은 방법으로 사람을 속이는 행위 [2] 일반적으로 도박판에서 '다이'를 한 뒤 상대방의 패를 묻는 행위는 터부시된다. 이후 전략 등에 영향을 미치므로 묻지도 않고 알려주지 않아도 상관없다. 실제로 곽철용도 그냥 도박을 그만두고 일어나서 나가려다가 묻는 장면이다. 그만큼 마지막 판이 곽철용에게 답답한 판이었고, 고니에게 발렸다는 것을 납득하지 못했음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 [3] 1끗은 포커로 치면 하이 카드(혹은 탑)나 원 페어 수준의, 거의 아무것도 아닌 똥망패다. 그런데 고니가 그 패에다 자그마치 5억 원이나 걸고 블러핑을 쳐서 승리했기에 그걸 알고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내뱉은 말이다. [4] 이번 판에서 패를 돌리기 전에 고니는 기리 무마 기술을 썼다. 때문에 고니는 화투장 하나를 숨겨놓고 좋은 패를 가지고 있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곽철용은 4와 8, 두끗을 갖고 있었고 고니가 곽철용에게 보여준 패는 4와 7, 한끗이었기 때문에 7땡 또는 기리 무마할 때 밑장에서 살짝 보였던 2와 7 아홉끗을 갖고 있었을 수 있다. 또한, 텐트에서 벌어진 박무석과의 대결처럼 삥을 숨겨놓아 독사를 가졌을 수도 있었다. 여기서 광땡과 땡들을 제외하면 알리(1, 2 조합) 다음으로 높고, 중간 이상은 가는 패이기 때문에 고니의 5억 배팅 역시 명분이 생긴다. 만약에 곽철용이 고니를 따라 5억을 받았다면 숨겨놓았던 다른 화투장으로 좋은 패를 보여주고 이겼을 것이다. 곽철용이 죽은 후 고니에게 패를 묻자 일부러 낮은 패를 보여주면서 곽철용을 도발한 것이다. 박무석이 기리하려는 것을 곽철용이 가로막으면서 본인이 직접 기리를 했기 때문에 곽철용은 자기에게 낮은 패가 들어온 것을 남 탓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따지고보면, 저 상황에서 곽철용은 고니에게 안 낚일 수가 없다. 당시 판돈은 이미 모인 것만 10억에 달했고, 고니가 5억을 더 던진 상황이었다. 즉, 한 판에서만 억대 손실을 당한 상황에서 그걸 받으면 5억을 더 잃게 된다. 이미 고니에게 연전연패를 해서 손해가 막심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여러 사업장을 운영하는 조폭인 곽철용 입장에선 손익계산을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만에 하나 잘못되면 엄청난 타격을 입고, 저 상황에서 고니가 곽철용에게 확실히 이기는 높은 패를 줬을리도 없는 데다가, 고니가 실력 있는 타짜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거액인 5억을 걸고 도박을 할 수가 없었던 것. (IMF 이전의 5억과 현재의 5억과 차원이 다르다.) 고니에 비해 곽철용은 잃을 게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때문에 타짜인 박무석을 고용한 것인데, 박무석이 넘어간 이상 곽철용은 애초에 이길래야 이길 수 없었던 싸움인 것이다. 고니는 시작부터 절대적인 우세를 잡고 끝까지 곽철용을 철저히 농락한 것이다. [5] 텍사스 홀덤일 경우엔 블러핑의 과정에서 콜을 하는 게 가능하다. 텍사스 홀덤은 전원에게 패를 나눠준 다음, 그리고 커뮤니티 카드(전원에게 공개된 카드)를 차례로 공개한 다음에도 매번 콜/레이즈/다이 여부를 확인하기에, 마지막 장이 펼쳐지기 전까지는 콜을 외치는 것이 블러핑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처음 패 2장을 받았을 때부터 자기 차례가 되었을 때 엄청 자신감 넘치게 콜을 하면 다른 사람들은 좋은 패가 들어왔나보다 싶을 것이다. 거기서 나아가 커뮤니티 카드가 공개되었을 때 거기에 A, K같은 높은 카드들이 나오고 자기 차례일 때 더 거침없이 콜을 하면, 잘만 하면 다들 '아 벌써 A, K가 여럿 들어간 높은 족보가 되었나보구나'라며 블러핑에 걸려들어 죄다 다이를 하면서 '콜 만으로 블러핑을 해서 이긴 경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혹은 그래도 여전히 콜을 한 사람이 나와 다음 차례가 되더라도 거기에서 레이즈까지 해가면서 계속 블러핑으로 압박을 가할수도 있다. [6] 예를 들어 4, 5, 6, 7을 모았고 스페이드도 4장이라 3이나 8, 또는 스페이드 한 장만 더 나오면 스트레이트 또는 플러시가 완성되는 경우. 또는 스트레이트 플러시. [7] 베팅을 소심하게 한다던지, 아니면 반대로 자신이 블러핑을 하는 것처럼 무모하게 레이즈하는 모습을 연출한다던지 등. [8] 여담으로 바시소라는 작품에서는 주인공 친구를 상대로 '난 가위를 낼거다'라며 이 블러핑을 시도한 경우가 있는데, 이에 친구는 '그럼 난 니가 가위를 안내면 전력으로 패버리겠다'라고 하며 역으로 당황하게 만들고 이기는 장면이 나온다. [9] 함정 카드 길항승부는 자신 필드에 카드가 없으면 패에서 바로 발동할 수 있으며, 상대 필드의 카드를 1장만 남기고 전부 뒷면 표시로 제외하는 강력한 돌파 효과를 가졌다. 상대 입장에서는 길항승부를 막을 방법이 없다면 타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필드의 카드를 소모해 묘지로 보낼 필요가 있는데, 이게 블러핑이었다면 손해가 막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