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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6 17:58:37

리갈하이(JTBC)/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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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긍정적 의견
2.1. 인물의 개연성 확보
2.1.1. 반론
3. 부정적 의견
3.1. 법적 지식이 없는데도 심각한 주제의 법정드라마를 개작한 각본가3.2. 작위적인 페미니즘 전개3.3. 메리 수가 된 서재인3.4. 원작에 대한 낮은 이해도3.5. 코믹 법정 드라마로서의 정체성 상실3.6. 리갈하이2 9화의 재현 실패
4. 총평

1. 개요

한국 드라마 리갈하이의 평가를 정리한 문서.

2. 긍정적 의견

1화까지는 찾아볼 수 없다가 2화 방영 후 빌런 조직이라 할 수 있는 B&G 로펌 관련해서 "그나마 얘들은 볼 만한데?"라는 반응이 그나마 나왔다. 원작에서 미키 법률사무소가 워낙 수동적이고 한정된 이미지이다 보니 미키 법률사무소는 하나의 기계 같다는 평이 있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윤상구가 트러블 메이커라 할지라도 이레귤러를 일으켜서 코미카도를 방해한단 게 전부이며 그것밖에 나오지 않는 미키 법률사무소보다는 인간미 같은 걸 느끼는 반응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앞에서 써있듯이 그나마 좋은 소리가 나오는 부분이란 의미다. 실제로 이와 같은 의견은 주류가 아닌 극소수에 불과하며 대다수 B&G 로펌에 관한 여론도 미키 포지션인 방대한과 사와치 포지션인 민주경의 경우 캐릭터성을 훼손하였고 또 어울리지 않는 미스캐스팅이라고 비판하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 #

스포츠경향 기사에 따르면 은구슬 드라마 평론가는 “진구의 연기는 괴팍하지만 밉지 않은 캐릭터의 적정선을 잘 지키고 있다. 원작의 성격에 어긋남이 없었고 정확한 발음과 발성으로 물 흐르듯 캐릭터를 작품 속에 녹여내고 있다”고 평했다. 근데 이 기사는 원작 리갈하이를 평가기준에서 배제하고 한드와 일드의 문화적 차이를 운운하며 한국식 드라마로서의 리갈하이를 조명한 기사이다.

2.1. 인물의 개연성 확보

원작의 마유즈미는 1화에서 단순히 정의감으로 생판 모르는 남을 위해 반평생 갚아 나가도 모자랄 빚을 져서까지 코미카도에게 변호를 의뢰하지만 서재인은 어릴적 친구라는 설정이 붙음으로서 빚을 지는 개연성이 확보되었다. 원작이 코미디성이 강하여 크게 위화감이 들지는 않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마유즈미가 남을 위해 3천만엔이라는 거금을 들여서 의뢰를 한다는건 심히 부자연스럽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마유즈미는 선천적으로 운동신경이 좋고 괴력녀라는 설정이 있지만 서재인은 틈틈히 권투를 배우고 있었고 위기를 계기로 각성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원작 에피소드에 따르면 서재인이 괴력을 발휘할 에피소드가 종종 등장할 것인데 이에 대한 개연성을 미리 확보해두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많은 코미디 작품은 철저히 설정을 지키는 것이 아닌 때때로 설정을 붕괴시키면서 까지 웃음을 주고는 한다.[1] 명작의 리메이크라는 굴레에도 불구하고 귀중한 첫 화를 인물 배경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다는 것은 이 모든 장점으로도 커버하기 힘든 큰 손실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원작의 경우 첫 1회에서부터 드라마의 주제의식을 완성도 높고 심도 깊게 표현하였고 작품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거의 대부분 파악할 수 있다. # 반면 리메이크작은 1, 2회까지 보아도 시청자에게 무슨 메세지를 전하고자 하는지 의도를 파악하기 곤란할 수준이다.

당장 서재인이 친구를 위해 빚을 지었다는건 웃고 넘길 수 없는 점이며, 마유즈미가 생판 모르는 남을 위해 빚을 지었다는게 시청자 입장에서는 속이 편할 수도 있다. 비현실적이라 생각하고 반평생 갚아나가야 한다는 현실적인 요소를 잊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작을 접하지 않고 리메이크를 접한 사람이더라도 이러한 설정은 가벼운 기분으로 몰입하기는 힘들것이 자명하다.

2.1.1. 반론

다만 이와 같은 논리라면 서재인이 친분이 깊지도 않은 단지 안면이 있을 뿐인 동창을 위해 5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여서 의뢰를 한다는 것도 보편적인 기준으로는 심히 부자연스러운 설정이며 고작 그정도의 설정 추가로 개연성이 더 뛰어나다는 것도 궤변에 불과하다. 현실이 아닌 드라마이니만큼 캐릭터성을 부각시키는 장치라고 보아야 하는게 합당하다.

게다가 엄밀히 말하자면 플러스가 아니라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혹은 마이너스가 더 많다. 개연성이 올라간 대신에 캐릭터성은 약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유즈미가 생판 모르는 남을 위해 거금을 들였다는건 말이 안 되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그런 말도 안 되는 짓을 할 정도의 정의바보라는 마유즈미의 캐릭터는 단 1화만에 시청자들에게 확고히 새겨줄 수 있었는데, 서재인은 정의를 사랑해서라기 보다는 결국 자기 아는 사람이니까 돈을 내 줬다는 전개가 되었기 때문에 원판의 마유즈미보다 캐릭터가 훨씬 약해져버렸다.[2]

즉, 종합하자면 곤란한 사람을 자기 빚을 내서까지 구하려 하는 마유즈미의 핵심적인 캐릭터성을 확립하는 전개를 자기 아는 사람이니까 돈을 내줬다는 설정으로 바꾸면서 서재민의 캐릭터는 원작 마유즈미의 정의가 아닌 그냥 호구가 되어버렸고, 캐릭터의 매력을 깎아먹은 대가로 챙겨낸 개연성도 말이 안 되는건 마찬가지라 득보다 실이 많은 각색이라 할 수 있다.

일본드라마를 보았던 사람은 알겠으나 우리나라(16부작 기준)에 비해 방영시간은 짧고 회차는 10회 정도에 그친다. 그런 한정된 시간 안에서 하나의 볼 만한 스토리를 내려면 중요하지 않는 부분은 쳐내는 수밖에 없다. 리갈하이의 두 주연에 할당된 시간을 위해서 미키 법률사무소에 할당된 방영시간은 짧을 수 밖에 없고,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스토리를 보여줄 수는 없으니까 당연히 전형적인, 한정된 캐릭터로 짧고, 깊이는 부족한 스토리를 가져갈 수 밖에 없다.[3] 마유즈미의 빈약한 설정 또한 마찬가지로, 이를 희생한 대신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이다. 당장 리갈하이 한국판 리메이크 1화에서 서재인의 초반 설정에 많은 시간을 잡아먹어 전개가 느려졌다고 기사마다 이를 지적한 댓글이 많이 달렸으며 무엇보다도 이 항목에서 전술했던 '귀중한 첫 화를 인물 배경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다는 것은 이 모든 장점으로도 커버하기 힘든 큰 손실'이라고 평가했다는 점에서 이를 잘 알 수 있다.

시즌2에 나타난 코미카도의 패소와 그로 인해 나타난 유아퇴행에 대해서는, 진중한 이미지를 다소 잃은 대신 성장한 마유즈미와 새로운 캐릭터 하뉴 하루키의 캐릭터가 드러날 공간을 확보했다는 이면이 있다. 시즌1에서는 파트너인 마유즈미를 조연으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코미카도의 극 중 장악력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3. 부정적 의견

원작의 성공 요인을 빼고 한국 패치한 ‘리갈하이’에 혹평이 쏟아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제 막 스타트를 끊은 작품이기에 섣불리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기본 설정을 이렇게 잡은 이상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스포츠투데이 기사중

3.1. 법적 지식이 없는데도 심각한 주제의 법정드라마를 개작한 각본가

리갈하이가 일본에서 설득력을 얻은 것은 그것이 실제 정답이기 때문이다. 일본과 한국을 떠나 법제도라는 측면에서 코미카도가 너무나도 괴이한 것처럼 표현하지만 변호사로서 그가 말하는 변호사론은 그 내용은 전부 정론이다.[4][5][6]

이를테면 정의를 구현하고 싶어서 나쁜 놈들을 기소하고 싶다면 검사를 하면 된다. 문제의 실체적 진실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애매한 것들을 판결하고 싶다면 판사를 하면 된다. 죄를 짓지 않았다고 호소하는 억울한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다면 변호사를 하면된다. 이래서 법정드라마의 주인공에서 정의구현을 목표로 한다면 당연히 주인공이 검사가 된다. 이 코스를 밟으면 CSI로 일정한 팬층을 가지고 있는 수사물의 형태를 취할 수도 있다.

이게 법정드라마의 기본이다. 그런데 이 작품의 주제는 흔해빠진 정의구현으로 각색했지만 주인공은 여전히 변호사다. 당연히 이 사람이 하는 행동 자체가 사도가 되는 것이다.

심지어 일본원판에서는 마유즈미마저도 변호인은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라는 목표를 지향했지 자기가 변호사임을 잊고 스스로 정의구현을 시도하는 캐릭터가 아니었다. 그런데 이 좋은 세상이나 자신의 정의감정이 철저히 주관적인 것이라 아무 의미없는 오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게 시즌1의 캐릭터고 2에서는 하뉴가 그걸 이어받는다. 즉 둘다 변호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자각은 존재하는데 단지 머리가 꽃밭에 있는 좋은 사람과 오만한 사람의 차이인 것이다.

이를테면 스토커편에서는 자신이 봐도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변호인에 대해서도 성의없는 태도로 변호를 하다가 진실이라는 건 회색지대에 존재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걸 의뢰인과 피해자에게 호소하는 형태를 취한다. 여기서 나오는 증거는 정황증거였으니까. 이게 제출되면 피해자가 정신적 타격을 입고 남편에게 해명해야 할 상황이 생긴다. 전형적인 재판관이 아닌 의뢰인을 공격하는 전략이므로 재판을 질질 끌어가며 의뢰인을 지치고 괴롭게 만들어 합의로 이끌 순 있어도 판결에는 영향을 끼칠 수 없는 행동이다. 왜냐하면 증거가 그림이었고, 그 그림을 받는 와중에 기뻤을까? 아니었을까?를 언제 버렸는지를 가지고 증명할 수는 없는 것이니 이걸로 판결을 바꾸는 재판부가 있을 리가 없다. 그런데 남자가 차라리 스토커로 낙인찍힌다 할지라도 의뢰인에 대한 공격을 거부하는 씬인 것이다.

그런데 한국편에서는 그게 그냥 뽀뽀하는 사진으로 개편되어 확실한 물증이 되어버린다. 그게 제출되면 당연히 판결이 뒤집어진다. 이러니 일본판처럼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서로 다를 수 있고, 그 소극적인 여인처럼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도 인지하기 어려운 캐릭터가 존재할 수도 있는데도 그게 전부 오해일것일까?의 애매한 해석의 문제였기 때문에 남자가 하는 그 양보가 울림이나 감동이 생긴다. 한국판은 겨우 확보한 확실한 물적증거를 별다른 내적 표현 없이 스쳐지나가듯 팔로 막는것으로 스토커로 인생 조지게 된 사람의 중2병 허세만 보일 뿐이다. 작가가 법적 지식이 너무 없으니 발생하는 부조리인 것.

다른 에피소드에서는 직무와 관련되어 알게된 의뢰인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일을 조언했다가 이해상충이라는 변호사자격증을 반납해야하는 위법을 저지른 걸 마유즈미도 인정하고 켄스케는 그게 현실화되면 변호사 뱃지를 떼야할 것이라고 말해준다. 이게 왜 잘못된 것인가가 각본에 의해 이후 그대로 표현된다. 사실 건설회사는 처음부터 법적으로 지킬 거 다 지킨회사고 회원들은 오히려 어깃장을 부리는 형편이었다. 이게 건설사의 협력업체에 피해를 줄 수 있지않은가?를 상기시킨 후 새로 이사오는 사람들과의 새로운 친목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정의와 악을 모호하게 만드는 식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결국 변호사 업무의 윤리적/도덕적 모호함은 진실은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고 그렇기에 세상을 회색지대로 보고 곧 변호사가 사명감을 가지고 해야만 하는 일은 오로지 변호인의 이익인 이유를 보여주는 것이다. 시즌1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이 내용을 말해주고 있다. 변호사는 변호인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이지 정의를 구현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 반면 한국드라마에서는 직무상 알게 된 회계비리를 고발하는 고태림의 모습이 나온다. 이런 짓을 하는 검사도 두들겨 패는 게 이 작품에서 수없이 까이는 위법수집증거 이야기인데 이 행동을 변호사인 고태림이 아무 생각없이 하는 순간 애들이 뭘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7]

이게 일반적으로 법정드라마를 좋아하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정의론과 변호사가 지켜야만 하는 사명과의 갈등 문제이고 이 갈등을 캐릭터화한 게 이 두 캐릭터인데 애초에 여기에 대한 고찰이 없으니 몸개그 검사와 주인공 보정을 잔뜩 받는 메리수 검사가 변호사 명함 달고 위법과 악행을 일삼는 스토리가 완성되는 것이다.

변호사가 정의구현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설명할 때 자주 드는 미국의 유명한 사례가 있다. 퍽치기 사건의 범인을 담당한 변호사가 사건을 조사하던 중 범인의 알리바이를 발견하였다. 그런데 그 이유가 피해자가 뇌손상을 입어 날짜와 시간을 착각한 것에 불과한 것이지 다른 모든 증거를 본인이 확인하였을 때 이 사건의 범인은 자신의 의뢰인인게 확실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이것을 주변호사협회에 익명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문의하였는데 변호사협회에서 내려온 답은 알리바이를 주장하여 범인의 무죄를 주장하라였다.

변호사는 악당을 변호한다. 그런데 왜 이런 직군을 허용하느냐하면 악당에는 두가지가 있다. 법적지식이 풍부한 악당과 그런것이 없는 무식한 악당이다. 그런데 법적지식이 풍부한 악당은 자신의 악행을 법적 지식을 이용하여 법으로 딱 정한 만큼의 벌을 받는다. 그런데 무식한 악당은 본인의 무식함 덕분에 어쩌면 집행유예를 받을 만한 불쌍한 수준의 절도에 살인예비, 위증죄, 법정모독 기타등등 알고있었다면 결코 하지 않을 포지션을 취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이 부당하다고 보아 변호인을 붙여 법적 지식을 보완해주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 변호사는 죄인의 법적 지식을 보완해주고 이 사람의 일상언어를 재판관에서 전달해주는 통역기에 해당하고, 이 통역기는 어떠한 극악한 범죄자라도 부여받을 권리가 있다. 그런데 만일 변호인이 정의운운하면서 피고인의 이익을 필터링한다면 피고인의 의사를 법률용어로 듣고자 하는 재판관에 대항해 이 통역기의 기능을 고장내는 행위이고 이것은 변호사가 의뢰인에 대하여 재판관 검사의 역할을 부당하게 침해하여 사적 징벌을 내리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당연히 이건 정의구현이 아니라 법적 처벌 대상이다.

물론 기존에는 이런 걸 엄격히 구분하는 드라마가 없었다. 반면 리갈하이 일본판은 정의구현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 드라마 플롯을 비틀고 너무나 당연한 정론인 변호사론을 설파하며 이게 얼마나 중요하고 이게 무너지면 어덯게 되는 것인가를 구구절절히 표명하는 게 이 드라마 전체 내용의 핵심이다. 1기부터 유명한 9화 장면도 민의재판에 재판관, 검사, 국민 모두가 휘둘려도 변호사만은 의뢰인을 믿고 변호해야한다. 라는 정론이자 당연한 철학을 설파했기에 대중들에게 인정과 통쾌함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전혀 없다. 심지어 3화에서는 스토킹 피해를 무고당한 의뢰인에 대하여 확보한 증거물을 재판정에 제출하지 않는 데다가 직무와 관련해 의뢰인에 불리한 증거를 경찰에 제출하고 [8] 그에 대해 고태림이 아무런 말을 하지않는다. 이 시점에서 이 드라마만의 주제의식은 완전히 사라지고 몸개그를 하는 유사검사와 주인공 보정을 받는 메리수 검사만 남는 셈이다.

일본 원판 재판에서의 의뢰인의 선악에 대한 내러티브는 이러한 변호사론이 왜 옳은지를 보여주는 장치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재판과정에서의 전개도 검사나 상대변호사의 주장을 자승자박하게 만드는 형식의 변론과 증언을 모호하게 만드는 법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모호한 변호인의 변호방식을 벗어나지 않아서 승소했다치더라도 그 케이스의 의뢰인이 진짜 악인지 선인지는 미지수에 남기게 된다. 물론 코미카도 켄스케는 그에 대해 신경쓰지도 않는다. 이게 정답이다. 변호사는 의뢰인이 유죄일거라는 실제 진실을 알 수가 없으며 따라서 관심도 없어야한다. 그게 아니라면 재판에 검사가 두명이거나 판사가 두명인 위법한 재판이 되니까. [9]

그런데 한국판에선 사실상의 검사물이 되다보니 정의구현을 위해서 누가 정의인지 악인지 확실히 보여줘야한다. 그러니 물적증거가 나타나야된다. 이러니 도깨비방망이처럼 증거물이 재판에서 마구 쏟아진다. CCTV, 회의록, 녹음록, 버려진 경찰의 수사녹음 CD 이게 차라리 그냥 검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수사물이었다면 수사에 대해 퍼즐풀이 형식으로 시간을 오래 배당할 수 있어서 이런 증거물에 대한 개연성을 넣을 수 있겠지만 변호사물이다보니 당연히 변호사는 이런걸 하지 않는다. 그러니 수사내용을 길게 집어넣을 수 없어 증거가 그냥 도깨비 방망이 식으로 쏟아지게 되는 것이다.

검사나 상대변호사가 가져오는 증거를.. 이 증거물품은 재판에 직접적인 결과물이 될 수 없다. 라는 식으로 회색지대로 넣지않고 새로운 증거물품을 가져와서 반박하는 식이다. 물론 원작에도 역전재판식 재미를 위해 이런 도깨비 방망이 역할을 해주는 란마루 라는 캐릭터가 있다. 그러나 그 활동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에 그친다.

반면 리메이크판에서는 정의구현을 위해 밀어넣은 수많은 증거품이 다 란마루 생산품이면 란마루 하이라는 흥신소물이 되어버린다. 그걸 막기 위해 주인공이 직접 이걸 다하게 되니 도깨비 방망이가 날뛰는 이 한국판에서 오히려 일본판 도깨비 방망이인 란마루의 역할이 증발해버리는 결과가 나왔다. 이 친구가 가끔나와서 돈을 받을때마다 대체 왜 돈을 받고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 작품이 망한데는 사실 연기자는 죄가 없다. 물론 극이 망하고나니 연기자와 도매금으로 욕을 먹는데 애초에 극본이 이런데 이걸 어떻게 배우가 살리겠는가? 애초에 작품의 주제의식을 이렇게 박살내어서 무슨 말을 하고싶은지도 알 수 없는 쓰레기가 되어버렸으니 연기자가 대본을 살릴 도리가 없다. 극본에 주제의식이 없는데 배우가 그걸 어떻게 연기하겠는가?

이게 왜 이런식으로 쓰여졋는지 추론을 할 수는 있는데 크게 세가지가 된다. 작가 내적 문제. 두번째는 외압, 세번째는 흥행이다.

먼저 작가의 문제다. 리갈하이의 범죄자들은 1화부터 살인범, 관심종자, 스토커, 성추행범, 부패 정치인 등등이고 민사재판의 경우에도 상대역이 대기업에 편집증적인 적의를 보이는 인권변호사, 학대당하는 아동연기자등 기존에 드라마에서 단면적으로 악인으로 묘사되는 캐릭터의 좋은 점과 좋게만 표현되는 캐릭터의 악한점을 지속적으로 들춘다. 언더 도그마를 비튼 것이다. 그런게 불편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걸 다 들어내버렸다. 한국판에서는 선역은 선역이고, 악역은 악역이다. 약자가 선역이 될 수 있을지언정 강자가 선역 일 수는 없다. 회색지대란 없이 선악이 명료한 기존드라마의 플롯과 선입견을 따라가는 순간 역설의 짜릿함과 코미디가 사라진다. 철학도 사라진다. 그 주제의식을 전혀 살릴 수 없는데 무슨 생각인지 생각없이 다 들어내버리고 몸개그만 남기는 이런 극본을 써냈다. 이걸 쓴 순간 작가의 책임이 사라질 수가 없다.

이유는 알 수가 없다. 외압이 있었을런지는 모른다. 연출자나 윗선에서 정치적으로 불편해지는 부분을 다 들어내라고 요구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작가 스스로 댓글로 욕먹는게 무서워서 다 들어내버렸을 수도 있다. 또는 작가 스스로 무식하며 단편적인 세계관을 가진 글쟁이 일수도 있다. 그나마 이 세개가 차라리 좋다. 아니면 생각하기도 싫지만 캐스팅에 유리하고 흥행이 될 줄 알고 그랬을 수도 있다. 한국인을 개돼지로 본 거라는 뜻.

최악은 리갈하이가 주장하는 회색지대론을 이해하는 일본대중들보다 한국대중들은 무식하니 주제의식을 박살내고 신파로 선악구분을 초등학생수준으로 하는 아사도라화 했다는 가정이다. 그렇게라도 시청률이 잘 나왔으면 정말 한국시청자들이 일본시청자들보다 수준이 낮다는 뜻이 되니 흥하면 안되는 드라마가 되어버린 셈이다. 사필귀정으로 시청률이 망해 작가만 망신당하고 말은 셈이니 그건 다행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느쪽 가능성이 있건 극본은 결국 작가가 책임져야한다. 그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건 외압에 굴복했건 악플이 무서웠던지 간에 자신이 다른 방식으로 주제의식을 재창작할 자신이 없다면 극본을 고사했어야했다. 어떤 이유에서건 이 희대의 불쏘시개 극본을 롤아웃하여 종이낭비를 한 순간 그 작가는 희망이 없는 작가라는 할말 밖에는 해줄 말이 없는 것이다.

3.2. 작위적인 페미니즘 전개

방송사가 JTBC라는 것에 대하여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했었다. JTBC가 이전에 특정한 사상이나 이슈에 대해 편파적으로 보도한 적이 있었으니까 이 리메이크 드라마에서도 상당히 편파적인 내용이나 교조적인 PC를 억지로 집어넣고, 이로 인해 원작이 가지고 있던 주제의식이 무너져버리지 않겠느냐는 우려였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례도 존재했는데, 예를 들어 YG 보석함은 JTBC에서 방영되었지만 JTBC는 플랫폼 역할만 했을 뿐, 프로그램 내에서 양현석의 인신공격(나이, 경력 등에 관한 발언)에 가까운 독설들이 나오는 것 등에 대해 어떠한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아는 형님, SKY 캐슬 등 다른 유명한 JTBC의 프로그램들도 페미니즘,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편향적 내용은 없었다.

하지만 방영 이후,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10] 억지스러운 페미니즘 끼워넣기 전개가 나온 것이다. 당장 1화부터 이러한 것이 증명되었다. 여직원에게 커피 심부름, 성폭행 미수가 1화부터 등장하는데, 개연성이 부족한 젠더 갈등 연출,[11] 조잡하기까지 한 여성주의에 대한 과몰입으로 인해 원작의 리갈하이의 시사점이 묻혀질 우려가 크다는 반응이 많다. 리갈하이라는 원작의 명성에 편승해 단순히 페미니즘적 목소리를 내는 도구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의 대형 로펌은 연수원을 수료하거나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를 인턴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없다. 인턴은 로스쿨 재학생들이 와서 로펌에 채용되기 위해 거치는 수습 과정이다. 연수원을 정상적으로 수료했고 직장까지 다니고 있었던 서재인이 인턴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코미디에 지나지 않는다.

윤상구의 커피 심부름도 말이 되질 않는데, 서재인은 비서로 채용된 게 아니라 변호사로 채용된 거다. 시니어 변호사가 어쏘 변호사에게 커피 심부름을 시킨다? 그 시간에 서면 하나라도 더 쓰라고 닥달할 지언정 이런 황당한 지시를 내리는 경우는 없다. 이런 간단한 부분만 봐도 작가가 제대로 된 사전취재를 하지 않았거나 혹은 했어도 페미니즘 담론을 제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실성을 무시했다 짐작할 수 있다.

이후로도 계속해서 "여성"인 서재인이 겪는 고통을 과장하고자 지나치게 작위적으로 넣은 설정들이 지나치게 부자연스러워 극의 몰입에 방해되는 지경이다. 2화에서는 "불쌍한 서재인"을 보여주기 위해서 사건 이야기만큼이나 서재인 과거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이게 리갈하이인지, 사전 조사도 없이 과장되게 꾸며진 막장 드라마인지 모르겠단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3화에서도 역시 현실적이지 않은 장면을 통해 노골적으로 젠더 이슈를 부각시키고 있다. 서재인의 친구 남설희가 검사와 버거집에서 선을 보는 씬이 대표적인데 요즘 무슨 일을 하냐는 질문을 받은 검사는 "허허 뭘 여기서까지 일 얘기를" 하면서 언급을 피한다. 그러자 난데없이 "아 어디 감히 여자 따위가 검사가 하는 대단한 일에", "이런 남성우월주의에 빠져서 아내를 부하직원 부리듯이" 등 피해 의식이 느껴지는 황당무계한 말을 던지며 검사를 성차별주의자로 몰아간다. 문제는 일 이야기를 회피한 것 자체는 전혀 성차별적 성향을 풍기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12]

더 가관인 것은 그런 허접한 추궁에 대한 검사의 반응이다. 저런 지적을 받자 당황하더니 자기가 맡은 사건 이야기를 술술 말한다. 우선 이건 앞서 검사가 일 이야기를 회피한 게 진짜로 성차별적인 이유였다는 걸 시인했다는 뜻이 되는 거고, 더 중요한 건 이게 검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해선 안되는 일이라는 거다. 본질적으로 검사는 자기가 담당하고 있는 사건에 대한 정보를 함부로 떠들고 다니면 절대 안 된다. 이건 설령 대화 상대가 부모님이어도 절대 해서는 안될 일이다. 물론 다른 여러 창작물들에서도 법조인에게서 사건 정보를 캐내는 장면이 나오기는 하나, 이런 기본 전제를 알기에 그 인물의 직업윤리가 잘못되었거나, 폭력이나 협박에 굴복했거나, 그 외에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는 등 충분히 일어날법하게 묘사되었다.[13] 그러나 본작에서는 뜬금없이 젠더 이슈를 끼워넣어 전가의 보도마냥 들먹이며 최소한의 개연성조차 무시한 채로 법조인에게 요구되는 직업윤리를 너무나 손쉽게 훼손하고 있다. 설령 코미디 드라마적 허용이라 넘겨주려 해도 불쾌하기만 하지 웃기지도 않은 장면. 오히려 터무니 없고 개연성 떨어지는 장면을 집어넣음으로써 피해의식있고 허영에 찌든 캐릭터를 강조하게 되어 '선자리를 무기로 이득을 취하는 여성'이라는 모습을 보여주게 될 확률이 높다. 당연하지만 이는 페미니즘의 대척점이다.

한편 후술할 서재인 중심의 이야기 전개 구조로 인해 언뜻 보기에는 저열해보이지만 세상의 이치를 명확히 꿰뚫고 있는 고태림이 종국에는 '서재인의 이상론에 꼬리를 내리고 굴복한 뒤 남성 페미니스트가 되는게 아닌가' 하는 시청자들의 우려도 나온다. 만약 그와 같이 전개된다면 원작의 제작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청자들의 부정적인 평가들이 줄을 이었다. 현 시국에서 판결에 젠더 감수성, 성인지 감수성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있다 보니 1화도 이런 식인데 나중에 가선 리갈하이를 빌어 성인지 감수성을 합리화시키려는 스토리도 나올 거 같다란 비아냥도 있다.[14]

3.3. 메리 수가 된 서재인

애초에 원작 리갈하이에서 코미카도 켄스케와 마유즈미 마치코 두 캐릭터를 통해서 "내가 정의다."나 "내가 옳다."를 다룬다고 보기 힘들다. 코미카도 켄스케가 이기기 위해서 그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렇게 승리함으로써 "반드시 정의가 승리한다."를 부정하거나, "승리했다고 해서 꼭 정의는 아니다."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과 결과를 보면서 자신의 이상과 정의를 포기하지 않고 법조인으로서 성장해나가는, 자신과 다른 길을 바라보고 있음에도 계속해서 코미카도 켄스케의 파트너로 있는 마유즈미 마치코를 통해서 대립 구도를 꾸준히 유지한다.

원작 리갈하이는 정의밖에 모르는 풋내기 변호사 마유즈미가 점차 어엿한 변호사로 성장해 가며 자신만의 답을 찾는 스토리였으며 제작진들은 코미카도, 마유즈미 두 사람 중 어느 쪽의 편도 들지 않는다. 그러나 리메이크는 1화의 연출로 인해 제작진이 이미 답을 정해놓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강해지고 있다. 이러니 "한국판 리갈하이는 속물 변호사 고태림이 서재인의 정의에 감화되어 성인지 감수성을 배우는 스토리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즉, 원작은 코미카도란 캐릭터로 문제들을 지적하거나 비판했지, 이게 맞고 저건 틀리다는 식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는 않았다.[15] 하지만 리메이크작은 2화까지 보자면 서재인이란 이상론을 통해서 옳고 그름을 따지고, 그것을 시청자들에게 가르치려 들고 있다.

구성 면에서도 안 좋은 평가가 나왔다. 원작은 코미카도 켄스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빠르게 진행했다. 반면 리메이크작은 주변 인물들의 자질구레한 이야기와 서재인의 회상 장면을 과도하게 삽입하다보니 원작의 장점이었던 빠른 전개를 잃고 심하게 더딘 전개가 이어지면서[16][17] 시청자들의 혹평을 받게 되었다.

또한 굳이 쥐어짜내고 또 짜내야 이야기가 나오는 초짜 변호사인 서재인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도 빠른 전개에 심각한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원작에서는 코미카도와 마유즈미가 동등하게 주인공이지만 어디까지나 떡밥이 많은 톱클래스 변호사 코미카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마유즈미는 보조적 역할에 그친다. 그렇다고 해서 마유즈미가 엑스트라만도 못한 역할인 것도 아니다. 악덕변호사 코미카도 밑에서 괴로워하면서도 결국 그의 기술과 철학을 마침내 자신의 것으로 체화해나가며 유능한 변호사로 성장한다. 반면 리메이크작은 1화부터 서재인이 원톱 주인공이고 고태림은 그녀를 위한 작중 장치처럼 이용되고 있다. 구조 설정부터 그러하니 서재인을 가련한 캐릭터로 잡고 어설픈 젠더갈등 같은 구질구질한 이야기를 꺼내는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도대체 뭔지도 알 수 없게끔 지난한 이야기만 반복됐다.

특히 원작 리갈하이 초반부는 마유즈미는 거의 문제를 제시하는 쪽이고, 코미카도는 보통과는 다르지만 그러면서 일리가 있거나 합리적인 답을 내놓는단 구조다.[18] 그렇다 보니 초반의 마유즈미 같은 경우는 태클밖에 역할이 없다고 할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 하지만 그만큼 원작의 코미카도는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관점과 답안을 제시하고 거기에 시청자들이 공감해서 리갈하이 시즌1이 대박이 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리메이크작은 그러한 구도에서 완전히 깨져서 고태림과 서재인를 거의 동급으로 다루고 있는데, 이 상태에서 잘못 진행할 경우 원작의 코미카도가 새로운 관점과 답안을 내놓는 캐릭터였던 것과 달리 리메이크작의 고태림은 성공한 꼰대라는 불명예스러운 상황으로 갈 수 있단 점에서 걱정과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원작 리갈하이 같은 경우는 거의 1화에 1케이스를 다루는 반면에 리메이크작은 2화가 되었는데도 1케이스의 절반도 되지 않았을 정도로 전개가 느리다. 원인은 중간중간의 서재인이란 캐릭터를 알리기 위한답시고 서재인 과거에 비중을 두기 때문인데. 앞에서도 말했지만 원작에서 마유즈미 역할은 그런 역할이 전혀 아니었고, 더불어 그런 식으로 사건 스토리 도중에 서재인 과거 비중이 끼어드니 혼잡하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원작에서는 코미카도가 톱이고 마유즈미가 보조였다면, 리메이크작 2화까지 보자면 서재인이 톱이고, 고태림은 그냥 방해꾼으로 보일 지경이다. 그리고 이것은 코미카도라는 보통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통해서 여러 가지를 비판하고자 한 원작의 취지와는 그야말로 정반대라고 봐도 되고, 이대로 가다가는 이름만 빌린 작품이란 소리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다.

3화에서 기어코 사단이 벌어져 원작에서의 코미카도의 역할을 다 서재인이 들고 갔다! 블로거 증인의 블로그 글 신뢰성을 무너트린 것도 서재인, 형사의 강압수사 사실을 입증해낸 것도 죄다 서재인이다.[19] 고태림은 증인 신뢰성을 무너트리는 것에 밥숟갈만 얹었다.[20] 강기석의 입을 통해서도 서재인 때문에 졌다고 굳이 언급하고, 고태림은 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찌질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앞으로 이 드라마가 어디로 갈것인지를 명백히 보여주었다.

3.4. 원작에 대한 낮은 이해도

1화에서 원작의 설정을 차용하는 부분을 보면 제작진이 원작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원작의 설정을 취사 차용한 흔적들이 보인다.

가령 리갈하이 원작의 전철씬을 차용한 부분을 보면, 전체적인 구성은 유사하나, 원작의 경우 마유즈미는 앞에 빈자리가 있음에도 서 있었으며, 이후 전철을 탄 노인도 마유즈미 앞의 빈자리에 앉지 않고 마유즈미 옆에 선다. 이에 마유즈미가 노인에게 그 빈자리에 앉을 것을 두 차례 권하고 노인이 이를 거절하는 사이에 코미카도가 그 자리에 앉는다. 이 경우 코미카도는 마유즈미와 같이 노인에게 먼저 자리를 권유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노인에 대한 배려가 다소 부족하였다고 볼 여지는 있으나 전체적으로 특별히 비난 받을 것이 없게 되고, 노인도 이후 벌어지는 코미카도와 마유즈미의 논쟁에 관여되지 않는 중립적인 제3자적 입장에 선다. 따라서 코미카도와 마유즈미간의 논쟁은 순수하게 일정한 주제를 놓고 벌이는 1:1의 논쟁이 되고, 노인은 논쟁 밖에 있게 되므로 코미카도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객체로 노인을 이용하여도(코미카도는 노인의 건강이 상당히 좋다는 평가를 내리면서 이를 자기 주장의 논거로 사용한다.) 특별히 불편할 것이 없게 된다. 시청자가 논쟁을 통해 기존의 통념을 논리적으로 깨트리는 코미카도에게 흥미를 갖게 되는 것은 이처럼 "불편할 것 없는 상황"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JTBC의 리갈하이는 서재인이 자리에 앉고 가던 중 노인을 보고 자리를 양보하기 위해 일어서고, 노인이 이에 응하여 앉으려던 사이에 고태림이 자리에 먼저 앉아 버린다. 이 경우 노인은 중립적인 제3자가 아닌 사건의 당사자가 되고 시청자의 관점에서 볼 때 고태림은 도의적으로 충분히 비난 받을 위치에 서게 되는데, 고태림에게 도의적으로 비난할 여지가 생긴 시점에서 고태림과 서재인의 논쟁은 원작과 같은 순수한 1:1 논쟁이 될 수 없게 된다. 게다가 노인이 사건의 당사자로써 표정으로 고태림에게 다소간의 불쾌감을 드러내기까지 한 상황에서[21], 고태림이 노인의 체형을 살피고 다리를 만지며 노인의 건강을 평가하는 모습은 정황상 불편한 느낌을 줄 수 밖에 없다. 결국 원작의 전철씬은 순수한 논쟁을 통해 극중 코미카도와 마유즈미의 향후 관계("정의"라는 통념에 충실하고 이를 관철하고자 하는 마유즈미와 그 통념을 논리적으로 파해치고 깨트리는 코미카도의 대립구도)를 보여주는 씬으로써 그 역할을 충실히 하는 반면, JTBC 리갈하이의 전철씬은 그러한 역할은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고태림이 "자신의 잘못을 화려한 언변으로 빠져나가는 변호사"라는 점만이 부각된다.[22]

즉, 원작의 코미카도는 평범한 사람들과는 사뭇 다르지만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는 명확한 철학이 있는 인물임에 비해서, 리메이크작의 고태림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든 말든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속물일 뿐이라고 여겨질 수밖에 없다.

깊은 고민없는 설정의 취사선택은 작중 등장인물들의 결정 및 그 합리성까지 의심시킨다. 대표적인 것이 기업 법률고문으로 거액을 수수하며 유유자적하던 코미카도 켄스케와 적극적으로 영업을 뛰는 고태림. 별거 아닌 차이긴 하지만 이로 인해 뒤에 일어나는 일들의 당위성에서 차이가 생긴다. 코미카도는 기업 법률고문 자리에서 해촉되는 것으로 앞으로의 수입이 끊겨 어쩔 수 없이 변호사 영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때문에 당장 자신에게 수임료를 갚아야 하는 마유즈미를 채용하여 수임료도 갚게 하고, 자신의 추후 변호사 사무소 활동에서 보조로 써먹는다는 자연스러운 전개가 가능했다.

반면 고태림에게는 서재인을 채용할 이유가 없었다. 이미 혼자서 변호사 영업을 잘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또 다른 등장인물인 구세중이 사람 안 뽑아주면 관두겠다는, 원작 핫토리 포지션의 캐릭터성을 무너트리는 발언까지 하는 무리수를 두며 서재인을 채용시키는 전개가 된 것이다.

4화에서는 원작 설정과 현실을 깡그리 무시하는 일이 벌어졌다. B&G 로펌이 노조측에서 사건을 수임한 것이다! 원작의 미키 법률 사무소는 간혹 코미카도와 대립하더라도 절대로 대기업 반대쪽에서 사건을 수임한 적이 없다. 이 에피소드의 모티브가 된 원작의 재개발단지 에피소드에서도 비밀리에 인권변호사를 도와주려 할 뿐 전면에 나서지 않었다. 왜냐? 대형 로펌의 밥줄은 이런 대기업들이기 때문이다.

일이 이렇다보니 대본의 수준이 낮아져버렸고 전체적인 연기들이 어색해져버렸다. 분명 사회적으로도 인정받는 훌륭한 '대배우'들이 나와서 하는 연기인데 상당수 시청자가 어색하게 느낀다면...

연기 면에서는 고태림 역의 진구가 원작 주인공( 코미카도 켄스케)을 의식하면서 연기[23]하다보니 작중 상황과 어울리지 않게 과장된 연기가 되어버렸다는 평이 많다. 원작에서는 전체적으로 가벼운 분위기를 유지하여 주인공 코미카도 역을 맡은 사카이 마사토가 마음껏 날뛸 수 있는 상황이 주어졌지만, 리메이크작에서는 작중 상황이 지나치게 진지하고 차분하다보니 진구가 원작 캐릭터를 감안해서 조금만 날뛰어도 과장된 연기처럼 보이는 것이다.[24]

한편 이순재가 맡은 구세중도 괴한을 때리고 나서 상황에 맞지 않게 자신의 이력을 읊었다.[25][26] 괴한이 언제 다시 덤벼들지도 모르는데 태연하게 자신의 이력을 읊는다?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장면이다.

원작설정이 지켜지지 않다보니 생기는 문제로 캐릭터성 붕괴를 꼽을 수 있는데 특히 하뉴 하루키 포지션인 강기석이 전혀 하뉴스럽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

일단 원작에서의 하뉴도 최고의 변호사인 코미카도를 이기려고 들지만 그거는 자신이 최고가 된다고 하기보다는 윈윈(상생)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 목적은 결국 코미카도에 의해 "너는 그냥 자신이 최고가 되어서 자상한 척 나눠주는, 너 홀로 리더(최고)가 되고 싶을 뿐이야"라고 부정은 당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하뉴는 자신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노력도 하고 그에 따른 성과도 다소 남기기도 한다. 즉, 이상과 신념, 목표는 제대로 가지고 있었단 거다.

그런데 리메이크작에서의 강기석은 윈윈이 아니라 그냥 자신이 최고가 목표인 것처럼 보이며, 윈윈이 좋은 거라며 가면을 쓰는 것 것 같아 보여도 그래도 모두에게 자상한 하뉴하고는 여러모로 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원작에서의 하뉴 같은 하라구로이자 최고의 라이벌을 기대했던 팬들에게 있어서는 이것 또한 암울한 상황일 듯.

3.5. 코믹 법정 드라마로서의 정체성 상실

스스로 코믹 법정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2화까지 방영된 지금까지 상당수 시청자는 박장대소 할만한 '코믹한 장면이 나왔는가'가 의문을 표하고 있다.

3화에서 직원들에게 동물 악세서리를 착용시키고 회식자리에도 식성을 무시하고 해당 동물의 요리만 먹어야 하는 악덕 기업이 나오는데 여기서 착용한 돼지꼬리때문에 택시에서 내리다 사고를 당한 직원이 업무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노사갈등을 벌이는 사건이 진행되었는데, 동물 악세서리를 착용한 아버지를 친구들과 같이 목격한 아들이 놀림받고 왕따를 당한다는등 2019년 드라마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대본 퀄리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헛웃음을 유도하였으니 어찌보면 이부분에선 성공이라 하겠다...

그런데 리갈하이(JTBC)는 엄연히 코미디 법정 드라마이다. # 감독이 법정 관련 장면을 의도하에 넣지 않았다면, 법정 활극이라는 단어는 시청자에 대한 기만이다. 하물며, 의도한 대로 구현하였다고 해서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27] 공식 프로그램 정보. 법(法)자가 무려 11번 사용되었다.

방영전 감독 인터뷰를 인용하자면, “저희가 가장 쉽다. ‘쉬운 법정 드라마’에서 ‘법정’을 떼겠다. 주말 저녁 치킨 시켜 드시면서 낄낄거리실 수 있도록 쉬운 드라마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 고 하여 작품명과 인물 배경만 차용한 일상 드라마에 불과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1화 방영후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코미디 요소는 매우 관대한 관점에서 볼 때 소수 시청자는 '낄낄거릴 수 있을지도' 모르나 법정 요소가 빠지면 더 이상 법정 드라마가 아니다. 단순히 등장인물의 직업이 변호사일 뿐인 인간관계에 주 초점이 맞춰진 여타 드라마와 차별 요소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참고로 원작 리갈하이 1화 법정 씬은 약 20분 이상, 리메이크 리갈하이의 법정 씬은 2화까지 약 5분에 불과하다.

3.6. 리갈하이2 9화의 재현 실패

13화에서 아직도 유튜브 등지에서 회자되는 명장면인 2기 9화 부분[28]을 다루었으나, 원작만큼의 흡입력을 하나도 살리지 못하여 실패했다.

이 실패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기도 한데, 법적인 원리원칙보다 감수성, 젠더논리로 대표되는 바로 그 민의에 대한 판결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사상을 가진 제작진이 민의가 아닌 엄정한 법 집행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번 화를 제대로 표현했다면 그건 그것대로 기적이었을 테니 말이다.

4. 총평

형편없는 연출과 각본, 그리고 인물 설정으로 인해 제작진이 원작을 보기는 한 것이 맞나 의심스러울 지경이며, 어떻게든 여성 시청자를 잡아보려던 작가 이하 제작진의 무능과 왜곡된 아집이라고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물론 다른 나라의 원작을 한국으로 가져와 리메이크하는 것이니만큼 현지화나 제작진들만의 재해석이 필수불가결인 것은 맞다. 그런데 재해석을 하려면 최소한의 원칙과 지식이 필요하다.

법정드라마를 재해석하는데 법률지식이 민법, 형사법 개요 한번도 안 읽어본 사람이 이렇게 대중의 법감정과 법체제를 이루고 있는 법철학과의 괴리라는 심각한 문제를 다루는 이 드라마를 재편할 수 있을 리 없다. 주제의식을 개편하고 재창작하려면 대체 원작이 뭔 이야기를 하는지는 알아야할 거 아닌가? 그런데 작가는 그런거 없이 그냥 저질러버렸다. 사실 법적지식이 너무 부족하다보니 본인의 법적 지식가지고는 손댈 수 없는 극본이라는걸 알아채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게 문제의 가장 기본적 원인이다.

그냥 등장인물들의 일본이름을 한국이름으로만 바꾼 채 복사기에 문댄 듯 똑같은 내용, 똑같은 연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그 또한 매력이 없을 것이다.[29] 하지만 JTBC 리갈하이의 문제점은 그런 것이 아니다. 전혀 상식에서 벗어나는 설정과 법조인이면서 논리가 없는 등장인물에, 법리법문과는 백만광년 떨어져있는 특정 사상을 만병통치약마냥 끼얹고 있다. 그리고 제작진들은 더 나아가 ‘페미니즘이 곧 사회의 정의고, 시청자들은 이를 받아들이고 계몽할 필요가 있다.’라고 선언하듯 극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것이 가장 치명적인 문제점이다.

그나마 페미니즘 요소라도 절묘하고 설득력있게 잘 녹여냈다면 모를까, 작중 페미니즘적인 묘사나 연출들은 하나같이 헛웃음을 자아낼 정도로 어색하기 짝이 없는데다 법정 드라마를 순식간에 떼쟁이 단비쇼로 만들어놓고는 저들 혼자 만족하며 사회 정의를 실현한것처럼 우쭐대고 있다. 이런 작태가 원작을 좋아했거나 한국식으로 적절하게 각색된 법정 드라마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의 혈압을 올리는 이유 중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사실이지만, 애초에 원작 드라마 리갈하이는 "나의 말이 맞으며, 나의 주장이 곧 정의다." 따위의 엉터리 주장을 하는 작품이 전혀 아니다. 오히려 "내가 정의다"와 재판을 통한 결과가 절대적으로 옳다는 법조계의 정설에 대해 부정하고 틀을 깨부수는 작품에 가깝다.

이미 원작 팬들 사이에선 ‘이건 리갈하이가 아니라 JTBC 제작진들의 빻은 드라마 탈코 시키기 프로젝트다’고 자조하기도 한다. 사실상 원작을 충분히 봐온 시청자들은 이 작품의 실상을 알고선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이를 반영하듯 시청률은 반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고, 래디컬 페미니즘 단체들도 옹호해주기에는 감당할 수 없었는지 아예 언급이 끊어져버려 결국 초라하게 종영하고 말았다. 악플보다도 더 무서운 무관심에 묻혀버렸다고 볼 수 있다.

남초 커뮤에서는 보통 코스프레 느낌나는 일본쪽 배우보다 작위적이지도 않은 한국 배우의 비주얼을 칭찬하는 분위기가 많은데 JTBC의 리갈하이는 한국 여주인공 배우가 일본쪽 배우보다 못생겼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 로즈 티코처럼 얼굴만 볼 게 아니라 다른 중요한걸 봐야한다" 식으로 커버치는 반응도 있어서 "저런 애들이 있으니 한국판이 망한 줄도 모른다."란 비아냥도 많았다.

초중반 까지는 이전에 했던 스카이 캐슬의 영향으로 관심을 받아서 욕이라도 먹었지만, 중반부터는 정말 관심 자체가 없어진 드라마로 끝나버린 것이다. JTBC내에서도 스카이 캐슬 버프로 기대하고 있다가 어느샌가 언급 자체를 쉬쉬하는 드라마가 되어 버렸다.

이후에는 일본에서 인기있는 한국 드라마를 리메이크 제작할 때 일본 팬들이 "이건 한국에 사죄와 배상을 해야한다." 드립을 치게 되면 "어차피 우리나라도 메갈하이 내일도 칸타빌레 망쳤으니까 쌤쌤이다." 같은 식으로 언급되는 만큼 한국 드라마 역사상 최악의 역대급 망작으로 영원히 회자되고 있는 중이다.


[1] 제작진 및 리메이크작에 옹호적인 극소수 시청자들의 주요 논리가 이와같이 원작의 리갈하이도 별 내용 없는 단순하고 과장된 코미디에 불과하지 않냐는 식의 폄하이다. [2] 현실성을 살리고 싶었다면 차라리 돈 액수를 1/10 정도로 줄이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3] 이는 특히 코믹 개그 드라마에서 이런 경향이 짙어진다. 반면 마더의 경우 진지한 스토리로 조연또한 깊이있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4] 예를 들어 작중에서 자주 확인할 수 있는 코미카도의 가치관이 변호사는 법을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의뢰인을 '무죄'로 만들어주는 사람이라는 것인데, 이는 나라를 불문하고 '변호사'라 하면 뭔가 정의롭고 반드시 옳은일을 해야하는 영웅마냥 그려지는 사회적 인식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부분이다. 정의를 따지기 이전에 변호사는 애초에 돈을 받고 자신의 의뢰인을 법정에서 지켜주는 사람이지 무엇이 정의인지를 판단하는 직업이 아니다. 자신의 의뢰인이 유죄임을 알아도 그것을 엎어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게 해주는것이 변호사의 존재의의라는 것. 이러한 가치관으로 인해 코미카도는 돈만 밝히는 속물처럼 보이지만 사실 누구보다도 변호사다운 변호사인 것이다. [5] 물론 변호사조차 자기 의뢰인이 유죄라고 생각할 정도면 이미 무죄판결을 받는 건 글러먹었으니 이런 경우는 보통 더 약한 판결을 받도록 노력하는 게 일반적이긴 하다. 아무튼 중요한 건, 변호사는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역전재판 시리즈가 인기를 끈 것처럼 변호사를 정의로운 직업으로도 인식하는 일본이나 한국과 달리[30], 전세계 창작물의 변호사는 돈에 미쳐서 범죄 소탕을 방해하는 이미지다. [6] 이런 변호사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캐릭터가 바로 브레이킹 배드 베터 콜 사울에 등장하는 변호사 사울 굿맨. 그가 변호를 맡은 의뢰인들은 모두 범법자들이지만 언제나 그의 재치와 말빨로 검사 측이 놀랄 정도의 형량 감소를 받아내는 것에 성공한다. [7] 물론 작중에 과장되게 표현된 것처럼 증거를 조작한다거나 뇌물을 먹인다거나 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다. [8] 변호사가 고의적으로 의뢰인을 해치는 이 행동에 대해서도 형법 및 형사소송법에 대해 공부해야만 채용되는 형사는 불법행위를 당연히 감지할 수 있다. 눈앞에서 불법행위를 발견함에 따라서 수사를 시작해야 하고 동시에 상부에 보고해야 한다. 당연히 변호사협회와 법원에 통보될 것이며 변호사 자격이 날아간다. 즉 서재인의 배임행위를 침묵한다면 형사 본인도 범죄자가 된다는 뜻이다. 이 수많은 사람들의 묵인이 필요한 심각한 불법행위에 대해 이루어져야 할 당연한 전개가 통째로 생략된 건 작가가 변호인의 의무와 배임에 대한 법적 지식이 없다는 뜻이 된다. 그래놓고 법정드라마를 쓰는 용기란... [9] # 일본판 최고 명장면이라는 이 영상에서 코미카도 켄스케는 수많은 증언과 검사의 증거에 대해 모호함을 주장해 말로만 변호를 진행한다. 물론 도깨비 방망이는 있지만 그게 나오게하기 위해서 오랜 플롯을 만들고 주인공이 두들겨맞아 병원에 입원하게끔 만든 다음 나온다는 설득력을 제시했다. 심지어 그 증언도 확실한 무죄증거가 아닌 유죄증거를 모호한 영역으로 가져다놓는게 그 역할이다. 이후 증언은 그냥 다 말로 때워서 무마시킨다. 법적으로 윤리적으로 모호해도 변호사는 변호인의 법적이익에 사명감을 가지고 봉사해야한다.라는 변호사의 윤리론을 설파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판에서는 검사물이다보니 결정적으로 무죄인 영상증거를 꼭 가져와야만 했다. 아사도라( 아침 드라마)식 정의구현이 목표니까. [10] 위의 반례들을 고려해보면 결국 이번 작품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은 JTBC 보도국의 영향보다는 미스 함무라비 같이 작가진의 성향으로 인해 생겼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물론 그렇다고 JTBC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11] 윤상구( 정상훈 분)가 시대착오적 인물이더라도 명색이 변호사이다. 아무리 상대방이 싫어도 그렇지, 어떤 정신나간 법조인이 후배 법조인을 두고 사면팔방이 다 뚫린 장소에서 대놓고 명예훼손을 하며 괴롭힌다는 것인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억지설정'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12] 굳이 검사가 아니더라도, 평범한 직장인도 직장 내 보안 문제 등의 이유로 언급을 하면 안되는 경우도 있고, 굳이 맞선보는 자리에서까지 일 이야기를 하기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특히, 의사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 때문에 일 이야기를 하면서 환자에 대해서 마음대로 거론하는 것은 절대로 금기시 해야 하기 때문에 상상도 못한다. 그런다고 해도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아 뭔가 사정이 있어서 말하면 안되는구나' 라고 생각하지, 그 누구도 그런 이유로 성차별주의자로 몰지 않는다. 설령 몰린다고 해도 오히려 몬 상대가 비정상 취급 받는게 당연하다. [13] 당장 법률에 관해 굉장히다소 비현실적이라는 평을 받는 역전재판 시리즈의 이토노코 형사도 대부분의 경우 주인공에게 정보는 절대 넘겨줄 수 없다고 말한다. 정보를 흘리는 경우는 수다를 떨다가 실수로 사소한 내용을 흘리거나, 어차피 주인공이 조금만 조사해봐도 알 수 있는 내용을 게임의 전개 속도를 위해 설명해주는 경우, 아니면 누군가를 돕거나 반드시 잡아넣기 위해 그러는 경우 정도로,이럴 때도 이토노코기리 형사도 이게 원래는 하면 안 되는 짓이라는 걸 잘 이해하고 있다. [14] 사실 원작 리갈하이의 주인공은 오히려 이런 성인지 감수성과는 완전히 대척점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인공은 악당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변호사로서 자신만의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인물인데 성인지 감수성은 그가 생각하는 원칙과는 백만광년은 떨어진 것이니 말이다. [15] 실제로 원작 코미카도는 과거 자신이 공격했었던 쪽에서 돈 더 주겠다고 하자 곧바로 그쪽 편이 되어서 과거 의뢰인을 공격하는데 전혀 망설임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16] 원작 1화에서 코미카도가 마유즈미의 부탁을 받고 사건을 수임한 건 방송 시작 후 불과 18분 만이었다. 하지만 리메이크작에서는 1화가 끝날 때까지 수임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2화 중반에서야 이뤄졌다. 원작에 비해서 1/5 수준의 더딘 속도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17] 시즌 1과 시즌 2가 섞여있음에도 등장인물의 사적인 이야기를 너무 많이 다루려고 하다보니 원작에 비해 속도감이 없다는 평이 속출한다. [18] 예를 들어서, 코미카도의 명대사 중에 하나인 "정의가 어쩌고 얘기하는 건 아랫사람 깔보는 동정에 지나지 않아. 정의는 특수촬영 영웅물과 소년점프에만 있는 거라고 생각해."라는 대사를 할 때의 상황은 대기업의 횡포로 인해서 피해를 겪는 피해자가 불쌍하다면서 마유즈미가 의뢰인이 대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의뢰인에게 불리한 정보를 상대편에 줬고, 그에 대해서 코미카도가 "만약 대기업의 덕을 보고 있는 불쌍한 사람들이 있다면 그러면 어떻게 할 건데?"라고 되받아치면서 한 대사다. [19] 원작에선 서재인 역할의 마유즈미가 블로그의 허점을 발견하고 고태림 역할의 코미카도가 술에 취한 뒤에 밖을 서성이다 형사의 강압수사를 밝혀낼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발견하고 다음날 재판에 서로 번갈아서 변호하는 반면 리메이크에서는 서재인이 모두 다 말하는 차이점이 있다. [20] 고태림이 서브가 되고 있어서 오히려 전체적인 내용 전개에 불필요한 캐릭터로 전락하는 측면. 차라리 고태림 없이 서재인의 성장 스토리로 만들었다면 좀 더 괜찮은 드라마가 되었을 수도 있는데, 억지로 고태림을 끼워 넣어 극의 전개와 분위기를 방해하는 듯한 느낌이다(건축학개론에서 납득이가 극중에 너무 자주 나오게 되면 건축학개론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흔들릴 것이다. 현재 리갈하이의 상황은 그것에 가깝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진구는 연기를 잘하는지 여부와 관계 없이 그 캐릭터가 가지는 본질적 한계 때문에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다. 리갈하이 리메이크를 이와 같이 전개시킨다면 차라리 앞으로 고태림의 비중을 훨씬 줄여 서브 감초캐릭터(?) 정도로 설정하고 서재인 단독 주연의 스토리로 전개하는게 극의 전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 노인은 불편한 표정으로 고태림을 계속 바라보며, 그러한 노인의 시선이 간간히 화면에 보여진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그 노인의 시선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고태림과 서재인의 논쟁을 보기가 어려워 질 수 밖에 없다. 이와 달리 원작의 노인은 코미카도와 마유즈미가 논쟁하는 와중에 그 얼굴이 화면에 잘 잡히지도 않을 뿐더러, 그나마 잡힌 화면에서도 본인의 일이 아닌 것 마냥 창밖을 응시하고 있다. 코미카도와 마유즈미만이 집중적으로 화면에 보여지는데, 이는 시청자들이 노인의 시선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코미카도와 마유즈미간의 논쟁에 집중하도록 만들기 위한 선택으로 이해된다. [22] 여담이지만, 고태림은 노인이 헬스클럽에 다니고 있다고 하면서 헬스클럽은 1 정거장 다음에 있다고 이야기 하였지만, 그 노인의 행색에서 노인이 "특정" 헬스클럽에 다닌다는 사실을 추론할 만한 자료는 보이지 않았다. 고태림의 추론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이다. 참고로 원작의 경우 노인이 들고 있는 가방에 특정 스포츠클럽의 상표가 크게 표시되어 있어 코미카도는 이를 바탕으로 노인이 다니고 있는 스포츠클럽을 추론하여 이야기한다. [23] 사카이 마사토는 리갈하이2가 끝난 뒤 방송 인터뷰에서 1기에서의 코미카도 켄스케에 대한 사고의 틀에 갇히지 않고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더불어 리갈하이1도 조금밖에 보지 않았다고. 저런거 신경쓰기보다는 대사나 더 외울걸, 하면서 당시를 회고하는 장면도 있다. [24] 내일도 칸타빌레에서 벌어졌던 문제점과 흡사한 부분. [25] 원작의 핫토리는 설령 자신의 이력을 읊는 상황이 되더라도 적어도 주변 인물들이 '어째서 그런 재주를 지녔는지' 궁금했을 때서야 읊었다. [26] 예를 들어서 시한폭탄을 제거하여 사건을 끝낸 후, 사무실에서 뒷풀이 할 적에 '그런 기술 어디서 배우셨나요?'라고 물으면 '소싯적 제가...'라며 짤막하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나온다. [27] 이 문제는 미스 함무라비에서도 드러난다. 해당 작품에서 법정 드라마을 표방해 놓고 정작 변호사, 검사 등 인물을 병풍화시킨 건 물론, 가장 중요한 씬인 법정 씬를 '그저 주인공 보정을 위한 발판' 즉 애들 장난 수준으로 격하해버린 탓이다. [28] 피고인에게 유죄판결을 내려야 하며 그것이야말로 민의라고 주장하는 검사에 대해 판결은 결코 민의로 내려서는 안 되며 설령 그것이 대중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철저히 법의 관점에서 이성적으로 판결을 해야 한다고 코미카도가 부르짖는 명장면이다. [29] 실제로 일본에서 시그널의 판권을 사서 그런 식으로 리메이크 만들었지만 일본, 한국 양쪽 모두에게 애매하다는 평가만 받았고, 결과도 좋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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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특히 한국에서는 독재 시절 인권변호사로 활동한 훌륭한 분들도 많았고 약자의 보호자라는 이미지가 붙어서 나름 변호사에 대한 인식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고 꽤 괜찮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