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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11-22 21:37:30

꿩과 비둘기와 까치

1. 개요2. 줄거리

1. 개요

설화의 하나로, 말과 행동을 항상 공손하게 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이다.

2. 줄거리

숲 속에 겨울이 와서 모든 동물들이 하나같이 양식을 제대로 구하기가 어려워진 어느 날이었다.

이 숲에 살던 비둘기 까치[1]도 이런 처지에 놓인 것은 매한가지로, 어떻게 하면 음식을 쉽게 얻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아랫마을에 사는 쥐 부부가 양식을 넉넉하게 모아뒀다는 소식을 입수했고, 먼저 꿩이 가서 그들에게 음식을 얻어오겠다며 먼저 길을 나섰다.

그런데 꿩은 집 앞에 들어서자마자 "아직 고양이 밥도 되지 않고 살아 있다니 참 용하구나! 이 꿩 나으리가 오셨으니 어서 먹을 것을 바쳐라!"라고 싸가지 없이 말했고, 분기탱천한 쥐 부인은 부지깽이를 들고 나와서 "배고파서 빌어먹으러 온 주제에 감히 그 무슨 말버릇이냐?"라고 하면서 꿩의 뺌을 힘껏 때렸고, 꿩은 한 대 맞자 후다닥 놀라서 빈 손으로 돌아왔다. 오늘날 꿩의 뺨이 붉게 된 이유도 이 때 얻은 상처로 인한 것이다.

한편 빈 손으로 온 꿩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비둘기는 분기탱천해서 두 번째로 그 집을 찾아간 뒤 "이 쥐 녀석아! 방앗간에서 훔쳐온 쌀을 냉큼 내 앞에 바쳐라!"라고 역시나 싸가지 없이 말했고, 역시나 쥐 부인은 비둘기의 이러한 행태에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빌어먹으러 온 주제에 어디서 감히 뻔뻔스럽게 큰 소리냐?"라고 호통을 치면서 부지깽이를 들고 나와서 비둘기의 머리를 힘껏 내리쳤고, 비둘기 역시 아무 소득도 얻지 못한 채 돌아와야 했다. 오늘날 비둘기의 머리가 푸르게 된 것도 역시 이 때 얻은 훈장이다.

이들의 모든 것을 두 눈 똑똑히 뜨고 지켜본 까치는 얘네들처럼 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한 그들과는 달리 개념을 갖춘 상태라서 꿩과 비둘기와는 달리 "쥐님, 그 동안 안녕하셨어요? 안 그래도 날씨도 몹시 추운데 참 고생이 많으시겠습니다. 그래도 쥐님 부부께서는 저희에 비하면 형편이 괜찮으실 것입니다. 좀 먹을 것 나누어주실 수 없겠습니까?"하고 공손하게 말했고, 쥐는 까치의 모습은 상당히 맘에 들었고, 양식을 넉넉히 주면서 "당신은 참으로 예의가 바르시군요! 다음 번에도 어려운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방문하십시오!" 하면서 돌려보내 주었다. 그렇게 넉넉한 양식들을 얻고 돌아온 까치를 보고 꿩과 비둘기는 비결이 뭐냐고 묻자 "매사에 말과 행동을 공손하게 하면 되네. 자네들도 진작에 말과 행동을 올바르게 했으면 그런 수모는 안 당했을 것이 아닌가?"라고 충고해 주었고, 꿩과 비둘기는 본인들이 얼마나 부끄러운 짓을 했는지를 그제서야 반성하였다.


[1] 판본에 따라 까치의 자리가 토끼로 바뀐 버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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