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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05 15:13:36

공상과학독본

공상비과학대전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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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특징3. 비판4. 기타

1. 개요

空想科学読本

야나기타 리카오의 대중과학도서로, 1996년에 자신이 운영하던 학원의 적자를 해결해보고자 만화 등지에서 나오는 사실들을 과학적으로 풀어본다는 책이다. 발매 초기 타카라지마에서 출간했으나, 1999년부터 미디어팩토리로 갈아탄 뒤 두 번째로 개정했다가 2006년부터 또다시 개정하여 2015년까지 총 15권을 냈고 2022년에 신 시리즈를 총 3권 냈다. 그림은 일러스트레이터 콘도 유타카가 맡았다. 일본판 위험한 과학책(랜들 먼로 저) 또는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정재승 저)》라고도 할 수 있다. 파생 시리즈로 2013년부터 나오는 <주니어 공상과학독본(어린이용)> 등이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대원씨아이가 1999년부터 한국판 뉴타입 지에 일부를 연재하다가 2001년에 "공상비과학대전"이라는 제목으로 정발되었으나, 2010년에 공상과학독본이라는 원제로 2006년부터 개정된 신장판이 발행되었다. 한국에는 4권+영화판이 정발되었으나 4권 발매 후 정발 소식이 없다. 특이하게도 국내에선 초판 한정으로 2편이 '공상비과학대전 1권'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정발됐다. 그리고 공상비과학대전 1권과 훗날 정발된 공상과학독본 2권은 다른 책이다.

2. 특징

'고지라 2만 톤, 가메라 80톤. 과학적으로 적절한 체중은?', '마징가 Z에 올라타 조종하는 코우지는 멀미 때문에 죽지 않을까?', '로봇의 공중합체는 무지무지 위험하다!', '독수리 오형제가 필살기를 제대로 쓰기 위한 방정식은?' 등등의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웹 상에서는 종종 이런 식의 논리를 들이대면서 만화가 틀렸니 어쩌니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저자 야나기타 리카오가 그런 의도로 이 책을 서술한 것이라고는 보기 힘들며, 오히려 공상과학에 대한 무한한 애정 하에서 가볍게 웃을 수 있도록 서술한 것에 가깝다. 또, 이런 과학적 고찰의 방법을 보면서 독자, 즉 학생층 들에서 좀 더 과학에 흥미를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도 포함되어 있다는 듯.

결국, 어디까지나 공상과학 만화의 틀린 점을 지적하는 책이 아니라 "이걸 과학적으로 현실에 재현해 보면 어떻게 될까"라는 의문을 과학적 기법으로 예상해 보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가 과학적인 검증이라는 방법론을 쓰기는 했지만 이 책을 통해 더욱 강조하는 것은 공상과학물들을 만드는 이들의 클리셰를 위한 클리셰 비판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3분 이라는 타임 리미트를 설정한 울트라맨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긴박감 조성을 위해 그랬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초인에게도 너무 가혹한 요구라고 하며 비판하고 있다. 그 밖의 비밀기지라던가, 규칙을 넘어선 과잉공격을 강조하는 스포츠 만화의 근성 플레이 등등에도 의문을 재기한다. 다시 말해 공상과학물에서의 설정이라는 것은 창작의 자유로운 상상력의 영역인데, 이것이 클리셰로 또 하나의 법칙이 되어 거기서 벗어나지 한계상황을 지적한 것으로도 봐야한다. 이는 저자가 공상과학독본 서문에서 직접 서술하고 있다.

본작에서 검증의 대상이 되는 요소들은 사실 작품이나 에피소드 내에서 직접적으로 등장하거나 언급된 것들이 아니라 단순히 일본의 서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동 대상의 히어로 대백과 등을 참고로 한 것들이다. 이런 책은 주역 로봇이나 히어로의 신장이나 체중, 펀치력이나 최고속도 등 아무튼 커다란 숫자를 붙여서 애들이 보기에 대단하게 꾸며 놓는 것들이 많다. 처음에는 고전작품을 주로 다루다가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블리치, 암살교실, 나루토, 전희절창 심포기어 시리즈, 썬더일레븐, 흑집사, 요괴워치 등의 최근작들도 다루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본편은 보지도 않고 책만 들춰서 본다며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지만, 화면상으로 측정하는 수치라든가 극중 어떻게 묘사되고 있는지 자세히 기술한 것도 많고, 주석을 보면 책을 쓰기 위해서 비디오를 빌려다 보는 듯한 묘사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정말 책만 보고 쓰는 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저런 책을 참고하는 것도 애초에 본편에서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는 것에서 참고하는 것이지, 본편 설정을 무시하고 괴수대백과를 참고하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이 책은 '황당하지만 명확하게 쓰여있는 수치를 토대로해서 나오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보고 한번 낄낄거리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오히려 잊혀져 가던 특촬 고전명작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이후 다른 작가들의 손에 의해서도 과거의 특촬물이나 공상과학만화의 설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고찰하는 서적들[1]이 다수 출간된 것을 보아도 이 책이 업계에 끼친 영향력이 적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이런 서적들 중에는 하세가와 유이치 멋진 과학으로 지키겠습니다!와 같이 이 책과는 대조적인 방향성을 지향하는 책들도 있으며, 한편으로는 일본의 유명 SF 작가인 야마모토 히로시(山本弘)에 의해서 이 책의 내용을 비판하는 책이 나오기도 하였다.

과학적으로 제대로 결론을 내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해당 작품의 설정을 적용하지 않고 그냥 이야기를 진행시킨 경우도 많기 때문에 해당 작품의 팬층에게 공격받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히어로의 에너지원'편에서 재패니움을 분열시켜 발생하는 에너지인 광자력을 태양 에너지로, 아톰의 원자력 전지를 원자로로 바꿔버리고 설명했다. 책에는 '재패니움으로부터 광자력 에너지가 나오지만, 재패니움의 성질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현재의 과학에서 생각할 수 있는 광자력 에너지를 검증하는데 그쳤다.'라고 쓰여져 있다. 사실 존재하지도 않는 에너지로 과학적 증명을 해내라는건 애초에 무리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또한 책 자체도 완전무결 하지는 않아서, 물리학적인 전제가 틀린 경우가 보인다. 전문분야인 물리와 다른 생물등의 분야에서도 종종 오류를 범하고 있다. 한국에 정발된 번역본에서는 책을 보다 보면 역자도 주석을 통해 작가의 서술에 대해서 반박하는 부분을 볼 수 있다. 사실 이는 랜들 먼로의 xkcd 정재승 교수의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같은 비슷한 종류의 교양과학책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현대 과학의 범위와 전문성이 워낙 거대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러한 점은 저자 야나기타 리카오도 잘 알고 있어서, 책에 가끔 잘 몰라서 이 부분은 "해당분야 전공자 누구누구에게 자문받았다." 라는 식으로 각주를 달기도 한다.

같은 작가가 만든, 비과학을 어떻게든 과학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담은 만화 공상과학대전도 있다. 이쪽은 각권에 하나의 컨셉을 담아 풀어나간다(1권 거대 히어로, 2권 변신 히어로, 3권 거대 로봇). 여기서 공통으로 등장하는 박사는 네코 야나기타(원작자 본인의 오마쥬). 그리고 네코 야나기타 박사의 젊은 시절을 그린 "네코 야나기타의 과학적 일상"이라는 만화도 있다.

참고로 같은 주제로 ' 가면라이더는 벨트의 바람개비로 풍력발전을 해서 변신하는데, 가장 강한 풍압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드러누운 상태에서 허리 힘으로 몸을 공중에 띄운 다음 수직으로 떨어져 내리는 것이며, 이딴 걸 할 수 있으면 차라리 변신하지 않는 편이 강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 정도면 대충 책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글을 적은 결과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할 것 같은 부분도 무식한 방법으로 정면 충돌한 케이스도 상당하다. 예를 들어 위의 가면라이더의 경우, 풍력으로 벨트의 바람개비를 돌린다는 것을 단순한 '변신의 트리거'로 활용한다면 별 문제는 없어져 버린다는 식이다. 도라에몽의 경우에도 대나무 헬리콥터가 반중력으로 비행한다는 사실 자체를 무시하고 그냥 비행 시도를 하는 순간 산산조각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형태에 대해서 책의 역자도 첨언을 다소 하기도 했지만, 애초에 재미와 흥미를 위해서 무시한 면도 존재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AVGN과 같은 양상이라고 할까? 실제로 이후 재판된 책들에서는 이렇게 원 설정과는 틀리지만 일단 진행시켰던 내용들의 오류를 수정한 개정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 영화편 중 저자에 따르면 가장 과학적으로 고증이 잘 된 작품은 타이타닉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특히 타이타닉은 과학적 오류로 꼬투리를 잡아보려고 여러번 돌려보고 다수의 계산해봤지만 마지막 구출부분에서 주변에 물체가 없는데도 잔잔한 바다에서 메아리가 친다는 점만 빼면 찾지 못하겠다고 제임스 카메론 감독에게 존경을 보냈다.

3. 비판

특촬물 팬덤이나 SF 팬덤에서는 이 공상과학독본이나 같은 작가의 작품인 공상과학대전을 싫어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는 공상과학독본이나 공상과학대전을 근거로 하여 특촬물이나 공상과학만화에 대한 무분별한 비하와 까내림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으며, 비하를 당한 작품의 팬들이 반론을 해도 "왜 웃자고 쓴 글에 죽자고 달려드냐?", "니가 물리학 전공자(작가)보다 더 잘 아냐?"는 식으로 우물에 독타기나 권위에 근거한 오류를 일으키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특촬물 팬덤이나 SF 팬덤에서는 공상과학독본과 공상과학대전 자체에 대해 한을 품은 사람도 많이 생겼고, 작가인 야나기타 리카오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지니는 이들도 생겼다.

이 책의 문제점은 작가가 작품의 설정은 고려하지 않고 그냥 보이는대로 비판한다는 것. 설정놀음하기 좋은게 픽션이고 제작진들도 작품 내에서 생기는 상황에 대한 보충설명을 하곤 하지만, 정작 이 책에서는 그런 요소들은 배제한다. 가령 공상비과학대전에서는 '마징가 Z를 조종할 때 충격과 압력으로 파일럿인 카부토 코우지가 큰 부상을 입는다'라고 서술했는데, 정작 마징가 Z에는 그런 충격을 방지하는 장치가 되어 있다는 것은 간과했다. 그리고 당장 마징가 Z 본편 내에서도 마징가를 처음 탄 코우지가 운전미숙과 무모한 조종으로 콕피트 유리에 머리를 수없이 부딪히고 피투성이가 되어 기절하고, 그 다음부터는 제대로 된 파일럿용 헬맷을 써서 똑같은 실수를 해도 머리를 보호하는 장면이 있다. 충격방지 장치 묘사는 물론이고 조종을 잘못하면 조종사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설정 자체를 이미 처음부터 넣었다.

원작의 소재가 뭔지 불분명하면 "뭔지 모르겠으니까 소재는 XX로 퉁치고 계산하기"식으로 작가가 자기 맘대로 해석한 게 굉장히 많다. 예로 울트라맨도 울트라맨이 생물이란 가정으로 세포로 이루어졌다고 치고 계산했지만, 정작 최근 작품에서는 울트라맨은 빛과 비슷한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는 식으로 묘사한다.

한편 일본 SF 팬덤에서는 어떠하였는 지 불명이지만, 한국 SF 팬덤에서는 공상과학독본과 공상과학대전이 한때 상당한 부작용을 불러온 적도 있었다. 한때 한국 SF 팬덤에서는 픽션의 SF적 설정에 대해서 지나치게 그 설정의 현실성[2]이나 실용성, 실현 가능성 등에 집착하는 풍조가 있었던 적이 있는데[3], 그러한 풍조에는 공상과학독본과 공상과학대전으로 대표되는 야나기타 리카오의 저서들의 영향도 어느 정도 존재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때문에 이후 한국 SF 팬덤에서는 상기한 풍조에 대한 비판과 자성의 과정에서, 야나기타 리카오의 저서들도 함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더불어 이러한 비판의 과정에서 일부에서는 야나기타 리카오의 저서들에 대한 안티테제로서 상기한 하세가와 유이치 멋진 과학으로 지키겠습니다!를 비롯한, 야나기타 리카오의 저서들과는 다른 방향에서 특촬물이나 공상과학만화의 설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고찰하는 서적들이 조명받기도 하였다.

4. 기타


[1] 물론 그런 성격의 서적들이 이전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긴 했지만. [2] 문학적 견지에서 보면 사실 SF 팬덤 등지에서 일반적으로 툥용되는 단어인 ' 현실성'이 아니라 '사실성'이란 용어로 칭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자세한 내용은 핍진성 문서를 참조할 것. [3] 특히 거대로봇물이나 스페이스 오페라가 그러한 풍조로 인해 비하의 대상이 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