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한국 고전소설 속의 클리셰들을 모으는 문서. 참고로 워낙 많이 쓰여졌다 보니 학교 국어 교과서에서도 고전소설의 특징이라면서 알려주고 있다. 단 외국 작품은 해당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2.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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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배의 모함, 그리고 복수
영웅 소설류에서 등장하는 클리셰. 주인공의 가족은 어떤 간신의 음해를 그대로 믿은 임금의 명령으로 인해 귀양을 가거나 쫒기는 몸이 된다. 은둔 생활을 하면서 장성한 후에 마침내 그 간신배를 처치하게 된다. 예를 들면 유충렬전에서 간신배 정한담에 의해 충신 유심과 그의 아들인 유충렬의 장인어른이자 역시 충신인 강희주가 귀양을 간 경우가 있다. 홍계월전에서도 홍 시랑이 모함을 받는다. 단 이쪽은 처음에는 단지 낙향한 것일뿐 유배간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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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징악 및
해피 엔딩과
입신양명
한국 고전소설의 불문율. 주인공은 반드시 행복한 결말을 맞아야만 하며, 나쁜 일을 저지른 자는 높은 확률로 벌을 받는다. 또한 주인공이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을 경우, 그 원수는 대체로 벌을 받거나 사망한다.
이는 당대 한국의 사고상이 큰 영향을 미쳤는데, 조선 말기까지, 어떤 사람의 원혼이 만들어지고 그 억울함을 달래주지 못하면 그것이 가공의 인물이라도 독자들의 후대에 해를 끼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믿기 힘들다면, 동지 팥죽 설화에서 말썽꾸러기가 죽어 천연두를 옮기는 귀신이 되었다는 일화를 생각하면 된다.[1]
근데 굳이 당대 한국의 사고상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어르신들이 흔히 보는 드라마 계통을 보면 "비극적"으로 끝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이 행복한 결말 문제와 관련하여, 고전소설을 연구하는 실제 학자들은 "당대의" 한국인들의 사고방식이라기보다는 보편적인 한민족 전통의 의식세계에서 근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전에는 작자 미상인 작품에서 이런 클리셰가 두드러진다고 했는데, 그렇다고 보기엔 900여종에 가까운 한국 고전소설들 가운데 작가가 밝혀진 건 추측되는 걸 포함해도 20~30여종에 불과한지라... 당장 운영전이나 강도몽유록, 장화홍련전, 임경업전 같은 비극적인 작품은 작자 미상이며,[2] 유학자가 쓴 작품 가운데 확실히 비극적이라고 할 만한 것도 금오신화 정도 외에는[3] 많다고 보기 힘들다. 또한 무늬는 해피엔딩이지만 그 속내를 뜯어보면 사실은 영 아닌 작품들도 종종 보이고, 특히 여성의 애환을 그린 장편소설들에서 이 경향이 두드러진다. <현씨양웅쌍린기>처럼 강간당하고 억지로 결혼까지 한 여성이, 계속 도망치려 시도하나 모두 실패하고 반강제로 같이 살게 되는 걸로 끝난다든가 하는 작품이 한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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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설정은 중국
중국이 킹왕짱을 먹던 시대이니 만큼 배경설정으로는 중국이 매우 인기있다. '조선의 XX'보다는 '천하의 XX'가 스케일이 훨씬 크고 독자에게 인상이 강렬하기 때문이다. 물론 배경을 조선으로 하면 위험하다고 판단하여, 배경설정을 중국으로 잡고 조선을 돌려까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럴 위험이 전혀 없는 작품에서마저 중국 배경이 넘치는 것을 보면, 역시나 당대인에게는 중국이 간지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근데 사실 멋/간지의 문제보다는, 중국 역사서나 소설들에서 큰 영향을 받아 출발한 (그리고 실제 작자 및 독자층도 중국문학에 젖어 있었던 상층에서부터 시작한) 게 한국 고전소설이었기에 관습적으로 따른 점, 그리고 역사와 소설의 구분이 미묘한 데다 소설에 대한 취급도 폄하가 많았던 시기에 대놓고 '가짜 역사'를 이미 널리 알려진 한반도의 역사 속에 끼워넣기는 어려웠던 점 등에서 원인을 찾는 게 보다 합당해 보인다. 사실 구라인 줄은 너도 알고 나도 알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치기에는 애매하니, '먼 나라의 역사'로 가장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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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높은 비율로 등장하는, 주동적 여성캐릭터.
여성캐릭터가 주도적이고 일종의 히어로적 역할을 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매우 많다.[4] 정처가 첩실에게 휘둘린다거나, 러브스토리라거나 하는 경우 외에도 적강모티브에 영웅주의 소설이 포함되어도 그 주역이 사실상 여성캐릭터 라는 형태도 있다. 영웅소설에서 주인공이 남성 캐릭터인 경우를 제외하면, 죽어라고 말 안듣는 멍청한 남성 캐릭터 때문에 고생하는 여성 캐릭터 구도도 상당히 흔하다. 이 대표적인 사례가 장끼전이나 이춘풍전. 이건 조선 중기에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며 사대부의 무능이 점차 밝혀져 여성이 남성보다 더 잘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의한 것으로 그에 대한 대리만족으로 창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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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혼(勒婚)
이미 유부남이거나 혼약이 있는 남성을 강제로 부마로 들이는 이른바 강제 혼인. 혼사장애 모티브의 하나로, 보통은 이렇게 늑혼으로 들어오는 공주는 대개 자신이 먼저 남성을 보고 사랑에 빠져 위세를 이용해 강제로 부인이 되려는 경우인데 거의 대부분의 작품에서 이런 여성은 음탕한 악녀로 처리된다. 구운몽의 난양공주도 늑혼 사례이나 이 경우는 전개에 따라 정부인인 정경패의 자리를 뺏지 않는 선에서 끝나면서 전형성을 가지지 않았다.
어느 작품의 경우 당대의 독자가 평한 내용에서 2부인인 공주가 존재감이 없는 1부인보다 훌륭한 인물로 나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하는 내용까지 있을 정도로 위계서열이 앞서던 시대였으니 정부인을 몰아내는 인물이 악인이 되는 것은 당연한 개념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둘째로 들어오는 부인이 엄청 개념찬 경우도 생각보다 많아서 클리셰를 꼬고 또 꼬는 당대인들의 시각이 잘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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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愛情)
남녀 간의 애정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문학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소재이다. 애정을 소재로 한 가장 대표적인 고전소설이 바로 춘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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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혈(鶯血)
꾀꼬리 피, 효과는 처녀 감별. 실제론 당연히 없지만, 보통 명문가의 여자라면 어릴 적부터 팔목 쪽에 앵혈을 찍어 발라놓는데 이게 처녀성을 잃으면 색이 변하거나 지워진다는 설정이다. 여러 작품에 광범위하게 등장한다. 또한 늑혼으로 첩으로 들어온 공주가 남편의 사랑을 얻지 못해 정부인을 음해하는 등의 온갖 악행을 일삼다가 끝내 죽었는데 앵혈이 빨갛게 남아있더라는 눈물나는 묘사도 나온다. 소현성록이나 현몽쌍룡기 같은 작품에서는 남성 등장인물이 실수나 주변인의 장난으로 팔에 앵혈을 찍히게 되어 그 앵혈을 없애기 위해 일부러 기생을 만나며 사고를 치고 다니기도 한다. 특히 성격이 호탕한 남성이 이 앵혈이 찍히고는 기생과 놀아나면서 사고를 치다가 부친에게 들켜서 신나게 곤장을 얻어맞는 이야기가 많다. 무협소설에 이 앵혈 소재와 비슷한 게 나오는데, 바로 "수궁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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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寓話)
동식물이나 사물을 의인화한다. 토끼전처럼 교훈적인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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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강(謫降) 모티브
영웅 등이 등장하는 소설에서 높은 확률로 등장하는 클리셰. 적강은 '하늘에서 내려옴'을 뜻한다. 대개 '나는 천상의 사람이니, 천상에서 벌을 받아 인간계로 추방되었으니, 부디 그대가 나를 맡아 달라'는 식. 이는 주인공이 '특별한 존재'임을 부각시키기 위해 들어간다. 천상에서 벌을 받는 이유는, 매우 높은 확률로 별것도 아닌 이유이다. 고전소설의 특성상 주인공이 정말로 악한 짓을 하기가 힘들기 때문. 주인공이 영웅이 아닌데도 적강 모티브를 집어넣은 경우가 있다. 좀 우스운 예로, 수필[5]인 관동별곡에서 작가인 정철이 자기한테 이 모티프를 적용시킨 경우도 있다. 오늘날의 양판소들에서는 차원이동이나 환생이나 전생 클리셰로 대체된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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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성
고전 소설들은 대체적으로 시대 및 역사적인 배경이 구체적이지 않으며, 동물들이 말을 하고, 인물들이 환생과 전생을 하며, 도술이 등장하고, 옥황상제, 선녀, 용왕등이 주인공의 앞에 나타나는 등 현실적인 색채가 옅어지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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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
양반에게 딴죽을 거는 대목이 많이 나온다. 주로 조선 후기 고전소설에서부터 풍자적 내용이 나왔으며 당시의 부패한 양반과 사회 자체의 모순을 풍자한다. 양반전, 허생전 등이 대표적인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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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이나 조력자 존재
고전소설에 보면 많은 이들이 스승이 있는데 이 스승을 통해 주인공은 자신의 힘을 최대로 발휘하거나 지략 혹은 도술같은 것을 배우게 된다. 아니면 조력자의 존재를 통해 자신이 크나 큰 위험에 빠진 경우 목숨을 부지하고 다시 대항할 힘을 얻게 해준다던지 현대 판타지 소설에서도 흔하게 발견되는 클리셰다. 특히 군담소설이나 영웅소설에서는 스승과 조력자는 무조건 등장한다고 봐도 무방하고 다른 소설에서는 스승은 없어도 조력자는 무조건 나온다. 다만 17~8세기의 비교적 초기 소설들, 그리고 대장편소설들에서는 대체로 그딴거 없다. 기껏해야 <창선감의록> 정도? 이 시기 작품들을 보면 무술 하나도 안 배운 주인공이 천하의 용장을 맨손으로 제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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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우수한 혈통과 기이한 탄생과 능력
적강과 비슷하다고 보이지만 적강요소가 없는 경우에는 주인공이 우수한 혈통인 경우가 굉장히 많다. 주인공들의 대부분이 우수한 혈통 아니면 적강을 한 존재이기 때문에 주인공의 우수한 능력은 어릴 때 부터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고구려를 세운 주몽이 여기에 가장 먼저 해당되는 존재다. 우수한 혈통(아버지가 하늘의 신의 아들 할아버지가 강의 신)+알에서 태어나는 기이한 탄생+ 어릴 때 부터 능력. 홍길동은 적강한 존재는 아니지만물론 첩의 자식이지만, 그 대신 탄생배경으로 태몽을 통한 비범한 출생을 기본으로 깔고, 우수한 혈통과 우수한 능력을 어릴 때 부터 지니고 있었다. 최고운전에서는 주인공의 능력이 어릴 때 부터 비범해서 어른들이 다 놀랄 정도라고 나와있다. 금방울전에서는 용녀는 금방울로 태어나고 용자는 해룡으로 태어난다. 특히나 군담소설이나 전설이나 민담에서 흔히 발견된다.이 흔적이 나중에 한국 위인전까지 이어진다는게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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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실은 착하고 계실이나 첩은 안 착하다.
심청전이나 사씨남정기나 장화홍련전 같은 경우. 이 못된 계실 혹은 첩이 벌을 받게 되는 것이 주요 플롯인 작품들도 있다. 못된 계실/첩이 벌을 받고 나면 남편이 계실(즉 순서상 세번째 부인)이나 첩(순서상 두번째 첩)을 또 들이기도 하는데 이때 들어오는 계실/첩은 해피엔딩을 위해 착한 사람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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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관이 나올 시
엄숭이란 이름이 많이 나온다.
엄숭은 현실에 있던 인물인데 환관으로서 끼친 악행이 많아서 그런지 악역 환관의 이름으로는 엄숭이 많이 나온다.
[1]
덕택에
양산백전의 원래 버전인 축양설화에서 남주인 양산백과 여주인 축영대가 죽고난 다음에 나비가 되어서 사랑을 맺는다는 것으로 끝을 맺었는데 조선에서 소설화되면서 양산백과 축영대가 부활한 다음에 장원급제하고 북방오랑캐를 물리쳐서 대박을 낸데다가 그 아들딸도 출세를 한다는 거창한 뒷 이야기가 붙여졌다.
[2]
그나마도 운영전에서는 악행을 벌인 특은 지옥에 떨어지며 장화홍련전의 허씨는 아들 장쇠와 함께 처형되며 임경업전의 김자전도 결국 죽는다. 특히 장화홍련전에서는 장화와 홍련은 환생하였고 장화와 홍련의 원한을 풀어준 정동우는 크게 출세한다는(작품에서는 철산부사였지만 최종적으로는 통제사까지 진급한다.) 어찌보면 해피엔딩이라 볼 수 있다.
[3]
여기선 꿈도 희망도 없게 끝나는데 많은데 특이한건 여기에서는 악역이 없다. 있어도 비중이 극히 작다.
[4]
물론 순수하게 트로피 와이프 개념인 경우도 종종 있다. 단적인 예가 흥부전에서 박씨에서 튀어나오는 양귀비.
[5]
가사문학으로 시 아니냐고 하겠지만 내용상으로는 관동팔경을 관광 유람하면서의 감상을 적은 수필이므로.
[6]
계모 캐릭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고전 문학에서 좋게 나오는걸 찾기가 더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