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인생을 살아야하는 운명을 타고났지만 앵벌이에서 기생으로, 기생에서 거상으로, 당찬 여자다.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는 사건에 연루되어 제주도로 유배 온 아비 김응렬과 사랑에 목을 맨 제주 여인 어미 은홍의 사랑으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바닥으로 떨어져, 고달픈 인생을 살아야하는 운명을 타고났지만 앵벌이에서 기생으로, 기생에서 거상으로, 거상에서 조선 최고의 존경받는 여인으로 자신의 운명을 바꿔온 당찬 여성이다.
사형장에 끌려가는 길에서도 손거울로 용모를 살펴볼 만큼 미치도록 단순한 여자다. 가난한 집에서 오막순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나 모진 어미의 손에 이끌려 부엌데기로라도 써달라며 강계만의 집에 들어갔다. 뛰어난 자색이 눈에 띄어 오문선이라는 이름으로 과거를 바꾸고 선전에서 일을 하게 된다.
궁에서 퇴출당한 뒤 선전 강계만의 부하가 되어 그의 장사를 돕는다. 돈밖에 모를 것 같은 그녀지만 사람들은 모른다. 그녀가 제 마음 속에 얼마나 큰 아픔을 묻어두었는지. 열다섯 어린 나이에 제주도에서 영조임금의 충치치료를 위해 궁으로 올라 왔다가 음모에 휘말려 목숨마저 잃을 뻔한 사건 이후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사람을 쓰는데 있어 그 신분을 가리지 않는다. 사람이 곧 힘이라는 생각으로 돈보다 사람의 됨됨이에 가치를 둔다. 강계만과 연이 닿아 있는 객상들과 거래를 하고 이문을 서문객주에 떼어주는 일을 하며, 쓰러져 가는 동문객주를 겨우 운영하고 있다. 만덕이 들어와 강계만과 관련 없는 연줄로 바꾸다가 서문객주로 부터 봉변을 당하지만 만덕의 도움으로 재기하게 된다.
요란스럽게 좋은 아침입니다~를 외치며 마치 춤추듯이 들어오는 잘생긴 덕팔은 동문객주의 청소원이다. 요즘 시대의 청소원과 달리 조선시대 청소원은 관아나 사대부가의 청소를 전문적으로 하는 직업으로, 사대부가의 도자기나 문갑, 벼루 등 다루기 예민한 물건의 청소에서 부터 방역까지 한 전문적인 직업이다. 그러나 그는 기방에 청소 나가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 남자다. 기방의 만덕의 방 청소를 하러 갔다가 만덕을 보고 짝사랑하게 된다. 후에 만덕이 동문객주의 직원으로 오자 누구보다 만덕을 열심히 돕는다.
동문객주에서 25년째 청소원으로 일하고 있는 동남객주의 산증인이다. 그래서 청소원이지만 대행수 고석주는 물론이고 어느 누구도 그녀를 무시하지 못한다. 외동아들 덕팔이 만덕에게 마음을 품자 둘을 갈라 놓으려고 온갖 애를 다 쓴다. 예쁘고 착한 이은을 며느리 삼으려고 이은을 아예 집으로 끌어들여보지만 덕팔의 마음은 만덕에게만 미쳐있다.
활기찬 성격과 뛰어난 미모로 장사에 뛰어 날 것 같지만 손님들 앞에만 서면 꿔다 놓은 보릿자루 같다. 그래서인지 늘 부지런하고 말 잘하는 만덕이 부럽고 그녀에게 많은 것을 배우려고 하지만 사랑하는 덕팔이 만덕에게 마음이 가있자 마음이 아프다. 덕팔이 만덕에게 장가를 가면 사표를 내려고 늘 가지고 다닌다.
씨름선수에 버금가는 육중한 체구를 가졌지만 의외로 꽃을 좋아하는 섬세한 면이 있다. 대행수 자리를 놓고 할매와 경쟁을 하지만, 매번 할매에게 진다. 결벽증이 있는 그의 책상은 아무 것도 놓여있지 않다. 출근을 하여 자리에 앉으면 일기장 같은 것을 꺼낸다. 저 안에 혹시 수많은 영업 비밀들이 있을 것 같지만 실은 과부들 생일날이 적혀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은을 짝사랑하여 그녀를 볼 때 마다 그의 육중한 몸이 떨리는 모습을 보면 그도 순진한 면이 있다. 매일 노는 것 같지만 관아의 고위층과 아주 가깝다는 믿지 못할 소문이 있다.
숨 쉬는 거 빼고 다 사기다. 오빠 동주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사기가 거의 예술이다. 족보까지 속여 자신을 참판 댁 아가씨 행세를 버젓이 하고 다니고 남 잘 되는 거는 눈뜨고 못 본다. 장사가 잘되는 집에는 기어이 가서 파리가 날리게 만들어야 직성이 풀린다. 성질이 불같고 변덕이 죽 끓듯 해 소박을 맞은 뒤 묘향이 일자리를 준 서문객주에서 눈칫밥 먹어가며 살아간다.
양인의 딸로 태어났으나 가난 때문에 기녀가 되었다. 제주 최고 기생이 되기 위해 은홍과 김응렬의 사랑을 제주 현감 최남구에게 밀고했고, 은홍을 죽게 만든다. 하지만 조선 최고의 소리꾼으로 나라의 임금님도 칭송하던 소리는 죽은 은홍의 혼령이 나타나면서 점점 고음을 잃더니 급기야 완전히 소리를 잃고 만다.
모든 남자를 가능고객으로 보는 인물로 남자라면 사족을 못 쓰지만, 소리 기생으로서의 능력은 최고다. 만덕의 화초머리 뱃놀이 행사에 동행하여 만덕을 돕는 역할을 한다. 처음에는 만덕을 자신의 라이벌로 여겨 견제하지만, 곧 그녀의 노력을 인정해준다. 만덕은 요화의 타고난 소리에서 자신의 노력만으로는 소리기생으로서의 재능이 없음을 깨닫고 약방기생으로 돌아서는 계기가 된다.
영천댁이 무침요리를 하려고 하면 자기가 해보겠다고 샘을 내다가 촉새어멈에게 눈총을 받는 설움을 당한다. 서문객주에 요리장으로 스카웃 되면서 피나는 노력 끝에 동문객주의 영천댁을 이긴다. 홀쭉이의 기방음식을 맛보려 상인들이 서문객주를 일부러 찾자 스승 촉새어멈에게 인정받지 못한 원한을 풀려는 듯, 촉새어멈의 기방 술에까지 도전한다.
영조 시대부터 권세를 누려온 정치 세력들을 견제하며 정조가 원하는 정치를 펼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한다. 한 번 마음먹은 것은 좀처럼 바꾸지 않는 원칙주의자. 과거, 사도세자의 죽음을 놓고 옳은 처사가 아니라고 주장하다 제주도 유배를 다녀온 적이 있다. 그 때 유배를 온 몸으로 제주도 처녀 은홍과 사랑을 나누고 그 죄로 은홍은 죽음을 당한 것이 유일한 아픔이자 약점이다. 은홍이 낳은 자신의 딸인 만덕도 죽었다고 생각한다.
영조 시대부터 당상관을 지낸 인물로 겉으로는 청렴결백하고 반듯한 선비이나, 실은 자신의 권세와 명예를 잃을까봐 전전긍긍하며 정경유착을 일삼는 약한 인물이다.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에 늘 신경 쓰고 정치적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한다. 평생 아무도 그것을 몰랐는데, 새파란 후배이자 자신과 정치적 성향이 정반대인 김헌만이 자신의 본색을 알고 공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