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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하와 얼굴들의 음반 (발매일순) | ||||
정규 4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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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일 | 2018년 11월 1일 |
장르 | 뉴 웨이브, 모던 록, 인디 록 |
재생 시간 | 32:11 |
곡 수 | 9곡 |
레이블 |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
프로듀서 | 장기하 |
타이틀 곡 | 그건 니 생각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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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18년 11월 1일 발매된 장기하와 얼굴들의 5집 앨범이자 최후의 앨범. 이 앨범을 마지막으로 장기하와 얼굴들은 10년 간의 활동을 마무리한다. 밴드로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앨범을 만들었고 이 이상의 음반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라고.2. 트랙리스트
The 5th Album 《mono》 | ||||
2018. 11. 01. 발매 | ||||
<rowcolor=#fff> 트랙 | 제목 | 작사 | 작곡 | 편곡 |
01 |
그건 니 생각이고 TITLE |
장기하 | 장기하와 얼굴들 | |
02 | 거절할 거야 | |||
03 | 나와의 채팅 | |||
04 | 나란히 나란히 | |||
05 | 등산은 왜 할까 | |||
06 | 아무도 필요없다 | |||
07 | 나 혼자 | |||
08 | 초심 | |||
09 | 별거 아니라고 |
2.1. 그건 니 생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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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니 생각이고 01 3' 10" TITLE 작년과 올해를 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내용을 가사로 썼다. 마치 남에게 훈계하는 듯한 말투지만 사실은 나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다. 멋모르고 밴드를 시작한 후 십 년이 지났다. 별의별 경험을 다 했다. 다양한 사람들도 만났다. 그러면서 한 가지 배운 것은, 사람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거다. 날고 기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고, 그건 경험이 쌓인다고 나아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남들을 너무 신경 쓰지 말고 각자 씩씩한 척하며 제 갈 길 가면 되는 거다. 건반은 두 가지 악기를 섞었는데 한 개는 “Juno-106”이라는 아날로그 신디사이저, 나머지 하나는 “Vogel CMI Pro”라는 스마트폰 앱이었다. 앱은 6만 원을 주고 다운받았다. 연주도 스마트폰 스크린으로 했다. 2절의 “그대의 머리 위로~” 하는 부분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환상속의 그대에서 샘플링한 것이다. 두 노래의 가사가 어찌 보면 정반대이고 또 어찌 보면 일맥상통하기도 해서 샘플링을 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서태지 선배님께 직접 연락을 취해 데모를 들려 드리고 허락을 구했다. 흔쾌히 허락해 주셨을 뿐 아니라 매력 넘치는 곡이라는 칭찬까지 해 주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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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거절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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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할 거야 02 3' 20" 전주의 리프와 코드를 먼저 만들었다. 그 다음엔 “마침내 그 날이 와 버렸네.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네”라는 가사를 붙였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럼 이 사람은 어떤 날을 기다려 온 걸까... 거절... 거절을 하는 날! 살다 보면 거절만큼 어려운 일도 잘 없고, 또 거절만큼 중요한 일도 잘 없다. 후주의 베이스 연주가 좀 현란한데, 이 부분은 전에 해 보지 않은 방식으로 녹음했다. 일단 베이시스트 중엽에게 완전히 자유롭게 즉흥연주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렇게 충분한 분량을 녹음했다. 그러고 난 뒤 재미있는 부분들을 잘라내어 짜깁기했다. 영화로 따지면 배우에게 긴 호흡으로 연기하게 한 뒤 그걸 짧은 컷들로 잘라내어 편집한 것과 비슷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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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나와의 채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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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의 채팅 03 3' 18" 이번 앨범 중 유일하게 지난 앨범이 나오기 전에 만든 곡이다. 4집 타이틀곡이었던 “ㅋ”과 이 곡을 거의 비슷한 시기에 만들었다. 그런데 둘 다 문자메시지나 톡에 대한 내용이라 한 앨범에 넣기보다는 일종의 연작처럼 두 앨범에 나눠 싣고 싶어서 하나를 아껴 뒀었던 것. 그 당시 카카오톡에 “나와의 채팅” 기능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는데, 내게는 그게 굉장히 흥미로웠다. 누구에게든 카톡을 보내면 일단 숫자 “1”이 표시되는데 “나와의 채팅”만은 그렇지 않다. 한마디로, 남이 보낸 카톡은 무시할 수 있지만 나 자신이 보낸 카톡은 절대로 그럴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친구에게 할 말이 생각나 카톡을 했는데, 보내자마자 확인을 하는 것이었다. 웬일인가 했지만 자세히 보니 나는 아직 “나와의 채팅” 창에 머물러 있었다. 이거다 싶었다. 그 자리에서 이십 분 만에 가사를 완성했다. 3집 때부터 한두 곡씩 꼭 넣어 온 멜로트론을 이번에도 사용했다. 멜로트론은 비틀즈의 Strawberry Fields Forever의 인트로 연주에 사용된 옛날 악기다. 건반 하나를 누르면 해당 음이 녹음된 테이프가 재생되는 방식의 악기로, 그 소리가 아주 기묘한 느낌을 준다. 디지털로 재현한 것 말고 진짜 옛날 멜로트론을 썼다. 역시 진짜는 소리가 완전히 다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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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나란히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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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나란히 04 3' 20" 이렇게 생각했던 적이 있다. 내가 이렇게 노력하는데 그 사람은 왜 그걸 몰라 줄까? 그런데 한참 후, 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게 정말 가치 있는 노력이었을까? 상대방은 원하지도 않는 것을 주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나도 지치고 상대방도 외로워졌던 것은 아닐까? 관계가 틀어지는 것은 결국 다 그런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믹스가 거의 끝나갈 때쯤 양평이형이 전주와 간주에 인공적인 박수 소리를 첨가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게 결과적으로 화룡점정이 됐다. 곡의 분위기가 어딘가 밋밋해서 조금 아쉬웠었는데 그 문제가 확 해결됐다. “어쩌면 나는 결국...” 하는 부분의 경우 보컬의 질감을 확연히 다르게 만들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했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양평이형이 다시 한 번 아이디어를 냈다. 아예 통화하는 소리를 녹음하면 어떠냐는 것이었다. 오호...! 나는 즉시 옆방으로 가서 엔지니어 나잠 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에 대고 노래를 불렀고 나잠 수는 자기 휴대폰을 스피커폰 모드로 설정한 후 거기서 흘러나오는 내 노랫소리를 녹음했다. 결국 어떤 음악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보컬 사운드를 내는 데 성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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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등산은 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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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은 왜 할까 05 3' 09" 예전에 한 친구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나는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해. 들떴다가 가라앉으면 더 슬퍼지거든.” 그로부터 한참 후에, 우리 어머니는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등산 안 해. 어차피 내려올 건데 뭘.” 따로따로 들은 이 두 말이 어느 날 같이 생각났고, 나는 이 곡을 만들게 되었다. 술 마신 다음날은 아무래도 목이 약간씩은 쉬기 마련이기 때문에 보통은 노래 녹음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날은 왠지 해 보고 싶었다. 정말 쓸 만한 것을 건지려는 건 아니었고 그냥 연습 삼아 해 본 건데, 의외로 상당히 맘에 들었다. 살짝 쉰 목소리가 이 곡의 심드렁한 정서와 맞아 떨어졌다. 그날로 이 곡 녹음은 완성. 이상 숙취 중 녹음에 대한 변명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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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아무도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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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필요없다 06 3' 54" 보컬, 일렉트릭 피아노, 멜로트론으로만 이루어진 단순한 편성이다. 일렉트릭 피아노는 로즈로 한 번, 월리쳐로 한 번 똑같이 쳐서 섞었다. 로즈와 월리쳐는 빈티지 일렉트릭 피아노계의 양대 산맥이라 할 만한 악기들인데, 그 음색이 서로 많이 다르다. 둘을 섞어 쓴 것은 처음이다. 묘한 느낌이 나서 마음에 들었다. 멜로트론의 경우 여태껏 사용한 곡들 중 가장 돋보이게 잘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가장 멜로트론답게 썼달까. 보컬은 여러 번 녹음한 후 두 개의 테이크를 최종 후보로 남겼다. 둘의 느낌이 다 좋으면서도 서로 많이 달라서 고르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우연히 두 개가 동시에 재생되는 것을 듣게 되었다. 그게 베스트였다. 두 개가 너무 달라 들쭉날쭉한 부분들도 있었지만 그게 또 거친 듯 조화로웠다. 뜻하지 않은 행운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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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나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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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07 3' 15" 어찌 보면 이 곡이 이번 음반의 주제곡이다. 이번 노래들을 만든 작년과 올해에, 나는 “혼자”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시기였다. 혼자라는 것은 좋은 것도 안 좋은 것도 아니다. 그냥 모두들 사실은 원래 혼자인 거다. 앞부분과 뒷부분의 사운드가 많이 달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런저런 시도들을 했는데, 예를 들어 드럼은 아예 두 부분을 다른 날 녹음했다. 당연히 튜닝도 다르게 했다. 후반 작업에서도 앞부분은 최대한 간결하고 건조하게, 뒷부분은 풍성하고 울리게 만들어서 대비를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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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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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08 3' 49" 초심을 지키는 것이 늘 좋은 걸까? 잃지 말아야 할 가치와 태도도 분명 있겠지만 때로는 인생에서 뭔가를 과감히 바꿔버리는 것이 행복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외 음원 사이트에 올리는 용도로 전곡의 영어 제목을 정하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알게 됐다. “초심”은 영어로 번역할 수 없다. 영어권에는 “초심을 지켜야 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곡만은 영어 제목을 발음대로 “Cho Shim”이라 정했다. 가사에 걸맞게 그동안 장얼 앨범에서 해 보지 않았던 방식으로 편곡을 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뒷부분에 샘플링을 활용한, 다소 EDM을 연상시키는 부분을 넣었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곡 자체에도, 그리고 앨범 전체에도 재미있는 색깔을 더해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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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별거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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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아니라고 09 4' 53" 올 초에 외국에 다녀오는 비행기 안에서 문득 아주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추억이 떠올랐다. 그리고는 가사와 멜로디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어이없게도 눈물이 났다. 귀국해서 마저 완성시킨 후에도 유독 부르면서 눈물을 흘리는 일이 많았던 곡이다. 내가 내 노래를 듣고 울다니 우습군, 하면서도 울었다. 이런저런 다양한 편곡을 시도해 봤지만 피아노와 최소한의 드럼만을 이용한 단출한 편곡이 노래의 정서에 가장 잘 어울린다고 결론 내렸다. 간주에도 악기 솔로를 넣지 않고 그저 피아노로 코드만 짚었다. 보컬은 울림이 아예 없게, 그리고 악기 소리들은 좀 심할 정도로 울리게 잡아서 대조를 이루도록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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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여담
- 앨범 크레딧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지금까지 첫 싱글을 제외한 모든 앨범 아트를 작업한 김기조는 앨범 디자인에 참여하지 않았다.
- 초심의 뮤직비디오 제작을 요청했을 때 윤종빈 감독은 곡을 듣지도 않고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 제16회 한국대중음악상에 '그건 니 생각이고'가 올해의 노래에 노미네이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