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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예수 어록 전승(같은 말: Q 문서 혹은 Q 자료[1])은 성서 주석학에서 복음서를 설명하는 유력한 이론인 '두 출전 가설'(Zwei-Quellen-Theorie)을 위해 전제되는 출전이다.1.1. 두 출전 가설(Zwei-Quellen-Theorie)이란?
신약 성경에서 예수의 말과 행적을 다룬 책 4권을 복음서라고 부르는데, 각각 마태오의 복음서· 마르코의 복음서· 루가의 복음서· 요한의 복음서이다. 이 중 마태오·마르코·루가의 세가지 복음서는 요한 복음서에 비해 겹치는 서술이 많아서 공관복음서라고 부른다. 여기서 '공관(共觀)'이란 관점이 공통되었다는 뜻이다.[2]특히 공관복음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그리스어 원문으로 보면 글자나 단어 한두 개 정도만 차이나고 나머지는 완전히 일치하는 문단이 여럿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 복음서가 어느 복음서를 참조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는데,[3] 여기에 대한 연구사(史)를 다 적을 수는 없지만, 오늘날에는 세 가지 공관 복음서 중 마르코가 가장 앞섰다고 본다.[4] 곧, 마태오와 루가의 복음서는 마르코의 복음서를 출전으로 하여 작성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마르코 복음서와 중복되는 서술을 제외해도 역시 마태오 복음서와 루카 복음서에 적지 않은 중복된 구절이 있다. 이를 설명하는 것이, 오늘날 매유 유력한 가설인 '두 출전 가설'(Zwei-Quellen-Theorie)이다.
'두 출전 가설'Zwei-Quellen-Theorie은 마태오와 루카가 마르코 복음서 외에 공동으로 확인해 주는 말씀 자료Redestoff와 관련하여 문서로 된 둘째 출전을 상정하는 바, 이것은 그 주된 내용에 따라 '어록 출전'Spruchquelle(또는 Logienquelle) 또는 단순히 'Q'(Quelle)라고 불린다. 정경으로 현존하는 마르코 복음서와는 달리 이것은 가상적 출전이니, 마태오 복음서와 루카 복음서 자료들의 비교·대조를 통해 재구성해야 한다.
두 출전 가설의 주요 구성 요소는 세 가지이다.
①마르코 우선설: 마르코 복음서가 가장 오래된 복음서다. 마태오와 루카가 각기 독자적으로 마르코 복음서를 자신들의 첫째 출전으로 이용했다.
②둘째 출전: 마태오와 루카가 마르코의 소재들 외에 공동으로 제공하는 소재들도 문서로 존재하던 출전(예수의 말씀과 설교들 그리고 몇 가지 이야기의 모음집)에서 유래하는 바, 이것을 두 사람이 각기 독자적으로 이용했다.
③고유 자료: 문서로 존재하던 이 두 출전 외에 마태오와 루카는 각기 고유한 자료를 이용했다.
-마르틴 에브너Martin Ebner·슈테판 슈라이버Stefan Schreiber (Hrsg.). 《신약성경 개론》Einleitung in das Neue Testament. 이종한 옮김. 113쪽
이를 간단히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두 출전 가설의 주요 구성 요소는 세 가지이다.
①마르코 우선설: 마르코 복음서가 가장 오래된 복음서다. 마태오와 루카가 각기 독자적으로 마르코 복음서를 자신들의 첫째 출전으로 이용했다.
②둘째 출전: 마태오와 루카가 마르코의 소재들 외에 공동으로 제공하는 소재들도 문서로 존재하던 출전(예수의 말씀과 설교들 그리고 몇 가지 이야기의 모음집)에서 유래하는 바, 이것을 두 사람이 각기 독자적으로 이용했다.
③고유 자료: 문서로 존재하던 이 두 출전 외에 마태오와 루카는 각기 고유한 자료를 이용했다.
-마르틴 에브너Martin Ebner·슈테판 슈라이버Stefan Schreiber (Hrsg.). 《신약성경 개론》Einleitung in das Neue Testament. 이종한 옮김. 113쪽
주의를 주자면, 어록 전승을 역사적 예수의 발언과 동일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어록 전승 역시도 아래에서 보듯 교회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으며, 학자들은 이를 통해서 "전승의 담지자는 유랑 설교자이다", "아니다. 율법학자이다"하면서 논쟁하는 실정이다. 물론 어록 전승은 '마르코와 함께' 연대기적으로 빠르니만큼 역사적 예수에 가까울 가능성이 비교적 높기는 하지만, "어록 전승이야말로 순수한 역사적 예수 그 자체"라는 지나친 단정은 피하는 것이 좋다.
2. 본문 및 인용 방법
루카는 Q 소재들의 순서를 충실히 제공하고, 마태오는 Q 소재들의 표현을 충실히 제공한다는 일반적 규칙은 여전히 Q 본문 복원을 위한 근거로 입증되어 있다. 루카는 Q 자료를 두 개의 큰 덩어리로 자기 복음서 안에 내장內裝한(작게는 루카 6,20-8,3; 크게는 루카 9,51-18.14) 반면, 마태오는 마르코의 서술 궤도를 따르면서 Q 자료를 그때그때 주제에 따라 끼워 넣었다. 짐작건대 Q 자료는 마태오의 공동체에 잘 알려져 있어서 그 표현을 바꾸기는 어려웠고 새로운 문맥에 배치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2000년에 출간된 Q 비평 판본에 따르면, 아래 소재들은 Q에 들어있었음이 확실하다(내용상 분류는 D. Kosch, Q und Jesus, BZ BF 36 (1992) 33-34를 따름).
Q에서 유래하는 본문의 인용에서는 통상 루카 복음서의 장·절 구분을 따르지만, 앞에 약호 Q를 붙임으로써, 그것이 루카 복음서와 마태오 복음서로부터 복원되는 Q 본문임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Q 3,7은 루카 복음서 3,7에서 발견되는, 그러나 물론 Q를 위해 복원된 형태의 본문을 의미한다.
-마르틴 에브너Martin Ebner·슈테판 슈라이버Stefan Schreiber (Hrsg.). 《신약성경 개론》Einleitung in das Neue Testament. 이종한 옮김. 130-132쪽
Q/루카 | 마태오 | |
시작 | ||
3,7-9,16-17 | 3,7-12 | 세례자 요한의 설교 |
4,1-13 | 4,1-11 | 예수의 유혹 |
예수의 강령적 설교 | ||
6,20ㄴ-23 | 5,3-4.6.11-12 | 참행복 선언 |
6,27-36 | 5,38-48; 7,12 | 원수를 사랑하여라 |
6,37-45 | 7,1-5.16-20 | 남을 심판하지 마라 |
15,14;10,24 | ||
6,46-49 | 7,21.24-27 | 예수 말씀의 실행 |
카파르나움의 백인대장의 종 치유 | ||
7,1-2.6ㄴ-10 | 8,5-10.13 | 예수 말씀의 실행 |
예수와 세례자 요한 | ||
7,18-23 | 11,2-6 | 세례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 |
7,24-28 | 11,7-11 | 세례자에 대한 평가 |
7,31-32 | 11,16-17 | 장터의 아이들 |
7,33-35 | 11,18-19 | 세례자와 사람의 아들 |
추종과 파견 | ||
9,57-60 | 8,19-22 | 예수를 따르려면 |
10,2-12 | 9,37-38; 10,7-16 | 제자 파견 말씀 |
10,13-15 | 11,21-24 | 회개하지 않는 갈릴래아의 고을들 |
10,16 | 10,40 | 너희 말을 듣는 사람들 |
10,21-22 | 11,25-27 | 환호 |
10,23-24 | 13,16-17 | 목격자들에 대한 행복 선언 |
기도에 관해 | ||
11,2-4 | 6,9-13 | 주님의 기도 |
11,9-13 | 7,7-11 | 기도의 청허 |
적들과의 대결 | ||
11,14-15 | 12,22-24(9,32-34) | 베엘제불의 힘을 빌린다는 비난 |
11,17-26 | 12,25-30.43-45 | 예수의 자기 변호 |
11,29(11,16) | 12,38 | 표징 요구 |
11,29-30 | 12,39-40 | 요나의 표징 |
11,31-32 | 12,41-42 | 남방 여왕과 요나 |
11,33-36 | 5,15; 6,22-23 | 눈은 몸의 등불 |
11,39-44.46-48.82 | 23,4.6-7.13.23-33 | 바리사이들과 율법 교사들을 꾸짖음 |
11,49-51 | 23,34-36 | 지혜에 관한 말씀 |
제자들에 대한 위로와 훈계 | ||
12,2-12 | 10,19-20.26-33 | 두려워하지 말고 복음을 선포하여라 |
12,22-31 | 6,25-33 | 세상 걱정 하지 마라 |
12,33-34 | 6,19-21 | 보물을 하늘에 쌓아라 |
종말 비유들 | ||
12,39-40 | 24,43-44 | 한밤의 도둑 |
12,42-46 | 24,45-51 | 충실한 종과 불충실한 종 |
12,51-53 | 10,34-36 |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
12,57-59 | 5,25-26 | 늦기 전에 화해하여라 |
13,18-19 | 13,31-32 | 겨자씨의 비유 |
13,20-21 | 13,33 | 누룩의 비유 |
위협의 말씀들 | ||
13,23-24 | 7,13-14 | 좁은 문 |
13,25-27 | 7,22-23 | 문 앞에서 쫓겨남 |
13,28-29 | 8,11-12 | 하느님 나라에서 쫓겨남 |
13,34-35 | 23,37-39 | 예루살렘을 두고 한탄함 |
비체계적인 연속 편성과 불확실한 본문들 | ||
14,5 | 12,11-12 | 우물에 빠진 소 |
14,16-24 | 22,1-14 | 큰 잔치의 비유 |
14,26-27; 17,33 | 10,37-39 | 제자 됨과 수난 |
14,34-35 | 5,13 | 맛을 잃은 소금 |
15,4-7 | 18,12-14 | 되찾은 양의 비유 |
16,13 | 6,24 |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
16,16-18 | 11,12-13; 5,18.32 | 율법의 효력 |
17,1ㄴ | 18,7-8 | 남을 죄짓게 하는 일 |
17,3-4 | 18,15.21-22 | 무제한 용서 |
17,6 | 17,20 |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 |
종말 설교 | ||
17,23-24.26-27.30.34-35.37 | 24,26-28.37-41 | 종말에 대한 말씀 |
19,17-27 | 25,14-30 | 미나의 비유 |
22,28-30 | 19,28 |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에 대한 심판 |
-마르틴 에브너Martin Ebner·슈테판 슈라이버Stefan Schreiber (Hrsg.). 《신약성경 개론》Einleitung in das Neue Testament. 이종한 옮김. 130-132쪽
3. 어록 전승의 특징
어록 전승이라는 이름이 말하듯이, 이 전승은 예수의 입에서 직접 나온 어록의 형식을 띈다. 어록 전승 역시도 지상 예수의 역사적 발언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5] 마르코 복음서와 함께 예수에 대한 매우 이른 자료를 제공하기에 중요하다.어록 전승과 반대로 기적 이야기만 모은 전승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공관복음서에 기록된 기적 이야기의 배열순서가 비슷하고, 마르코 복음서는 없지만 마태오와 루카에서 중복되는 기적도 존재하기 때문. 그러나 역사적 예수를 연구하는 데에는 기적 이야기는 별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큰 관심을 끌지 못하였다. 물론 기적 이야기가 그리스도교 극초기에 생성되었다는 것을 암시하고, 예수의 사상과 밀접하게 관련된 교훈을 주는 에피소드들이기 때문에 초기 교회의 신학이 어땠는지 참고할 사항은 될 수 있다. Q문서에 일부 기적 전승이 포함되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일부에서는 외경인 토마스(도마) 복음서가 어록 전승과 연관되어 있다고 상상하기도 하지만, 유럽권 성서학에선 이를 가능성 없는 것으로 본다.[6]
어느 정도 심도가 있는 신학서에서는 독자가 Q 자료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깔고 논지를 전개 하기 때문에, Q 자료에 대한 개념이 아예 없거나 이를 잘 모르면 읽기가 힘들다.
3.1. 어록 전승상 발언의 특징
공관 복음서와 토마스 복음서를 바탕으로 어록 전승을 복원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이 시도들에서 공통적으로 찾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역설적인 비유가 자주 쓰인다.
- 상식을 뒤집는 비유가 자주 쓰인다.
- 종말론적 테마가 자주 나온다.[7]
- 하나님 나라가 이미 도래했음을 선언한다.
- 약자들의 행복을 선언한다.
- 강자들의 불행을 선언한다.
- 가부장적 가정과 대립된다.
4. 어록 전승의 담지자들과 성립 환경
특히 유럽권 학계에서는 어록 전승의 담지자들로 유랑 급진주의 설교자 집단을 상정한다. 반면 미국 학계에서는, 어록 전승의 담지자들이 유랑 설교자들이 아니라 정주(定住) 율법 교사[8]들이라고 본다.유랑 급진주의Wanderradikalismus(G, Theissen)라는 명제가 특히 유럽에서 큰 세력을 얻게 되었다. 자기 소유(집, 밭 등)를 포기하고 가족과의 인연을 끊어버린(Q 9,57-62; 10,4; 14,26) 사람들이 자기네 삶의 방식을 통해 그들이 선포하는 메시지를 증언했다는 것이다. ... 타이센(Wanderradimalismus)이 보기에, 급진적 유랑 설교자들이 예수 어록 출전(Q)의 본원적 전승 담지자다. 타이센은 그들의 선포를 통해 심정적 지지자 집단들, 즉 Q-메시지에 원칙적으로 찬동하지만 가족과 재산 포기라는 급진적 윤리에 스스로 투신하고자 하지는 않는 사람들이 생겨날 수 있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들의 집이 이를테면 급진적 유랑 설교자들의 거점들을 형성했다. Q의 본문들 안에서도 그들의 상황이 고려되고 있다: 그들은 앞으로도 (더 많은) 급진적 유랑 설교자들이 생겨나기를 기도해야 한다(Q 10,2). 자신들에게 (돈을) 청하는 사람들에게 넉넉히 주어야 한다(Q 6,30); 보물을 이 땅에 쌓아 놓지 말고, 하늘에 쌓아야 한다(Q 12,33-34). 이 두 가지는 바로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은 급진적 유랑 설교자들을 염두에 둔 요구들이라 할 수 있다. Q의 맥락에서 이 두 요구는 정주(定住)해서 사는 심정적 지지자들의 상황에 전용轉用된 것으로, 또는 원수 사랑(Q 6,27-36)과 걱정하지 말라는 촉구(Q 12,22-31)의 속기續記로, 주主 본문의 수정된 부록 같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도둑에게 급습 당하지 않는 집주인에 관한 비유(Q 12,42-46)도, 정주해서 사는 사람들에게서만 실제적 공명共鳴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타이센에 따르면, 결국 이 심정적 지지자 집단들이 이를테면 감사監査 주체를 형성하고 있었다. 무엇이 전승되고 무엇이 전승되지 않았을지가 그들의 수용受容에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Jesusbewegung 81). 그러나 전승의 본원적인 생산적 담지자들은 어디까지나 급진적 유랑 설교자들이었다(비판에 관해 T. Schmeller, Brechungen; W. Stegemann, Wanderradikalismus 참조).
특히 미국 연구자들이 주장하는 패러다임은 전혀 다르다(J.S. Kloppenborg Verbin, Excavating 166-213; W.E. Arnal; R.A. Horsley, Q and Jesus): ①전승의 담지자는 급진적 유랑 설교자들이 아니라 마을에 정주한 서사書士, 즉 율법 교사들이었다. ②초기 단계에서는 유랑 급진주의가 존재했겠지만 Q가 작성됨으로써 그 의의를 잃었다. ③급진적 삶의 방식을 촉구하는 것은 상징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④결국 Q는 가정과 재산 소유를 전제하고 있다. ⑤본디 Q의 의도는 하느님의 직접성Gottunmittelbarkeit에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이었는데, 이것이 사회비판적 악센트[사회적·종교적 지배 제도, 구체적으로는 헤로데 안티파스(기원전 4년~기원후 39년)와 예루살렘 성전에 대한 저항]도 지니고 있었다.⑥ 사자使者 파견과 유랑 선교를 여전히 상정해야 한다면, (주거 밀집 지역인 갈릴래아에서) 그것은 차라리 일종의 '시벽 산책'morning walk이었으리라는 것이다.
-마르틴 에브너Martin Ebner·슈테판 슈라이버Stefan Schreiber (Hrsg.). 《신약성경 개론》Einleitung in das Neue Testament. 이종한 옮김. 144-146쪽
특히 미국 연구자들이 주장하는 패러다임은 전혀 다르다(J.S. Kloppenborg Verbin, Excavating 166-213; W.E. Arnal; R.A. Horsley, Q and Jesus): ①전승의 담지자는 급진적 유랑 설교자들이 아니라 마을에 정주한 서사書士, 즉 율법 교사들이었다. ②초기 단계에서는 유랑 급진주의가 존재했겠지만 Q가 작성됨으로써 그 의의를 잃었다. ③급진적 삶의 방식을 촉구하는 것은 상징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④결국 Q는 가정과 재산 소유를 전제하고 있다. ⑤본디 Q의 의도는 하느님의 직접성Gottunmittelbarkeit에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이었는데, 이것이 사회비판적 악센트[사회적·종교적 지배 제도, 구체적으로는 헤로데 안티파스(기원전 4년~기원후 39년)와 예루살렘 성전에 대한 저항]도 지니고 있었다.⑥ 사자使者 파견과 유랑 선교를 여전히 상정해야 한다면, (주거 밀집 지역인 갈릴래아에서) 그것은 차라리 일종의 '시벽 산책'morning walk이었으리라는 것이다.
-마르틴 에브너Martin Ebner·슈테판 슈라이버Stefan Schreiber (Hrsg.). 《신약성경 개론》Einleitung in das Neue Testament. 이종한 옮김. 144-146쪽
5. 비판
복음서가 쓰이는 동안 관여한 전승/편집적 요소는 훨씬 복잡하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다. 간단하게 서술하자면, 애초에 사도들이 입으로 전한 전승은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시작한다. 사도들이 온 교회에 퍼져서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전한 이야기가 각 교회들에서 독자적으로 기록되었고 그 기록들이 섞이고 편집되고 합쳐지면서 최종적으로 공관 복음서가 되었다는 것. 또한 이들이 전하는 전도는 각기 보는 관점이 달랐을 확률이 크다. 실제로 한 말이더라도 전도자의 관점에서 중요한 부분이 아니면 그냥 사장된다는 것. 이 가설대로라면 완전히 하나로 서술된 어록 전승은 존재하지 않고, 여러 문서가 점점 수렴해가면서 현 복음서에 어록 전승의 형태를 남긴 것이다. 또한 현 복음서들은 저자들이 서술했다기보단 이런 다양한 자료와 문서들을 자신의 신학과 관점에 맞춰 취사선택해서 만들어낸 책이라고 할 수 있다.반대로 오컴의 면도날에 따라 존재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가 전혀 없는 Q문서의 존재를 가정하기보다는 기존 공관복음서들이 서로를 참고했다고 보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실제로 초기 교부들은 저서에서 어록 전승이라고 생각될 만한 문헌을 언급하지 않았다. 만약 복음사가들이 공통적으로 참조할 만한 문서라면, 초대교회 시절에도 분명히 중요한 자료로 간주되었을 텐데 말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방법론적 문제이다. 어록 전승 가설로 내놓은 결과물이 역사적인 관점에서 본 예수, 즉 연구자들 스스로가 현실적이라고 납득하는 부분만을 실제 예수의 발언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실제로 예수가 자신의 죽음과 부활을 예언했다거나 최후의 만찬에서 한 발언 등도 공통되게 공관복음서에 기술되었지만, 연구자가 합리적으로 보이는 부분만을 추리는 태도를 견지한 채 연구한 결과물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신앙적 관점으로든 역사적 관점으로든 예수는 분명히 괴짜이고 기인에 속한다는 게 문제다. 괴짜의 언행을 상식적이고 납득 가능한 관점에서 복원하려 하는 것이 과연 역사적으로 납득 가능하겠냐는 것.
'Minor agreement'라고 불리는, 세 공관복음서가 같은 사건을 서술할 때 마르코 복음서에 반해 마태오 복음서와 루가 복음서가 서로 일치하는 현상은 Q 문서 가설이 가진 가장 뚜렷한 약점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구절이 몇 개 없었다면 이는 마르코 복음서와 Q 문서가 겹치는 부분이 약간 있었고, 마태오와 루가는 마르코 대신 Q를 따랐다는 식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마르코-마태오-루가가 같은 사건을 기술하는 삼중전승(Triple tradition) 내에서 minor agreement의 사례는 수백 개에서 천 개에 이르며, Q 문서의 비판자들은 이를 설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Q의 존재를 부정하고 루가가 마태오를 (또는 훨씬 소수설이지만 마태오가 루가를) 직접 참조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복음서의 성립 연대에 대해서 가장 고전적인 해석은 아우구스티누스가 주장한 마태오-마르코-루카-요한의 순서다. 현 성경도 이 순서에 따라 복음서를 배치하였다. 현대 신학자 중 존 웬햄 등 학자도 같은 순서를 주장하며 Q 문서를 부정하는데, 이것을 어거스틴 가설이라고 한다.
비슷하게 마태오-루가-마르코-요한의 순서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를 그리스바흐 가설이라 부르는데 윌리엄 파머 등이 지지하였다.
현대 학계에서 마르코 복음서가 가장 먼저 기록되었다는 것을 부정하는 위와 같은 가설들은 비주류 소수설에서 벗아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Q 문서를 부정하지만 마르코-마태오-루가 설을 주장하는 파러 가설 쪽이 Q 문서 가설(또는 두 자료설)에 대한 가장 진지한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편이다.
결론적으로 어록 전승 문서라는 '확실하게 정립된 하나의 문서'가 실존했는지 증명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그러나 현 복음서에 관한 여러 설명 가설 중 상대적으로 걸림돌이 적기 때문에 널리 받아들여진다.
[1]
Q는
독일어에서 '출전'을 가리키는 단어인 크벨레(Quelle)의 머릿글자를 따왔다.
[2]
단, 공관복음서끼리도 저자의 의도나 관점은 상당히 차이가 있으며, 이는 고대의 교부들부터 21세기의 주석학자들에게까지 널리 동의 받는 견해이다.
[3]
이런 생각은 고대에도 있었으며, 그때는 마르코가 마태오를 요약한 것이라 봤다. 비록 오늘날의 결론과는 정반대이지만, 이 주제가 매우 오랫동안 의식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4]
1838년 신학자 크리스티안 빌케(Christian Wilke)의 연구로, 현대 성서학에서는 4대 복음서 중 제일 먼저
마르코 복음서가 쓰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마태오 복음서에는 마르코 복음서의 90%, 루카(누가) 복음에도 70% 가량이 포함되었다. 마르코 복음서는 비교적 초기 신학의 견해를 취하였고 문체 역시 간결하다. 또한 루카 복음서는 서문에서 '많은 이들이 우리에 관한 이야기를 엮는데에 손을 대었다.'는 말이나 '이 것은 말씀의 종이 된 이들이 전해준 것을 그대로 엮은 것이다.'는 말을 통해 이미 그 이전에 예수에 관한 서술이 여럿 있었고, 루카 복음서는 그것을 편집한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런 정황을 통해 루카와 마태오는 마르코 복음을 참조해서 서술했다고 추정한다.
[5]
학자들은 어록 전승 집단의 상황이 어록 전승에 반영된 것으로 본다.
[6]
"Im Gegensatz dazu geht die Mehrheit der deutschen Exegetinnen und Exegeten von der literarischen Abhängigkeit des EvThom von den synoptischen Evangelien aus und datiert es dementsprechend spät."
[
대부분의 독일 주석가들은 토마스 복음서가 공관 복음서에 의존한다고 생각하며 그 작성 시기를 비교적 늦은 시기로 추정한다.]
, Silke Petersen,
Adolf Jülicher und die Parabeln des Thomasevangeliums, 184.
[7]
이에 대해서는 복음서 편찬 당시 이미 유대 독립 전쟁으로 예루살렘이 페허가 되었기 때문에 이를 예수 생전에 예언했다는 식으로 수정하였다는 의견이 있다. 이러한 것을 '사후예언'이라고 부르는데, 일이 끝난 뒤(사후事後)에 한 예언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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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법 교사가 지목되어서 의아한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초세기 교회에는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인 율법 교사들이 있었다. 특히 마태오 복음서의 저자가 율법 교사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