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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2 14:23:30

JPA

1. 개요

Jaghanya Parīta Asaṃkhyāta

자이나교 문헌에 나오는 매우 큰 수. 전근대 시기에 인간이 고안한 수 중 가장 큰 축에 속한다. 불가설불가설전은 물론 구골플렉스 구골플렉시안보다도 크며, 일반적인 지수 연산만으로는 표현하기 어렵다. 테트레이션이 등장하고 나서야 이를 제대로 표기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값은 근사적으로 [math(10 \uparrow\uparrow (1.285\times10^{136}))]이다.

2. 어원

고대 인도의 문헌인 Surya Prajñapti에서는 수를 다음 세 종류로 나눈다.

Saṃkhyāta: 셀 수 있는 수
Asaṃkhyāta: 셀 수 없는 수
Ananta: 무한

즉, JPA에서 Asaṃkhyāta는 셀 수 없을 정도로 큰 수를 뜻하는 말인 것이다. 여기서 Asaṃkhyāta는 앞에 붙는 수식어에 따라 다시 다음 세가지 층위로 나뉜다.

Parīta Asaṃkhyāta: 거의 무수한 수
Yukta Asaṃkhyāta: 실제로 무수한 수
Asaṃkhyāta Asaṃkhyāta: 무수하게 무수한 수

JPA에서 Asaṃkhyāta 앞에 붙는 Parīta는 '거의'라는 뜻이다. 따라서 Parīta Asaṃkhyāta는 '거의 셀 수 없는 수', '겨우 무수한 수' 정도로 옮겨질 수 있다. 또한 각 범주에서 가장 큰 수와 가장 작은 수는 각각 '최대'와 '최소'라는 뜻의 Utkṛṣṭa, Jaghanya를 붙여 말한다. 따라서 Jaghanya Parīta Asaṃkhyāta는 "거의 무수한 수 중에서 가장 작은 수"를 뜻한다.

의미가 이렇다 보니 JPA는 "셀 수 있는 수와 셀 수 없는 수를 나누는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 실제로 JPA에서 1을 뺀 수를 셀 수 있는 수 중에서 가장 큰 수라는 뜻인 Utkṛṣṭa Saṃkhyāta라고 부른다.

3. 정의

지름이 10만 요자나[1]이고 높이가 1000요자나인 네 원기둥 A, B, C, X(0)[2]을 고려하자. 또한 지름이 10만 요자나, 20만 요자나, 40만 요자나… 으로 2배씩 커지는 무수한 동심원 고리가 있다고 하자.[3]

이제 원기둥 X(0)를 겨자씨로 가득 채운다.[4] 그리고 X(0)에 있는 겨자씨를 하나씩 꺼내고 가운데에서부터 각 링에 놓는 과정을 반복하여, X(0)를 완전히 비운다. 이때, 원기둥 A에 겨자씨 하나를 놓은 후, 높이는 X(0)와 똑같이 1000요자나이고 지름은 겨자씨가 놓여 있는 가장 바깥 쪽 고리와 같은 새로운 원기둥 X(1)을 만든다. 그런 다음 마찬가지로 X(1)을 겨자씨로 가득 채우고 X(1)의 바깥쪽 고리에서부터 겨자씨를 하나씩 놓는다. X(1)이 비워지면 다시 A에 두번째 겨자씨를 넣고 마지막 고리와 지름이 같은 원기둥 X(2)를 만든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여 원기둥 A를 가득 채운다. 이때 원기둥 B에 겨자씨 하나를 넣고, A에 있던 겨자씨는 X에 있던 겨자씨들처럼 바깥쪽 고리들에 하나씩 배치된다. 이 과정을 반복하여 원기둥 B를 가득 채우면, 마찬가지로 C에 씨앗 하나를 넣고 B에 있던 씨앗들은 바깥쪽 고리들에 하나씩 배치된다. 위 과정의 무수한 반복 끝에 마침내 원기둥 C가 가득 채워지면, 최종 고리와 지름이 같은 원기둥을 만들 수 있고 이 원기둥에 들어갈 수 있는 씨앗의 총 개수가 JPA이다.

4. 계산

X(i)에 들어가는 씨앗의 개수를 [math(n_i)]라 하면 위 정의에 따라 JPA는 대략 [math(n_{{n_0}^3})]임을 알 수 있다.

서기 10세기 경의 문헌 Trilokasāra에 따르면 1요자나에는 겨자씨가 [math(24,576,000,000=2.458\times10^{10})]개 들어가며, 원통 위에 쌓이는 원뿔 모양 더미의 높이는 원기둥 밑면 둘레를 11로 나눈 값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A, B, C, X(0)의 부피인 [math(n_0=2.342\times10^{45})]임을 알 수 있다.

[math(n_i)]와 [math(n_{i+1})] 사이의 관계식을 구해보자. 원기둥 X(i)의 반지름을 [math(2^{n_i})]배 해야 다음 원기둥 X(i+1)의 반지름이 되므로, [math(n_{i+1}=n_i2^{pn_i})]임을 알 수 있다. [math(n_i)]를 구성하는 원기둥과 원뿔 중에서 원기둥은 반지름의 제곱에 비례하고 원뿔은 반지름의 세제곱에 비례하므로, i가 커질수록 원뿔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부분이 될 것이며, 따라서 p를 3으로 근사할 수 있다. 여기서 테트레이션의 선형 근사[5]를 통해 i>2에서 [math(n_{i}≈10\uparrow\uparrow(i+2.219))]로 근사됨을 알 수 있다.[6] 따라서 아래 식이 성립한다.

[math(JPA≈n_{{n_0}^3}≈10\uparrow\uparrow{n_0}^3≈10 \uparrow\uparrow (1.285\times10^{136}))]

5. 확장

밑에서 사용하는 약자는 2번 문단에서 설명한 그대로이다. 다만 Ananta는 Asaṃkhyāta와의 구별을 위해서 A가 아닌 An으로 표기한다.

5.1. 비가산 단계

[math(JYA=JPA^{JPA})]

[math(JAA=JYA^{JYA})]

이 둘은 JPA보다도 훨씬 더 큰 수인 것은 맞으나, 사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 것과 같다. 위와 같은 자기 제곱의 연산(Vargita-saṃvargita)은 테트레이션에서 지수가 1 커진 것으로 근사할 수 있는데, JPA의 근사값에서 지수가 구골보다 크다는 점을 생각하면 정말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Asaṃkhyāta(비가산, innumerable) 단계에서 가장 큰 수인 Utkṛṣṭa Asaṃkhyāta Asaṃkhyāta(UAA)의 경우 정의가 통일되어 있지 않다. 네 개의 정의가 알려져 있는데 그 중에서 나머지 둘보다 더 큰 두 가지 정의는 자기 제곱 연산을 활용한다. 그 둘 중에서 더 작은 정의는 UAA를 JAA에 자기 제곱 연산을 9번 적용한 수로 정의한다. 이 경우 [math(UAA≈JAA \uparrow\uparrow 10)]로 근사할 수 있는데, 위에서 언급했듯이 테트레이션 단계에서 자기 제곱 연산은 거의 영향력이 없기에 이마저도 결국 JPA에서 크게 성장하지 못한 것이다.

두번째 정의는 이보다 훨씬 더 크며, 자기 제곱 연산을 활용한 śalakātrayaniṣṭhāpana(S.T) 연산을 통해서 나타낸다. 임의의 수 [math(x)]에 S.T 연산을 적용한 값은 [math(x \uparrow\uparrow x \uparrow\uparrow x \uparrow\uparrow x)]와 거의 같다. 이때 UAA는 JAA에 S.T연산을 3번 적용한 값으로 정의된다. 따라서 UAA는 아래 과정을 통해 대략 [math(10 \uparrow\uparrow\uparrow 11)]임을 알 수 있다.

[math(UAA ≈ JPA \uparrow\uparrow\uparrow 10 ≈ 10 \uparrow\uparrow\uparrow 11)]

5.2. 무한 단계

[math(JPAn=UAA+1)]

[math(JYAn=JPAn^{JPAn})]

[math(JAnAn=JYAn^{JYAn})]

이제는 테트레이션도 아니고 펜테이션 단계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자기 제곱 연산이 값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따라서 JAnAn까지는 UAA와 값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이제 자이나교에서 말하는 가장 큰 수인 UAnAn에 대해서 알아보자. 자이나교에도 여러 갈래가 있다. 그 중 Śvētāmbara 전통에서는 "궁극의 최대"를 상정하지 않으며, 따라서 UAnAn이 없다고 생각한다. 반면 Digambara 전통에 따르면 UAnAn에는 세 가지 정의가 존재한다. 그 중 가장 큰 정의에서는 앞서 언급한 ST 연산을 JAnAn에 9번 적용한 것으로, ST 연산 1번 당 펜테이션이 약 3번 씩 늘어나는 것과 같음을 고려할 때 아래의 값이 나오게 된다.

[math(UAnAn≈JAnAn \uparrow\uparrow\uparrow 28 ≈ 10 \uparrow\uparrow\uparrow 38)]

6. 참고문헌

JPA
고대 인도 수학의 펜테이션


[1] 고대 인도, 캄보디아, 태국 및 미얀마에서 쓰였던 거리의 단위로, 여러 문헌에서 3.5km ~ 15km 정도의 값으로 기록되어 있다. [2] 이는 편의상의 표기이며, 각각의 원문은 śālākā, pratiśalākā, mahāśalaka, anavasthita이다. [3] 이는 자이나교의 우주론이 반영된 것으로, 자이나교 사상에서는 우주가 끝없는 동심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땅과 바다가 번갈아가며 나온다고 생각한다. [4] 정확히 말하면 가득 채우는 것을 넘어서, 그 위에 원뿔 모양으로 추가적인 더미가 쌓인다고 가정한다. 매끄러운 표현을 위해, 밑에서도 간략히 가득 채운다고 표현하고 있지만 아래에서도 원뿔 모양의 더미가 위에 쌓인다고 가정한다. [5] [math(a \uparrow\uparrow b ≈ a \uparrow b)] (단, [math(0<b<1)]일 때) * [6] 갑자기 밑이 10이 된 이유는 테트레이션 수준에서 밑보단 얼마나 반복해서 중첩했느냐가 훨씬 압도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밑을 8에서 10으로 바꾸어서 표기해도 테트레이션 단위에서는 큰 오차가 나지 않으며, 이렇게 해야 다른 큰 수들과의 비교가 용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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