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선장의 모자

베일리아 공화국의 다섯 대공작 전원의 전면 지원을 받는 유일한 무역 회사인 베일리아 무역 회사(Vailian Trading Company, VTC)는 데드파이어 군도에서 막강한 세력을 자랑합니다. 여러 무역에 관여하기도 하지만, VTC가 이 지역에서 가장 관심 있는 것은 희귀하고 귀중한 형태의 영혼석의 존재입니다.

이 깃털로 장식된 삼각 모자는 안감에 회사의 표식이 있습니다. 멋들어진 스타일은 착용자의 품위와 매력을 배가하여 아무리 어려운 위기가 닥쳐도 지휘권을 놓치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VTC는 해적과 약탈자로부터 재산을 지키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무역 선박과 무장을 갖춘 호위 선박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선박의 장교들은 이런 모자를 써서 혹독한 기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지역의 다른 무리의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구분하고, 휘하에 있는 일반 선원들과의 신분 차이를 나타내지요.

베일리아 무역 회사의 데드파이어 사업의 주도자 격인 머카리오 멘잘리니는 무역보다는 무역인으로서 자신의 뒤를 잇도록 종용한 어머니가 더 중요했습니다. VCT 갤리선의 선원으로서 그는 두려움과 불만이 가득한 마음으로, 고향 땅을 다시는 밟지 못하리라 생각하며 항해에 나섰지요.

그 두려움은 공연한 걱정이 아니었습니다.

멘잘리니의 배가 데드파이어에 도착했을 때, 멘잘리니는 상사들의 죽음으로 인해 선장이 되어 있었습니다. 배가 출항할 때의 선장은 대륙의 남단에서 아디어 대형 범선과의 접전에서 총알을 맞았고, 그 후임은 가시 상어의 공격을 받는 도중에 선상에서 추락하는 엄청난 불운을 겪었지요.

어쨋든, 멘잘리니는 매우 유능한 선장이 되었습니다. 본인의 경험이 미숙한 것을 인지하여 선원들의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였고, 다른 배에서 받을 수 있는 것보다 더 좋은 보급 식량과 더 무거운 돈자루로 보상했지요.

비록 선원들은 좋아했지만, 멘잘리니의 항해는 인색한 선장들보다 수익이 적었고, VTC는 그의 지위를 박탈하기 위해 공화국으로 멘잘리니를 소환했습니다. 하지만 멘잘리니의 수하에서 비교적 높은 급여를 받은 덕분에 본국에서 회계 일을 보게 된 이전 항해사 한 명이 멘잘리니에게 미리 귀띔을 해주었지요.

배와 선원들을 공화국에 반환하는 대신, 멘잘리니는 VTC의 깃발을 내리고 자신의 이탈에 동조하기보다 회사에 남기를 원하는 이가 있으면 취하라고 했습니다. 아무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멘잘리니는 깃발을 개어서 숨겼습니다. 그런 다음 모자를 바다에 던져버리고, 뱃머리를 수평선으로 돌린 다음, 미지의 바다를 향해 나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