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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겼다. 특히 눈빛이 마음을 끈다. 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무슨 일에도 심각해지는 법이 없다.
애초에 심각하게 받아들일만한 일이란 게 이 세상에 있기나 하냐는 듯, 인간사의 어떠한 윤리나 도덕, 책임감, 의무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그것이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고 그로 인해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비난 따위 당연히 상관없다. 무영의 마음은 어디에도 뿌리를 내린 적이 없고, 앞으로도 영영 그럴 것처럼 보인다.
법적으로는 서른 살. 그러나 5살까지의 기억이 전혀 없어서, 무영조차 정확한 자기 나이를 알지 못한다. 6살부터 카톨릭계 보육시설에서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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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 다니기를 회사 다니듯 한다고 해서, 딱 ‘만년과장’같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 ‘유과장’이다. 욕심 없는 헐렝이, 선량하고 유쾌한 아저씨, 한마디로 좋은 사람. 하지만 팀내에서는 왕따나 다름없는 처지로, 팀장 이경철의 노골적인 무시를 견디는 중.
스무 살 터울 지는 동생 진강이를 20년 넘게 홀로 키웠다. 젊을 땐 몇 차례 연애 비슷한 걸 해보기도 했지만, 아직 코흘리개 시누이를 선뜻 떠안을 여자가 흔하겠는가. 결혼이야 인연 있음 하겠지 생각했는데, 애 하나 키우는데 손 가고 마음 갈 일이 어찌나 많던 지 계절 바뀌는 줄도 모르게 세월이 흘러 낼 모레가 오십. 인생 참 덧없고 허무하네, 싶다가도 고놈 진강이만 생각하면 웃음이 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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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NJ그룹 계열사 부사장인 부유한 중산층 가정의 1남 1녀 중 장녀. 태생이 금수저인데다 어딜 가든 눈에 띄는 미모를 지녔으니 참으로 가진 것 많은 인생인데, 극성스러운 엄마 기에 눌려 자란 탓인지 의외로 자존감이 낮은 편이다. 스무살 무렵부터 NJ그룹 후계자 장우상의 일방적인 구애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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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국을 좋아한다. 썸타고 있다고 우기고 싶지만 아무래도 짝사랑인 것 같다. 진국처럼 인간성 좋고, 훌륭한 직관을 타고난 사람이 저렇게 허허실실 살아가는 게 안타깝다. 이제는 제발 과거고 진강이고 다 냅두고 당신만의 행복을 찾으라고, 이왕이면 나한테서 찾으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 굴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