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를 해체하라 | |
장르 | 판타지, 레제드라마 |
작가 | STUDIO 황당무계(荒唐無稽) |
연재처 |
하이텔 나우누리 작가 네이버 블로그 ▶ |
연재 기간 | 19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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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한국의 판타지 소설. 작가는 STUDIO 황당무계.원제는 '판타지를 해체하라! - 마왕의 승리'이다.
2. 줄거리
용사와 마왕에 대한 묘사를 당시 유행한 엽기 코드로 배배 꼬아두었다.3. 연재 현황
1998년 하이텔 환동 중편란과 나우누리에서 연재되었다. 연재작.4. 특징
인터넷 상에선 이른바 '4대 봉인소설' 중 하나로 일컬어지지만, 사실 4대 봉인소설의 나머지 세 개와는 전혀 다른 계열의 작품이다. 다른 봉인소설들과 달리 소설이 아니라 패러디를 의도하여 쓰여진 개그성 '산문'인데, 어째서인지 언젠가부터 봉인소설의 목록에 이름이 올라 세간에 알려졌다. 어떤 경위로 봉인소설에 포함됐는지는 의문이지만, 전형적인 양판소를 비꼬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에 의해 봉인소설로 지정되었다는 설이 있으며, 실제로 작가 본인도 개구리 중사 케로로의 군국주의 미화설에 빗대어서[1] 웃자고 한걸 죽자고 달려드는 유저들을 놀리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당시 범람하던 저질 판타지 소설들과 더불어 흔히 판타지에서 통하는 클리셰들을 비꼬아놓아 엉망으로 만든 패러디로 가득차 있는데, 문체 자체도 당시 남용되던 대본소설을 비꼬는 형태로 쓰여져 있으며 당시의 세태를 유쾌하게 비꼬아놓은 작품이라고 평가되기도 한다.
2000년대 도서대여점 시대까지만 해도 작품의 코드가 어느 정도 유효해,[2] 글의 주제가 시대에 앞섰다고 보는 시각도 2000년대 당시에는 있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2000년대까지는 이 작품을 옹호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투명드래곤과 비슷하게 과거 2000년대까지만 해도 약간의 팬층을 보유하고 있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본작이 풍자하는 대상은 정확히 말하자면 <2000년대 대여점 양판소의 클리셰>가 아니라는 점이다. 일단 이 작품이 하이텔과 나우누리에서 연재된 시기는 1998~2000년으로, 2000년대의 양판소 대출판시대보다 약간 앞서고, 당연히 '흔히 생각하는 대여점 양판소의 전형과 클리셰'가 형성되기 이전이다. 즉 작가가 시간여행을 한 것이 아닌 이상 이 작품을 써서 연재한 시기보다 이후에 일어난 현상을 풍자하여 비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작품이 정말로 풍자하는 대상은 흔히 용사물 이라고 불리는 장르의 전형적 클리셰라고 보아야 한다. 즉 통신 연재를 통해 시도된 한국판 용사물 비틀기인 것.
그런데, 사실 한국 서브컬처계에서 창작된 작품, 즉 소위 '한국 작품' 중에서는 본격적이고 전형적인 용사물로 분류될만한 작품이 거의 없다. 이는 용사물로 분류되는 작품들이 유행한 1980~90년대 당시의 한국의 서브컬처 시장은 자체적인 창작 능력을 가지기에는 규모와 발전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이 시기 한국 서브컬처 향유자들이 용사물을 접하게 된 계기는 대부분 수입된 작품, 특히 그중에서도 JRPG등 주로 일본에서 제작된 작품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판타지를 해체하라>가 풍자하고 있는 대상은 기본적으로 한국 판타지 소설이 아니다. 그보다는 주로 일본에서 수입된 소설, 애니메이션, 게임 등을 통해 형성된 '전형적 용사물'에 대한 대중적 관념을 풍자하는 것이 주된 목표라고 보아야 한다. 정리하자면 1980~90년대 당시 한국의 서브컬처 향유자들 사이에는 '전형적인 판타지' 로써 '용사물'에 대한 대중적 관념이 있었으나, 이 관념은 주로 수입된 작품들을 접함으로써 형성된 것이고, 본작이 풍자하는 대상 역시 이 관념이다. 따라서 만약 이 작품이 2000년대 이후의 한국 양판소를 풍자하는 것처럼 읽힌다면, 그것은 해당 양판소 자체를 풍자의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 아니라 해당 양판소 역시 1980~90년대 형성된 '전형적인 용자물 판타지' 관념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기에 풍자 대상으로써의 유사성을 가지게 된 것이라 볼 수 있다.
한편, 이 글은 당시 1990년대 말 PC통신에서 이미 유행했던 글 마왕을 위한 지침서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고 보여진다. 당시 PC통신은 같이 게시판을 나누고 있던[3] 신무협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면서, 정통 판타지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었는데, 이 때문에 클리셰에 대한 반감으로 관련된 글들이 마구 돌아다녔고, 그 중 대표적인 글이 미국 통신상에 있던 글을 번역한 <마왕을 위한 지침서>였으며, 이 마왕을 위한 지침서에 당시 PC통신상의 공대유머 비슷한 수준의 유머 감각을 더한 것이 이 작품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 때문에 같은 시대를 공유했던 이들에게는 나름대로 인기를 끈 것으로 추측된다. 무슨 대학교수가 에피소드를 제보했다거나하는 이야기가 작중에 있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웹소설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 작품이 비꼬는 과거 2000년대 대여점 양판소의 클리셰가 완전히 사장되고, 헌터물, 현대 판타지 등 신생 장르가 한국 판타지 소설의 주류로 떠오르며 한국 양판소의 클리셰가 완전히 뒤바뀐 탓에(또는 한국 양판소 및 서브컬처에서 1990년대 이전의 전형적 용사물이 남긴 흔적이 사그라진 탓에), 이 작품의 클리셰 비틀기 코드는 2010년대 이후 웹소설 시대에는 유효하지 않게 되어버렸다. 이러한 트렌드의 변화 때문에 21세기 들어 투명드래곤을 제외한 다른 봉인소설과 마찬가지로 그냥 잊힌 작품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글 전체적으로 1990년대~2000년대 당시 사용하던 통신어와 유행어로 뒤범벅돼있기 때문에, 2010년대 이후의 시점에서 원본을 보면 이해하기도 쉽지 않고 촌스러운 느낌까지 받을 수 있다.
[1]
얼척없게도 이런 유언비어는 2007년 당시에 매우 많이 퍼져있었다. 비슷한 것으로
흠좀무 같은 흔한 낚시용 뻘글이
씹선비들에 의해 갑자기 진지한 글로 포장되면서 널리 퍼져버려 크레용 신짱에 수많은 괴담이 붙게 되었던 문제가 있다.
[2]
어찌 되었든 악을 무찌르는 양판소나 비(非) 판타지적 요소를 끌어와서
마왕이 이기는 것이나, 결국 거기서 거기. 차라리 마왕이 이겨대는 것은 신선하기라도 하다.
[3]
대부분의
PC통신은 커뮤니티 분류를 현대의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와 비슷하게 했다. 그때
판타지는 무협과 같은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있었다. 소위 말하는 환무동 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