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념(정책 용어)
'청년감수성'(靑年感受性, youth sensibility)이란 변화된 사회구조에서 부모 세대와 다른 삶을 살아내는 청년들의 현실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을 말하며, 주로 정책이나 제도와 관련하여 언급되는 용어이다. 문재인정부 때 청년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던 지방정부(경남, 김경수도정)[1]에서 먼저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윤석열정부에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정책 용어로 언급되고 있다. 정책과 관련된 신조어로도 볼 수 있고, 정책 입안자나 실행자들의 '청년'에 대한 관점과 철학을 보여주는 말로도 볼 수 있다.주의할 점은 ‘청소년기의 풍부한 감수성’, ‘청년들의 감수성을 키운다’와 같이 ‘청년들이 어떠하다’라는 식의 맥락에서 쓰이는 말과는 구별해야 한다는 점이다. 정책 용어로서 ‘청년감수성’은 주로 행정가나 정치인들이 청년을 섬세하고 예민한 감각으로 이해한다는 맥락으로 사용되므로, 이 때 ‘청년’이라는 단어 자체는 정책의 대상 즉 객체가 된다. 물론 이러한 청년감수성은 기성세대보다는 당사자인 '청년'들이 가장 잘 고려하고 발휘할 수 있으므로, 정책 계획 수립과 실행에 있어 청년들의 주체적 참여 및 기성세대와의 협업이 중시된다.
이 단어의 개념을 파악할 때, 단어 뒤에 ‘감수성’을 붙이는 다른 단어들과 비교하면 좀 더 이해가 쉽다. 예컨대 성인지감수성[2], 인권감수성[3] 등은 특정 단어에 '감수성'이 합해진 합성어이며, 각각 '감수성' 앞에 나오는 단어에 대해 ‘예민하게 감지하고 공감하는 마음’을 가리킨다.
2. 경과(용어 사용의 흐름)
- ‘청년감수성’이라는 용어를 쓰지는 않았지만 청년이 정치 분야에 주된 키워드로 들어온 것은 참여정부 때부터이다. 키워드 조합으로 검색해보면 그 이전까지 기사들과 차이가 난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4년 10월 25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청년’과 ‘정책’을 연결하여 정부 예산 집행의 방향성을 설명하였다. 노무현국회시정연설전문(2004.10.25.)
- 이명박 대통령은 ‘유능한 청년 인재’를 공기업에 많이 채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 45차 라디오·인터넷 연설(2010)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 당시에도 국가 차원의 청년정책을 선언하거나 홍보하는 자료는 많이 보인다. 다만 두 대통령 재임 시기에 ‘청년감수성’이라는 용어는 등장하지 않았다. 박원순(당시 서울시장), 이재명(당시 성남시장) 등이 청년수당[4] 제공 등 현금 복지를 주장하며 보수정권의 청년정책을 비판 #하기도 했지만 관련 기사에 '청년감수성'이라는 용어가 등장하지는 않는다.
-
문재인 정부 때 청년 정책과 관련하여 이 용어가 등장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 본인이 사용한 것은 확인되지 않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의 발언과 정부 관련 행사, 청년 관련 단체 모임이나 소식지 등에 '청년감수성'(또는 띄어쓰기를 하여 '청년 감수성')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정치인이 본격적인 정책 발표와 관련하여 이 단어를 사용한 것은 2019년 문재인 정부 당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처음이다. 이를 입증하는 자료는 2019.05.30.경상남도 보도자료 '청년정책플랫폼 회의 개최' 관련 문서
(경상남도, 청년감수성 높이는 청년정책 수립 추진)이며, 공식 자료 중에서는 가장 먼저임을 확인할 수 있다.
김경수도정(민선 7기 경남도정)은 모든 정책 분야에 ‘청년감수성’을 입힐 것을 공식 발표하였고 경남도, '청년 감수성'에 지역특성 덧입힌 정책 확산(2019), 그 이전까지 경상남도 도정에서 간과했던 지역 청년 유출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여 '청년이 머물고, 돌아오고, 찾아오는 경남 만들기'[5]를 정책의 제1목표로 삼았다. 아울러 김경수 전 지사는 2020년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청년특별도, 교육인재특별도’를 선포 #한 후, 모든 정책에 청년감수성을 반영하겠다고 직접 발표하였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모든 정책에 청년감수성 반영"
-
윤석열 정부에서도 ‘청년감수성’ 용어는 계속 사용되고 있다. 2022년(윤석열정부) 문체부 공식 보도자료에 구체적으로 등장한 것을 대표적 예로 들 수 있다.
(2022.11.22.)문체부, ‘청년 감수성’이 가장 높은 부처로 만든다 이것은 언론기사나 지방정부가 아닌 중앙정부의 정책에서도 본격적으로 청년감수성이 고려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자료로 주목할 만하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MZ노조나 중소기업 청년과의 만남을 실시하는 등 청년 친화 정책을 실시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책 성과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여당인 국민의 힘이 ‘대학가 아침밥 제공 이벤트’로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으나, 취업 문제가 가장 심각한 상황에서 단편적이고 보여주기식 행사라는 지적도 많았다. 이러한 비판 기사에도 역시 청년감수성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대안 제시 없이 듣기만...'맞춤형 정책'에 시큰둥한 청년들, 정책에 청년감수성 부족해"
3. 관련 정책
- 청년의 날 지정 및 운영 : 청년의 권리보장 및 청년 발전의 중요성을 알리고 청년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국가에서 지정한 법정기념일로,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에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주관으로 전국 각지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2020년에 제정된 청년기본법에 따라 같은 해 9월 제1회 청년의 날 공식 행사가 열렸다.
-
역멘토링 : 역멘토링이란 신선한 감각을 지닌 젊은 직원 즉 청년들이 멘토가 되어 중장년 간부들에게 새로운 트렌드와 문화를 알려주고 코칭 및 조언을 하는 것으로, 90년대 ge사가 운영한 것을 시초로 하여 침체 위기에 처한 국내외 여러 기업들이 도입하여 혁신 및 실적반등에 성공한 바 있다. 아울러 일부 지자체에서 수직적 조직문화를 지양(止揚)하고 수평적 조직문화로 개선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시도하기도 했다. 후자의 경우 간부급 공무원들이 청년감수성을 키우도록 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경상남도 김경수도정 당시 실시했던 경남도청 역멘토링 사업을 예로 들 수 있다.
#
- 청년 임팩트 투자 펀드 사업 : 청년이 주체가 되는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아이디어와 열정은 있지만 자본이 부족한 청년들이 창업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제도이다. 지방정부의 경우 '청년'과 '지역'의 두 요소를 임팩트 투자의 대상으로 삼아 청년들이 지역에서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게 된다. 이러한 펀드 중 전국 최초는 2020년 8월 김경수 지사가 경남도(지자체) 중심의 거버넌스 형태로 결성한 '하모펀드'이다. #
- 청년소리의 정원 사업 : 윤석열 정부 때 유인촌 장관이 실시한 사업이다. 문화·체육·관광 분야에 관심 있는 청년을 비롯해 누구나 자유롭게 관련 정책을 제안하고 의견수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소통창구 '청년소리의 정원'을 2024년 5월부터 문체부 누리집에서 운영하기 시작했다. 정책브리핑 #
[1]
현재까지 확인된 공식 문서 중 가장 먼저 사용된 곳은 김경수 전 지사 재직 당시 2019.05.30.경상남도 보도자료 '청년정책플랫폼 회의 개최' 관련 문서이다.
#
[2]
성인지 감수성(gender sensitivity)이란 양성평등의 시각에서 일상생활에서 성별 차이로 인한 차별과 불균형을 감지해내는 민감성을 가리킨다. 여러 논란이 있긴 하지만 1995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4차 유엔 여성대회에서 사용된 후 국제적으로 통용되기 시작했으며, 국내 성범죄 관련 판결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3]
인권 감수성(human rights sensitivity)이란 인권 문제가 내재된 상황을 인권 관련 상황으로 지각하고 해석하는 민감성을 가리킨다. 어떤 행동을 할 때 ‘이 행동이 인권을 보호하는 일일까, 인권 관련하여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예민하게 고려하고 상상하면서 행동한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사회 전반적인 인권 지수는 올라갈 것이다.
[4]
주로 민주당 정부가 주장하거나 시행한 청년수당지급에 대해서는 복지에 대한 철학적 관점의 차이에 따라 찬반 논란이 진행 중이다.
[5]
2019년 3월에 청년정책기본계획을 수립한 데 이어 청년정책네트워크와 청년정책 플랫폼을 가동해 청년이 청년정책의 주인공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고, 기존 경남에 없었던 청년센터 운영 등을 통해 정책 수요자인 청년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했다. 행정이 주도하던 일자리 중심 청년정책의 틀에서 벗어나 청년문제 전반으로 사업범위를 확대하고 정책수단을 다양화하는 데 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