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르두

중년의 드워프가 말뚝에 묶여 있는 것이 보였다. 그 발치에는 피에 젖은 찌꺼기들이 흩어져 있었다. 턱수염은 한 덩어리로 엉겨붙어 있었고, 얼굴은 먼지로 길다란 자국이 나 있었다. 초췌한 상태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다가가자 그는 밧줄을 풀려고 바둥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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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2: 데드파이어

Angfor's Journal
앙그로프의 일지

AI 2827년, 인아우톤 3일
내 가방 바닥에서 물에 젖은 이 공책을 발견했다. 이젠 달리 쓸모도 없어졌으니, 내 생각이나 적어야겠다. 안 그러면 내 머릿속에 혼자 갇힌 채 미쳐버릴 테니까.

수 개월이 지났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이 저주받은 섬에 좌초되어 갇혀있다. 이 재난에서 우리에게 남은 얼마 안 되는 보급 물자는 점점 줄어들어 이젠 먼지와 부스러기밖에 남지 않았다. 한동안 이 섬에 갇히게 되었음이 분명해지자, 우리는 식량을 분배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절반이었지만, 날이 갈수록 구조 가능성이 줄어들어 꿈에서나 가능할 듯해지자, 하루에 한 끼로 줄었고, 그 다음엔 이틀에 한 끼만 먹어야 했다.

최소한 신선한 물은 풍부하다. 유적 근처의 돌 틈에서 물이 솟아나고 있으니까. 분명 보이지 않는 화산 활동에 의해 지표로 뿜어져 나왔을 것이다. 내 도구가 있어서 유출 속도와 유출량을 기록할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그것도 오래전에 바다 밑바닥으로 사라져 버렸다.

날이 갈수록 우리 숫자는 줄어들고 있다. 이제 내 옷에서는 항상 썩은 고기 냄새와 땀 냄새, 연기 냄새가 난다. 우리가 카랄의 허벅지로 만든 육포도 다 떨어졌다. 우린 그가 절단 수술에서 살아남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과다출혈로 인한 열병으로 이틀 전 밤에 죽고 말았다.

AI 2827년, 프레아우톤 16일
우리는 우리의 고기를 더 잘 보존하는 법을 알게 되었지만, 이제 칼날도 무뎌졌고, 그걸 씻을 바닷물밖에 없다. 카랄이 비극적으로 죽은 후 아무도 절단 수술에서 살아남지 못했고, 따라서 우리는 더 이상 그 일을 하지 않는다. 유감스럽게도, 난 그 일에 꽤나 노련해졌는데 말이다.

엘레위스가 오늘 우리를 떠났다. 이런 말을 쓰기는 싫지만, 그녀의 죽음이 놀랍지는 않았다. 그녀가 제비뽑기에서 가장 짧은 갈대를 뽑았으니까.

엘레위스의 목걸이는 내가 간직할 생각이었지만, 그녀가 죽은 이후로 사라져버렸다. 나는 언제나 그 목걸이가 그녀와 잘 어울렸다고 생각했다. 그 돌의 색깔은 그녀의 눈빛과 똑같았으니까 말이다. 나는 그 빛을 기억하고 싶다.

어쩌면 누군가가 그 목걸이를 숨기고 있을 테지만, 왜 그들이 내게 그런 불친절한 일을 하려는 건지 모르겠다. 그건 내가 가질 예정이었는데 말이다. 엘레위스가 그렇게 말하진 않았지만 난 알고 있다. 다음 번에 내가 한 밤에 불침번을 서는 차례가 되면 다른 사람들의 소지품을 뒤져볼 생각이다. 도둑에게 저주가 있으라.

AI 2827년, 마즈아우톤 13일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은 끊임없이 섬을 휘몰아치며 피난처를 채찍질해 우리의 식사에 모래를 흩뿌려댔다. 우리는 근처의 유적 안으로 피신했지만, 난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곳에는 언제나 악의를 품은 유령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바람이 불 때마다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 그들은 자비와 구원을 갈구하며 울부짖는다.

오늘 아침 또 다른 선원이 사라졌다. 그가 스스로 손목에 돌을 묶고 바다로 걸어들어갔을 거라고 의심하는 녀석들도 있지만, 나는 그가 꿈꾸는 동안 걸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덜컥거리는 부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말이다. 그는 유적 깊숙이로 들어가서 돌아오지 않았다.

Kith Meat Recipe
인육 제조법

끝자락이 닳아 해진 종이에 기름기가 잔뜩 얼룩져 있다. 거의 알아보기 힘든 글씨체로 요리사가 어릴 적에 먹었던 "달콤한 혀 테린"이라는 요리의 준비 과정에 대해서 설명해 놓았다. 주 재료가 되는 고기에는 특이한 재료로 대체되어 있었다.

맨 아래에는 누군가 "집에 돌아가면 에올리나와 준에게 만들어줘야지."라고 낙서를 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