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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10-05 15:08:37

정선생

퇴마록의 등장인물.

혼세편 "와불이 일어나면" 편에서 처음 등장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비밀 프로젝트[1]에 뽑혀, 소심하고 심약해보이는 인상으로 등장했다. 별다른 능력은 없고 그저 풍수의 달인을 자칭하며 이현암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 한빈거사가 왔었다는 말을 듣고 직접 못만난게 후회된다며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도방의 대가 중 하나로, 한빈거사보다 배분은 낮지만 도방에서는 잘 알려진 인물이다. 임악거사에게 군말 못하던 모습도 사실은 연기에 불과했으며, 실상은 임악거사보다 능력도 강하고 배분도 높다. 한빈거사가 배분을 따질 수 없는 절대적 1인자라는 걸 감안하면 정선생도 한국 도방의 최고위 원로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본에 대한 원한이 굉장히 깊은 인물로, 일제강점기 때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옥고를 치르다가 돌아가셨고, 누이는 정신대로 끌려가서 소식조차 알 수 없다. 형도 학도병으로 끌려가서 전사해버렸다. 이 때문에 풍수학과 도가 지식으로 와불 천불천탑의 비밀을 알아낸 후 천불천탑의 진세를 복원하며 와불을 일으켜 세우려 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운세가 흥하고 일본의 운세는 가라앉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뭔지 알 수 없는 힘이 천불천탑을 짓누르고 있었고, 천불천탑이 완전하지 않으면 와불을 일으켜 세워도 의미가 없기 때문에 방치해두고 있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 진언종에서 천불천탑의 지세를 억누르기 위해 망령이 깃든 신사를 설치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최은기 옹이 이 신사를 없애면서 천불천탑을 억누르던 기운도 사라졌고, 정선생은 임악거사, 현정과 짜고 정부 인사들을 속여 천불천탑을 복원하고 와불을 일으켜 세우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일본이 아무리 원수 같다고 해도 망하게 둘 수는 없다고 판단한 퇴마사들은 이들을 저지하고, 한빈거사가 나타나 '천년 전에는 그랬을지 모르지만, 그 동안 지세가 변했으니 천불천탑을 함부로 세웠다가는 어떤 사단이 일어날지 모른다'며 진실을 알린다. 사실 이 천불천탑의 지세는 정선생이 확인한 대로 일본을 망하게 할 수 있는 것이 맞지만, 한빈거사가 퇴마사와 같은 입장에서 정선생 일당을 설득하기 위해 한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정선생이나 임악거사도 나름 풍수를 아는 인물로서 지리를 직접 눈으로 보고 벌인 일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한빈거사가 나타나고 말하는 과정 자체도 상당히 얼렁뚱땅으로 넘어간 감이 있다.

어쨌든 한빈거사의 말에 설득된 정선생 일당은 좌절하고, 음모를 꾸미긴 했지만 악의가 있거나 피해자가 발생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딱히 처벌을 받지는 않은 듯하다.

말세편 1권에서도 등장, 현암을 도와 서교주의 음모를 분쇄하다가 타격을 입고 쓰러지는 와중에 자신의 15년 공력을 불어넣어 준다.

삼십여 년을 수련한 내력을 지니고 있는 달인으로, 내력만을 비교하자면 도혜선사의 70년 내력을 물려받은 현암에게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이쪽은 특이체질도 아니고 도가 수행을 오래 해서 그런지 현암에 비해 다채로운 술수를 능숙하게 구사한다. 혼세편에서 앞서 달려가던 현암을 금방 따라잡아 붙들고 늘어지는데 천근추의 술수라도 사용했는지 몸이 바윗덩이처럼 무겁게 느껴져 현암을 당황시키기도 했다. 또 현암이 한눈을 파는 사이 내가권의 장력으로 현암을 저만치 날려버리기도 한다! 말세편에서 등장할 때는 비월법으로 사람들 머리 위로 훌쩍훌쩍 뛰어넘어 다니거나 장풍으로 십수 명의 사람들을 밀어 넘어뜨리는 활약을 선보이기도 한다.

현암도 내력을 쌓은 인물이니만큼 혈도만 뒤틀리지 않았다면 수행을 통해 장풍, 비월법, 천근추, 축지법 같은 술법들을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작중 정 선생은 현암이 엄청난 내력에도 불구하고 사람 하나 뛰어넘지 못하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지만....사실 그 시점에서 현암은 다리에 공력이 제대로 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술수를 익힐 생각조차 하지 않은 지가 오래였다(...).

서교주와의 싸움이 이후 현암이 정선생이 살아있는걸 확인하고 정선생을 엎고 떠났는데 그 이후로는 등장이 없어서 생사 불명이다. 살아있다고 해도 현암에게 공력을 전수해줘서 공력을 잃어버린건지도 불명.


[1] 한국의 지맥을 관리하려는 프로젝트로, 준후 , 무련비구니, 승현사미 , 임악거사 등이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