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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3 11:07:50

정석가

1. 개요2. 본문

1. 개요

3음보의 고려가요로서 임과 이별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았다.

총 6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불가능한 상황 설정을 통해 임과 이별할 수 없다는 의지를 역설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2연에서는 영양분 하나도 없는 모래 벼랑에 심은 구운 밤이 싹이 트면 님과 이별하겠다는 소리를 하고, 3연에서는 옥으로 만든 연꽃이 바위 위에 세 묶음이 피어야만 님과 이별하겠다는 소리를 하고, 4연에서는 무쇠로 만들고 철사로 주름 박은 관복이 다 헐면 님과 이별하겠다는 소리를 하고, 5연에서는 무쇠로 만든 소가 살아 움직여서 철로 된 풀을 싹 다 먹어치우면 '님과 이별하겠다'(반어법)는 소리를 한다.

서경별곡의 2연과 정석가의 6연이 완벽히 일치한다. 고려 가요는 구전되었기 때문에 그 당시의 유행어처럼 받아들여졌을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애초에 저작권도 없었을 시기이니. 참고로 고려 후기에 이제현이 이 부분을 한역한 시가 전해진다.[1]

이 노래는 민요로 불리다가 궁중음악으로 수용된 노래라고 추정되는데, 1연의 후렴구로 쓰인 '션왕셩대'라는 표현이 작품의 내용과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궁중악으로 수용되면서 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송축) 제작연대는 명확하지 않으나, 최소한 ' 텰릭'이 언급되는 연은 여몽전쟁 이후 몽골의 내정 간섭기에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불가능한 상황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전혀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노래로는 《 Scarborough Fair》라는 영국 전통 민요와 메이의 《기적》과 M.C The Max의 《 사랑은 아프려고 하는 거죠》가 있다. 특히 사랑은 아프려고 하는거죠는 국어교과서에 실리는 기염을 토했다!

2. 본문

원문 현대어역
딩아 돌하 당금(當今)에 계샹이다.
딩아 돌하 당금(當今)에 계샹이다.
션왕셩ᄃᆡ(先王聖代)예 노니ᄋᆞ와지이다.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ᄂᆞᆫ[2]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ᄂᆞᆫ
구은 밤 닷 되를 심고이다.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유덕(有德)ᄒᆞ신 님믈 여ᄒᆡᄋᆞ와지이다.

옥(玉)으로 련(蓮)ㅅ고즐 사교이다.
옥(玉)으로 련(蓮)ㅅ고즐 사교이다.
바회 우희 졉듀(接柱)ᄒᆞ요이다.
그 고지 삼동(三同)이 퓌거시아
그 고지 삼동(三同)이 퓌거시아
유덕(有德)ᄒᆞ신 님 여ᄒᆡᄋᆞ와지이다.

므쇠로 텰릭을 ᄆᆞᆯ아 나ᄂᆞᆫ
므쇠로 텰릭을 ᄆᆞᆯ아 나ᄂᆞᆫ
텰ᄉᆞ(鐵絲)로 주롬 바고이다.
그 오시 다 헐어시아
그 오시 다 헐어시아
유덕(有德)ᄒᆞ신 님 여ᄒᆡᄋᆞ와지이다.

므쇠로 한쇼를 디여다가
므쇠로 한쇼를 디여다가
텰슈산(鐵樹山)[3]애 노호이다.
그 쇠 텰초(鐵草)를 머거아
그 쇠 텰초(鐵草)를 머거아
유덕(有德)ᄒᆞ신 님 여ᄒᆡᄋᆞ와지이다.

구스리 바회예 디신ᄃᆞᆯ
구스리 바회예 디신ᄃᆞᆯ
긴힛ᄃᆞᆫ 그츠리잇가
즈믄 ᄒᆡᄅᆞᆯ 외오곰[4] 녀신ᄃᆞᆯ
즈믄 ᄒᆡᄅᆞᆯ 외오곰 녀신ᄃᆞᆯ
신(信)잇ᄃᆞᆫ 그츠리잇가.
징이여 돌이여 지금에 계십니다.
징이여 돌이여 지금에 계십니다.
태평성대에 노닐고 싶습니다.

사각사각 잔모래 벼랑에 나난
사각사각 잔모래 벼랑에 나난
구운 밤 다섯 되를 심습니다.
그 밤이 움이 돋아 싹 나고서야
그 밤이 움이 돋아 싹 나고서야
유덕하신 님을 여의고 싶습니다.

옥으로 연꽃을 새깁니다.
옥으로 연꽃을 새깁니다.
바위 위에 접을 붙입니다.
그 꽃이 세 묶음 피고서야[5]
그 꽃이 세 묶음 피고서야
유덕하신 님 여의고 싶습니다.

무쇠로 철릭을 말라 나난
무쇠로 철릭을 말라 나난
철사로 주름을 박습니다.
그 옷이 다 헐고서야
그 옷이 다 헐고서야
유덕하신 님 여의고 싶습니다.

무쇠로 큰 소를 지어다가[6]
무쇠로 큰 소를 지어다가
쇠나무 산에 놓습니다.
그 소가 쇠로 된 풀을 먹어야
그 소가 쇠로 된 풀을 먹어야
유덕하신 님 여의고 싶습니다.

구슬이 바위에 떨어진들
구슬이 바위에 떨어진들
끈이야 끊어지겠습니까
천 년을 외로이 살아간들
천 년을 외로이 살아간들
믿음이야 끊어지겠습니까.


[1] 비록 구슬이 바위에 떨어져도(縱然巖石落珠璣) / 끈은 진실로 끊어질 때 없으리(纓縷固應無斷時) / 낭군과 천 년을 이별한다 해도(與郞千載相離別) / 한 점 붉은 마음이야 변함이 있으랴(一點丹心何改移). 《 익재난고》 중 〈소악부〉 편에 실려 있다. # [2] 아무런 뜻도 없는 여음(餘音)이다. [3] 철수산 [4] 여기서 곰은 강세접미사 [5] '한겨울에 피고서야' 라는 해석도 있다. [6] '큰 소'가 아닌 '황소'라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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