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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5-05 14:40:16

인형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 「관」 시리즈
십각관의 살인
(1987)
수차관의 살인
(1988)
미로관의 살인
(1988)
인형관의 살인
(1989)
시계관의 살인
(1991)
흑묘관의 살인
(1992)
암흑관의 살인
(2004)
깜짝관의 살인
(2006)
기면관의 살인
(2012)
쌍둥이관의 살인
(미정)


파일:attachment/인형관의 살인/Example2.jpg
人形館の殺人

1. 소개2. 등장인물3. 기타4. 스포일러5. 작가 후기

1. 소개

일본의 추리소설 아야츠지 유키토의 소설. 관 시리즈의 네번째 작품이다. 1989년 출판되었으며 이후 2010년 과거 판본의 오타, 오류 및 문체를 수정한 신장개정판이 나왔다. 한국에서는 과거 학산문화사를 통해 정식발매되었으나 절판, 이후 2012년 한스미디어에서 신장개정판을 바탕으로 정식발매되었다.

관 시리즈 중에서도 이색작으로 꼽히는 소설이다. 작품의 무대인 인형관은 다른 관들과는 다르게 외부와 단절되지 않은 지역에 있으며[1] 인형관 내에 아예 사람들이 세들어 사는 곳도 있다. 관 시리즈의 특징인 클로즈드 서클이나 밀실 트릭 등도 거의 안 쓰였으며 작품 내 시간 흐름도 상당히 긴 편이라서 작품의 시작은 7월, 작품 종료 시점은 다음해 2월이다. 서술 방식도 기존 시리즈들과는 다르게 작품의 주인공인 히류 소이치의 1인칭 주인공 시점이 거의 대부분이며 주인공의 내면 갈등이나 범인의 위협에 대항하고 이를 추적하는 내용 위주로 전개된다. 최종적으로 밝혀지는 진실도 이전까지 나온 관 시리즈들과는 상당히 다른 내용이다.

작가인 아야츠지 유키토는 예전부터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화자의 어두운 내면을 끈적끈적하게 그려내는 소설을 쓰고 싶어했고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이 소설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작품 분위기는 상당히 어둡고 침침하며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호러, 스릴러 소설에 가까운 편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에 대해서는 상당히 평이 엇갈리는 편이다. 작가의 명성을 보고 본격추리소설을 기대한 사람이라면 지뢰작이라고 하지만 화자의 내면을 그리는 소설이나 스릴러 소설을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다. 나중에 나온 < 암흑관의 살인>과 통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참고로 작가가 관 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이 인형관의 살인이라고 한다. 같은 맥락에서 관 시리즈로 아야츠지 유키토의 작품에 입문한 독자들이 관 시리즈 이외의 아야츠지의 작품들을 재밌게 읽을 수 있는가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같은 작품이다. 아야츠지의 관 시리즈 이외 다른 작품들은 절대 다수가 인형관보다도 더 심리적이고 내면적인 소재를 다루는 호러/미스터리이기 때문.

본작의 등장인물인 가케바 히사시게와 미치자와 기사코는 작가의 다른 작품 '빨간 망토(赤いマント)'에서도 등장한다. 인형관의 살인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한번 읽어볼 것. 2017년에 출간된 단편집 '인간이 아니다'에 수록되었다. 여담으로 가케바 히사시게의 모델은 건강을 해쳐서 구직 활동에 실패한 탓에 한 해 유급해서 5학년이던 아야츠지에게 "너는 연구에 재능이 있어!"라며 대학원 진학을 추천했던 같은 연구실의 조교인데, 나중에 "내 재능이 뭔데요?"라고 물어봤더니 "아니, 한가해 보이길래."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2. 등장인물

3. 기타

본작에서 언급되는 ‘우메자와 일가 사건’은 시마다 소지 점성술 살인사건의 그 사건을 의미한다. 이는 시마다 소지에 대한 경애심을 담은 장치라고 밝혔다.

4. 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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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히류 소이치의 간절한 부탁으로 인형관으로 달려온 시마다 기요시는 히류 소이치가 비밀 통로를 찾기 위해 엉망으로 만들어놓은 2-C와 아틀리에(흙광)에서 비밀 통로를 확인하고 아틀리에의 의자에 앉아있는 히류 소이치에게 여태껏 우리는 범인을 내부인이라 생각했지만 이 통로가 있다는 것으로 범행은 외부인이어도 가능했다고 설명하며 시간에 맞춰 도착한 가케바 히사시게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과거 히류 소이치가 강으로 밀어 죽인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아이의 정체는 가케바 히사시게의 친형인 "가케바 마사시게"였다.
히류가 옛 기억을 떠올릴 때 그 주변에 가케바의 얼굴이 자주 있었는데 이는 가케바의 얼굴과 눈 색에서 옛날에 자신이 죽인 소년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시마다의 추리를 들은 가케바는 대충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며 나카무라 세이지가 만들었다는 비밀 통로를 확인시켜달라고 한다. 그건 당신이 제일 잘 알 것이라며 시마다는 바닥의 구멍 속을 가리켰다. 그러나 그곳에는 비밀 통로가 없었다. 또한 가케바는 2-C도 확인했으며 그곳에도 비밀 통로따위는 없었다고 말한다.

즉 비밀 통로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으며 히류 소이치 본인만 들어갈 수 있던 아틀리에에서 벌어진 인형 살해와 히류 소이치가 복도 문을 열어놨기에 밀실이 되었던 쓰지이 살인사건은 히류 소이치 본인이 범인이라면 모두 말이 된다. 게다가 미치자와 기사코를 습격했을 때 범인이 두고 간 범행 도구역시 모래를 채운 마네킹의 팔. 시마다는 그렇게 범행을 인정하기 싫냐며 경찰에 연락하려 하지만 어째서인지 전화가 작동하지 않는다. 가케바는 소용없다 말하며 그 전화는 작년에 불탄 다른 한 대와 연결되어있었으니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가 아니냐 말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상은...

스스로를 시마다 기요시라 칭하던 인물은 사실 히류 소이치였다. 히류 소이치라 생각했던 의자에 앉아있던 인물은 사실 어머니인 히류 미사코의 마네킹. 히류 소이치는 히류 소이치, 히류 소이치의 죄를 심판하고 살해하려 하는 '그', '그'로부터 소이치를 지키고 사건을 해결하려 하는 시마다 기요시의 3중 인격이었다. 쓰지이 살인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소이치가 복도 문을 열고 거실에서 티비를 보고있었을 때 2번째 인격이 깨어나 쓰지이 유키히토를 살해하고 거실로 돌아와 소파에 앉았을 때 히류 소이치의 인격으로 되돌아온다. 그 증거로 사건이 일어났을 때 문을 열어놔 거실은 시원했지만 소이치는 범행을 저질렀기에 땀을 흘리고있었으며 옷은 가디건에 피가 묻었기에 가운으로 바뀌어있었다.

5. 작가 후기

1989년 4월에 첫 출간된 ‘관’ 시리즈 네 번째 작품 『인형관의 살인』 신장개정판이 나왔습니다.
문고 구판 ‘후기’에서 저는 이 작품에 대해 ‘몹시 애착이 가는 한편으로 혐오감도 많이 품고 있다’라고 썼는데, 발표된 지 21년이나 지나고 보니 그런 생각도 꽤 많이 사그라졌습니다. 아마 그 후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최후의 기억』이나 『암흑관의 살인』 같은 작품을 썼다는 것이 이유의 절반쯤은 차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걸로 마음이 꽤 홀가분해졌다고나 할까요.
원래부터 1인칭 시점으로 화자의 어둑어둑한 내면을 끈적끈적하게 그려내는 소설을 한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작가로 데뷔한 후 『인형관의 살인』으로 처음 그런 소설에 도전해보았습니다. 그래서 그때 새삼스레 이 작품에 대한 생각을 표명했겠죠.
말투가 약간 매정한가요? 이야, 그래도 결코 나쁜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를 구성하는 어떤 요소가 작품이 발표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의미에서 아주 전형적인 소재가 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여야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역시 아주 대담하고 시리즈 중에서도 1, 2위를 다투는 이색작으로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개정 작업의 기본 방침은 이전의 세 작품과 똑같습니다. 읽는 맛이 떨어지지 않도록 유의하며 주로 문장을 세심하게 손보았습니다. 그렇지만 이 자리에서 양해를 구해야 할 변경 사항이 하나 있습니다.
고단샤 노블스판 및 고단샤 문고 구판에서는 장의 끝에 ‘작가 주註’를 몇 개 달았는데, 개정판에서는 그것을 없애기로 했습니다. 당시는 나름의 의도를 가지고 주를 달았지만, 이제 와서 그렇게 연연할 필요는 없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책에서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에 일어난 우메자와 가 사건’에 달았던 주는 마지막까지 남길까 말까 망설였습니다. 다른 것은 전부 ‘관’ 시리즈와 관련된 부분이었지만, 이것만은 제 작품과 상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말할 필요가 없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알고 계신 분도 적지 않겠지만, 모르는 독자도 계실 테니 노블스판과 문고 구판에 실었던 ‘작가 주’를 적어두겠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에 일어난 우메자와 가 사건…… 이 사건에 대해서는 시마다 소지의 『점성술 살인사건』(고단샤, 1981)에 자세하게 쓰여 있다.

애당초 이 시리즈는 탐정 역할로 ‘시마다 기요시’라는 이름을 쓸 정도이기에 이 책에다 『 점성술 살인사건』에 나오는 ‘우메자와 가 사건’을 실제 있었던 일인 것처럼 써보자고 마음먹은 겁니다. 미스터리 애호가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난 기질의 산물이기도 하지요.
이번 개정을 앞두고 이 부분을 살짝 빼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무래도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지금도 옛날에 제가 만났을 무렵과 다를 바 없는 열정을 지니고 ‘ 본격 미스터리’에 몰두하고 계시는 시마다 소지 씨에 대한 커다란 경애의 마음을 담아서요.
1980년대 초에 시마다 씨의 『점성술 살인사건』과 차기작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가 발표되지 않았다면 이른바 ‘ 신본격’을 둘러싼 미스터리 역사는 아마 달라졌을 겁니다. 그만큼 당시의 저희에게 충격을 선사한 걸작입니다.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면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 또한 말할 필요가 없는 일인지도 모르지만 일단.
『인형관의 살인』의 무대는 1987년에서 88년에 이르는 일본입니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23년 전이지요. 따라서 작품 속에 나오는 어떤 분야의 용어는 그 시점에서 극히 일반적이었던 것을 사용했고, 어떤 분야의 과학적 지식 역시 1987년과 88년 당시의 표준적인 자료에 근거했습니다. 그런 내용을 2010년 현재의 사정에 맞게 고쳐 쓰지는 않았습니다.
본론에서 벗어나지만, 예컨대 1980년대의 일본이 무대인 이야기에 당시는 존재하지 않았던, 혹은 사회적으로 널리 공유되지 않았던 ‘간호사’[2]나 ‘캐빈 어텐던트Cabin Attendant’ 등의 명칭은 쓰고 싶지 않고, 파워 해리스먼트power harassment[3]니, 인지증이니, 니트족이니, 라는 말도 쓰고 싶지 않습니다. 1970년대가 무대라면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현상은 역시 ‘부등교不登校’가 아니라 ‘등교 거부’라고 써야겠지요. 말하는 방식과 시점 등에 따라 당연히 예외도 나올 테고, 시대가 훨씬 과거라면 단어의 선택 방법 또한 꽤 달라지겠지만요.
물론 추리소설은 픽션이니만큼 작품 속에 서술된 내용이 반드시 이러저러한 ‘현실’을 충실히 반영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저택이 실제로 있을 리 없다’라든가 ‘그런 얼토당토않은 트릭으로 남을 죽이는 사람은 없다’ 등등 현실과의 괴리에 대해서는 극히 대범한 태도를 취합니다만, 그것과 이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관’ 시리즈로서는 드물게 교토 시내의 ‘고립되지 않은 집’을 주된 무대로 삼았습니다. 주인공이 사는 사쿄 구 일대는 저 자신이 오랫동안 생활한 곳과 겹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요 몇 년 동안 저는 같은 생활권에 사는 미스터리 작가 ‘나’가 1인칭으로 서술하는 연작 단편을 써왔습니다. 그리고 2008년에 첫 번째 모음집이 『미도리가오카深泥丘 기담』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는데, ‘아아, 이 연작 단편집의 원점은 여기 있었구나’ 하고 이번에 『인형관의 살인』 개정 작업을 진행하면서 깨달았습니다.
그렇지만.
『인형관의 살인』은 제가 스물여덟 살 무렵에 썼습니다. 스무 살이나 나이를 더 먹으면 세상을 접하는 방식도 상당히 달라지는 법이라는 생각이 새삼 드는군요. 예를 들어 이 작품에서는 ‘나’와 ‘기사코’가 만나는 배경으로 그려진 ‘다섯 개 산의 보내기불’이 20년 후의 『미도리가오카 기담』 연작집에서는 ‘여섯 개 산의 밤’이라는 기묘한 환상담의 소재로 사용되었지요. 소설의 종류가 약간 다르다고는 하나 이 같은 변화가 점점 흥미롭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2010년 7월
아야츠지 유키토

[1] 인형관에서 약 20분 가량만 가도 사람들이 모여사는 거리가 있다. 실제로 작품 내에서 인형관이 고립되는 장면은 한 번도 안 나온다. [2] 예전에는 주로 간호부(看護婦)라고 불렀다. [3] 일본식 영어로, 직장에서 지위나 인간관계를 이용하여 약자를 괴롭히는 행위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