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集院登
의국이니... 보신이니... 그딴 건... 몇 시간이라도 좋으니까 잊어버리자! 내가... 지키는 입장이니까!
첫 바티스타 수술 참가 때, 환자 가족의 간절한 부탁을 듣고 다짐하며 한 말.[1]
첫 바티스타 수술 참가 때, 환자 가족의 간절한 부탁을 듣고 다짐하며 한 말.[1]
의룡의 등장인물로 아사다를 잇는 두번째 주인공이다. 드라마판 배우는 코이케 텟페이. 정발판은 이쥬'잉'으로 번역되었다.
본작의 다른 주요 인물인 아사다 류타로나 카토 아키라는 처음부터 의사로서 완성된 캐릭터지만 이쥬인은 인턴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내외적으로 가장 큰 성장을 보이는 캐릭터이다. 등장 초기에는 그냥 찌질하고 소심한 인턴이었으나 어쩌다 아사다에게 말려들어 인생이 꼬이기 시작... 아사다가 외상팀에 억지로 쳐넣고(...) 조수로 끌고 가는 등 수제자(?)로 키우기 시작하면서 의사로서 무섭게 성장한다. 얽히는 사람마다 만렙 혹은 고렙밖에 없어서 본인은 자신이 여전히 찌질한 무능력자라고 생각하고 있으나 평범한 의국원들은 이미 인턴의 실력을 초월했다고 인정하는 분위기. 아니 실력 떨어지는 정규 의사보다도 좋다. 덕분에 처음부터 천재였던 아사다보다 이쥬인 쪽을 질투하고 경계하기 시작했다.[2] 아사다나 카토, 아라세 등은 그가 새로운 세대로 자라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성격의 경우 처음에는 윗사람들 비위를 거슬리지 않고 요령있게 인생을 살려는 기회주의적 모습도 보이지만, 여러 굵직한 사건들을 거치며 정신적으로도 크게 성장한다. 담당 환자를 위해 폭우 속에서 혈액을 운반하다 교통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사망하는 등 많은 일들을 겪으며 의사로서의 정체성을 확립. 나중에는 아라세에게 수정 펀치를 날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때 단호히 일갈하면서도 부드럽게 타이르며 아라세가 한 명의 인간으로서 가진 고충을, 키리시마나 쿠니타치가 달콤하게 꼬득일 뿐인 것과 달리, 진지하게 진심으로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모습은 가히 명장면이 따로 없다.[3] 이로 보아 의사로서의 자세와 기술 면에서도 큰 성장을 보였으나, 가장 큰 자질은 인간 관계를 보듬고 이끌어가는 능력이라고 볼 수 있겠다. 아사다가 의사로서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의료 스태프들을 이끌어가고 성장의 자극제 역할을 하는 리더로서의 카리스마도 대단하다는 걸 생각하면, 아사다가 직접 골라 그의 밑에서 직접 가르침을 받던 이쥬인의 이런 성장은 의미심장하다. 오죽했으면 카토가 이쥬인이야말로 바티스타 팀을 하나로 묶는 중추라고 평가를 했을까. 몇 번의 큰 수술을 눈부시게 보조한 이후로는 간호사들에게도 인기 대폭발.
위기를 관리하는 능력도 뛰어난데 보통 일본내에서 일어나기 힘든 사건이 줄지어서 에피소드로 등장한 의룡에서 수술에 앞서서 환자에 맞춘 의료사실들을 조사하거나 이미지 트레이닝도 많이한다. 대표적으로 나타난 것이 생후 9개월 된 아이의 확장형 심근증 에피소드. 심장이 보통 아이보다 비대했던 아이가 밤중에 심정지를 일으켜 제세동을 하는 상황이 오는데 평상시 방법대로 해서 효과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이주인이 과거 의료사례를 조사해본 결과 일반적인 제세동이 아닌 심장을 앞뒤로 낀채로 제세동을 했다는 것을 기억해내 아이의 목숨을 구한다.
이야기 후반부에, 사고로 생사의 기로에 놓인 아사다가 의식을 잃기 전 이쥬인을 집도의로 지목한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원래 수련의는 수술기구를 잡는 것조차 어려운 곳이 의료계이다. 모험에 가까운 이 수술은 성공하고 이는 교수선거에 음으로 양으로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마지막에 떠나는 아사다를 설득하려 하지만 실패. 대화 도중에 들어온 응급차에 먼저 반응하고 역시 뒤돌아서면서 이쥬인의 변화를 알아챈 아사다가 "드디어 의사가 됐구나. 축하한다." 라고 말하자, 더 이상 아사다를 붙잡길 포기하고 의사로서 응급차를 향해 달려가기로 결심한다. 이쥬인이란 인물이 얼마나 성장하였는지 보여주는 장면.[4]
에필로그에서는 직접 출연하진 않지만, 길가에서 환자를 발견하자 맥을 짚고 있는 모습으로 잠깐 등장한다.
[1]
이쥬인의 성장을 나타나는 단적인 대사이기도 하다.
[2]
이는 노구치 수술 생중계 때 대사로 드러난다. "지금 모두들 아사다 따위는 보고있지 않다. 동업자들이 경계하는건 탑 랭커가 아닌 오히려 자신보다 떨어지던 사람이 어느순간 자신과 근접했다는 것이다."
[3]
여담으로 이때 아사다에 대해 평하는 걸 보면, 아무리 같이 지냈다해도 겨우 몇 개월만에 아사다라는 인간을 매우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잘 파악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여러모로 아라세를 바로세워줄 때의 모습도 그렇고,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이 뛰어난 걸지도. 본래 자타공인 남들과의 교류에 큰 관심이 없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인물이었으나, 타인에 대한 관심과 이해에 매우 탁월한 자질을 갖고 있었나보다.
[4]
아사다는 이쥬인에 대해 '같은 뜻을 추구하면 언제 어디선가에서 반드시 만나게 된다'고 했는데, 둘 다 같은 뜻(응급차, 즉 환자 우선)을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