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과몰입 파티

솔직히 말해서 제대로 꽂혔다. 역사서 가장 앞에 그려진 보그나르 대륙 지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설레었다. 나도 이제 저 역사 찬술에 참여하게 되는 것인가?

“그러면 저는 앞으로 뭘….”
“예. 남우 님은 우리 파티의 성직자였을 겁니다. 그날 카페에서 저도 모르게 그 단어가 튀어나왔었죠? 아마 제 영혼이 반응한 결과였을 테지요. 성직자란 단어를 듣고 뭔가 울림이 없으셨습니까?”
“울림이요? 글쎄요. 별다른 느낌은 없었던 것 같은데.”
“아닙니다. 분명히 있으셨을 겁니다. 남우 님은 저희와 함께 이세계를 구한 위대한 성직자였으니까요.”
“제가요?”

‘이세계를 구했다’라는 그 표현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울렁거렸다. 뭐지? 이 느낌은 뭘까.

“자 그러면, 새로 합류하신 남우 님을 위해서 첫날은 그동안의 역사를 복습하는 시간을 가져 볼까요? 거기에 남우 님의 역할도 끼워 넣고요.”
“좋죠. 어쩐지, 우리가 포션만으로 그 많은 전투를 이겨 냈다는 건 이상하긴 했어요. 성직자의 치유 능력이 있었겠지요. 팔도 부러지고 독에도 감염되고 했을 텐데.”
“맞습니다. 성직자가 합류하면 보그나르 역사서의 개연성이 좀 더 촘촘해지겠습니다. 사실 삐걱거리는 부분들이 없지 않아 있었으니까 말입니다.”

다른 두 사람도 나의 합류를 반기는 듯했고, 우린 본격적으로 역사 수정 작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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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과몰입 파티>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