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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table width=100%><table bgcolor=#ffffff,#2d2f34><bgcolor=#8a8ed2,#1f2023> 황실 ||
올가 오스카 베리타스 · 이든 오스카 베리타스 · 이세에피나 오스카 베리타스 적기사단 유디트 · 기류 르왈흐메이 · 데샹 리츠 · 비올레 흑기사단 제르멜 아이젠 · 칼리파 임페노르 기타 유디트의 검술 선생 · 페온 그랑
이든 오스카 베리타스 Eden Oscar Verita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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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등장 | 신입 기사 테스트 당시 |
프로필 | |
<colbgcolor=skyblue> 이름 | 이든 오스카 베리타스 |
연령 | 25세 |
가족 관계 |
아버지 라이오넬 드라카 베리타스 누이 올가 오스카 베리타스 형 알베르트 오스카 베리타스
에드워드 오스카 베리타스윌리엄 오스카 베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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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 | 베리타스 제국의 4황자 → 베리타스 제국의 황태자 |
1. 개요
< 적기사는 눈먼 돈을 좇지 않는다>의 등장인물. 베리타스 제국의 4황자로 곱상하고 다정한 인상이 특징이다. 사람 보는 눈이 매우 좋으며 기류와는 로블드 아카데미 동기 사이다. 그는 기류에게 자신을 주군으로 모시라고 번번이 말하지만 번번이 까인다. 사적인 공간에서는 이름을 부르고 적기사단장실에 자주 놀러와 유디트가 단장실이 만남의 광장인지 헷갈려할 정도로 친밀하다.혈육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으로 자기 사람을 끔찍이 아낀다. 황궁 내에서 유일하게 이세에피나를 아무 대가 없이 돌봐주는 사람이다.[1]
유일하게 황권 다툼에 끼어들지 않는 황자로 중립을 고수하고 있다. 1황녀 올가가 칩거에 들어가고 3황자 윌리엄이 건강 문제로 쓰러진 지금, 황태자 자리는 1황자 알베르트와 2황자 에드워드의 싸움이 되었다. 그는 어느 쪽에도 힘을 실어주지 않았으며 미묘한 균형점을 맞추기 위해 틈날 때마다 중소 군벌과 지방 귀족을 설득하며 살집을 불렸다.
또한 차기 황위에 관심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4황자라는 이유로 견제를 받는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받았던 암살의 위협도 기류의 도움을 받아 피해왔다. 그렇기에 이든은 자신을 단련시켜 줄 스승 겸, 자신을 두고 죽지 않을 그런 호위 기사를 원했으나 실력이 있는 자는 대부분 제위에서 가장 먼 존재인 이든을 뒤로했다. 씁쓸했지만 현실이 그랬다. 후에 서술될 청문회에서도 그를 위해 소리쳐 주는 귀족은 아무도 없었다. 노스카나 공작성 습격 사건은 황위 다툼 때문에 벌어진 일이 분명했고, 그는 배후를 알게 된다면 다양한 미래를 그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적어도 자신이 목숨은 부지하는 미래를.
2. 대사 및 평가
"에피나의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과 어찌 부부의 연을 맺을 수 있겠습니까?"
소설 11화 中
소설 11화 中
"단장 일이 힘들긴 하지? 아랫사람 돌봐주랴, 윗사람 눈치 보랴. 그럼 이건 어때? 기류 너도 당장 폐하께 가서 말씀드리는 거야. 폐하. 기사단장 힘들어서 못해먹겠습니다, 하고. 왜 못해? 기류, 너도 그 정도 말은 할 줄 아는 성격이잖아. 황제 폐하도 널 아끼시잖아? 알현실 언제나 열려 있는데?"
소설 31화 中
소설 31화 中
"누구와 어떤 거래를 하고 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막내 여동생의 목숨 줄을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소설 96화 中
소설 96화 中
"미안하네, 재무대신! 내가 선약이 있단 걸 깜빡했지 뭔가.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지. 막내딸이랑 조카딸이 그렇게 예쁘다고? 좋은 짝을 만나면 꼭 알려주게. 내가 주례를 봐주지. 그럼 이만!"[2]
소설 152화 中
소설 152화 中
"황태자의 자리를 두고 대립하는 1황자와 2황자, 어느 쪽에도 힘을 실어줄 수 있으나 당장은 제 의견을 내세우며 나서지 않는 황자. 황권 다툼이라는 살얼음판 위를 자진해서 걷는 것치고는, 꽤 잘 하고 있는 황자." -
황제
소설 11화 中
소설 11화 中
"아직은 재주가 부족할지언정, 가장 약한 이를 돌보고 이끌며 다스릴 줄 아는 자질을 가진 사람." -
올가
소설 125화 中
소설 125화 中
"특이할지언정 동생을 걱정한다는 점에서 저희보다는 나은 사람이겠죠. 이든은." -
윌리엄
소설 96화 中
소설 96화 中
"이든 사랑하는 내 가족아 나는 네가 가진 다정함을 안단다." -
올가
소설 125화 中
소설 125화 中
3. 작중 행적
3.1. 초반
이든은 적기사단장실에서 친우인 기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권모술수를 모르는 강한 기사를 호위로 뽑아 황궁에 한 명이라도 더 자신의 사람을 만들어두고 싶어했고,[3] 주기적으로 열리는 신입 기사 테스트에 참여하여 인재들을 호시탐탐 노렸다. 이든은 기류에게 지금이라도 자신을 주군으로 삼겠다고 하면 받아주겠다며 넌지시 물었으나 기류는 칼같이 거절했다.[4] 이든은 사실 이번 신입 기사들 중 최연소 에테르 마스터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온 것이었고, 그는 기류에게 보러 가자며 해맑게 말했다. 부관인 데샹까지 가세해 기류를 꼬드겼고 결국 이든과 기류가 신입 기사 테스트에 가기로 결정되었다.[5]연무장에 이든이 도착하자마자 기사들이 우렁차게 인사했고, 과한 격식을 나서서 막은 덕에 테스트는 금방 시작되었다. 실력 테스트는 상급 기사와 신입 기사 간의 일대일 대결로 이루어졌고, 대다수의 신입 기사가 패배한 덕에 매우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러던 중 유디트의 테스트 차례에 사고가 일어났고, 이든은 기류가 유디트를 신관에게 데리고 갈 수 있도록 허락해주었다.
이후 이든은 기류와 함께 황제의 사냥을 보조하러 갔다. 황제가 목표물을 정확하게 쏘아 맞추면 그는 박수를 치며 곧장 움직였다. 황제는 사냥을 하다 기류에게 이세에피나를 떠넘기려 은근슬쩍 이야기를 꺼냈으나, 이든이 황제를 막아섰다. 그는 황제에게서 기류를 구해주는 동시에 그를 돌려깠다.[6] 그와 동시에 적기사단에 새로운 에테르 마스터가 입단했다며 화제를 바꿨다. 이든은 계속해서 기류를 걸고 넘어졌고 반발하려는 기류를 망토 속에 숨긴 손으로 사정없이 꼬집었다.
사냥을 끝낸 황제가 돌아가기 위해 발걸음을 돌리자, 이든과 기류는 황제와 반대편의 방향으로 걸었다. 모든 발걸음 소리가 끊겼을 때, 그들은 나무를 짚고 한숨을 쉬었다. 기류가 뒤늦게 자기는 왜 걸고 넘어지냐며 따졌지만 이든은 그럼 그 자리에서 이세에피나와 결혼하기 싫다고 외쳐보라며 그를 넉다운 시켰다.[8] 둘은 그 뒤로도 아웅다웅하며 하산했다.
궁으로 돌아온 둘은 황제의 레어에 방문[9]하여 각자 마음에 드는 것을 골랐다. 이든은 이세에피나에게 줄 선물을 골랐고, 기류는 고민 끝에 티아라를 집어들었다.[10] 적기사단장실로 돌아온 이든은 기류에게 유디트를 소개받음과 동시에 자신을 기류와 친한 사이라고 소개했고, 이든은 적기사단 훈련에서 열외된 김에 그대로 쭉 열외하는 게 어떻냐며 자신의 호위기사직을 권했다. 기류가 막은 탓에 실패했지만 이든은 영 아쉬운 눈치였다.
기류가 사과의 뜻으로 내민 티아라를 거절한 유디트는 이든을 향해 인사를 했고, 그는 유디트의 오해[11]를 정정해주었다. 시험해보려고 한 것이 아니며, 이세에피나에게 줄 선물을 챙기려다 실수로 선물이 저번과 겹쳤기에 유디트에게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디트는 이를 듣고도 티아라와 호위 기사직 둘 다 거절했다. 이든은 못 이기는 척 받아들일 법도 한데 강건하게 거절하는 그녀를 보고 내심 감탄했다. 현재의 베리타스 제국에서 재물을 거들떠도보지 않는 기사는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유디트가 기사단장실에서 나가고, 이든은 체면도 잊은 채 소파 뒤로 넘어갈 듯 웃어제꼈다. 그러면서 '안겨주면 좋아할줄 안다.'라며 기류를 실컷 놀려먹었다.
3.2. 노스카나 공작성 습격 사건
이든은 휴일 일몰 무렵, 유디트를 불렀다. 유디트는 이든의 궁으로 향했고, 그녀는 4황자 궁을 크지도 작지도 않은 아담한 연못이 인상적이라고 느꼈다. 그의 궁은 위엄이 서린 본궁이나 휘황찬란한 황제 궁과는 달리, 깔끔하게 잘 관리되었다는 인상을 주었다.이든은 유디트에게 폭행 사건에 대해 넌지시 물으며 입을 뗐고, 곧 본론을 꺼냈다. 그는 이틀 후에 있을 노스카나 공작성 외유에서 그녀가 3황자 윌리엄의 호위를 맡아주길 바랐다. 당연히 이야기를 꺼낸 이든을 호위하는 줄 알았던 유디트는 곧바로 수락했다. 이후 이든이 호위 대상을 알려주자 그녀는 아득해졌고, 뒤늦게 발을 빼보려 했으나 실패했다. 이든은 유디트에게 윌리엄의 개인 호위 중에는 마법사도 있으니 긴장하지 말라며 다독였다.[12] 확실하게 유디트의 수락을 받아낸 그는 환하게 웃으며 퇴실을 허락했다.
노스카나 공작성 출발 당일, 갑작스럽게 동행하게 된 3황자비 세리아를 본 이든은 걱정을 감출 수 없었다. 그녀는 3황자 윌리엄만큼이나 몸이 약했지만 금슬이 너무 좋았던 탓에 둘을 갈라놓을 수 없었던 이든은 어쩔 수 없이 승낙했다. 이든은 내심 윌리엄과 세리아가 부러웠다. 정치적 입지를 생각했을 때 그의 결혼은 먼 훗날의 일이었다. 그러나 3황자 부부 내외는 황족 중 가장 먼저 성혼식을 올렸고, 이든으로서는 부러운 한 쌍이었다.
대화를 끝낸 이든은 서로 인사를 나누던 호위 기사들 쪽으로 다가갔다. 그는 형님 내외를 잘 부탁한다며 건강이 좋지 않은 3황자비를 잘 챙겨달라 말했다. 이윽고 그는 유디트를 보며 말을 잇지 못하는 기류를 차게 식은 눈으로 한심하게 쳐다보았고, 안장 위에 올라 명령을 내린 뒤, 기류와 함께 선두에 선 호위 기사들을 따라 나섰다.
선두에서 이든은 히죽거리며 기류를 바라보았다. 그의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장난기 어린 눈동자가 빛났다. 그는 출발 직전 기류가 유디트에게 건넨 말[13]을 가지고 죽어라 놀리고 있었으며 안장 위에서 자지러졌다. 혀가 꼬였을 뿐이라는 기류의 말에 이든은 내년까지 웃고도 남겠다며 무슨 일 있냐고 물었다. 눈치가 좋은 그는 별일 아니라는 말에도 계속해서 기류를 추궁하며 헤죽헤죽 웃었고 없는 지병까지 만들어내며 시위를 했다.[14] 기류는 전말을 간단히 말해주었고, 이든은 어리둥절해했다. 탈옥범은 잡으면 그만이고, 유디트 역시 폭행 사건을 가볍게 넘겼다. 어딜 봐도 기류의 혀가 꼬일 부분은 없었다. 기류는 유디트가 자신에게 한 마디 언질도 주지 않은 것이 걸렸고, 자신이 믿음이 가지 않는 상관인지 혼란스러워했으나 이든은 왜 유디트가 말해야 하는지 더더욱 의아했다. 그러나 기류는 자신이 단장인데다 그녀는 그 정도 말을 할 줄 아는 성격이라며 이해하지 못했다. 이든은 그를 보며 한심하다는 듯 미소를 보였다. 황족인 저 또한 기류처럼 생각할 때가 없었다고는 말하지 못하지만 그의 앞통수 정도는 깨줄 수 있었다. 이든은 기류에게 당장 폐하께 가서 기사단장 힘들어서 못해먹겠다고 말해보라고 했다. 기류가 못 한다고 하기도 전에 기류가 했던 말을 하나하나 똑같이 말해주며 앞통수 뿐만 아니라 뒤통수와 옆통수까지 모조리 깨주었다.[15] 그리고 과거에 데샹이 한 말을 이해했다.[16] 찰떡 같은 설명으로 기류를 이해시킨 이든은 주문을 외우던 기류[17]를 잔잔히 웃으며 바라보았다. 잔잔히 웃는 듯하면서도 불쌍하게 바라보았다. 저렇게 허둥거리는 모습이 한심할 때도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인간적으로 다가와 좋았던 이든은 기류를 휘하에 둘 방법을 고민했다.
습격 사건이 일단락 된 뒤, 이든은 낙오된 이들을 기사들에게 맡기고 3황자 부부 내외와 함께 노스카나 공작성으로 향했다. 이든은 악몽을 꾸던 윌리엄을 깨워 사과했다. 그는 이번 습격 사건에 대해 책임감을 느꼈다. 세리아도, 기류도 이든의 탓이 아니라고 말해주었지만 그에겐 위로가 되지 못했다. 이든은 자신이 계획한 외유가 습격으로 이어졌다는 데에서 커다란 부담감과 죄책감을 느꼈다. 3황자 부부가 위험했을 뿐만 아니라, 기사 넷과 시종 여섯이 죽었다.[18] 이든은 미어지는 가슴으로 연신 사과했고, 빈말로라도 괜찮다고 하지 않으면서 사건의 배후를 추측하는 윌리엄을 보는 그의 얼굴엔 서러움과 일그러짐이 공존했다. 아무리 철들 시절부터 황위를 두고 의식하는 사이였다지만 형제는 형제였다. 이든은 윌리엄의 침묵 속에 담긴 참담한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고문이라도 해서 배후를 알아내겠다 맹세했다. 이에 윌리엄은 자신을 죽이려 한 것이 이든이 아니라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놓인다며 이든의 입을 닫히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대화 끝에 수도인 베르디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19] 배후를 추측하다 윌리엄이 1황녀 올가가 혜안을 빌려줄지도 모른다며 편지를 보내보자는 얘기가 나오자 이든은 격하게 반응했다. 올가의 칩거로 시작된 황위 다툼, 황제와 백기사단장을 제외하고는 누구와도 교류하지 않는 1황녀. 심지어 이든이 아카데미로 떠나는 날에도 문안 인사를 거절했던 냉정한 누이. 이든에게는 올가가 그런 존재였다. 윌리엄에게 기대하지 말라고 말한 이든은 수도로 돌아갈 준비를 하겠다며 윌리엄의 방을 떠났다. 방을 나온 이든은 울적해졌다. 정확히 무엇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20]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때문에, 그는 평소라면 쉽게 깨달았을 사실 하나를 놓친 것을 알지 못했다. 윌리엄이 습격자의 배후로 꼽은 이들 중 황제가 언급될지언정 올가의 이름은 없었다는 사실을.
3.3. 습격 사건 이후
그는 노스카나 공작성에서 황궁으로 돌아오자마자 황제에게 불려갔다. 황제에게 사건의 전말을 전달하자 며칠 뒤에 청문회가 열렸고, 이든은 당연하게도 청문회에 참석했다. 6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루어진 청문회에서 2황자 에드워드가 증인들을 심문하고 1황자 알베르트가 마지막까지 남아 황제를 보필하는 동안 4황자 이든에게는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렇게 청문회는 끝났다.청문회장에서 빠져나온 이든은 유디트와 비스타를 호출하여 둘에게 이번 사건에서 쓰인 약물을 조사해달라 부탁했다. 진상 조사는 본래 황제가 나설 일이지만 그는 개인적으로도 이 일을 알아보고 싶다고 했다.[21] 이든은 담담하게 말했지만 절박해보였다. 이든은 유디트에게는 토지 업자에게 사기당해 내놓은 땅을, 비스타에게는 가문의 복권을 수중으로 돌려줄 것을 약속했다.
이든은 명예도, 헌신도 바라지 않았다. 그는 유디트와 비스타가 이번 한 번만 도와주는 걸로도 충분했다. 이든은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 명령을 내려 그들을 쓸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고 끊임없이 유디트에게 부탁했다. 상대가 평민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굉장한 인내심을 발휘하는 처사였다. 그에게 황자라는 신분은 순수한 충성과 마음을 얻는 데는 오히려 거추장스러웠다. 그래서 그는 마음을 다해 부탁하는 수밖에 없었다. 자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적어도 습격자와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기사가 필요하다고. 그리고 그들의 약점을 이용한 것은 이런 방법밖에 떠오르지 않았다고 해명하려 했으나, 이든은 그 말을 목구멍으로 삼켰다. 진심 어린 그의 뜻이 닿았는지, 유디트와 비스타는 임무를 받아들였다.
이후, 조사 보고 당일. 이든과 비스타, 유디트는 적기사단장실로 모였다.[22] 보고는 차근차근 이루어졌다. 암시장에서 용의 피가 유포될 뻔했고, 유포자들이 까만 에테르를 다뤘다는 점까지. 이든의 얼굴은 보고를 들을수록 심각해졌다. 그 중 습격자가 드래곤 문양이 새겨진 무릎 그리브를 차고 있었다는 말을 듣자 그의 얼굴은 더욱 흙빛이 되었다.[23] 보고를 듣던 이든은 헤링시아 별장 근처에서 증거로 취급될 만한 것들이 발견되었고 헤링시아 별장이 이 사건의 중요한 열쇠라는 사실에 당황했다. 습격자들은 모두 헤링시아 별장에서 근무를 선 적이 있으며 그 별장은 2황녀 이세에피나가 안정을 찾고 싶을 때마다 찾는 곳이었다. 황실 기사가 쓰는 무릎 그리브. 인적 드문 헤링시아 숲과 피습 사건에 얽힌 별장. 이든의 가슴 속에서 이세에피나가 얽혀 있을지 모른다는 나쁜 상상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이든은 처참한 기분이 들었지만 티 내지 않았다. 만약 이세에피나가 이 일에 어떤 식으로든 얽혀 있다면, 그는 오빠로서 얽힌 매듭을 푸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터였다. 이든은 레이먼에게 용의 피를 뿌린 자에 대한 증언을 요청했다. 그리고는 애써 표정을 풀고 단장실을 훑어보며 좀 더 일하라는 소리를 에둘러 말했다. 동시에 모두에게 함구령을 내렸다.
이후 이든은 레이먼을 비롯한 수행원을 차출해 헤링시아 숲 별장을 살펴보러 떠났다. 이든은 암시장 사건의 증언을 위해 4황자 궁에 굴러들어간 레이먼을 대단히 마음에 들어했고, 그대로 그를 자신의 친위대로 들였다. 그러나 헤링시아 별장에서 돌아온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회귀 전보다 빨라진 광룡의 폭주였다.
3.4. 후반
이든은 올가가 칩거를 깨고 오팔궁에서 나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정신없이 옷을 챙겨입고 나갔다. 그가 향한 회의실에는 흥분한 알베르트와 에드워드, 윌리엄과 올가가 있었다. 올가는 깨진 오브와 그 영향으로 늘어난 마수에 대해 대책을 세우기 위해 형제들을 불러 모았으나, 그들이 모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그들의 재회가 너무 오랜만이었다. 흥분한 알베르트는 올가를 향해 서슴없이 차디찬 말을 내뱉었다.[24] 이든은 감정적인 알베르트를 보며 어쩔 줄을 몰랐고, 알베르트에 이어 에드어드까지 올가를 냉대하자 더욱이 놀랐다. 자신도 올가에게 억하심정이 없지는 않았지만 두 형님이 이렇게까지 공격적인 말을 늘어놓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그들의 회의는 새로이 청기사를 들이겠다는 올가의 발언으로 끝을 맺었다.이후 그는 황궁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이세에피나를 데리고 황궁 밖으로 피신했다. 레이먼이 이든을 데리고 피신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비올레가 이세에피나를 데리고 4황자 궁으로 도망쳐왔고 그들은 마리골드 백작가를 찾아가 겨우 목숨을 구했다.
황제가 서거하고 에드워드와 제르멜의 만행이 밝혀진 지금, 황궁은 어느 때보다 소란스러웠다. 황좌는 텅 비었고, 국난으로 정세는 어지러웠다. 이 소란이 잦아들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새로운 황제가 제위에 올라야 했다. 살아남은 황족은 1황녀이자 장황녀 올가와 3황자 윌리엄, 4황자 이든과 2황녀 이세에피나 뿐이었다. 그러나 이세에피나는 광룡 폭주의 빌미를 제공한 죄로 황좌에 오르긴 커녕 일생을 수도원에서 살거나 유배를 갈 예정이며, 이든은 황좌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올가와 윌리엄 중 한 사람이 황제 후보로 좁혀졌다.
계승권을 지닌 황족들이 오팔궁에 모였을 당시, 차기 황제는 올가임을 확신한 이든은 자신은 절대로 올가의 황권을 위협하지 않을꺼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올가는 예상과 달리 이든이 자신의 자리를 위협해주길 바란다는 말과 더불어 자신은 평생 황제로 살 생각이 없으니 6년 뒤, 황좌를 양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든의 눈이 접시만큼 커졌다. 황좌를 윌리엄에게 양위하겠다는 뜻으로 생각하던 찰나, 윌리엄 역시 황좌를 이을 생각이 없다는 것을 드러내 이든을 놀래켰다.[25] 그리고는 휙 던지듯이 차기 황제의 자리를 권했다. 난데없는 상황에 이든은 정신이 나갔다. 황제의 자리와 먼 위치에 있었던 그는 제왕학도 배우지 않았을 뿐더러 대관식 날, 어느 자리에 서야할지 고민하는 처지였다. 그런 그에게 갑자기 황제의 자리가 떨어진 것이다. 숨이 턱 막힌 이든은 자신이 어떻게 황제가 되냐며 올가에게 애원했다.
그런 이든을 올가는 다정하게 다독여주었다. 한 몸 건사하기도 버거워 은둔한 자신과 달리 그는 누구도 신경쓰지 않은 2황녀를 유일하게 돌보았고 조용히 쓰러저가는 사람에게도 손을 뻗을줄 알았다. 재주는 부족해도 약자를 돌보며 다스릴 줄 아는 자, 그렇기에 올가는 차기 황제로 그를 점찍었고 동생의 치세를 기대했다. 이런 올가의 마음을 모르는듯 이든은 대신관이 양위를 반대할 것이고 설령 가능해도 황제의 자리에서 물러난 누나를 걱정하지만 도리어 올가에게 차기 황제로서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입증시킬 뿐이었다. 뒤이어 이든은 형에게 누나를 설득해줄걸 부탁하지만 윌리엄은 심드렁한 듯, 단호히 "이든. 너밖에 없다. 그러니 그냥 네가 하려무나."라며 황제의 자리를 넘겼다. 이 말을 들은 이든은 훗날 자서전을 쓰게 된다면 저 말을 꼭 토씨 하나 빼먹지 않고 그대로 적겠다 다짐했다.[26]
난데없는 일에 정신이 빠져있던 이든은 유디트를 불러 그녀에게 공로를 기리기 전, 원하는 것이 있는지 물었다. 유디트의 요구[27]에 이든의 얼굴은 묘해졌다. 대단한 것을 요구할 줄 알았으나 생각보다 별 것 아닌 요구에 그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 말하며 그녀를 내보냈다.
그로부터 6년 뒤, 이든은 암살 위기에 몰리나 유디트 르왈흐메이가 지휘하는 흑기사단이 이를 막아낸다. 이 사건은 흑기사단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사건이 되었다.
3.5. 외전
제르멜이 죽은 후, 이든은 황태자로서 단장 없이 굴러가는 흑기사단을 관리하고 있었다. 슬슬 새로운 단장이 필요하다는 말에 흑기사단과 적기사단의 합동 훈련을 명했고, 그는 책임자로 유디트를 임명했다. 표면상으로는 훈련이지만 진짜 목적은 새롭게 태어날 흑기사단을 위해서였다. 제르멜을 죽인 유디트에 대한 거부감을 조금이라도 죽이기 위해 밑밥을 까는 작업이었다.[28]3.6. 특별 외전
이든은 흑기사단원에게 유디트의 오전 정무가 끝나면 자신을 찾아오라는 말을 남겼다. 유디트가 이든을 찾아갔을 때, 그는 막 회의장에서 나오던 참이었다. 그는 환한 얼굴로 유디트를 반겼고 유디트가 예의를 차려 인사하기도 전에 그녀의 말을 자르고 등을 떠밀며 회의장에서 멀어지려 했다.[29] 재무대신과 다른 관리들이 그에게 다가오려 했으나 이든이 워낙 빠르게 걷기도 했고, 곁을 지키는 유디트의 분위기가 냉랭한 탓에 포기하고 돌아갔다.대신들을 피해 회랑을 빠져나온 이든은 진절머리를 내며 투덜거렸다. 4황자 시절에는 자신을 거들떠도 보지 않던 대신들이 이제는 막내딸부터 조카딸까지 이든에게 들이밀고 있으니, 그로서는 미칠 지경이었다. 더불어 이든과 친분이 있는 유디트에게도 손을 뻗으려 하는 대신들은 흑기사단장의 부관으로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소개 청탁을 하기도 했다.[30]
이든은 유디트에게 차를 내어주며 본론을 꺼냈다. 그는 칼리파와의 친분에 대해 물으며 임페노르 공작가의 상속 재판 이야기와 임페노르 공작가의 가주 반지와 도장이 도난 당한 이야기를 말해주며 칼리파에게 가주 반지와 도장이 있는지 물어봐달라 부탁했다.[31]
[1]
이에 1황자 알베르트는 제 코가 석 자인 황궁에서 핏줄에 연연해하는 것을 특이하다고 생각했지만, 3황자 윌리엄은 특이할지언정 동생을 걱정한다는 점에서 자신들보다 나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2]
자신에게 청탁하는 재무대신에게 한 말로 이후 유디트를 방패삼아 튀었다.
[3]
이를 들은 기류가 신입 같은 경력을 원하느냐 물었고, 이든은 경력 같은 신입라며 정정해주었다.
덤앤더머?
[4]
오래 전부터 꾸준히 자신의 사람이 될 것을 권유했으나 그때마다 차이는 중이다.
[5]
기류를 바라보던 이든과 데샹의 입에 미소가 걸린 것은 안비밀.
[6]
분명 첫날밤에도 제국을 위해서라며 전쟁터로 나가버릴 사내입니다. 함께 전장을 누빌 상대가 아닌 이상에야 반려를 외롭게 할 것입니다.
미래의 아내를 생각하면 확실히 사람 보는 눈이 있다.
[7]
이에 황제는 이든을 나름대로 평가하고 있었다. 황태자 자리를 두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1황자와 2황자, 어느 쪽에도 힘을 실어줄 수 있지만 나서지 않는 황자. 황권 다툼이라는 커다란 살얼음판 위를 자진해서 걷는 것치고는 꽤 잘 하고 있는 황자. 나름의 생존을 도모한 현명한 처사였다.
[8]
아무리 친밀하다고 해도 상대는 황자였으며, 이세에피나의 오빠였기에 기류는 차마 빈말로라도 말하지 못했다.
[9]
황제가 자신을 즐겁게 해 준 보상으로 자신의 보물고를 열어두겠다며 들르라 했기 때문이다.
[10]
이 사람의 머리카락을 날려먹고 목에 상처를 낸 대가로 줄 선물이었다.
[11]
이든이 자신을 포섭하기 위해 뇌물을 주어 시험해 보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제르멜이 준 황녀의 티아라가 생각난 그녀는 빛보다 빠르게 티아라를 거절했다.
[12]
이 마법사 역시 회귀 전의 유디트가 죽였던 상대이다.
[13]
수고가 많네. / 아닙니다. / 그럼...... 수고해. / 예. 아니 이게 뭔 대화야
[14]
"으윽, 지병이 도질 것 같다...... 궁금증을 해결 못 하면 말에서 떨어지는 지병이 도진다......"라며 기류의 속을 긁긁박박 뒤집어놓았다.
[15]
기류와 유디트를 대입했을 때, 기류 역시 유디트를 아끼며 기류가 그녀에게 기사단장실은 언제나 열려있다고 말했고, 그 정도 말은 할 줄 아는 성격이라고 했으니 비유가 참 절묘하다. 이때 고구마를 먹던 독자들이 쌍수들고 이든을 환영했다.
[16]
오래 전, 이든이 데샹에게 왜 기류 밑에 있는 것을 고집하느냐 물었을 때가 있었다. 그의 질문에 데샹은 '제국에서 칭송받는 적랑의 기사니 에테르 마스터니 온갖 수식어가 다 붙지만, 기류는 결국 약간 멍청한 맛이 있어서 골리기 좋은 상관이거든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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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빡빡이다! 나는 빡빡이다! 데샹이 알려준 반성의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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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습격으로 죽은 일누크 또한 한때 이든이 포섭하려 했던 인재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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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습 사건을 황제에게 고하기도 전에 이상한 소문이 돌까 봐 겁난다는 것이 이유였다. 처음에야 두 아들을 걱정하며 격려하게지만, 이후에는 정말 벌어졌던 일인지 추궁당하며 청문회에 불려갈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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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황자라는 끈 떨어지는 신세에 실망한 건지, 올가의 냉랭함 때문인지, 오랫동안 신년회에서 식사를 들지 않은 가족 때문인지 알지 못했고, 이든은 바늘을 하나씩 먹은 것처럼 속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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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자신의 친위대 소속도 아닌 유디트와 비스타에게 진상 조사를 부탁한 이유는 뻔했다. 황족은 친위대를 직접 구성할 수 있으나 그것은 자신의 세력을 갖추기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립을 지켜야 하는 이든으로서는 함부로 세력을 모았다가 큰코다치기 십상이기에 친위대를 최소한으로 구성하고, 호위 기사를 두는 데에 그쳤다. 그에게는 그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인재가 부족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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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적기사단장실의 주인인 기류와 그의 부관인 데샹, 유디트의 조력자로 온 레이먼, 비스타의 조력자인 헤일리까지 총 7명이 모였다. 뭐야 진짜 만남의 광장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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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문양이 새겨진 그리브는 황족이 드나드는 장소를 지키는 경비병이나 황궁 기사만이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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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트는 과거, 카드스마 공작령에 가지 말라는 올가의 부탁을 무시했다가 약혼녀를 잃었고, 그것이 올가 때문이라고 생각해 그녀를 원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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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은 에드워드에 의해 용의 피를 마신 상태다. 신관과 로하스가 용의 피를 모두 정화했다고는 하나 만일 전부 정화되지 않았다면 그의 피를 이은 아이가 어떻게 태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더불어 그의 아내 세리아는 몸이 좋지 않았으나, 황위에 오르면 후사를 봐야 한다는 책임이 따른다. 소문난 애처가인 그는 용의 피로 인해 어떻게 태어날 지도 모르는 아이를 위해 아내의 목숨을 걸 사람이 아니었다. 게다가 출산 중에 죽는다고 해도 윌리엄은 새로운 아내를 맞이할 생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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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수십 년 후, 그 다짐은 황제의 회고록이라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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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흑기사단장으로 임명해달라는 부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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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훈련이 꽤 잘 먹혔는지 흑기사단원들은 처음에는 유디트를 껄끄러워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녀에게 익숙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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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있어서 부른 것도 있으나 자신에게 청탁하려는 관리들을 피하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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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유디트는 가장 먼저 제외 선상에 올리겠다며 알려달라고 했고, 이든은 떠오르는 이름 몇 개를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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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황족으로서 임페노르 공작가 참살 사건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고, 염치 없이 칼리파를 직접 불러 물어보기엔 마음이 편치 않아 유디트에게 부탁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