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얼굴 강민영 단편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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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한국소설 |
저자 | 강민영 |
출판사 | 우주라이크소설 |
출간 정보 | 2021.07.14 전자책 출간 |
분량 | 약 1.3만 자 |
독점 감상 | 리디 https://ridibooks.com/books/4578000002 |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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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작가 강민영이 2021년 7월 리디에서 발표한 단편소설.프란츠 카프카 명작, 변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소설로,
성과주의의 강박이 빚어낸 불안 심리를 '귀 안의 무언가'로 형상화했다.
톡.
처음에는 베개 오른쪽 구석에서 그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톡톡.
두 번째, 살며시 눈을 뜨고 천장을 응시하며 선잠에서 일어났을 때 그 소리는 이번엔 베개 왼쪽에서 들려왔다.
세 번째는 귓가에서, 그것도 양쪽 귓불 바로 옆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톡톡톡.
무언가 귓바퀴 근처를 건드렸다. 세 번째 이후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한쪽 눈을 뜨고 벽에 걸린 시계를 봤다. 새벽 네 시 반.
빨리 다시 잠을 청하지 않으면 영락없이 피곤한 하루를 보내겠지.
나는 자세를 바꿔 다시 잠을 청하려고 팔을 뻗어 오른쪽으로 몸을 돌렸다.
바로 그 순간, 바닥을 향해 있는 오른쪽 귓불 아래쪽으로 '바삭'하는, 큰 소리가 들렸다.
선풍기 바람에 휩쓸려 바닥에 날아다니는 방 안의 비닐봉지,
과자 포장지들과는 분명 다른 느낌의 소리,
그리고 그것들에게는 도저히 날 수 없는 것 같은 묵직한 소음과 축축한 감각이 느껴져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무언가 먹먹한 느낌이 남아 있는 오른쪽 귀를 손으로 가볍게 문질렀다.
머리를 대고 누웠던 베개 위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바삭거리는 이상한 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고요한 방안에 선풍기가 달달달 소리를 내며 얼굴을 천천히 가로저을 뿐이었다.
그제 저녁에 먹고 책상에 높아둔 포테이토칩의 연두색 껍질이 침대 바로 앞까지 밀려와 있었다.
잠결에 착각한 게 분명하다고 생각하며 얼굴을 짝짝 때리고 다시 베개 위로 머리를 누이려는 찰나, 나는 '그것'을 발견했다.
하얀색 베개 정중앙에 놓여 있는 작고 가느다란 'ㄱ'자 모양의 검은색 물체.
머리맡에 놓인 취침 등을 켜고 그 물체를 조심스럽게 들어 올렸다.
얇지만 단단한 재질의 그것이 내 머리카락도, 내 옷도 어딘가에서 빠져나온 실이나 털 조각도 아니었다.
굵고 긴 속눈썹과 비슷한 모양이긴 했지만 애초에 인간에게서 떨어져 나왔다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기이하게 구부러진 형태였다.
<웃는 얼굴> 본문 중에서
처음에는 베개 오른쪽 구석에서 그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톡톡.
두 번째, 살며시 눈을 뜨고 천장을 응시하며 선잠에서 일어났을 때 그 소리는 이번엔 베개 왼쪽에서 들려왔다.
세 번째는 귓가에서, 그것도 양쪽 귓불 바로 옆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톡톡톡.
무언가 귓바퀴 근처를 건드렸다. 세 번째 이후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한쪽 눈을 뜨고 벽에 걸린 시계를 봤다. 새벽 네 시 반.
빨리 다시 잠을 청하지 않으면 영락없이 피곤한 하루를 보내겠지.
나는 자세를 바꿔 다시 잠을 청하려고 팔을 뻗어 오른쪽으로 몸을 돌렸다.
바로 그 순간, 바닥을 향해 있는 오른쪽 귓불 아래쪽으로 '바삭'하는, 큰 소리가 들렸다.
선풍기 바람에 휩쓸려 바닥에 날아다니는 방 안의 비닐봉지,
과자 포장지들과는 분명 다른 느낌의 소리,
그리고 그것들에게는 도저히 날 수 없는 것 같은 묵직한 소음과 축축한 감각이 느껴져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무언가 먹먹한 느낌이 남아 있는 오른쪽 귀를 손으로 가볍게 문질렀다.
머리를 대고 누웠던 베개 위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바삭거리는 이상한 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고요한 방안에 선풍기가 달달달 소리를 내며 얼굴을 천천히 가로저을 뿐이었다.
그제 저녁에 먹고 책상에 높아둔 포테이토칩의 연두색 껍질이 침대 바로 앞까지 밀려와 있었다.
잠결에 착각한 게 분명하다고 생각하며 얼굴을 짝짝 때리고 다시 베개 위로 머리를 누이려는 찰나, 나는 '그것'을 발견했다.
하얀색 베개 정중앙에 놓여 있는 작고 가느다란 'ㄱ'자 모양의 검은색 물체.
머리맡에 놓인 취침 등을 켜고 그 물체를 조심스럽게 들어 올렸다.
얇지만 단단한 재질의 그것이 내 머리카락도, 내 옷도 어딘가에서 빠져나온 실이나 털 조각도 아니었다.
굵고 긴 속눈썹과 비슷한 모양이긴 했지만 애초에 인간에게서 떨어져 나왔다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기이하게 구부러진 형태였다.
<웃는 얼굴>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