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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08 13:36:33

용군단 전쟁

비늘살이 전쟁에서 넘어옴

1. 개요2. 전개
2.1. 전쟁 전2.2. 전쟁 발발2.3. 결과
3. 당시 위상과 용군단에 대한 정보4. 당시 원시의 현신들에 대한 정보5. 당시 필멸자들에 대한 정보6. 당시 지역에 대한 정보7. 기타8. 관련 문서

1. 개요

용군단 전쟁
<colbgcolor=#ffcc33> 장소 고대 칼림도어, 용의 섬
원인 라자게스 금지된 해안 공격
진영 원시술사 용군단
지휘관 원시의 현신 용의 위상
결과 용군단의 승리
원시의 현신들이 현신의 금고에 투옥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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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 of the Scaleborn.

20,000년 전에 벌어진 원시술사 용군단 간의 전쟁.

코트니 알라메다가 집필한 프리퀄 소설으로, 시작되는 시점은 갈라크론드가 죽은 지 10년이 조금 지난 시점이며 끝나는 시점은 원시 위상들이 티탄의 선물을 받은 지 약 5세기 정도 지났을 때이다.

제우미디어에서 2024년 3월 28일 정발하였다.

소설의 이야기는 노즈도르무가 1인칭으로 관찰하며 역사를 설명하는 식으로 전개된다.

2. 전개

인용: 비늘살이 전쟁 설정, 비늘살이 전쟁 스토리 집중 조명

2.1. 전쟁 전

수만 년 전 원시비룡들이 아제로스를 지배했던 시절, 당대 최악의 포식자이자 티탄 수호자들조차도 꺼린 존재였던 그 갈라크론드가 어느 날, 다섯 마리의 원시비룡들에게 패배한 걸 목도한 티탄 수호자들은 위상들이 보인 용맹에 대한 보상으로 티탄의 권능을 선사해 용의 위상으로 '진화'시키고 용의 위상이자 질서의 수호자로 만든 지 거의 10년이 지났다.

피락은 위상과 용군단의 존재를 맹렬히 거부했으며, 최초로 원시의 현신이 되어 자신의 세력을 규합하기 시작했다.

이후 티르는 용군단이 어떤 위협에든 맞서기 위해서 더 빨리 성장해야 한다고 걱정하며 알렉스트라자에게 야생으로부터 원시비룡의 알을 가져와 질서의 마법을 주입하라고 명령했다. 이세라와 노즈도르무는 이 명령에 반대했지만, 말리고스와 넬타리온이 용의 여왕을 설득했다. 위상들은 피락이 세력을 결집할 당시에는 자신들에게 그다지 위협적인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여겼었지만, 이리디크론이 피락 다음으로 현신이 되어 그에게 합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위상들은 공포에 떨었다. 넬타리온은 이리디크론의 세력에 맞서려면 힘을 키워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였다. 알렉스트라자는 티르의 말이 부탁이 아닌 명령임을 이해했고, 이 명령을 거부했다간 티탄 수호자들이 자신들의 힘을 뺏어갈까 두려웠다. 결국 알렉스트라자는 보호자가 없는 버려진 알만 가져간다는 조건으로 티르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 칙령이 철저히 지켜진 것은 아니었는데, 일부 원시비룡들은 알을 아예 통째로 도둑맞았다고 이야기했다.[1]

용의 야생으로부터 가져온 원시비룡의 알에서 태어난 새끼 용들은 자신이 도둑맞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많은 이들이 껍데기에 있을 때 질서의 마법이 자신을 변화시킨다는 막연한 느낌을 기억하고 있었다. 비라노스는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수천 개는 아니더라도 최소 수백 개의 알이 도난당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위상들은 2세기 동안 원시비룡과 외교 관계를 맺었으며, 고룡쉼터 사원은 두 진영 사이에서 중립 대사관 역할을 했다. 하지만 도중에 벌어진 윈터스코른 전쟁은 티탄벼림에 대한, 그리고 더 나아가 위상들을 향한 원시용들의 불신을 키우는 데 일조하게 되었다. 윈터스코른 전쟁 이후 위상들은 브리쿨을 몰살하는 데 반대했고, 원시 용들은 이것이 정돈된 자들[2]이 티탄에 의해 변질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 여겼다.

이리디크론은 타라세크들이 질서 마법을 강요받은 것부터 원시비룡들이 사냥터에서 밀려난 그 모든 책임이 질서 마법을 받아들인 정돈된 용들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대대적인 선전을 펼쳤다. 그리고 질서 마력을 받아들인 자신의 누이, 이크로니아를 시켜 타라세크와 필멸자의 마을을 모두 불태우게 함으로써 질서 세력의 용들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더욱 부추겼다. 이들은 무려 50년 동안 필멸자와 타라세크들을 공포에 떨게 했고, 실제로 일부 필멸자들이 이리디크론의 군대에 합류했다. 이 때 이리디크론은 공식적으로 자신들을 추종하는 세력을 원시술사라고 명명했다.

넬타리온은 수 년 동안 여러 차례 사절을 보내 참혹한 심연[3]에 있는 이리디크론을 만나려고 했지만 모두 거절당했고, 때로는 폭력적인 대우를 받기도 했다.

알렉스트라자는 원시비룡이 정돈된 용을 괴롭히지 않는 한, 그들이 고룡쉼터 사원 주위의 영토에서 사냥을 하는 것을 허용했다. 또한 목숨이 위태로운 경우를 제외하고는 비룡들이 원시비룡과 싸우는 것을 금지했다.

이렇게 유지된 불안정한 평화는, 라자게스가 금지된 해안을 습격하며 깨졌다. 라자게스에게 드랙티르를 통제하는 유물인 서약체결자를 잃은 넬타리온은 긍지를 잃고 공허의 힘을 방출하여 그녀를 물리쳤다. 이 공격은 폭풍분리 전투라고 불리게 된다.[4] 이 습격 이후 알렉스트라자는 모든 원시비룡을 혈족의 땅[5]과 고룡쉼터 사원에서 추방한다고 선언했다. 이리디크론의 군대는 원시술사들의 선전에 자극받아 급속히 성장했지만 알렉스트라자는 평화를 위해 노력했다.

2.2. 전쟁 발발

이리디크론의 부탁에 따라 새롭게 현신이 된 비라노스는 라자게스의 감금에 대한 보복으로 자신의 원시술사 세력을 이끌고 고룡쉼터 사원을 공격했다. 이 전투는 비늘살이 전쟁 중 벌어진 첫 전투였다.

이후 이리디크론이 고룡쉼터 사원을 다시 공격했다. 결국 정돈된 자들이 승리했지만, 고룡쉼터 사원 너머의 모든 영토를 잃는 대가를 치렀다. 이후 이 전투는 용의 안식처 전투라고 알려진다.

이리디크론과 다른 원시비룡들은 종종 혈족의 땅 전체에 지진을 일으켜 정돈된 용들의 활동을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은밀한 시도를 했다. 푸른용군단과 검은용군단은 이에 맞서, 이리디크론의 지상 공격을 무효화시킬 수 있는 마법의 방첨탑들을 혈족의 땅 경계에 세웠다. 이 방첨탑은 각각의 지맥을 통해 바크스로스와 연결되어 있었다.

전쟁 중 말리고스는 방첨탑이 혈족의 땅을 보호하는 일종의 방패가 될 수 있도록 바꾸기 위해 로비를 벌였다. 말리고스는 이미 오래된 방첨탑들이 가해지는 부담으로 인해 1년 안에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방첨탑은 25년을 버티다가, 마지막 순간 내부의 방해공작에 희생되었다.

처음 24년간의 전투에서 정돈된 용들은 100명의 사상자만 낸 반면, 원시술사들은 약 1,000명의 수많은 사상자를 냈다.

현신들을 영구 정지장에 가둘 금고를 건설하자고 제안한 것은 노즈도르무였지만, 현신들을 죽이지 말자고 주장하며 그 생각을 강력히 지지한 것은 알렉스트라자였다.

알렉스트라자는 이 시기, 비룡들을 위한 비행 학교를 설립하여 무리를 방어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가르쳤다.

잿불몰락 전투에서 무리어미인 옥소리아는 라자게스를 해방시키기 위해 해안 지역으로 진격했다. 이 전투에서 거의 200마리의 검은용들이 죽었다.

말리고스는 화염몰락 전투로 알려진 싸움에서 피락을 사로잡아 가두었다. 그는 자신에게 환상을 덧씌워 알렉스트라자처럼 보이게 해 피락을 유인했고, 피락이 말리고스에게 달려들자 순간이동하여 그를 금고로 데려갔다. 이세라는 피락을 깊은 잠에 빠뜨려 위상들이 피락을 영원히 가둘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전투에서는 원시술사 병력 500명이 전사했다. 이는 양측에서 기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잿불몰락 전투 다음으로 큰 손실이었다.

붉은용군단은 이 때 깨어나는 해안을 침범하는 자라딘의 세력과 맞서 싸워야 했다.[6]

알렉스트라자는 이 시기부터 비룡이 다 자란 원시비룡을 상대로 최전선에서 싸우는 것을 금지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돈된 용들 사이에서 배신은 거의 일상이 되었다. 검은용은 이중 스파이 역할을 했고, 청동용은 원시술사를 돕기 위해 시간을 되돌리려 했으며, 녹색용과 붉은용은 생명의 웅덩이에서 알을 납치하는 등의 일을 저질렀다. 이들 중 다수는 흑요석 성채 아래에 갇혔다가, 이후 원시술사들에 의해 풀려났다.

이리디크론의 바위분노 세력은 전쟁이 시작된 지 수 세기가 지나서야 전쟁에 직접 참전했다.

알렉스트라자는 비라노스에게 일기토를 제안했다. 자신이 승리하면 비라노스가 현신의 금고에 갇히거나 소멸하는 데 동의하는 것이 조건이었다. 결투는 비라노스의 영토 일부인 얼음속박의 눈에서 시작되었다. 이 때는 피락이 투옥된 지 50여 년이 지난 후였다.

비라노스가 패배하고 투옥되자, 비라노스의 동료들은 알렉스트라자가 비라노스와의 원래 약속을 지키고 그들에게 질서 마법을 강요하지 않는 한 알렉스트라자의 대의에 동참하겠다고 맹세했다.

수 세기 동안 이리디크론이 벌였던 지진은 사실 발드라켄을 지하에서부터 공격하기 위해 땅 밑에 동굴과 터널을 파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일어난 발드라켄 전투 이후 수십 년 동안, 이리디크론은 패배한 지휘관들을 대신할 현신을 만들려고 했지만 줄줄이 실패했다.

나머지 현신들이 투옥되고 혼자만 남은 시점에서, 이리디크론은 자라딘의 협력을 구했고 노스렌드의 북부 어딘가에 있는 깊은 지하굴, 해로우스딥에 숨어버렸다. 위상과 용군단은 그가 새롭게 포섭한 자라딘을 상대로 싸웠고, 일행과 떨어진 넬타리온과 그의 검은용들은 지하에 있는 이리디크론을 처치하러 간다.

이리디크론은 지하의 구조를 미로처럼 끝없이 변형시켰고, 거기서 넬타리온을 제외한 모든 검은용이 부상을 입었다. 이리디크론은 그런 식으로 넬타리온이 자신과 일대일로 싸우게 되도록 유도했고, 곧 넬타리온은 이리디크론을 찾아냈다. 그는 이리디크론이 의도한 대로, 홀로 이리디크론과 싸운다.

넬타리온은 처음에는 이리디크론과 비등하게 싸웠지만 점차 불리해졌고, 죽을 위기에 처한다. 그런 그는 어쩔 수 없이, 공허의 힘을 사용하여 이리디크론을 제압했다. 그 후 넬타리온은 자신의 진실을 알아챈 그를 죽이려고 했으나, 그의 시체가 연구되며 진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한 넬타리온은 이리디크론을 다른 현신들처럼 금고에 감금하기로 한다. 이후 그는 속삭임에 굴복하는 것이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맹세했다.

2.3. 결과

전쟁이 끝날 무렵, 정돈된 용들과 남은 원시술사들 간의 협상에서 알렉스트라자는 용의 야생에서 철수하고 원시 용들에게 그 땅을 주겠다고 약속했고 또한 다시는 둥지에서 원시 용의 알을 훔치지 않겠다는 약조를 했다.
그리고 알 상태에서 강제로 질서 마법이 주입되었던 용들을 일일이 찾아가 동의 없이 저지른 행위에 대한 보상으로 그들 모두에게 은총을 주기로 약속했다.

알렉스트라자를 비롯한 위상들은 비늘살이 전쟁의 끔찍함을 후대에 전하지 않겠다며 다시는 그 전쟁에 대해 말하지 않기로 했다.

3. 당시 위상과 용군단에 대한 정보

4. 당시 원시의 현신들에 대한 정보

5. 당시 필멸자들에 대한 정보

6. 당시 지역에 대한 정보

==# 내용들 #==
알렉스트라자는 개인적으로 비라노스를 이 의식에 초대해 주었다. 어쩌면 비라노스가 위상들의 대의가 정당하다고 납득해 주길 바란 것일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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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알렉스트라자? 비라노스는 높아 솟아난 발드라켄의 첨탑 위로 날아오르며 생각했다. 대체 이 장소는 뭐지?

오랜 삶을 살아온 비라노스도 용족이 이토록 이상한 둥지를 짓는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알렉스트라자, 비라노스의 가장 오랜 친구이자 새롭게 즉위한 용의 여왕은, 발드라켄을 '도시'라고 불렀다. 비라노스는 그 단어를 몇 번이고 되새겼다. 그 단어 자체에서 티탄 마법의 맛이 느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떠올리면서. 도시. 그토록 낯선 장소에 어울리는 낯선 단어였다.

비라노스는 아래에 있는 광경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

발드라켄. 도시. 평화를 뿜어내는 듯한 장소이면서도... 비라노스의 마음 속으로는 어두운 의심이 파고들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용들이 수호자들의 질서 마력의 징표를 담고 있었다. 그들의 정신을, 육체를, 영혼을, 그들 자체를 완전히 바꿔놓은 바로 그 힘을. 그들은 분명 용과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긴 했으나, 비라노스는 이 정돈된 자들(the ordered)을 용이라고 인식하지 않았다. 땅 위에서 정돈된 자들은 새들처럼 날개를 등 뒤로 접고 있었다. 비라노스와 같은 자연적인, 원시의 용들이 날개를 땅과 공중 모두에 걸치고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정돈된 자들은 제대로 된 용의 형태를 하고 있지 않았다. 더 이상은 아니었다. 그 이상한 힘을 받아들임으로써, 알렉스트라자와 그녀의 추종자들은 자신들에게 생명을 선사해 준 행성 그 자체에 등을 돌려 버린 것이었다.

발드라켄에 있는 원시 용으로서, 비라노스는 동족 사이에 낀 이방인이었다.

너희 중 너무나 많은 이들이 동족이 아닌 수호자를 선택했구나, 그녀는 생각했다. 날개를 크게 한 번 펄럭인 비라노스는 도시의 봉우리 중 한 곳으로 올랐다. 도시의 변두리를 돌아다닐 때조차도 그녀는 수백 명의 정돈된 용들을 보게 되었다. 보석 같은 색감을 한 그들의 비늘은 푸른색, 검은색, 청동색, 녹색, 붉은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각각의 색상은 개별적인 용의 위상의 지도를 받는 다섯 용군단의 색상들을 상징했다.

다섯 위상은 수호자의 질서 마력을 처음으로 주입받은 자들이었다. 위험한 길에 오른, 만물의 자연 질서에 등을 돌린 자들. 이제 그들은 다른 수많은 이들이 자기들을 따라 이 어리석은 행위에 동참하도록 설득하기까지 했다.

~~

오늘, 용의 여왕과 붉은용군단은 세계를 수호하겠다는 서약에 맹세하게 된다. 아제로스, 알렉스트라자는 세계를 그렇게 불렀다. 하지만 그 또한 또 다른 티탄의 단어처럼 들렸다.

알렉스트라자는 개인적으로 비라노스를 이 의식에 초대해 주었다. 어쩌면 비라노스가 위상들의 대의가 정당하다고 납득해 주길 바란 것일지도 몰랐다.

비라노스는 옛 친구가 명예롭고 진실된 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알렉스트라자가 타당한 이유 없이 이 길을 선택했을 리는 없었다. 그럼에도 비라노스의 의혹은 사라지지 않았다. 어째서 수호자의 소망을 채워주기 위해 용들이 스스로 변해야만 한다는 것인가? 그녀가 생각하기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

"비라노스 님! 저의 친우이시여!" 한 붉은용이 비라노스의 기류 안으로 활공해 들어왔다. 다른 정돈된 용들처럼, 그 붉은용 또한 구불구불하게 늘어난 목과 긴 앞다리를 하고 있었다. 땅 위에 두 발이 아닌 네발로 설 수 있게 해 줄 그런 다리를. 정돈된 자들의 가는 머리는 원시 용의 두개골과, 척추에 붙은 뚫을 수 없을 정도로 두꺼운 방어가 결여되어 있었다. 특히나 이 붉은용은 두 개의 무겁고 휘어진 뿔이 머리 위에 달려 양쪽 눈 위로 드리워져 있기도 했다.

이 붉은용은 소규모의 다른 붉은용 무리와 동행하는 중이었다. 정확히는 넷이었다. 용의 야생(Dragonwilds)에서는 그 누구도 감히 이토록 가벼운 태도로 비라노스에게 다가오지 않았다. 특히나 무리를 이뤘을 땐 더더욱. 수호자의 마력은 그들이 동족의 관습조차도 잊게 만들어 버린 것인가?

"전 사리스트라즈라고 합니다." 첫 번째 붉은용이 인사라도 하려는 듯 공중에서 우아하게 회전하며 말했다. "용의 여왕님의 청지기죠. 알렉스트라자님께서 당신이 탈드라서스에 머무시는 동안 제게 안내를 맡기셨습니다."

"고맙지만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구나." 비라노스는 공격적으로 보이지 않길 바라며 말했다. "난 발드라켄에 오래 머무를 생각이 없다."

"알렉스트라자 님께선 당신께서 그렇게 말씀하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셨지요." 사리스트라즈가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그 생각이 맞았군요. 당신은 정말로 당신의 동족들처럼 말씀하십니다!"

당신의 동족? 비라노스는 미간을 찌푸렸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

"저곳이 위상의 권좌입니다." 사리스트라즈의 목소리는 자부심으로 떨리고 있었다. "저 탑은 발드라켄의 영혼이라고 할 수 있죠. 저희의 영광스러운 위상들께서 다섯 용군단을 대신해 업무를 수행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 저희의 목적지는 권좌가 아닙니다. 따라오시죠, 비라노스 님. 당신께 보여드릴 이곳은 바로 티르홀드입니다!"

"티르홀드?" 비라노스는 격해지려는 목소리를 억누르며 물었다. 그녀는 그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알렉스트라자는 그녀에게 수호자 티르에 대해, 그가 용족의 일에 개입해 온 일들에 대해 종종 이야기했었다. 기억이 정확하다면, 위상들이 정돈되도록 제안한 자가 바로 그 티르였다.

"네, 동쪽에 있는 거대한 건축물입니다." 사리스트라즈는 돌밭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생명을 주는 물의 수원지이기도 하죠. 도시 전체를 가로지르는 송수로로 운반되는 그 물 말입니다."

"송수로..." 비라노스는 아래에서 반짝이는 물을 바라보며 주의 깊게 말을 골랐다. "물을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이 왜 그리 중요한 것인지 말해줄 수 있나? 왜 물을 그 수원지에서 벗어나게 해야만 하는 것인가? 혈족의 땅 도처에는 이미 물이 풍부하게 흐르고 있는데 말이지."

"물은 발드라켄에서 다양한 목적을 수행합니다." 그들이 언덕에 올랐을 때 청기기가 말했다. "다른 수단보다는 송수로를 이용해 물을 옮기는 것이 더 편하기도 하죠."

비라노스는 사리스트라즈를 힐긋거리며 눈썹을 들어 올렸다.

사리스트라즈는 키득거렸다. "인정합니다, 발드라켄을 처음 보면 놀랄 수밖에 없죠. 건물, 송수로, 사원과 정원. 하지만 약속드리죠. 때가 지나면 점점 이해가 되실 겁니다."

건물? 비라노스는 생각했다. 사원? 대체 용족에게 그런 것들이 왜 필요하단 것이지?

"그럴지도 모르지." 비라노스는 불편한 감정을 느끼며 대답했다. 발드라켄에 있는 그 어떤 것도 비라노스에겐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이런 상황이 바뀌기를 원하지도 않았다.

사리스트라즈를 따라 도시를 둘러보는 과정에서는, 아치 아래로 급강하하고 구름 위로 질주하고, 의식의 장소로 향하는 용들이 외치는 즐거운 소리를 듣는 동안에는 분명 어떤 즐거움을 느껴야 했다. 하지만 비라노스는 어디를 둘러봐도 단 하나의 생각만을 느낄 수 있었다. 티탄의 영향이 없었다면 발드라켄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지를. 티탄벼림들에 의해 "건물"로 깎여나가기 전 이 산은 얼마나 높이 솟아있었을까? 어째서 이 정원들은 완벽하게 정돈되도록 가위질을 당한 것일까? 그저 자연의 고유한 설계대로 피어나고 자라나도록 내버려 둘 수도 있었거늘? 그리고 그녀의 형제자매들이 한때 띠고 있던 그 고귀하고도 원시적인 형상은, 그 강인한 자태와 위엄 있는 태도는 어찌 된 건가? 어째서 그 또한 질서의 이름 아래 떨어져나가 버린 것인가?

티탄이 결함이라 여긴 것들로부터, 비라노스는 망가지지 않은 아름다움을 보았다. 이 세계에는 개선도, 티탄도, 질서 마력도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어쩌면 이 세계에는 도시와 건축물이, 그리고 위상조차도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

군중이 단상 위로 모여들었다. 비라노스는 그들 중 일부를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커다란 고대의 붉은용은 필시 알렉스트라자의 배우자이자 친우인 티라나스트라즈였다. 그의 갈색 비늘은 이제 심장의 피처럼 따뜻하게 빛나는 색깔을 하고 있었다. 그는 비라노스의 시선을 느낀 듯 고개를 돌리고는, 그녀를 향해 인사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비라노스는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기 위해 주의하며 그 동작에 응답했다. 그러나 가슴 속에서는 소용돌이가 일고 있었다. 그처럼 기품있는 용이 티탄의 족쇄를 받아들였다니! 어쩌면 짝에 대한 사랑 때문에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또 어쩌면, 그의 모든 지혜를 끌어모은 티라나스타라즈가 비라노스는 볼 수 없었던 무언가를 질서 마력 안에서 보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낯선 어둠이 비라노스의 마음 속으로 파고들었다. 대체 어떤 지혜가 자신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할 힘을 받아들이게 만든단 것인가? 용들은 수호자의 마법 없이도 충분히 고귀하고, 충분히 용감하고, 충분히 강인하지 않았던가?

티라나스트라즈만이 아니었다. 모임 너머로 시선을 돌린 비라노스는 자연적인 형태의 용을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말리고스, 이제 푸른용의 위상이 되어 비전 불꽃으로 눈을 빛내는 그는 거의 알아볼 수조차 없었다. 그의 날개를 따라 룬이 빛나고 있었다. 그의 짝인 신드라고사는 그의 옆에 서서 또 다른 푸른용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신드라고사는 그 푸른용의 말에 고개를 들며 웃었다.

알렉스트라자의 여동생 이세라는 녹색용의 위상이 되었다. 그녀의 비늘은 봄에 피어나는 잎들의 색깔로 물들어 있었고, 머리는 네 개의 커다란 금빛 뿔로 장식되어 있었다. 그녀의 발톱 아래에선 꽃들이 피어났다.

~~

방의 반대편에서는 노즈도르무가 날개를 흔들어 희미한 청동빛의 모래로 구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알렉스트라자의 말에 따르면 그는 이제 시간 그 자체를 조작할 수도 있다고 했다. 노즈도르무는 수호자의 마법을 받아들이기 전에도 강력했지만, 시간 그 자체를 조작할 수 있다니? 그녀는 그게 대체 어떤 힘인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검은용의 위상, 넬타리온에게 주의를 돌렸다. 알렉스트라자에게 그의 이야기를 전해듣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면식이 있는 사이는 아니었다. 그는 다른 세 위상들보다도 큰 덩치를 하고 있었다. 재처럼 검은 비늘은 흑요석처럼 빛났다. 알렉스트라자의 말에 따르면 수호자들이 넬타리온에게 대지와 그 아래 깊은 곳의 지배권을 내려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알렉스트라자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

"그 물체는 무엇인가?" 비라노스가 조각품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물었다.

"이것은 붉은용군단의 서약의 돌입니다." 사리스트라즈가 답했다. "아름답지 않습니까? 강화된 후에는 아제로스와 그 주민들을 수호하겠다는 저희 약속의 상징이 되어 줄 것입니다. 붉은용군단은 이것을 루비 생명의 웅덩이에 보관할 생각입니다. 건설이 끝난 후에 말입니다."

서약의 돌? 루비 생명의 웅덩이? 비라노스는 붉은용에게 시선을 맞추며 생각했다. 이 모든 것이 너무도 이상하게 느껴졌다. 발드라켄에 머물러 있을수록, 비라노스는 점점 더 불안해져만 갔다. 여기 있는 그 어떤 것도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떻게 사리스트라즈는 위상들을 그토록 온전하게 맹목적으로 따를 수 있는 것인가?

"말해다오, 사리스트라즈," 비라노스가 타는 목으로 물었다. "어째서 그대는 질서 마력을 주입받기로 선택한 것인가?"

사리스트라즈는 그녀의 질문을 듣고 생각에 잠긴 듯 잠시 침묵했다. 그러다 목청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갈라크론드가 저희 종족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죠. 그가, 아니, 위상들께서 저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용들은 함께할 때 더 강하다는 것을요."

"있는 그대로 알렉스트라자를 도울 수도 있지 않았겠는가?" 그녀가 물었다. "그대의 진정한 형상을 유지한 채로."

"그럴지도 모르죠." 그는 미소와 함께 날개를 펴며 주위를 채운 용들에게 인사했다. "하지만 전 붉은용군단의 일원이 되고 싶었습니다. 저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가 되고 싶었죠. 저희가 닿을 수 있도록 위상들께서 이끌어주신 바로 그 높이를 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 세상에 그보다 더 높은 사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비라노스는 속이 뒤틀리는 기분이었지만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또 다른 무언가를 질문하기도 전에 군중 사이에 포효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녀의 시선은 탑의 아래로 이끌렸다.

티르홀드의 문이 열렸고, 알렉스트라자가 머리를 높이 들며 밖으로 걸어 나왔다. 다른 위상들처럼 그녀 또한 완전히 변해 있었다. 끝이 금빛으로 빛나는 뿔 위로 반짝이는 햇빛이 내려 앉았다. 그녀의 비늘은 주홍색으로 빛났다. 알렉스트라자는 이제 날개를 등 뒤로 접은 채 네 발로 걷고 있었다. 그녀의 움직임은 빠르고도 확신에 차 있었다.

비라노스는 그 정돈된 외관 아래에서도 여전히 옛 친구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알렉스트라자는 언제나 상냥함과 친절함을 발했다. 많은 용들에게 있어 그녀의 우아함과 카리스마는 따라잡을 수 없는 것처럼 여겨졌을 것이다. 그녀의 눈은 굴하지 않는 맹렬한 지성으로 번뜩였다.

그녀는 알렉스트라자였지만... 비라노스의 알렉스트라자는 아니었다. 그녀는 생명의 어머니였다. 용의 위상이었다. 붉은용군단의 지도자, 붉은용의 위상이었다.

그런 생각이 비라노스의 심장에 얼음 조각을 박아 넣었다.

~~

"바로 오늘," 알렉스트라자가 말을 이었다. "모든 붉은용에게 더욱 거대한 용기와 공감, 회복의 힘이 부여되었노라. 위험 앞에 용감히 나서기를, 너의 적에게서 타협의 여지를 찾아내기를, 그리고 언제나 우리의 사랑하는 고향을 지키기 위해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는 힘을 갖기를 기원하노라. 우리가 숨을 쉬는 한, 아제로스는 쓰러지지 않을 것이다. 날개와 발톱으로, 우리는 반드시 그리 하리라."

"모든 붉은용군단을 대신해, 나는 우리 서약의 돌 앞에 이를 맹세하노라." 알렉스트라자가 말을 맺었다.

그러자 수호자 티르가 앞으로 나섰다. "티탄의 사절로서 나는 이 날 그대의 서약을 받아들이노라." 티르는 거대한 은빛 손을 서약의 돌을 향해 뻗었다. "그리고 그 서약을 여기 이 돌에 담아 봉인하노라. 이 서약의 돌이 붉은용군단이 맺은 서약을 상기시켜 주기를. 단지 나를 위해서가 아닌, 이 세계를 위해서. 현명하고 안전하게 비행하라. 그리고 너희의 질서를 완수할 수 있기를 기원하노라."

눈부신 붉은 빛의 폭발이 마지막으로 서약의 돌로부터 뿜어져 나왔고, 그 힘은 너무도 강력해 비라노스의 이빨이 다 떨릴 정도였다.

~~

"벌판으로 돌아가기 전에 알렉스트라자와 따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괜찮겠나?" 그녀가 말했다.

"물론입니다." 사리스트라즈가 말했다. 그의 비늘은 아직까지도 서약의 돌의 마법으로 빛나고 있었다. "여기서 기다려 주십시오. 용의 여왕님과 약속을 잡고 오겠습니다."

~~

"전 책무를 수행하러 돌아가야 합니다만, 알렉스트라자 여왕님께선 여기 대기실로 비라노스 님을 뵈러 올 것입니다." 사리스트라즈는 사과하는 듯한 말투로 이야기했다.
"수호자 티르 님께서 의식이 끝난 후 위상들께 즉흥적인 접견을 요청하셨고, 위상들께선 이제 막 도착하셨습니다.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

용기병들은 티탄의 얼룩을 더욱더 많이 드러내고 있었다. 자연 그대로의 타라세크로는 수호자들에게 충분하지 않았던 것인가? 그들 또한 그 마법에 더럽혀져야만 했던 것인가?

비라노스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알렉스트라자의 마음은 고귀하고 진실되게 남아 있으며, 용의 여왕은 그 누구에게도 질서 마력을 강요하지 않을 테니까. 그럼에도 그녀는 마음 속으로 파고드는 의심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 의심은 어떤 갈망과 뒤섞이기도 했다. 그녀를 불확실한 바람에 휘날리게 만드는 그 갈망. 비라노스는 수호자의 질서 마력에 굴복한다는 발상을 거부하긴 했으나, 용족이 조화 속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발상은 마음에 들어했다. 알렉스트라자처럼, 비라노스도 용족이 함께할 때 더 위대한 것들을 이룰 수 있다고 믿었다. 용족에게는 서로가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혈족의 땅은 많은 용들의, 정돈된 자들과 원시의 용들 모두의 고향이었지만, 위상들은 그들의 말이 법이 되는 영역을 명확하게 구분했다. 깨어나는 해안, 에메랄드 평야, 하늘빛 평원과 탈드라서스. 혈족의 땅은 더 거대한 용의 야생에 둘러싸여 있었으며, 원시용들 대부분은 위상들이 새로운 용들의 정돈을 시작하자 그곳으로 물러나게 되었다.

비라노스는 이론적으로 이런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더러, 수호자들을 믿는 것도 어리석은 일처럼 느껴졌다. 티르는 위상들이 갈라크론드를 쓰러뜨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그 외에는, 비라노스에게 있어 그의 동기를 믿을 만한 이유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

비라노스는 푸른용군단이 전에 들은 마법의 균열 같은 것들을... 아마도 차원문이라고 불렸던 것들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았다. 수호자 티르가 그 빛으로부터 나타났고, 알렉스트라자가 바로 그 옆에 붙어 있었다.

비라노스의 존재를 철저히 무시한 채로 티르가 말했다. "내 말을 진지하게 숙고해 보아라, 알렉스트라자. 난 네 용군단이 번영하는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다."

알렉스트라자는 뺨을 들어 올리며 눈을 가늘게 떴다. 그녀의 정중한 반대를 나타내 왔던 무의식적인 동작이었다. 지금 그녀가 그런 표정을, 그 정돈된 형상으로 하고 있는 것을 보자니,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당신의 조언을 고려하도록 하겠습니다." 알렉스트라자가 말했다.

수호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반드시 그리 하거라."

알렉스트라자의 눈이 더욱 가늘어졌고, 수호자는 몸을 돌렸다.

비라노스는 고개를 숙이며 생각에 잠겼다. 이렇게 보면 용의 여왕은 자유 의지를 가지고 있는 듯한데, 하지만 수호자는 여전히 그녀에 대한 통제권을 모색하고 있다. 대체 티르가 알렉스트라자에게 무엇을 시키려고 하는 것이지?

"이제 발드라켄을 떠나야겠구나." 티르가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하며 말했다. "넬타리온과 검은용군단이 서약의 돌을 강화할 준비가 되면 돌아올 것이다."

"좋습니다." 알렉스트라자가 말했다.

수호자 티르는 비라노스에게 거의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로 그녀를 스쳐 지나갔다.

그가 떠나자마자 알렉스트라자는 자신의 엄숙한 태도를 벗어 던졌다.

"비라노스!" 그녀는 계단을 껑충껑충 뛰어내려 오며 외쳤다. 그녀는 자신의 뺨을 비라노스의 뺨에 꾹 눌렀다. "널 보게 돼서 얼마나 기쁜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거다, 친구여. 와 줘서 고마워."

그 목소리에 담긴 기쁨이 비라노스의 심장에 꽂힌 얼음을 녹여냈다.

"그리고 난, 너는," 비라노스가 말했다. 알렉스트라자에게서는 여전히 그녀의 냄새가 났다, 일단은. 하지만 알 수 없는 새로운 냄새가 그 아래 깔려 있기도 했다. 마치 연기와 별가루의 냄새처럼 느껴지는 듯했다. 이 세계의 것이 아닌 무언가의 냄새였다.

"얘기 좀 해 줘. 여행은 괜찮았어?" 알렉스트라자가 물었다. "뭐 좀 먹었고?"

"바람은 고요했어. 혈족의 땅은 네 보호 아래 꽃을 피워냈고."

알렉스트라자가 활짝 웃으며 황금색 눈을 빛냈다. "네게 보여주고 싶은 게 더 있어. 발드라켄의 정원은 어때? 아니면 넬타리온이 흑요석 성채에 지은 새로운 건물도 있어! 너한테 알려주고 싶은 놀라운 것들이 너무 많아. 다른 위상들에게 얘기할 수 있도록 잠깐 시간을 줘. 그럼 바로 날아갈 수 있을 거야."

비라노스가 대답을 꺼내기도 전에 알렉스트라자는 차원문을 향해 몸을 돌리곤 다시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비라노스는 목소리에 차가운 기색이 서리지 않도록 애쓰며 말했다.

알렉스트라자는 몸을 돌려 친구를 마주봤다.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적어도 오후 정도는 같이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내가 우리 우정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건 알아, 알렉스트라자. 하지만 이건..."

비라노스가 고개를 저으며 말끝을 흐렸다.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거라면, 부디 얘기해 줘." 알렉스트라자는 수호자를 대할 때 사용했던 외교적이고도 여왕 같은 바로 그 어조를 희미하게 드러냈다. "넌 언제나 나의 가장 정직하고 솔직한 친구였어, 비라노스. 나에게는 본심을 얘기해도 된다는 건 알잖아."

비라노스는 자신의 정직함과 솔직함을 자랑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어쩐지 이 문제는 너무나 걱정스럽게 느껴졌다. 질서 마력을 비판하는 것은 알렉스트라자 본인을 비판하는 것과 같았다. 비라노스는 다음 말을 주의 깊이 골라야 했다. 그녀는 수호자의 뜻을 거부하고 싶은 마음만큼이나 친구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넌 미지의 바람을 따르고 있어, 친구. 난 네가 걱정스러워." 비라노스가 말했다. "넌 그 누구보다도 명예로운 용이야, 알렉스트라자. 난 예전의 네 모습을 사랑했어. 그런 네가 자신을 또 다른 존재로 바꾸기 위해 고개 숙이는 모습을 보는 게 고통스러워. 내 입장에서 보면, 그래, 밖에서 보면... 수호자들이 너와 네 용군단을 통제하려는 것 같아서 두렵거든."

"내 자율성은 존중받고 있어." 알렉스트라자가 말했다. "티르 님은 우리에게 주실 수 있는 인도를 제공하시지만, 결정은 순전히 나의 몫이야."

"용들을 억지로라도 네 용군단에 들어가게 만들라고 그자가 요청한다면 너는 어떻게 할 거야?" 비라노스가 물었다. "네게 반대하는 이들의 바람을 무시할 거야?"

"아니, 절대 그럴 일은 없어." 알렉스트라자는 고개를 한 번 저으며 말했다. "질서 마법을 받아들일지는 언제나 선택으로 남을 거라고 맹세했어."

"그러면 내게도 맹세해." 비라노스가 말했다. "절대 원시 용에게 수호자의 의지를 따르도록 강요하지 않을 거라고 맹세해."

알렉스트라자는 비라노스를 똑바로 바라봤다. "맹세할게."

우정을 쌓아온 그 오랜 시간 동안, 비라노스는 알렉스트라자가 거짓말을 하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기만은 그녀의 본성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비라노스의 앞에 서 있는 알렉스트라자는 비라노스가 오래도록 알아온 그 용이 아니었다. 수호자의 마법은 알렉스트라자의 물리적인 형상을 바꿔 놓았다. 어쩌면 그녀의 진실함마저 바꿔 놓지는 않았을까?

그녀가, 그녀의 수호자처럼, 목적을 이루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다면... 가장 아끼는 오랜 친구에게 거짓말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비라노스는 그 질문에 답할 수 없었다. 오직 시간만이 답을 줄 수 있는 문제였다.

"널 믿어, 알렉스트라자." 비라노스는 자신의 이마를 친구의 이마에 꾹 누르며 말했다. "하지만 네 수호자들은 믿지 않아."}}}
“이리디크론이 피락과 동맹을 맺는다면, 그들은 전쟁의 바람을 피워 올릴 것이오.”
“상황을 그렇게까지 악화시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소.”
알렉스트라자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용이 용과 싸워선 안되니까.”
“우리를 폄하하려는 자들은 우리가 용이 아니라 수호자들에게 징집된 병사라고 하오.”
넬타리온이 대꾸했다.
“그들은 기회만 있으면 발드라켄을 폐허로 만들 거요. 난 티르의 생각에 동의하오. 우리의 수를 늘려야 하오. 우리가 야생에서 알을 회수할 때마다 미래에 상대해야 할 적이 하나 줄고 우리 곁의 아군은 하나 느는 셈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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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뭘 바라는지 알아, 친구?”
비라노스가 외치며 구름 아래로 내려왔다.
“차라리 내가 가장 두려워했던 일이 일어난 것이길 바라. 네 주인의 질서 마법이 네 정신을 뒤틀어 놓은 것이길 바란다고. 지금의 넌 내가 예전에 알았던 그 용일 리가 없으니까!”
255페이지.
“우리를 갈라놓고 있는 게 바로 위상들이야.”
탈린스트라즈는 누이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들은 우리 동족의 심장에 가시를 꽂았고, 그래서 우리는 지금 그들의 기만에 속아 전쟁을 벌이려 하는 거야!”
이 선언에 모여든 용들 모두 큰 충격을 받은 듯 했지만, 탈린스트라즈는 멈출 수가 없었다.
“내가 일궈낼 삶의 모습을 용의 여왕이 선택했어. 내 죽음까지 그 손에 맡기진 않을 거야. 난 차라리 원시술사들과 함께하겠어.”
299페이지.
“비라노스가 원하는 건 하나뿐이오.”
알렉스트라자가 말했다.
“바로 나. 내가 비라노스와 발톱을 맞대고 싸우겠소. 내가 패배하면, 내 목숨을 적의 손에 맡기겠소. 비라노스가 패배하면, 그녀를 현신의 금고에 가두겠소.”
놀란 숨소리가 의회실 가득 울려 퍼졌다. 넬타리온은 용의 여왕이 그런 걸 제안했다는 사실 자체에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났다.
“절대 안 되오.”
388페이지.
“나는 생명의 어머니이자 이오나의 축복을 받은 아제로스 다섯 용군단의 여왕, 살아있는 모든 존재의 수호자인 알렉스트라자다.”
그녀의 두 눈에서 진홍색 불길이 타올랐다.
“오늘 나의 서약을 지키겠다.”
406페이지.
"넌 이길 수 없다." 이리디크론이 말했다. 대지의 힘이 그의 등골을 따라 더욱 밝게 빛나며 요동쳤다. "여기선, 혼자선 불가능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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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용이 이 장소를 목도할 수 있으리란 생각은 한 적 없었다." 이리디크론은 몸을 돌리지도 않은 채 고개를 들어 말했다. "자격이 있는 유일한 자라면 너밖에 없을 거라 생각했지."

넬타리온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낮추고 공격에 대비해 근육을 긴장시켰다.

돌비늘은 몸을 돌려 검은 위상을 마주했다. 그의 눈은 동굴의 수정에 담긴 것과 동일한 원소의 힘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는 주위의 동굴을 향해 날개를 펼쳤다.

"말해 다오, 대지의 수호자여. 티탄의 뜻에 따라 스스로에게 족쇄를 채운 일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나?"

"수호자들이 내게 선사해준 힘을 마다할 이유가 무엇이 있겠나?"

넬타리온은 이리디크론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내가 물은 건 그런 게 아니다." 현신이 말했다. "내가 물은 것은 그 힘이 그들이 너에게 씌운 서약의 '무게'만큼의 가치가 있었냐는 것이지."

"내 서약은 짐이 아니다." 넬타리온은 단상의 가장자리를 걸으며 답했다. "'너'는, 그 반면에, 지난 500년 간 내게 그저 짐에 불과한 존재였지."

"여전히 대답하기를 거부하는군." 돌비늘이 고개를 들며 말했다. "그렇다면 대답은 결국 '아니'란 거겠지."

(중략.[8])

"넌 이길 수 없다." 이리디크론이 말했다. 대지의 힘이 그의 등골을 따라 더욱 밝게 빛나며 요동쳤다. "여기선, 혼자선 불가능하지."

"내가 이 동굴에 발을 들인 순간 넌 이미 진 것이다." 넬타리온이 현신에게 돌진하며 말했다.

이리디크론은 날개의 갈퀴를 바닥에 박아넣었다. 가시처럼 날카로운 화산암이 분출했다. 넬타리온은 그것을 뚫고 지나갔고, 돌의 파편들이 사방으로 흩날렸다. 그는 왼쪽으로 가는 동작을 취한 직후 오른쪽으로 미끄러지며 이리디크론의 가슴에 있는 빛나는 핵에 갈퀴를 찔러 넣었다. 현신이 포효하며 단상의 가장자리로 밀려났다. 산 전체가 그의 분노로 흔들리는 것 같았다.

넬타리온은 그것을 무시한 채 현신에게로 달려들었다. 이리디크론의 날개에 이빨을 박아넣고 옆으로 잡아당기며 관절을 향해 두 개의 갈퀴를 쑤셔 박았다. 이리디크론은 으르렁거리며 넬타리온의 입으로부터 날개를 홱 떼어냈다.넬타리온의 이빨은 붉게 물들었다. 돌비늘은 바닥을 통해 충격파를 내보내 검은 위상을 넘어뜨렸다. 동굴 전체가 다시 한번 흔들렸다. 천장에 있는 토파즈 수정들이 산산이 조각나며 아래에 있는 어둠 속으로 파편을 떨어뜨렸다.

보이지 않는 힘이 넬타리온을 지면으로 잡아당겼고, 그의 왼쪽 팔꿈치는 강제로 휘어져 버렸다. 균형을 잃은 그는 팔뚝을 이용해 자신을 지탱했다.

'넌 약하다.' 속삭임이 말했다.

머릿속의 목소리에 저항하며, 넬타리온은 다시 발에 힘을 줘 스스로를 일으켰다. 관절이 요동쳤다. 대지의 수호자로서 수 세기를 보내면서, 그는 등에 실린 세계의 무게를 견디는 데 익숙해졌다... 하지만 이 힘은 그 짐의 무게를 기하급수적으로 증대시켰다. 뼈가 부러질 듯이 삐그덕거렸다. 눈에서는 실핏줄이 터져 흰자를 덮을 정도였다. 온몸에 있는 모든 근육이 경련했다.

돌비늘이 몹시도 흥미로운 듯 검은 위상을 바라보며 머리를 내밀었다.

"아제로스 그 자체보다 더 강한 존재는 없다." 그는 부드럽게 말했다.

넬타리온은 그저 현신을 응시할 뿐이었다.

'거짓말이다.' 속삭임이 말했다. '우리가 더 강하다.'

섬을 둘러싼 돌들이 회전하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대지의 수호자를 압도하는 힘은 두 배로 강해져 그를 강제로 무릎 꿇렸다. 숨이 막힌 그의 심장은 두개골 안쪽까지 느껴질 정도로,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박동하고 있었다. 그의 관절은 풀어달라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우리의 힘을 불러내라,' 목소리 중 하나가 말했다. '그러지 않는다면 넌 이 어둠 속에서 죽게 되리라.'

돌비늘은 그의 주위를 천천히 돌기 시작했다. '수호자들이 선사해준 힘에도 불구하고, 결국 너 또한 원소 앞에서는 고개를 숙여야만 하지.'

'우리를 불러내라,' 또 다른 속삭임이 말했다. '그러지 않는다면 네 친구들은 이 전당에서 사멸하게 되리라.'

"널 박살내 주마." 이리디크론이 말했다. "네 동족을 이 전당 안에 영원히 가둬 둘 것이다. 질서의 어리석음과 네 주인들의 무능함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당장!' 또 다른 속삭임이 말했다. '하지 않는다면 넌 여기서 죽는다. 처참히 망가진 채로!'

넬타리온은 망가지지 '않을' 것이다. 이리디크론처럼 열등한 자에게 지지도 않을 것이다.

대지의 수호자는 눈을 꼭 감은 채, 자신의 모든 물리적인 고통을 포효의 형태로 방출했다. 끔직한 어둠의 힘이 그의 안에서 솟아나며 방 안의 빛을 꺼뜨렸다. 끔찍한, 세계를 파괴할 힘과 함께 그의 몸에 어둠이 주입되었다. 그의 고통은 하나의 속삭임과 함께 휩쓸려 사라졌다.

눈을 뜬 그는 으르렁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보라색의 빛이 비늘로부터 뿜어져 나왔다. 그 퇴색한 빛이 이 공간에 있는 모든 것을 감싸며 단상을 덮었다.

이리디크론은 눈을 크게 뜨며 넬타리온으로부터 거리를 벌렸다.

"이제 알겠군." 현신의 말이 빨라졌다. "그래. 이 힘으로 라자게스를 쓰러뜨린 거였어! 이 어두운 힘을 이용해서 그녀를 돌 아래 봉인했던 거였군. 이건 티탄의 마법이 아니잖느냐! 네 용의 여왕도 네가 또 다른 주인을 섬긴다는 것을 알고 있나?"

"난 누구도 섬기지 않는다." 넬타리온이 포효하며 말했다. 그 말을 내뱉은 순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비웃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에 저항하기라도 하듯, 대지의 수호자는 단상에 갈퀴를 박아넣어 돌을 오염시키는 어둠을 뿜어냈다.

(후략.[9])}}}

7. 기타

8. 관련 문서


[1] 여기서 용들이 허락만 받았다면 원시 용들에게 질서 마법을 부여하는 일에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2] The ordered. 질서 마력을 받아들인 용들을 의미한다. [3] Harrowsdeep. 노스렌드 북부 어딘가에 존재하는 이리디크론의 둥지. [4] 이 때 넬타리온은 해안에서 벌어진 일과 자신이 저지른 어두운 진실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이리디크론이 드랙티르가 위상에게 반기를 들도록 선동하는 것도 원치 않았다. 서약체결자가 없다면 이 두 가지를 모두 처리할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파괴된 유물의 잔해로 드랙티르들에게 마지막 명령을 내려 그들을 요람으로 돌려보냈다. 잠시 후 말리고스가 모든 드랙티르들을 깊은 잠에 빠뜨렸다. 넬타리온은 오랜 친구인 말리고스를 상대로 해안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자신이 라자게스를 직접 공격해 무력화시킨 후 감금했다고 거짓말을 했으나, 곧 진상을 알아챈 말리고스는 두 가지 조건 하에 넬타리온이 해안에서 일어난 일의 진실을 감추는 것을 돕기로 동의했다. 첫 번째는 자신에게 빚을 진 셈이니 언제든 자신의 소환 요청에 응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라자게스가 해안을 공격했다고 알렉스트라자에게 즉시 알리는 것이었다. [5] 지금의 용의 섬. [6] 자라딘은 지난 세기부터 적대적으로 움직였는데, 아마도 전쟁이 계속되는 것을 이용하여 깨어나는 해안의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그랬을 것이다. [7] 2인자는 라즈비크. [8] 이리디크론의 도발에 넘어간 넬타리온이 먼저 공격하며 불 붙은 발톱으로 이리디크론의 목을 베어낸다. 하지만 그 단단한 비늘에는 얕은 흔적만이 남을 뿐이었다. 이후 이리디크론이 머리와 어깨로 넬타리온의 얼굴과 가슴을 강타한다. 넬타리온은 그 엄청난 충격에 나가떨어지고, 이리디크론은 그런 넬타리온을 더욱 조롱한다. [9] 그렇게 넬타리온은 이리디크론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다. 넬타리온은 이리디크론이 자신의 진실을 목격한 이상 죽여야 한다고도 생각했지만, 시체가 연구되며 진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다른 현신들처럼 가두기로 결정한다. [10] 그 과정에서 수천 명이 도살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