Εὐρύκλεια | Eurykleia[1]
1. 개요
또다른 이름은 안티파테/안티파타(Ἀντιφάτη, Antiphata). 오디세우스의 유모로, 그의 아들 텔레마코스의 유모를 겸하기도 하였다.2. 일대기
페이세노르의 아들 옵스의 딸로, 젊은 시절 오디세우스의 아버지인 라에르테스의 노예로 팔렸다. 라에르테스가 '막 피어오르는 나이'였던 에우뤼클레이아를 '황소 스무 마리 값을 치르고 사들여 아내와 다를 바 없이 존중했지만 왕비의 분노가 두려워 한 번도 동침한 적은 없다'는 언급이 있는(오디세이아 1권 429-434행) 것을 보아, 첩으로 삼고 싶은 마음은 있었으나 포기한 모양. 덤으로 나이도 많고 신분도 낮은 일개 노파에 불과한데도 '여신과 같다'는 수식어까지 붙어 나오는(오디세이아 20권 147행) 것을 보아, 젊어서는 제법 미인이었고 나이를 먹어서도 여전히 기품 있는 미노년인 듯. 3대에 걸쳐 이타카 왕가를 섬기고 오디세우스와 텔레마코스를 직접 양육하기까지 한 사람이라, 시녀들 중에서 입지도 높고 페넬로페와 텔레마코스에게도 깊이 신임받는 연출이 나온다.오디세우스가 태어났을 때, 그의 외조부인 아우톨뤼코스[2]의 무릎에 아기를 올려놓으며 이름을 지어주라 청한 것이 이 여인이라 한다.
오디세우스가 이타카로 20년만에 돌아왔을 때, 그의 궁전은 왕비와 결혼하여 왕권을 찬탈할 작정으로 몰려든 구혼자들이 점령하고 있었기에 아테나 여신이 그를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시켜 주었다. 그래서 어떤 사람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으나,[3] 손님 대접을 하느라 그의 발을 씻어 주던 이 늙은 여인만이 오디세우스의 허벅지에 난 흉터를 보고 한눈에 알아보았다. 여담으로 이 흉터는 오디세우스가 소년 시절 사냥을 나갔다가 멧돼지의 엄니에 다쳐서 얻은 것이라고.
에우뤼클레이아가 너무 놀란 나머지 알아본 티를 낼 뻔하자, 정체를 들킬까 봐 긴장한 오디세우스는 "자네 젖을 먹여 키워준 날 왜 이제 와서 파멸시키려 하는가, 저 구혼자들은 물론 그들과 결탁한 하인들까지 모조리 도륙낼 때 자네가 내 유모라 해서 용서해 주진 않겠다"라는 말로 협박(...)을 시전했다. 그러자 이 눈치 빠른 노파는 대번에 상황을 알아차리고, 구혼자들과 결탁하여 왕비를 핍박한 배신자들이 누구인지를 낱낱이 알려주기로 약속했다. 과연 때가 되어 오디세우스가 본모습을 드러내고 구혼자들을 모조리 처치한 뒤 궁전의 하녀들을 모아 두고 에우뤼클레이아를 소환했으며, 에우뤼클레이아는 '마지못해, 혹은 강요당해 구혼자들의 말을 따른 이들'과 '자발적으로 구혼자들 편에 붙어 위세를 부린 이들'을 구분했다. 당연히 오디세우스는 전자는 용서해 주고 후자는 모두 처형했다.
[1]
어원은 넓은 명성. 참고로 오디세우스의 어머니
안티클레이아의 어원은 명성을 반대하는 자라는 점에서 대조된다.
[2]
헤르메스와 키오네의 아들로, 아버지를 닮아 사기와 도둑질로 악명이 높았다.
헤라클레스의 레슬링 스승이라는 전승이 있다.
[3]
'사람'으로 한정짓지 않는다면 오디세우스의 충견 아르고스가 가장 먼저 그를 알아보긴 했는데, 너무 늙고 쇠약해진 나머지(오디세우스가 떠나기 전에도 이미 주인을 따라 사냥을 다닐 정도의 성견이었는데 떠난 주인이 20년만에 돌아왔다는 걸 생각해 보자.) 거동도 못 하고 눈까지 멀어버린 채 냄새로 주인을 알아보고는 반갑게 꼬리를 흔들고 그 직후 절명했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