シトナイ
1. 개요
아이누의 서사시 유카라에 등장하는 소녀.2. 일대기
현 오타루시 슈큐츠에 있는 아카이와(赤岩) 산 동굴에 거대한 뱀이 살고 있었고, 밤마다 마을의 주민이나 동물들을 한 입에 삼키며 농장에 피해를 줬다. 주민들은 조금이라도 뱀의 피해를 막으려 동물들을 바쳤지만 역부족이였다. 어느 날 촌장인 우헤레치(ウヘレチ)의 꿈에서 뱀이 나타나 매년 8월 보름에 소녀를 제물로 바칠 것을 강요했다. 주민들은 결국 제비뽑기로 마을 소녀를 제물로 바쳤고 9년 동안 계속되었다.10번째 소녀를 제물로 바치는 시기가 오자 우헤레치의 딸인 시토나이는 촌장의 딸이란 이유로 제비뽑기에 빠졌지만, 마을의 소녀가 아닌 자신이 스스로 뱀의 제물이 될 것을 자처했다.[1] 우헤레치는 당연히 시토나이의 말을 들어 줄 수 없어 꾸짖었지만 시토나이의 결심은 변하지 않았다.
시토나이는 제물을 바치는 날, 사냥개와 칼 한 자루를 들고 집을 나섰다. 암벽을 올라 동굴에 도착한 시토나이는 준비한 곰과 사슴 고기를 입구에 느려트려 뱀을 기다리고 있었다. 보름달이 뜨고 동굴에서 뱀이 나타나 곰과 사슴고기를 보고 먹으려 할 때 사냥개가 뱀에게 덤볐다. 뱀이 목을 물려 사냥개에게만 집중하는 사이에 시토나이가 칼을 뽑아 뱀의 목을 찌른다.[2]
뱀이 죽은 뒤 동굴로 들어간 시토나이는 지금까지 희생된 아홉 소녀들의 뼈를 발견하고 "아무리 여자의 몸이라지만 뱀에게 잡아먹히다니 정말 한심해. 여자란 얼마나 나약하고 슬픈 존재인지."라고 읊조린 다음 하나하나 주워서 마을로 돌아갔다.
마을에는 평화가 찾아왔지만 죽은 뱀의 보복을 방지하기 위해 아카이와 산에 사당을 지어 마을의 평화를 기린다고 한다.
기이하게도, 중국의 고전소설인 수신기(搜神記)의 이기(李寄) 이야기(수신기 제19편)가 이 유카라의 시토나이 이야기와 거의 완벽하게 일치한다. 이기참사(李寄斬蛇)라고 제목을 붙이기도 하는데, 직역하면 '이기가 뱀을 베어 죽이다'라는 뜻이다. 사람을 잡아먹는 큰 뱀, 9년 동안 매년 8월 보름에 이어진 인신공양, 자신은 무사할 수 있었지만 스스로 제물이 되겠다고 자처한 마을 권력자의 딸인 소녀, 개와 함께 몰래 퇴치를 위한 출가, 개가 뱀을 물어뜯는 사이에 처치하기 등. 심지어 이기가 뱀을 처치한 후 지금까지 희생된 소녀들의 유골을 수습하면서 "너희들은 겁 많고 나약해서 뱀의 먹잇감이 되었으니 참으로 슬픈 일이다'(汝曹怯弱, 為蛇所食, 甚可哀愍)라며 탄식하는 것까지 유사하다. 차이점이라면 시토나이는 퇴치 이후 전승이 없지만 이기의 경우는 그 공을 치하받아 동월왕(東越王)의 비가 되었고 아버지는 마을의 현감이 되어 어진 정치를 펼쳤다. 그리고 죽은 후 고향 마을의 사람들이 그녀를 수호신으로 모셨다는 전승이 있다.
내용의 유사성이 매우 크고, 아이누 신화를 채록, 정리한 것은 근대 이후의 시기이므로 그 이전에 수신기의 기록과 같은 중국 신화가 전파되어서 아이누 신화로 자리잡았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신화·설화 등의 이야기가 다른 문화권에 전파되어서 영향을 끼치고 새로운 이야기로 자리잡는 사례는 매우 흔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에 대해선 연구가 더 필요하다.
시토나이 이야기가 중국 신화에 영향을 받은 수준이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수신기의 내용을 베껴서 날조한 것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일본어 글· 번역 및 요약
야마타노오로치 신화와도 어느 정도 비슷한 전개 양상을 보이는 점도 있다.
3. 여담
- 이 설화의 영향 때문인지, 아이누계 여전사 캐릭터들은 다들 단검에 능하다거나 개 혹은 레타르 설화를 엮어 늑대[3]를 데리고 다니는 등의 특징을 보인다. 나코루루나, 산, 아시르파 등이 대표적인 예.
- Fate/Grand Order에 얼터에고로 등장. 시토나이(Fate 시리즈) 참조. 여기서는 이리야스필 폰 아인츠베른의 육체에 핀란드 신화의 프레이야와 로우히가 융합된 하이 서번트로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