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pe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12-04 08:48:34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1. 개요2. 줄거리

1. 개요

네덜란드의 전래동화로 가장 아름다운 건 모두에게 쓸모가 있는 거라는 걸 담고 있다.

2. 줄거리

근세 네덜란드에 있는 어느 항구 도시에서 큰 상단을 운영하는 가장 부유한 젊은 부인이 살고 있었다. 부인은 젊어서 남편을 잃었고 자식도 없이 홀로 상단을 꾸리면서 지냈으며 수완이 좋아 상당한 재산[1]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다른 것은 모두 좋았으나 성격 면에선 상당히 허영심이 많고 자존심이 높은 게 문제였다. 그녀 밑에서는 나이 지긋한 선장이 한 명 있었는데 그는 진중하고 겸손해서 모두에게 사랑을 받았다.

어느 날, 부인은 선장에게 세상에서 가장 비싸고 아름다운 물건을 구해 오라고 얘기했으며 노선장은 항해를 하면서 가장 아름다운 물건을 찾아 여행을 떠났다. 1년 뒤, 선장은 배에 발트 해에 나는 보리 다발과 목화 다발을 가득 싣고 항구 도시로 돌아왔다.

이를 보고 깜짝 놀란 부인이 가장 아름다운 물건이 고작 이거냐고 따지자, 선장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이 보리들은 겉으로는 평범하지만 우리가 먹는 빵을 만들게 도와주는 밀가루를 만들어 주고, 목화 역시 우리가 입고 있는 옷들을 만들어주는 솜을 만들어 주는 고마운 것들이니 이것들이야말로 진정한 가장 아름다운 물건이라고 불릴 수 있지요."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보석이나 이런 호화로운 물건을 기대했다가 실망한 부인은 크게 화를 내면서 선장을 해고한 다음 선장이 가지고 온 목화와 보리를 마구 바닷속에 던졌다. 이 때 그 옆에 하얗고 긴 수염을 가진 노인이 지나가다 부인에게 "그 보물들을 버리지 마시오. 귀중한 것을 함부로 버리게 되면 하느님의 진노를 받습니다."라고 경고했다[2]. 그럼에도 부인은 코웃음을 치면서 만일 이 반지가 다시 돌아온다면 그 말을 믿겠다고 한 다음 자신이 낀 비싼 보석반지도 바닷속으로 던져 버렸다.

며칠 뒤, 부인의 저택에서 상류층 파티를 열었는데 잔칫상에 살이 통통하게 오른 물고기 요리가 올라왔다. 부인이 이 물고기 배를 가른 순간 깜짝 놀랐는데, 얼마 전 본인이 바닷속에 던진 반지가 나왔기 때문.

그 이후 부인의 일에 온갖 액이 끼었으며, 우선 물건을 싣고 오던 배들이 전부 폭풍우를 만나 침몰했고 무사하던 배들마저도 해적들의 습격에 전부 털리면서 완전히 몰락하자 부인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울면서 후회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그 뒤 부인은 거지 신세로 떠돌면서 사람들에게 빌어먹으면서 살다가 어느 길에서 객사하고 말았다.

부인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보리와 목화를 버린 항구 도시 근처에 핀 보리와 목화는 다른 지역에 자라는 것들과 달리 보리는 알이 영글지 않아 비쩍 말랐으며 목화는 그 솜이 매우 적었다. 사람들은 이를 보고 귀한 것을 업신여긴 어리석은 부인에게 하느님이 진노했으며 가장 중요한 건 우리에게 쓸모있는 것들이라는 교훈을 마음 속에 새겼다.

판본에 따라서는 밀인 경우가 있으며, 부인이 나중에 항구에 가서 자라는 밀 이삭을 보면서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는 버전도 있다.


[1] 어떤 판본에선 이 도시 땅의 절반 이상이 모두 부인의 재산이라고도 한다. [2] 해고된 선장이 이 말을 하는 판본도 있다.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