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검전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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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판타지 |
작가 | 홍성호 |
출판사 | 자음과모음 |
발매 기간 | 1999. 11. 20. ~ 2000. 04. 12. |
권수 | 12권 (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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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대한민국의 판타지 소설. 저자는 홍성호.PC통신 하이텔과 나우누리에서 연재되었으며, 연대적으로 1세대 판타지로 분류된다.
2. 줄거리
어릴 적에는 신분을 뛰어넘은 절친한 친구였으나, 자라면서 어떠한 경위로 견원지간이 된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와 레아드. 둘은 고향 마을인 로아의 축제 무대 한 가운데에서 갈등 끝에 결투를 하게 된다. 대부분 바크의 편인 아이들 탓에 검을 잃어버린 레아드는, 며칠 전 우연히 주웠던 핏빛과도 같은 붉은 검신을 가진 거대한 검을 들고 결투에 나서게 된다. 두 사람의 결투가 최고조에 오른 순간, 로아 내에 있는 화약고를 늑대들이 습격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화약고를 지키기 위해 나선 바크와 레아드는 힘을 합쳐 싸우면서 화해 분위기로 흘러가지만 늑대의 수가 너무나도 많았다. 습격받아 쓰러진 바크를 본 레아드는 갑자기 엄청난 힘을 발휘하며 붉은 대검을 휘둘러 늑대들을 쓰러트린다.다음 날, 바크의 침실에서 눈을 뜬 레아드는 자신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알게 된다. 갈색 머리칼, 눈동자를 가진 소년이었던 레아드는 크고 아름다운 붉은 눈, 바닥에 끌릴 만큼 길게 자라난 붉은 머리칼에 여성과도 같은 가녀린 체구를 가진 모습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마치 여자처럼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에 낯설어하는 레아드에게, 바크는 레아드에게 예전의 약속을 꺼낸다. 함께 여행을 떠나 온 세상을 구경하자는 이야기였다. 바크는 집안의 반대로 여행에 나서지 못하게 되었고, 여기에 레아드가 화를 내어 두 사람 사이가 소원해졌던 것이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동경해왔던 대륙 최고의 해결사 집단 '포르 나이트'에 가입하여 모험을 시작한다. 헌데 두 사람 앞에 한 명의 소년이 나타난다. 로느 아이리어 펠. 대륙 전체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거상의 도련님이 끼어들게 된 것이다. 검도 익히지 않았다면서 포르 나이트에 지원한 돈 많은 귀족 소년의 기행이었으나, 포르 나이트는 명령에 따라야 하는 집단이기에 세 사람은 함께 행동하게 된다.
3. 상세
본디 인터넷 연재본에서는 《내 이름은 요타》라는 제목이었으나,[1][2] 출판되면서 《성검전설》로 제목이 바뀌었다. 전 12권 완결. 1권부터 6권까지가 1부, 7권부터 12권이 2부를 이룬다.주제의식은 1세대 판타지 소설들 사이에서는 꽤 진중한 편이었다. 1부는 '정체된 세계를 이끌기 위해 현재의 모든 것을 지워버리고 빠르게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 현재를 포기하지 않은 채 자신을 믿고 나아갈 것인가' 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2부는 '존재한다는 것은 창생(태어남)과 파멸(죽음)으로만 결정되지 않는, 또 다른 무엇이 있다'는 이야기로 정리된다. 꽤나 무거운 주제들 같지만, 작품은 전체적으로 꽤나 밝고 동화적인 분위기다. 문체 역시 무겁지 않고 경쾌한 분위기로 흘러간다. 물론 각 부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주제의식에 걸맞게 세계를 걸고 대결하게 되므로 마냥 밝은 채로 흘러가지만은 않는다.
어찌 보면 굉장히 왕도적인 전개의 판타지물. 고향 마을에서 출발한 주요 인물들이 세계의 명운을 걸고 대결하게 되며, 주인공들 중 한 사람은 국왕의 자리에 오르게 되고, 현재는 물론이고 과거로 넘어가는 시간여행까지 섭렵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무분별한 파워 밸런스의 파괴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으며[3], 철저하게 주제의식을 따라가는 서사 전개를 보여준다. 서사 자체에 힘이 있고, 주조연들의 캐릭터성이 분명하기에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 다만 이 작품이 당시 1세대 판타지 소설들과 차별점이 있었던 것은 후술할 주역 인물들 사이의 관계에 있었다.
저자가 후기에서 후속작은 없다고 공언한 것이 아쉬운 작품. 바크와 요타의 이야기, 또 다른 세계로 건너간 론과 레아드의 이야기 등 머릿속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지만 쓰지 않겠다고 한다.
4. 주역 사이의 관계
이야기는 소설의 주인공들인 메인 캐릭터 바크, 론, 레아드의 3인방과 그들의 우정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다만 이 셋은 단순한 우정이라 보기에는 꽤 독특한 관계를 형성한다.레아드와 바크는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는데, 부모를 잃고 자폐 증세를 앓던 레아드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 준 이가 바로 바크다. 바크 역시 아버지의 야심 때문에 방황하던 차에 레아드를 만나 비로소 평범한 소년다움을 되찾을 수 있었다. 때문인지 둘의 우정은 단순한 소년들 사이의 우정이라기엔 상당한 깊이를 가지고 있다. 적어도 론을 만나기 전까지는 서로가 서로를 완성해 온 관계라고도 할 수 있다. 비록 소설 시작 부분에서는 척을 지고 있지만, '함께 여행을 떠나자'는 두 사람의 약속을 바크가 일방적으로 깨버려 레아드가 잠시 삐친 것에 가깝다.
반면 론은 레아드를 처음 본 순간부터 신선한 흥미를 느꼈다. 자신 외에 자신만큼 강대한 힘을 가진 존재를[4] 본 것이 처음이었고, 더군다나 그때는 레아드의 몸이 정령으로 변한 뒤였다. 소설의 설정상 정령은 창생의 의지를 깃들고 태어난 존재이기에 성별이 없지만 굳이 따지자면 여성에 가깝다고 정리된다. 때문에 이러한 마법적 지식이 풍부한 론 역시 레아드를 '남자다'라고 인식하기 전에 '정령'으로서 인식하였고, 레아드를 연애감정으로 좋아하는 데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레아드는 신체가 정령으로 변한 뒤에도 자신을 남자라 여긴다. '예쁜 마누라 만나 아이들 낳고 도란도란 사는 게 꿈'이라 말하는데, 바크와 론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는 미묘한 구석이 있다. 적어도 현실세계의 관점으로 보자면 남자들끼리 닭살스러워 못할 짓과 말들을 잘도 한다(...). 워낙에 순수하고 또 순진하며, 아끼는 사람을 진심으로 염려하고, 풍부한 감정표현에 눈물도 많은 레아드의 캐릭터성은 본인이 아무리 강력한 힘을 가졌고, 또 '남자'라고 우긴다 하더라도 일종의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킨다.
소설의 1부는 주로 바크와 레아드의 관계에 집중되며, 2부에서는 론과 레아드에 집중한다. 이는 등장인물들의 성장곡선과도 연결된다. 바크와 론의 특징이라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없는 환경에서 태어났다는 점이다. 바크는 야심가였던 아버지에 의해 네 단어로 된 이름을 가지고 태어났는데, 하와크에서 네 단어로 된 이름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오직 국왕뿐이다. 권력을 놓고 고향으로 내려가 낳은 자식의 이름을 네 단어로 지었음에도, 아무도 바크의 아버지를 막지 못했던 것이다. 아버지가 피로 얼룩진 권력을 바탕으로 만들어 놓은 자신의 운명에 바크는 고뇌한다.
론의 자세한 사정 역시 2부를 통해 밝혀지는데, 바크와 정신적 쌍둥이라 여겨도 좋을 만큼 비슷한 고뇌를 가지고 있다. 겉보기에 아이리어 가문은 대륙 최대의 상권을 거머쥔 부잣집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보다 훨씬 더한 짐을 짊어지고 있다. 대륙의 북쪽 땅에선 사실상 왕과 다름없는 권력을 누리고 있으며, 대대로 흐르는 핏줄에는 진한 마력이 담겨 있어 일반인을 초월하는 능력을 가볍게 발휘한다.[5] 더군다나 아이리어 가문이 존재하는 이유는 또 따로 있었기에, '꼭두각시 같은 삶'이었다고 론은 회고한다.
인간은 선택함으로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존재이다. 레아드는 바크와 론, 두 사람이 자신의 생에서 '처음으로 선택한 무엇'이었다. 달리 말하면 레아드는 두 사람에게 '자신의 인생을 찾아준' 존재와도 같다. 차이가 있다면 레아드가 변신하기 전, 아주 어릴 때부터 알아온 바크의 경우는 어디까지나 우정의 감정에 머무르며, 론은 연애감정으로 나아간다는 것 정도다. 그렇기에 1부와 2부에서 레아드의 역할이 달라지기도 하는 것이다. 1부의 레아드는 어디까지나 유력한 조력자이자 주인공 파티의 일원으로서 활약하지만, 2부에서는 납치된 공주님에 가까운 역할을 하게 된다.[6]
어쨌든 겉보기에는 소년들 간의 깊은 우정과 연애감정을 다루므로, 한국 1세대 판타지 소설 가운데 BL을 다룬 작품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작품을 읽으면서는 '레아드는 여자다'라고 독자가 자기 최면을 걸고 보아도 아무런 위화감이 없을 정도이므로 BL이라고 선을 그을 수 있는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겨야 할 문제일 듯.
5.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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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
작중에서는 '바크'란 이름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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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느 아이리어 펠
이름 '로느'를 줄인 '론'으로 불린다.
6. 관련 문서
[1]
성검전설은 1부의 부제였다.
[2]
인터넷 연재분량에는 요타가 등장하지 않았다. 때문에 제목에 요타란 이름은 대체 왜 들어간 거냐며 독자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있었다.
[3]
파워인플레는 좀 심하게 있다.
[4]
아이리어 가문을 비호해 온 비하랄트는 애초에 '동등한 존재'가 아니었으므로 제외된다.
[5]
이 마력의 효과로 론은 검술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음에도 '상대의 움직임이 짜증날 만큼 느려 보였기에', 적의 공격을 피하고 빈틈을 찌르는 방식으로 대륙 최강자 급의 실력을 낸다. 적어도 인간들 중에서는 최강급이다.
[6]
물론 이 구조가 소설의 주제의식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클리셰로 치부하고 말 것은 아니다. 또한 이 구조를 돌이켜보면 사실상 1부는 바크의, 2부는 론의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다. 서사상으로도 바크는 1부에서 왕으로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성장한다. 때문에 2부에서 바크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어지지만, 인격적으로는 이미 완성된 상태이다. 론은 2부에서 마찬가지의 과정을 겪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