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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3-14 08:05:16

석류(시)



1. 개요2. 전문3. 해석

1. 개요

1927년 3월 '조선지광'에 발표된 정지용의 시이다.

2. 전문

장미꽃처럼 곱게 피어가는 화로에 숯불
입춘 때 밤은 마른 풀 사르는 냄새가 난다.

한겨울 지난 석류 열매를 쪼개어
홍보석 같은 알을 한 알 두 알 맛보노니,

투명한 옛 생각, 새론 시름의 무지개여,
금붕어처럼 어린 여릿여릿한 느낌이여.

이 열매는 지난해 시월 상달, 우리 둘의
조그만한 이야기가 비롯될 때 익은 것이어니,

작은 아씨야, 가녀린 동무야, 남몰래 깃들인
네 가슴에 졸음 조는 옥토끼가 한 쌍.

옛 못 속에 헤엄치는 흰 고기의 손가락, 손가락.
외롭게 가볍게 스스로 떠는 은(銀)실, 은(銀)실.

아아 석류알을 알알이 비추어 보며
신라 천 년의 푸른 하늘을 꿈꾸노니.

3. 해석


겨울밤 화롯가에서 지난 가을에 익었던 석류 열매를 쪼개어 알맹이를 맛보며 느끼는 애틋한 정감을 그려놓고 있다. 석류알을 맛보는 것이 은은하고 정겨운 사랑의 의식으로 승화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