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가루 藥 / powdered medicine약을 빻아서 가루로 만든 것.
분말약( 粉 末 藥), 분제( 粉 劑), 산제( 散 劑), 산약( 散 藥), 말제( 末 劑)와 같이 다른 표현도 있다.
2. 종류
일반적으로 가루약이라고 하면 경구형 가루약, 즉 먹는 가루약을 말하며, 외상을 입었을 때 상처에 뿌리는 가루약은 도포제, 천식등의 이유로 코로 흡입하는 가루약은 흡입제라고 따로 부른다. 가루로 된 마약은 그냥 마약으로 부른다.3. 제조법
제조법은 알약을 막자 등으로 빻아서 만든다. 원래 일반적인 약은 알약 형태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으나, 2000년대부터는 병에 미리 가루 형태로 만든 약도 많이 등장했으므로, 이런 경우에는 복용량을 정밀하게 계측해서 약봉지에 나누어 넣는다.요즘에는 기계로 갈아버리기도 한다. 다만 이렇게 기계화가 됐어도 가루약은 알약에 비해 수고스러움이 배가되고, 특히 시간이 많이 걸리곤 한다. 이 때문에 처방된 만큼의 양을 대략 가늠해서 몇십 분 혹은 몇 시간 뒤에 다시 약국으로 찾아오라고 하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가루약 처방을 꺼리는 약국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예를 들어 10종류의 약을 처방해야 하는데 무려 한 달치를 가루약으로 처방해야 한다면? 약국 입장에선 헬게이트가 열리는 거다. 이 때문에 과하게 부담스러운 제조를 기피하고자 망가지지도 않은 기계가 망가졌다고 하는 등의 경우가 있다. 애초에 가루약은 수고에 비해 단가도 적기 때문에...
4. 섭취법
섭취하는 방법은 의사의 지시와 약의 설명에 따라 결정하며, 주로 물을 한모금 머금고 고개를 약간 위로 올려서 입을 열고 약포를 쏟아넣는 방법과, 아예 깨끗한 컵이나 별도 용기에 물을 넣고 약포를 쏟아넣은 후 잘 저어서 다 마시는 방법이 있다. 한번에 먹기 좋도록 숟가락에 부어 물과 섞어먹을수도 있다. 약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꿀물에 타먹어도 효과가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꿀에는 기침을 멈추게 하는 효능도 있다고 하니, 쓴맛을 느끼기 싫으면 꿀과도 같이 먹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 가루부터 입에 넣고 물 마시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기침 잘못하면 코로 가루약이 뿜어져 나온다. 최악의 경우 폐로 들어가서 상당히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5. 장단점
굳이 멀쩡한 약을 가루로 만들어서 먹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알약을 섭취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쉽게 약을 섭취하도록 돕는다. 노인이나 아이들, 그리고 뇌질환의 후유증에 '연하곤란'(삼킴에 문제가 있음)이 있는 경우 등.
- 약을 섭취할 때 목에 걸리는 불상사를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에는 식도가 좁아서 알약을 복용할 경우 쉽게 목에 걸려 호흡곤란 같은 사태가 벌어지기 쉽기 때문에 보통 (미취학) 아동에게 약을 처방할 경우 가루약으로 조제한다.
- 약의 성분이 빨리 흡수되도록 돕는다. 가루약의 가장 큰 존재 이유로, 경구형 약제 중 흡수율이 최고이며, 제산제나, 정신적인 원인으로 인해 신체적 발작(전환장애)이 와서 알약을 정상적으로 복용할 수 없는 경우(얼굴 근육 긴장)와 같이 즉각적인 효과가 필요한 약들의 경우 가루약 혹은 과립 형태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알약의 경우 캡슐이 없더라도 표면의 약제부터 서서히 흡수되고 안쪽의 약제는 나중에 흡수되며, 캡슐이 있을 경우 일단 캡슐이 녹아 내부의 약이 흩어지기 전까지는 흡수되지 않는다.
하지만, 저렇게 좋은 이유만 있다면 세상의 모든 약이 가루약으로 나왔을 것이나... 현실은 냉정하다.
- 약 특유의 강한 쓴맛을 입에 넣는 즉시, 아주 심하게 느끼므로 섭취가 꺼려진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어린이들이 약을 섭취하는 것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애를 먹는다. 쓴맛도 쓴맛이지만, 연필 톱밥 같은 향이 확 풍겨서 역하다.
- 조제하기가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현재 가루약 자동조제기가 시판되고 있으나, 해당 기계를 이용하더라도 알약을 조제하는 시간보다 오래 걸린다.
- 서방정(徐放錠)[1]과 같이 서서히 방출되도록 만들어진 약을 가루로 복용할 경우 약물의 농도가 급격히 높아져서 과량복용한 것과 같은 이상반응이 발생하며, 장용정(腸溶錠)[2]같이 위산에 약해서 장에서 용출되도록 만들어진 약은 가루로 만들 경우 위에서 파괴돼서 약효가 거의 소실되므로 복용의 의미가 사라진다. 따라서 약의 종류에 따라 가루약으로 만들면 안 되는 약이 의외로 많다.
- 보관하기가 까다롭다. 알약에 비해 습기에 약하며, 용기에 약간의 손상이 가해져도 줄줄 새나간다. 휴대시에도 약포가 약간 찢어지기라도 하면 주머니 안이 온통 가루약 투성이가 된다.
- 병 형태로 대량으로 보관되는 경우에는 섭취전에 계량을 통해 정확한 복용량을 재어야 하는 문제가 있다.
- 가루약의 특성상 사레가 쉬이 들릴 수 있다. 먹다가 걸려서 기침 한 번이라도 했다면...
이런 이유로 인해 성인이 되면 특별한 사유나 요청이 없을 경우에는 그냥 알약을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루약을 꼭 먹고 싶다면 진찰 중에 의사에게 미리 이야기해야 한다.
가루약도 위의 문제점을 개선해보려고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복용시의 더러운 맛을 줄이기 위해 설탕 등의 당질을 첨가했고, 작은 병 형태로 시판해서 휴대성과 보관성을 늘렸다. 그리고 약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가루약과 물을 섞은 다음 냉장등 지정하는 방법에 따라 며칠 이상 보관이 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번거로움을 줄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아직 약의 종류에 따라 개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므로 알약을 잘 먹을 수 있다면 알약을 먹는 편이 더 좋다.
6. 여담
- 동인서클 코나구스리의 이름은 여기서 따온 것이다.
-
레모나는 기본적으로 가루약의 형태로 판매되는 대표적인 비타민 제제이다. 알약 형태, 사탕 형태, 젤리 형태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대중들이 생각하는 레모나의 이미지는 가루약의 형태이다.
유일하게 맛있는 가루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