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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28 12:39:20

레트 버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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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20221001_071759.jpg

Rhett Butler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등장인물. 영화에서는 클라크 게이블이 역을 맡았다. 국내판 성우는 유강진. 일판 성우는 오오츠카 아키오.

찰스턴의 명문가 출신.[1] 하지만 한 아가씨와 데이트를 나갔다가 마차가 부서지는 바람에 밖에서 같이 밤을 지새웠던 일로 그 아가씨와 결혼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였으나[2] 이를 거부하였다. 그러자 분노한 그 아가씨의 오빠가 결투를 신청했는데 결투에서 아가씨의 오빠를 사살하게 된다.[3] 이 탓에 레트 버틀러는 가문에서 추방당한다. 이후 도박을 수단으로 생계를 이어가다가 남북전쟁을 기회로 북군의 해상 봉쇄망을 뚫는 밀수업, 필수품 매점매석으로 큰 부를 축적하게 된다. 남부 동맹에 대해서는 당연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중세처럼 뒤떨어진 체제이므로 멸망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하기도 한다. 이런 당시의 남부가 당연히 이길 것이라 생각했던 대다수 생각들의 허점을 예리하게 파악하는 모습들을 보면 똑똑한 인물임은 틀림없다.[4]

스칼렛 오하라가 애슐리 윌크스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차이는 장면을 본의 아니게 목격하게 되는 것이 스칼렛과의 두 번째 만남인데, 사실 레트 버틀러는 이 때부터 스칼렛을 완전히 사랑하게 되지만 스칼렛에게는 그걸 철저하게 숨긴다. 뜨거운 열정을 가졌지만 사회의 틀에 갇혀있던 스칼렛에게 틀을 깨는 계기를 제공해주기도 하고, 밀수에서 돌아올 때마다 그녀에게 온갖 선물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그러나 언제나 같이 사는 피티팻 시고모와 멜라니에 대한 선물도 같이 가져오면서 '난 딱히 너 만나러온 거 아니거든!'이라는 밀당으로 일관한다. 마침내 북군이 애틀랜타까지 이르자 스칼렛과 갓 아이를 낳은 멜라니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말을 훔쳐 탈출할 기로를 마련해주지만 후퇴하는 북군 병사들의 모습을 보고 군에 입대하지 않은 사실에 죄의식을 느껴 스칼렛에게 정열적인 키스를 한 뒤 그토록 경멸하던 남군에 입대한다.

이후 스칼렛이 타라의 세금을 내기 위해 그와 결혼하려고 찾아왔을 때 마침 그는 흑인 살해 혐의[5]로 북군에 체포되어 있었기 때문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석방되고 당시 기준으로 50만 달러에 이르는 재산을 손에 넣어 스칼렛을 찾았으나 스칼렛은 이미 프랭크 케네디와 결혼한 뒤였고, 이후에도 스칼렛의 주변에서 계속 맴돌며 그녀를 보호해주고 적극적으로 사업을 해나가던 스칼렛을 지지해 준다.

그러다 프랭크 케네디가 스칼렛을 습격한 흑인들을 죽이려다 사망하자 마침내 스칼렛과 결혼한다. 이후엔 귀여운 딸 보니도 얻고 완전히 딸바보 같은 모습을 보인다.[6] 그러나 레트 버틀러는 여전히 애슐리에게 향하는 스칼렛의 미련으로 점점 지쳐서, 대신 스칼렛을 닮은 자신의 딸 보니에게 맹목적인 애정을 퍼부었다. 그러나 자신과의 말다툼으로 인해 일어난 사고로 스칼렛이 아이를 유산하고, 딸 보니가 (예전에 자신의 외할아버지가 그랬듯이) 낙마사하는 사건을 (그리고 레트는 주인 보니를 태웠던 말을 총으로 쏴버린다.) 기점으로 둘의 사이는 완전히 파탄에 이르른다. 결국 멜라니의 죽음을 계기로 스칼렛을 떠나기로 결정한다.

멜라니의 죽음과 아내의 죽음을 두려워하는 애슐리를 보고서야 레트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깨달은 스칼렛이 떠나지 말라고 애원하는데 이 장면에서의 영화판 한정 명대사가 있다.[7]
스칼렛: "그럼 나는 어쩌구요?"
레트: "내 사랑, 솔직히 그런건 내 알 바 아니오.(Frankly, my dear, I don't give a damn)"

당시 'Damn'은 영화에서 쓰면 안 되는 단어였던지라 더 인상깊게 들린 대사라 카더라.[8] 원작에서는 'Frankly'가 빠졌으며 스칼렛과 단둘이 방 안에서 조용히 말하다 나온 말이었다. 이 대사는 미국영화연구소(AFI)에서 뽑은 영화 100대 명대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AFI 링크

작중에서 쿨데레, 츤데레, 나쁜남자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며 감정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스스로 스칼렛에게 사랑을 고백하면 스칼렛이 그 애정을 무기삼아 휘두를 게 두려워 본심을 숨기지만 항상 곁에서 지켜보며 보호하고 도와주려한다. 스칼렛이 상중이지만 아직 어리기에 춤을 추고 싶어하는 것을 눈치채고 엄청난 거금을 내놓아 춤 출 기회를 주고, 타라로 피난가려할때 말과 마차를 구해 입대직전까지 동행하는 등 도와주고, 감옥에 갇혀 있다가 풀려나자마자 처음 찾아간것도 스칼렛의 거처였던 피티고모의 집이었다. 제재소를 하고 싶다는 스칼렛을 기꺼이 돕고(황폐해진 타라농장을 복구하고 가족들을 가난에서 구할 수 있으면 그 어떤 것도 하려는 사람임을 알기에), 임신한 몸으로 제재소 일하느라 마차를 직접 몰아야할때 대신 고삐를 잡아주고, 프랭크의 죽음후 가책으로 괴로워할때 바로 청혼하여 죄책감과 상복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하는 등 한결같은 태도를 취한다.

스칼렛에 대해서는 첫눈에 반하여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면서 어린 날의 첫사랑 같은 애슐리에 대한 감정을 깨닫고 성숙한 인간으로 변모하여 진심으로 사랑하는 자신을 알아주길 바라나 기대와 달리 스칼렛은 너무나 오랫동안 애슐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고 레트가 절망적일때 위로는 커녕 상처주는 행동만 하였다. 스칼렛 역시 고통스럽고 힘들었기에 그런것이지만 애정은 점차 식어간다. 레트는 그럼에도 희망을 버리지않고 딸에게 애정을 쏟으며 결혼을 이어가지만 딸의 죽음을 계기로 스칼렛에 대한 마음을 거둔다.

뒤늦게 사랑을 깨달았다며 고집스럽게 설득하고 호소하려는 아내에게 '난 이미 45살'이라며 더이상의 위선은 견딜 수 없는 나이라고 말한다. 즉 아내를 위해 사랑이 없는 결혼을 유지할 마음이 없다는 것.

여담으로 담당배우 클라크 게이블은 평소 골초인데다 술까지 즐겨 마시는 식습관 때문에 입냄새가 상상을 초월했는데, 스칼렛 역을 맡은 비비안 리는 클라크와의 키스신을 찍을때 그의 입냄새 때문에 기절할 뻔한 적도 있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게리 쿠퍼가 퇴짜놓은 배역이기도 하다.


[1] 근데 할아버지가 해적이라고 한다.(스칼렛이 '널빤지 위를 걷게 하는 그런 해적 말이에요??' 하고 물어보니 '아마 그랬을지도 모르죠. 어쨌든 할아버지는 엄청난 재산을 물러주셨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돈을 번 뒤에 정착하면서 명문이 된 듯. 아이러니 하게도 아버지는 명예와 예절을 존중하는 완벽한 신사였다고. [2] 이 시기 정조관념으로는 이게 당연한 것이었다. 처녀총각이 함께 외박을 했다면 지금도 보수적인 가정에서는 집이 뒤집어질 만한 스캔들이다. [3] 레트는 사격의 달인이다. [4] 작중에서 이를 간파한 사람은 레트와 애슐리뿐이지만, 애슐리는 구체제에 대한 애정으로 드러내지 않고, 레트는 그런 거 없다는 식, 다만 두 사람은 서로를 어느 정도 이해는 하고 있다. 초반부에도 다른 청년들과 시비가 붙는 레트를 애슐리가 도와주기도 하고. 그것과 별개로 서로가 세상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단 두 사람뿐임을 이해하기 때문에 오히려 역설적으로 서로 싫어하는, 즉 동족혐오를 드러내는 관계이기도 하다. 애슐리는 레트가 방탕하고 스칼렛을 도덕적으로 타락시키는 무뢰한이라 여기며, 레트는 애슐리가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무능력자라 생각한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둘 다 틀린 말은 아니다(...). [5] 실제로 죽였다. 여자에게 집적거리는 것을 쏴죽였다는 듯. [6] 과거 행적 때문에 남북전쟁이 끝난 후에도 사람들에게 경원시 되었고, 또 본인도 그런 사람들을 비웃으며 거리를 두고 살았다. 그런데 딸이 생기자, 부모가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면 딸의 앞날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깨닫고 사람들에게 예의를 갖추고 친절하게 대하기 시작한다. 즉, 딸의 앞날을 위해 자기 고집을 꺾을 정도로 딸을 애지중지했다. 또, 스칼렛에게 사랑받지 못하기에 그녀를 너무 빼닮은 딸에 집착한 면도 있다. [7] 소설에서 레트의 마지막 대사는 '난 당신을 원망하지 않아.'이다. [8] 내 알 바 아니오라고 하면 I don't care이지만 여기서 damn이 들어가 어감이 더 거칠게 "그딴거 내가 알 바 아니오" 정도가 된 것. 여기서 damn 대신 crap, shit, fuck을 넣으면 같은 의미로 더 거친 어감이 되지만, 당시 시대상으로선 damn을 넣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