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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Deutsche Liebe독일의 시인 빌헬름 뮐러[1]의 아들이자, 동양학과 비교언어학 등의 권위자로 명성을 얻은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가 1856년 발표한 그의 유일한 소설.
2. 줄거리
'나'는 자타(自他)의 구별, 돈의 개념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순진하던 어린 시절에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마을의 지체 높은 후작 부부를 알현하고, 이때부터 후작의 성을 드나들며 그의 자녀들과 어울려 지내게 된다.후작에게는 현재의 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들 말고도 사별한 전처 소생의 마리아라는 딸이 있는데 그녀는 병약하여 늘 누워 지내는 처지이다. 마리아는 자신의 생일이자 견진성사를 받은 날, 자신이 언젠가 신의 곁으로 가더라도 자신을 기억해달라며 손에 끼고 있던 반지들을 동생들에게 나누어 준다. 나는 그녀의 동생들만큼 그녀에게 사랑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옆에서 고통스러워 한다. 이 모습을 본 마리아는 자신이 죽을 때 끼고 가려던 마지막 반지를 나에게 건네지만, 그녀에게 사랑을 느낀 나는 "당신의 것이 나의 것"이라며 반지를 사양한다.
세월이 흘러 나는 대학에 입학하게 되어 마을을 떠나고, 후작이 아들에게 지위를 넘기고 타국으로 물러나면서 성으로 향하는 발길도 뜸해진다. 여름방학을 맞아 몇 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나는 옛 친구를 만나고 싶다는 마리아의 서신을 받고 성의 앞뜰을 피해 조용히 그녀를 방문한다. 그녀는 여전히 병에 시달리며 누워지내고 있었지만, 나를 다정다감하게 대한다. 이날부터 나는 매일 저녁 그녀를 찾아가 예술과 신학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 나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을 평생 돌봐온 노년의 의사가 찾아와 마리아는 시골에 있는 성으로 요양을 떠날 테니 다시는 그녀를 방문하지 말라고 한다. 그녀를 만날 수 없게 된 나는 낙담 끝에 여행을 떠나고, 상념을 지우기 위해 산과 골짜기를 헤매면서 처음에는 공포를, 얼마 뒤에는 자연의 무한함과 질서를 느낀다.
여행한지 몇 주가 흘러 나는 마리아가 당장 세상을 떠날 수도 있는데 작별 인사도 없이 그녀를 보낼 수는 없다는 생각에 마침 자신이 그녀가 머무는 성과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녀를 찾아간다. 다행히 아직 살아있던 그녀는 의사가 자신에게 연심을 품은 나머지 질투 때문에 둘을 갈라 놓으려던 것이라고 알려준다. 나는 달빛 아래에서 마리아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느끼며 무릎을 꿇고 사랑을 고백하지만, 그녀는 당혹스러워하며 나를 돌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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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마리아로부터 서신이 오자 기대에 부풀어 뜯어보지만 내일과 모레는 다른 손님과 의사가 방문하기로 되어 있으니 만날 수 없다는 내용뿐이었다. 나는 애타는 마음으로 이틀을 기다린 끝에 아침이 되자마자 마리아를 찾아간다. 하지만 그녀는 내가 특별한 감정을 품게 된 것이 나를 허물없이 대한 그녀 자신의 잘못이며, 이미 둘의 관계가 세상에 알려져 아버지가 둘의 만남을 금하셨으니 오늘을 마지막으로 이만 친구로서 헤어지자고 한다. 나는 눈물을 참으면서 그녀에게 다시 사랑을 고백하고, 신분 차이와 그녀의 병세에도 불구하고 나의 아내가 되어 달라고 설득한다. 그녀는 이윽고 나의 진심을 받아들이고, 두 사람은 짧은 키스를 나눈다.
키스가 끝나자마자 그녀는 병으로 고통스러워 하며 나를 돌려보내는데, 이것이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 되고 만다. 그날 밤, 의사가 나를 찾아와 마리아는 결국 세상을 떠났다고 알리며, 마리아가 어린 시절 나에게 주려고 했던 반지를 전해준다. 그리고 의사는 사실 자신이 오래 전에 마리아의 어머니와 사랑하는 사이였다고 고백한다. 그녀가 자신의 영주인 후작과 약혼하게 되자 후작의 진심을 알고 그녀의 행복을 위해 고향을 떠났었으며, 그 후 그녀가 마리아를 낳다가 세상을 떠날 때에야 그녀를 마지막으로 만날 수 있었다면서 자신이 했던 것처럼 슬픔을 참고 아름다운 영혼을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을 신께 감사하며 남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나에게 당부한다. 다시 세월이 흐르고 고향을 완전히 떠나게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그녀를 향한 사랑이 가슴 속에 살아나는 것을 느낀다.
3.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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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 제212화에 이 소설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주인공 최미자(
예지원)의 아버지 최부록(
임현식)은 평생 봉직한 출판사에서 명예퇴직 당한 것을 가족에게 비밀로 하고 도서관에서 시간을 때운다. 한 대학생이 과제를 해야 한다며 이 소설을 읽으려다가 제목을 보고 의아해하자 독문학과 출신인 부록이 학생에게 '독일인의 사랑'이라는 제목의 의미를 설명해준다.
부록은 대학생으로부터 근처의 서점이 곧 폐업한다는 말을 듣고 찾아가 보았다가 젊은 시절에 미자의 어머니[2]를 처음 만났던 서점임을 깨닫고 회상에 젖는다. 회상 속에서 미자 어머니가 책을 집어들며 "독일인들은 어떻게 사랑한다는 거야?"라고 혼잣말을 하자 이를 본 부록이 제목의 의미를 설명해주면서 두 사람이 처음 만난다.
- 위와 관련하여 극중 최부록의 설명에 따르면 'Deutsche'에는 '독일의, 독일인의'라는 뜻 말고도, '독일인다운, 순수한, 때묻지 않은'의 뜻이 있으며 후자의 번역이 더 자연스럽다고 한다.
[1]
슈베르트의 연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와
겨울나그네가 빌헬름 뮐러의 시에 곡을 붙인 것이다.
[2]
백혈병으로 오래 전에 사별했으며, 회상 장면에서 예지원이 어머니 역까지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