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정
나치 독일 시대에 군인, 혹은 군무원을 포함한 전투 요원에게 수여하기 위해 제정된 훈장으로, 제3제국의 총통 히틀러가 직접 지시를 내려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1939년 철십자 훈장과는 별개로 1941년 9월 28일에 제정된 이 훈장도 철십자 훈장과 마찬가지로 등급이 매겨졌다. 이 훈장이 제정된 이유는 1급 철십자 훈장과 기사철십자 훈장의 서훈자의 숫자가 지나치게 차이가 났던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알려진대로, 1급 철십자 훈장은 약 30만 명에게 수여되었으나 기사철십자 훈장 수상자는 전군을 통틀어도 겨우 7,500여명에게만 수여되는데 그칠 정도로 그 희소성이 높았고, 서훈 기준 또한 너무 높았다.
물론 이로 인하여 기사철십자 훈장의 품격을 높일 수는 있었지만 반대로 서훈 기준의 차이가 너무 커져버려, 그 중간 단계의 공로자에 수훈할 만한 훈장이 없다는 문제가 생긴 것이다.
2. 서훈 기준
그 대안으로 만들어진 것이 독일 십자훈장이었다. 이 훈장은 철십자 훈장과는 독립된 훈장이지만 그 성격은 사실 같았다. 게다가, 이 훈장을 받으려면 반드시 1급 철십자 훈장을 수훈할 것이 수상 조건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1급 철십자장과 기사철십자장 사이에 위치하게 된 것이다.그리고 같은 디자인이지만 은으로 만들어진 독일 은십자훈장(Deutsches Kreuz in Silber)이 있었는데, 이것은 금십자훈장과 같은 크기와 형태에 주변의 장식이 은색이라는 점만 다르다. 은장의 경우 연구, 개발이나 행정 분야 등 비전투 공로에 수훈했으며, 철십자 훈장의 비전투 공로용격인 전쟁공로십자장 1급을 수훈해야 받을 수 있었으므로 역시 1급 및 기사전쟁공로십자장의 중간 단계 역할을 했다. 경우에 따라선 금장/은장으로 구분한다.
가장 긴 쪽의 변이 65mm로 가로세로 44mm 크기인 독일 십자훈장은 철십자 훈장 보다 훨씬 큰데다 눈에도 잘 뜨이고 투박한 철십자장보다 화려하고 멋지게 생겼으며, 기사철십자장보단 받기 쉬운 편이었기 때문에 이 훈장을 탐내는 장병들이 많았다고 한다. 금장의 경우, 특유의 생김새 때문에 달걀 프라이라고도 불렸다.
1941년에 만들어진 이래 패전을 맞을 때까지 약 25,000개의 독일 십자훈장이 수여되었다. 수여자는 위관급 장교가 가장 흔했지만, 영관 장교와 부사관, 드물게는 병도 있었다. 해군 U보트 승조원들의 경우 기사철십자장은 장교에게, 십자훈장은 사병에게 수여하는 경향이 컸다.
전차 승무원이나 잠수함 승조원 등 비좁은 차내나 함내에서 근무하는 이들이 쉽게 패용하기 위해 포제로 만든 사제품을 구매해 달기도 했다. 철십자장처럼 독일군 규정상 자신이 받은 훈장들을 전투시에도 상시 패용해야 했기에 나온 꼼수다.
이 훈장은 육군표지장의 제식 제18조의3 제2호에 의거 우측 가슴 포켓 아래쪽에 정면을 향해, 즉 1급 철십자장의 반대편에 패용하게 되어 있었다.
3. 현재
이 훈장도 최상위급으로 독일 다이아몬드 십자장(Deutsches Kreuz in Gold mit Brillanten)이 제정되었지만, 수여되지 않았고 만들어진 1개의 시제품은 미 육군에게 노획되어 현재는 미국육군사관학교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독일 십자훈장은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가 중앙에 떡 하니 박혀 있어 나치 독일이 패망한 후에는 공식 석상에서 패용하는 것이 전부 금지되었다. 그러나 1957년에 갈고리 십자가를 없애고 철십자를 넣는 형태로 변경됐고 이 경우 공식 석상에서 패용이 가능하다. 히틀러령으로 제정된 훈장이지만 특이하게 전후에도 살아남았다. 제정년도인 “1941”이 그대로 박혀있으며 전시에만 제정되어 전시에만 수여할 수 있던 철십자 훈장과는 다르게 이 훈장은 전시가 끝난 지금까지도 존재하는 훈장이며 가장 최근의 수훈은 1961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