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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6-05 07:17:12

로건의 탈출

도망자 로건에서 넘어옴

1. 소설2. 영화
2.1. 리메이크
3. 드라마

1. 소설

1967년에 출간한 윌리엄 놀란(1928~2021)과 조지 존슨(1929~2015)의 디스토피아 소설.

배경은 2216년의 세계로, 모든 의식주가 충족되지만 그 대가로 수명이 21세로 정해진 디스토피아다. 모든 사람이 출생과 동시에 손바닥에 “수명 크리스탈”이 삽입되며, 크리스탈은 7년 주기로 색이 바뀐다. 21세가 되는 날 크리스탈이 검은 색으로 변하면 “수면의 집”(Sleep Shop)에 출두해, 엄청난 쾌락을 선사하는 독가스를 마시고 안락사한다.

21세가 되어도 죽기 싫은 사람은 수수께끼의 인물 “발라드”(Ballard)에게 알선해 “성역”(Sanctuary)이라는 곳을 찾아 도망치는데 이들을 “탈주자”(Runner)라 하며, 탈주자를 추적해 처형하는 전문 요원을 “수면 요원”(Deep Sleep Operative), 또는 “ 샌드맨”(모래장수, Sandman)[1]이라 부른다. 샌드맨은 특별한 무술을 훈련받았을 뿐 아니라 다기능 살상무기인 “총”(gun)[2]으로 무장했으며, 특히 탈주자를 자동으로 추적하는 무기 “호머”(Homer)는 온 몸이 불타는 것 같은 고통을 줌으로써 도망자를 처형하는 공포스런 무기이다.

주인공 로건 3는 샌드맨으로, 탈주자들이 찾아간다는 성역 자체를 파괴하기 위해 탈주자인 척 하라는 명령을 받고 21세가 되는 날 탈출한다. 이 명령은 일급 비밀로 다른 샌드맨들은 로건 3가 진짜 탈주자라 생각하며, 로건 3의 절친이었던 동료 샌드맨 프랜시스가 로건을 추격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임무 수행만을 목적으로 하며 속마음을 감추는 로건 3지만, 그의 탈주를 돕는 여성 제시카 6와의 사이에서 애정이 싹트며 결국 로건 3도 진심으로 성역을 찾아 여행하게 된다.

성역 직전에서 로건과 제시카는 그들을 끈질기게 추적해온 프랜시스에게 붙잡히는데, 프랜시스의 정체는 탈주자들의 지도자 발라드였으며, 그의 실제 나이는 42세였다.[3] 프랜시스는 태어날 때 이식받은 수명 크리스탈이 불량이라 색이 빨간색(14~20세)으로 고정되어 버린 것. 프랜시스/발라드는 이처럼 탈주자를 추적하는 척하며 성역(오래 전 화성에 건설된 콜로니)으로 대피시키고 있었으며, 세력을 모아 지구를 관리하는 컴퓨터 정부를 전복시킬 계획을 세우던 것이다.

로건과 제시카는 성역으로 향하는 로켓에 탑승해 지구를 떠나며 프랜시스는 또 다른 탈주자를 돕기 위해 도시로 돌아가는 것이 결말이다.

두 편의 속편이 출간했으며, 제목은 1977년작 “로건의 세계”(Logan’s World)와 1980년작 “로건의 수색”(Logan’s Search)이다.

2. 영화

역대 새턴상 시상식
파일:saturn-award.png
SF 영화상
제3회
(1974/75년)
제4회
(1976년)
제5회
(1977년)
롤러볼 로건의 탈출 스타워즈



1976년 영화로 오르카, 80일간의 세계일주같은 영화로 알려진 마이클 앤더슨(1920~2018)이 연출했다. 마이클 요크 주연. MGM 배급. 음악은 제리 골드스미스. 700만 달러로 만들어져 245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위 작품을 원작으로 하지만 내용은 거의 전혀 무관하다. 주인공의 이름이 로건이며(로건 3이 아닌 로건 5), 제시카와 프랜시스라는 캐릭터가 나오고, 수명이 정해진 디스토피아가 배경이라는 점만 따온 정도.

배우들의 실제 나이를 감안해 제한 수명이 21세가 아니라 30세로 변경되었으며, 독가스로 안락사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회전목마”(캐로셀)라는 무대에서 즐겁게 둥둥 떠다니다 레이저로 순식간에 소멸된다. 회전목마는 매우 화려한 의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를 즐겁게 지켜보며, 참가자들 역시 그 날의 주인공들로 기꺼이 참가한다. 회전목마에서 소멸됨으로써 전성기가 지난 육체를 버리고 새 몸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믿기 때문. 영화의 사람들은 회전목마에서 소멸되지 않으면 환생 할 수 없다고 믿으며, 회전목마가 아닌 곳에서 죽으면 다시 태어나지 않아 인구가 점점 줄어든다고 안다. 때문에 회전목마를 거부하는 것은 인류에 대한 죄로 취급된다.

소설과 달리 영화는 거대한 돔으로 둘러싸인 도시가 배경이며, 돔 거주자들은 돔 밖의 세상은 오염과 맹독 때문에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라 믿는다. 실제로는 돔 외부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미국으로, 황량하긴 해도 그럭저럭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다. 도시를 지배하는 컴퓨터가 거짓말을 하는 것.[4]

영화의 로건 5 역시 성역을 찾아내라는 컴퓨터의 지령을 받고 도망자 흉내를 내지만, 소설의 로건 3와 달리 아직 제한 수명이 되지 않았는데 도망자 흉내를 낼 수 있도록 컴퓨터가 손바닥의 “생명의 꽃”(영화의 수명 크리스탈)을 검게 바꿔버렸다는 차이가 있다.

또한 로건과 제시카를 추적하는 프랜시스는 도망자의 지도자 발라드가 아니라 진짜 샌드맨이다. 발라드 대신에 원작에는 없는 “노인”이란 캐릭터를 집어넣었다.[5] 노인은 도시 밖의 폐허에서 수많은 고양이들과 함께 살며, 어릴 때부터 혼자 살아 몸은 늙었지만 성격은 어린애같은 사람이다. 영화에는 도망자들이 찾아갈 수 있는 성역 따위는 없으며[6], 그냥 돔 바깥 세상이 성역에 해당한다.

로건과 제시카는 노인과 함께 도시로 돌아가 사람들에게 컴퓨터의 거짓을 알리지만 사람들은 무관심으로 대응하고, 결국 샌드맨에게 붙잡힌 로건이 컴퓨터에게 성역 따위는 없으며 바깥 세상은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라 보고하자, 오로지 성역 말살을 위해 프로그래밍된 컴퓨터는 오류를 일으키며 정지되어 버리고, 컴퓨터의 고장으로 돔이 개방되자 돔 사람들은 어리둥절해 하며 돔 밖으로 나와 노인을 만나게 된다. 처음으로 늙은 인간이란 것을 보게 된 돔 사람들이 경이로운 듯이 노인의 얼굴을 만지고 노인이 간지러워 웃으며, 앞으로는 전과 다른 세계가 펼쳐질 것임을 암시하는 것으로 결말이 난다.

<600만 달러의 사나이>의 리 메이저스와 한 때 부부었던, 당대의 미모의 모델 출신 배우 패러 포셋이 단역으로 나온다.

국내에는 KBS 토요명화에서 1984년 9월 29일에 로건대탈출이란 제목으로 방영했으며, “노인” 목소리를 황원이 더빙했는데 맛깔난 연기를 보여주었다. 비디오 제목은 지하탈출.

2.1. 리메이크

고어 버빈스키 감독과 드니 빌뇌브의 듄 실사 영화 시리즈의 각본을 맡은 존 스페이츠가 제작 중이며, 2024년에 촬영 예정이라고 한다.

3. 드라마

1977년에 만들어진 드라마로 역시 위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한국에는 MBC에서 방영했다. 한국 방영명은 도망자 로건이다.

드라마 역시 원작 소설과는 딴판이며, 위의 영화와도 꽤 다르다. 결정적으로, 30세가 되면 돔 형태의 공간에 모여 광선 같은 걸 맞고 사라지는 건 같은데, 사람들은 그것이 낙원 같은 곳으로 전송되는 것으로 알지 죽여버리는 것이라는 사실을 모른다. 이 30세에 말살시키는 의식이나 돔 도시, 도시 밖은 황무지라는 건 영화의 설정을 가져왔다. 배우들도 전부 다르며, 노인 대신 중년 남성형 안드로이드 “렘”이 등장한다. 렘은 오래 전에 만들어진 인간형 안드로이드로 외모는 인간과 구별이 안 된다. 도시 밖에서 살며 옛날 인간들에게 부여받은 임무인 로봇 수리를 묵묵히 계속해오다 오랜만에 인간들을 만나자 반가워하며 이들의 여행에 동참한다.

설정 외에 영화와 비슷한 것은 샌드맨들이 손잡이 뒤로도 쭉 튀어 나온 특이한 모양의 권총을 무기로 쓰는 것, 가슴 부분에 밝은 색 굵은 가로 띠가 들어간 샌드맨(로건)의 검은색 복장 정도.(복장 디자인은 준수한 편) 영화보다 스케일이 많이 작으며, 시대가 시대이다 보니 CG 같은 건 없고 아날로그 특수효과도 빈약하다. 원작의 큰 흐름은 따르되 각 편은 로드 무비 스타일로 연출했다. 그 즈음에 나온 도망자 드라마나 빌 빅스비 주연의 두 얼굴의 사나이 헐크와 비슷한 느낌.

영화와 달리 로건과 제시카(그리고 렘)는 “솔라크래프트”라는 호버크래프트 덕에 편안히 여행하며, 이들을 추적하는 샌드맨들 역시 전용 차량이 있다. 샌드맨 대장격인 악역 이름은 프랜시스로 같다.

로건 드라마는 겨우 14회 방영하고 종영했으나[7], 솔라크래프트 등이 컬트적인 인기가 있었으며, 오늘날에도 컨벤션 등에서 TV판 로건이나 제시카의 코스프레를 하는 이들이 있다.[8]
[1] 동화에 나오는 인물로 아이들의 눈에 부드러운 모래를 흘려 넣어 졸리게 만든다는 사람. [2] 극중에선 그냥 총이라고 부르지만, 작중 묘사를 보면 절대 우리가 생각하는 총은 아니며 차라리 소형 로켓 발사기 같은 물건인 듯. 영화/드라마 판에서는 실탄은 안 나가는데 4 방향 총구 화염이 나가고 맞는 건 다 부서지는, 광선총 비슷하게 묘사된다. [3] 우리가 미장원에서 헤어스타일 바꾸는 정도로 손쉽게 성형수술을 받을 수 있는 세계라, 얼굴을 수십 번 성형하여 신분과 실제 나이를 속이고 있었다. [4] 처음에는 사실이었을 갓이다. 핵전쟁 또는 화학전쟁으로 대부분 오염되었을 것인데 오랜 시간이 흐르며 자연 정화된 것 [5] 노인 역은 피터 유스티노프다. [6] 로건과 제시카 전에 탈출한 도망자들은 모두 고장난 식량 생산 로봇이 잡아 죽였다. 로봇은 그 시신을 식량 용도로 냉동 보관해 두고 있었다. [7] 미국 드라마는 반 년간 방영하고 반 년은 재방영하면서 다음 시즌을 제작한다. 한 시즌이 21~24회이므로 한 시즌 절반 좀 넘기고 인기가 없어 종영한 것. [8] 이유가 있다. 영화든 드라마든 복장 제작이 매우 간단하다. 검은 평상복에 가슴 부위에 가로로 굵은 띠만 두르고 가죽 장화 신은 정도. 총만 비슷하게 만들어 차면 끝이다. 제시카의 복장도 노출이 좀 있는 원색 천의 하늘하늘한 미니 드레스에 앵커 목걸이를 차면 완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