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도깨비터란,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한국의 미신 중 하나로, 도깨비나 지박령이 있는 터를 말한다. 도깨비터에 집을 짓거나 가게가 들어 오면, 도깨비가 도깨비터에 들어와서 살거나, 장사를 하는 사람을 도와 주어서 그 집안이 크게 잘 되거나, 장사가 잘 된다는 속설이 있다.2. 상세
도깨비터에 자리를 잡는다고 해서 무조건 잘 되는 게 아니라고 한다. 전해지는 속설은 여러 가지이나, 대체로 그 터에 있는 도깨비를 잘 모시는 사람, 혹은 착하고 정직하게 사는 사람을 도깨비가 도와 준다고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도깨비는 반드시 그 사람을 망하게 하여 내쫓고 새 주인을 들인다고 하며, 또 도깨비의 성향도 사람을 잘 돕는 도깨비가 있고, 사람을 무조건 망하게 하는 도깨비가 있어서 도깨비터에는 함부로 자리를 잡아서는 안 된다고 하기도 한다.풍수지리적으로는 기가 센 터를 그렇게 부르기도 한다. 기가 센 팔자를 타고 난 사람은 그곳에서 더 잘 돼서 나오고, 기가 약한 팔자를 타고 난 사람은 그곳의 기에 눌려 망해서 나온다고 하는데, 도깨비터의 기를 누르고 살 수 있을 만큼 기가 강하지 않으면 오히려 기가 다 빨리기 때문이다.
도깨비는 변덕이 심해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 자리에 새 사람을 들이길 원하기 때문에 도깨비터는 또 주기적으로 주인이 바뀌어야 한다고 전해진다. 즉, 어느 정도 살고 나면 그 자리를 비우고 나가야 한다고 하는데, 만약 그 터에 자리 잡은 사람이 욕심이 생겨서 안 나가고 버티면, 그동안 아무리 도깨비를 잘 모셨다고 해도, 반드시 도박에 빠지거나 사기를 당해서 망하게 되거나, 심지어는 사람까지 죽고 줄초상이 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그 주기는 터마다 다르다고 하는데, 어떤 사람은 꿈에 도깨비가 나와서 "이제 그만 이사 가거라." 하며 친절하게 일러 주기도 했다고 한다.
일설에는 원래 도깨비터는 음습한 곳에 있는 대흉지(大凶地)라 본디 귀신이 많이 모이는 터인데, 그 터에 도깨비가 지키고 서 있으면 귀신들이 함부로 범접을 하지 못 하고 재액(災厄)을 막아 주어 그 터에 들어가 살면 잘 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다가 주인이 욕심을 부리고 안 나가면 아예 도깨비가 그 터를 떠나서 귀신이 대문으로 마구 쏟아져 들어 오는 것이다.
가끔 길거리 지나가다 보면 유독 가게가 들어 와서 얼마 안 있고 나가는 경우나, 한 몇 년 주기로 가게가 바뀌는 자리가 있는데, 사람들은 그런 자리를 도깨비터라고 부르기도 한다. 진짜 도깨비터인지는 알 수 없지만, 가게가 자주 바뀌는 걸 보니 그런가 보다 하는 것이다.
물론, 도깨비터는 당연히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지 않은 것이다. 욕심부리지 않고 정직하게 살면 잘 되고, 그렇지 않으면 망한다는 이야기를 도깨비라는 소재를 가져와서 풀어 낸 교훈적인 내용의 이야기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