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옛날에 우리 사귈 때 말이지. 너는 나 엄청 좋아했잖아? 그런데 나도 널 사랑했을까?”


”그게 무슨 말이야. 그걸 네가 알아야지 내가 대답해 줄 문제야?”


“너는 꼭 무슨 변호사처럼 그런 식으로 따지듯이 대답하더라."


“따지는 게 아니라. 네가 오랜만에 연락해서. 그러니까, 이게 몇 년 만이냐.”


그때 나는 다시 셈해 보고 자경이 나에게 연락한 게 15년 만이라는 사실을 계산해 냈다.


나는 자경이 원하는 그 문제에 대해 쉽고 간단하게 답해준다는 것은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사실대로 말해서 그랬다.


반대 의문이라면 아주 쉽게 대답할 수 있다. 내가 자경을 사랑했냐고?
그렇게 누구를 좋아해서 온통 그 사람 생각만 해 본 것은 처음이었고,
세상에서 그 정도로 사랑스러운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말할 수 있다.
정말 정말 너를 사랑했었어. 그러나 네가 나를 사랑했는지,
나보고 확인해 달라고?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그리고 일 때문에 하는 질문이라고 했지만, 왜 그런 질문이 일 때문에 필요한 것인 가에 대해서도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우리는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기로 했다.
자경은 당장 내일 아침이나 점심에 차라도 한 잔 마시면서 간단히 이야기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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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