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에 살고 폼!에 죽는다.
현성이 무슨 일을 시작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은 ‘진정한 멋’이다.
그러나 그런 현성의 폼을 한순간에 무장해제 시킨 사람이 있었으니... 성옥이었다.
성옥과 함께라면 사랑도 패션사업도 전부 다 뜻대로 이루어질 것 같았고,
그래서 성옥과 함께 패션&쥬얼리 브랜드 를 야심차게 런칭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두 사람의 브랜드인 는 큰 실패를 겪게 된다.
그래도 이 위기만 넘기면 모든 게 잘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현성을 흔드는 진짜 위기는 다른 곳에 있었다.
늘 당연하게 그 자리에 있다고 생각했던 성옥이 떠날지도 모른다는 것.
성옥과의 시간이 7년이 흘렀다...
성옥을 처음 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하지만 성옥의 그런 시크함은 여린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은 방어기제에서 나오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성옥은 누군가의 손가락에, 목에,
귀에 걸려 있는 작은 것들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사람이었다.
자연스럽게 주얼리 디자이너라는 꿈을 키웠고,
자신의 꿈과 재능은 남들과 다르게 특별한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다.
그 믿음은 현성과의 만남으로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성과의 브랜드 사업에 위기가 찾아오고...
성옥은 두 사람의 꿈을 지키기 위해 잠시 자신의 꿈을 접어두고 마케팅 부서에 취직했다.
그렇게 7년의 길고 긴 연애기간은 특별하다고 믿었던 사랑을 평범하게 만들었고..
어느새, 성옥은 다시 무표정해진 자신의 얼굴을 마주한다.
현성과의 시간이 7년이 흘렀다...
취업, 연애, 결혼에 관심이 없는 프리타족. 현재는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
자신의 시간과 돈, 감정까지 소모되는 연애는 무의미하다고 여겨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좋아하지 않고, 친구들도 고정 지출 가능한 범위 내에서만 만난다.
하지만 민혁이 정해놓은 기준선을 계속해서 넘게 만드는 인물이 있었으니,
중학교 동창 혜령이다.
민혁의 기준에서 혜령은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인물이기는커녕,
친구로서도 절대적으로 거리를 둬야 하는 인물일 뿐이었는데..
이상하게 어느 순간 자꾸 혜령이 눈에 밟히기 시작한다.
민혁의 중학교 동창. 천하제일 금사빠.
애교도 많고 목소리도 크고 에너지도 넘치는 타입. 어린이집 교사로 재직 중이다.
티끌 같은 월급은 아껴봤자 티끌이라는 생각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신조는 ‘인생은 한 방’.
이와 정반대의 가치관을 가진 민혁과 늘 티격태격하며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서점에서 은우를 우연히 만나 첫눈에 반한다.
그러면서 영원할 것 같은 민혁과의 친구 관계도 조금씩 달라지는데...
오는 여자 막지 않고 가는 여자 잡지 않는 프리 섹스주의자.
하지만 시후가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20대 초반, 첫눈에 반했던 연상의 유주와 만나던 시절의 시후는
누구보다 사랑에 진지하고 순수했으며 순정적이었다.
유주가 원한다면 별이든 달이든 전부 따다 줄 수 있을 만큼 몸과 마음을 다해 사랑했다.
유주와의 나이차이 따위, 자신의 사랑으로 얼마든지 극복 가능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유주와 헤어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시후는 여자를 믿을 수 없게 되었다.
어차피 세상에 믿을 여자는 아무도 없으니,
감정적으로 깊은 관계는 상처가 될 뿐이라는 생각으로 여러 여자를 만나며 방탕한 생활을 이어간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후, 거리에서 우연히 유주를 다시 마주친다.
늘 경제적인 이유로 싸우는 부모님을 밑에서 자랐고,
그러다 보니 남들보다 일찍 현실적인 문제에 눈을 뜨게 되었다.
유주의 첫 번째 목표는 언제나 경제적 자립이었다.
그 목표 하나를 보고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증권회사에 취업해 독립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는 늘 사랑받고 자라지 못했다는 외로움이 존재했고,
그때 시후를 만났다. 유주는 시후에게서 전에 받아본 적 없는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회사 일이 바빠질수록 시후와 유주의 대화는 어긋나기 시작했다.
시후가 상처받을 거라는 걸 알았지만,
자신의 현실이 버거운 탓에 시후를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그렇게 시후에게 상처를 남기고 떠난 몇 년 후..
유주는 거리에서 시후와 재회하게 된다.
태어났더니 유명 딤섬 프랜차이즈 기업 아들.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미래에 대한 고민이 없다.
그러나 친구들과 다른 고민이 있으니, 바로 중학교에서 멈춰버린 작은 키.
키에 대한 콤플렉스로 늘 깔창을 끼고 다닌다.
여자를 제대로 만나본 적이 없는 탓에,
여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크게 의미부여를 하며 혼자서 오만가지 생각을 하는 모태솔로.
하지만 늘 술값을 내는 덕에 친구들 사이에서는 인기남이다.
하지만, 형섭에게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 하나가 있는데...
성옥의 베프.
중고등학교 시절, 축구 유망주로 같은 학교의 웬만한 남학생들보다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불의의 부상으로 인해 축구를 그만두긴 했지만,
타고난 피지컬을 살려 스포츠의류 모델로 잘 나가고 있다.
SNS 팔로워도 높은 인플루언서.
늘 인기가 많았다보니, 여자의 마음을 얻지 못해 매일 술 먹는 남사친들이 한심해 보인다.
현재는 가벼운 연애만 반복하고 있고, 3개월을 넘긴 적도 거의 없다.
하지만 그런 은정에게도 상처로 남아있는,
마음 한켠에 오래 간직해 온 첫사랑이 있었는데...
성옥의 금속공예디자인과 후배
대학 시절,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성옥의 디자인이었다.
이런 디자인을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다.
다정한 이미지를 상상했던 것과 다르게 건엽의 눈앞에 나타난 사람은 시크함 그 자체인 성옥이었다.
그 반전이 재미있어서, 디자인이 좋아서 자꾸 성옥에게 눈길이 갔고,
눈길이 머물다보니 마음이 생겨버렸다.
그러나 성옥의 옆에는 늘 현성이 있었기에 마음을 표현할 수는 없었다.
졸업 후, 쥬얼리 디자인 스타트업 회사 <쥬얼리 A>에 들어가 MD로 일을 시작했다.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 성옥의 디자인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용기를 내 성옥에게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한다.
그 말 뒤에 성옥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은 역시나 숨긴 채.
개인 쥬얼리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런칭해 운영하고 있다.
대학 시절부터 눈여겨보던 성옥에게 현재까지도 일을 핑계로 연락을 하고 있다.
물론 먼저 연락을 하는 쪽은 늘 종현이고,
고심해서 쓴 구구절절한 장문의 문자에도 성옥은 늘 짧은 대답뿐이다.
자신의 잘나가는 배경을 이용해보려고 해도 무관심하기만 하던 성옥인데...
어느 날, 성옥에게서 처음으로 먼저 연락이 왔다.
성옥이 어릴 때 이혼을 했다.
속 깊은 성옥은 명숙의 앞에서 아빠 얘기 한 번 꺼내지 않았지만,
명숙은 오히려 자신이 성옥을 너무 일찍 철이 들게 한 건 아닐까 하는 부채감이 들었다.
그런데 현성과 있을 때 성옥은 어린애처럼 삐지기도, 과하게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내가 알던 딸이 맞나 싶은 그 모습에 명숙은 조금씩 부채감을 덜어낼 수 있었다.
그래서 성옥이 독립을 선언했을 때도 허락했다.
그런데.. 성옥이 어두운 얼굴로 집으로 돌아왔다.
무슨 일이 있다는 걸 한 눈에 알 수 있었지만,
오히려 자신을 신경 쓰고 있을 성옥을 알기에, 모르는 척 기다려주기로 한다.
민혁/혜령의 중고등학교 동창, a.k.a짱지. 잘 먹고 마시는 것을 인생 유일한 낙으로 삼고 있는 혜령의 베프.
연애에 있어서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기 때문에, 이렇게 먹고 마시다 보면 언젠가 연애를 할 날이 있겠지 생각하고 있다.
맛집에 가고 싶거나 술이 고플 때면 늘 함께해 주는 혜령이 있어서 크게 외로움을 느끼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