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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17 22:45:51

나이카 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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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카 동굴의 내부 모습

1. 개요2.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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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멕시코 치와와 주 나이카에 위치한 광산과 연결된 석고 동굴. 10m가 넘어가는 거대한 석고 결정 기둥들이 솟아올라 외계 행성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초현실적인 절경으로 유명하다.

2.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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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카 동굴의 구조 펌프로 물을 빼내 낮아진 지하수 수위
원래 나이카 일대에는 , 아연, 이 많아 광산이 위치해 있었다. 그러던 중 1910년 광부들이 석고 동굴 바로 위에, 지면 120m 아래 있는 '검의 동굴'을 처음 발견했다. 검의 동굴은 석고 동굴에 비해서는 훨씬 작은 1m 길이의 석고 결정 기둥들이 솟아오른 동굴이었다.[1] 우리가 아는 그 거대한 석고 결정들이 솟아있는 동굴은 2000년 4월 광부들이 광산에 물이 들어차는 것을 막기 위해 단층에 새로운 터널을 파던 중에 발견됐다. 광부들은 동굴 발견 직후까지도 내부에 무엇이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광부 페드로와 후안 산체스 형제가 물이 빠진 동굴에 걸어들어갔을때, 그때서야 처음으로 이 동굴의 경이를 직관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거대한 유백색 결정들은 석고의 일종인 셀레나이트 결정으로, 100도에 가까운 뜨거운 물 속에 깊이 잠긴 채 어둠속에서 백 만년 이상의 시간 동안 조용히 석출되며 이렇게 엄청난 크기로 성장했다. 석고 결정의 생장 속도는 대략 (1.4 ± 0.2) × 10 −5 nm/s. 이 동굴에서 가장 거대한 석고 결정은 그 길이가 무려 12m에 지름이 4m, 무게가 55톤에 달한다.

나이카 동굴에서 약 3~5km 아래에는 지하 마그마방이 도사리고 있다. 뜨거운 마그마방은 황화이온이 포화된 지하수를 가열했고, 이 지하수는 끓어올라 차가운 산소가 함유된 표층수와 충돌했다. 다만 밀도 차이로 두 물이 섞이지는 않았으며 대신 표층수의 산소가 지하수 속으로 천천히 확산됐다. 황화이온 S2-는 황산염 SO42-으로 바뀌었고 곧 석고 CaSO4로 침전됐다. 수온이 점점 하강해 58도까지 떨어지자 CaSO4가 녹아났다.[2] 다시 물 속에 공급된 황과 칼슘 이온들은 거대한 석고 셀레나이트 결정들로 서서히 자라됐다. 이렇게 수화된 황산석고는 최소 50만 년에 걸쳐 매우 느린 속도로 석출됐다고 한다.

이 동굴은 기본적으로 하부 마그마에 의해 가열된 물이 뿜어져 올라오는 열수 광산이다. 사람들이 이 동굴로 들어갈 수 있는 이유는 여러 개의 대형 펌프가 24시간 작동되며 물을 지상으로 배출하고 있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펌프의 작동이 멈추는 그 즉시 이 동굴은 다시 뜨거운 물 속 깊이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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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로 뜨거운 열수를 빼냈다고 하더라도 이 동굴은 어마어마하게 습하고 뜨겁다. 동굴의 내부 온도는 무려 58°C, 습도는 90~99%에 달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공간이라는 데스 밸리와 온도가 비슷한 수준인데다가, 습도가 숨이 턱턱 막히는 수준을 넘어 아예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 수준으로 높기 때문에 보호장구 없이 들어가는건 자살행위에 가깝다.[3] 적절한 보호복 없이 맨몸으로 이 곳에 들어갔다가는 10분을 넘기지 못한다. 잘못하면 에 체액이 응축되어 치명적일 수 있다.

처음에는 안전 문제 때문에 과학자들조차 10분 이상 머무르는게 금지됐다. 그러나 이후 특별히 설계된 냉각복이 도입되면서 15~60분 정도까지도 동굴 내에 머무르는 것이 가능해졌다. 냉각복 전체에 차가운 공기가 흐르는 튜브가 깔려있고 냉수와 얼음이 채워진 20kg짜리 배낭에 연결되어 있다. 얼음이 녹으면서 냉기를 공급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30분은 거뜬히 버틸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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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굴을 탐사하는건 굉장히 까다롭다. 기본적으로 냉각복을 착용했다곤 해도 어마어마하게 후텁지근한 공간이라 오래 버티기가 어렵다. 이 곳을 탐사했던 연구원에 따르면 들어가는 순간 오븐에 발을 딛은 것같은 기분이 들며 순식간에 온몸이 땀 범벅이 되어 신선한 공기를 갈구하게 된다고. 동굴 내부가 삐죽삐죽한 결정들이 거대하게 솟아오른 형태라 편하게 걸어다니기도 힘들다. 게다가 석고 자체가 굉장히 무른 광물이라 조금만 잘못해도 결정들이 크게 파손될 위험이 있다.[4] 이미 사람들이 출입하는 바람에 동굴로 향하는 길이 검은색으로 거무튀튀하게 변색되었다고.

안타깝게도 현재 이 동굴은 열수에 완전히 잠긴 상태다. 2000년에 처음 물을 빼낸 이래로 14년간 물이 빠진 상태로 유지됐는데, 문제는 물이 빠져 건조된 상태가 되어버리자 석고 결정들이 점점 상태가 나빠졌기 때문. 게다가 펌프에 누출이 생겨 물이 빠른 속도로 다시 차오르자 광산 회사 측에서 더이상 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다만 이후 과학자들이 추가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면 다시 물을 빼낼 가능성도 있다고는 한다. 원래대로 뜨거운 열수 안에 가라앉은 상태니 거대한 석고 결정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조금씩 미세한 속도로 자라나고 있을 것이다.




[1] 지면에 가까이 있는 검의 동굴은 석고 동굴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기 때문에 석고 결정들이 성장하는 속도가 훨씬 빠르게 줄어든다. 그렇기 때문에 석고 동굴의 결정들만큼 크게 성장하지 못한 것. [2] 뜨거울수록 더 잘녹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무수화물인 CaSO4는 58도 이상의 온도에서 가장 안정하며 그 이하에서는 되려 불안정해진다. 반면 석고는 그 아래 온도에서 더 안정하다. [3] 이 정도 온도와 습도면 땀을 흘려봤자 아무 냉각 효과가 없다. [4] 만약 물이 계속 빠진 상태로 유지되었다면 가만히만 냅둬도 결정들이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져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 이 역시 과학자들이 동굴에 다시 물을 채워넣은 이유들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