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김동인의 단편소설. 액자식 구성이다. 그의 대표작인 광염소나타와 같이 탐미주의적인 느낌이 다분한 작품이다.2. 등장인물
- 여(余)[1] : 이야기의 화자. 인왕산 등산 중 작은 개울가에 쉬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 솔거 : '여'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 조선 세종대왕 시절 사람으로, 신라의 화성 솔거와는 별개의 인물이며 이름만 따왔다. 얼굴이 너무 못생겨서 결혼하는 족족 실패한 나머지 사람과 관계를 맺지 않고 홀로 살다가 어머니의 모습에 따온 미인도를 구상하던 중, 소경인 한 처녀를 만나게 된다.
- 소경 처녀 : 솔거가 미인도의 모델로 찾은 아름다운 맹인 처녀. 솔거와 동거하면서 속세의 애욕에 취하게 된다.
3. 줄거리
화자는 어느 날, 인왕산으로 등산을 나서다 작은 개울가에 잠시 쉬면서 이야기를 구상한다.이야기는 조선 세종대왕 시절. 신라시대를 풍미한 전설의 화가인 솔거의 이름을 따온 한 화가가, 세상에 둘도 없는 추한 외모를 가지고 태어나게 된다. 얼마나 추한 외모인지 결혼하는 족족 아내들이 첫날밤을 못 넘기고 도망을 나서는 터라 솔거는 계속된 결혼 실패에 체념하고 결국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홀로 지내던 중 우연히 어머니의 모습에서 미인도를 그리게 된다. 하지만 모델로 사용할 처녀를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던 중, 우연히 앞을 보지 못하는 소경 처녀를 만나게 된다.
소경 처녀에게서 모든 걸 걸고 그림을 그리는 솔거. 점차 그녀에게 모든 걸 주고 싶어하고 눈까지 그리고 싶지만, 그녀는 소경이라 눈을 그리기 어려웠다. 밝은 날이 될 무렵에는 두 사람 모두 더 이상 남이 아니었다. 솔거는 소경 처녀에게 그때의 느낌을 알려달라 하지만, 처녀는 더 이상 그때의 모습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솔거가 아무리 얘기를 해도 처녀는 이미 속세에 취해버린 상태였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상이 물거품이 된 솔거는 크게 상심하고 슬프고 화가 나서 소경 처녀의 멱살을 쥐고 흔들다, 그만 숨통을 조여 죽이게 되고, 처녀의 죽음을 알게 되어 놀라 놓은 처녀의 시신이 쓰러지며 먹물이 튀어올라, 솔거가 그리던 미인도에 찍히게 된다. 그것은 원망의 눈빛이었다. 솔거는 한순간에 이런 괴리를 느끼자 결국 미쳐버리고, 우울한 모습으로 미인도를 안고 성내를 떠돌다 수 년 뒤 어느 날, 늙고 초라한 모습으로 미인도를 품에 계속 안은 채 눈밭에서 돌을 베고 동사한다.
이야기를 마친 화자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불쌍하게 죽어간 솔거를 추모하며 일어서고 집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