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찬의 말씀 권여름 단편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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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추리/미스터리/스릴러 |
저자 | 권여름 |
출판사 | 우주라이크소설 |
출간 정보 | 2024.01.15 |
독점 감상 | 리디 https://ridibooks.com/books/5455000001 |
작가 권여름이 2024년 1월 리디에서 발표한 단편소설로,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 불러온 일그러진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있다.
교무부장이 시청각실 문을 잠그자, 교사들이 일제히 마이크를 든 교장에게로 눈을 돌렸다. 기다렸다는 듯 교장이 입을 열었다.
"오늘 새벽에 사고가 있었습니다."
교사들의 탄식이 시청각실에 무겁게 울렸다.
"건물 서쪽 계단 아래에서 영어과 원어민 교사 에밀리 선생님이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것을 기숙사 사감 안정술 선생님이 발견하여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현재 긴급 수술 중이고요. 병원에는 원어민 업무 담당 영어과 장혜진 선생님이 대기 중이십니다."
에밀리를 걱정하며 웅성거리는 소로리로 회의실은 한참이나 소란스러웠다.
오주란이 단톡방에 한마디 던졌다.
- 계단에서 내가 했던 말 다들 기억하죠?
운동장부터 차례대로 본관, 별관 1동, 별관 2동까지 올라갈 수 있게 설치된 우측 야외 계단은 가파르고 낡았다. 중간에 계단참이 있긴 했지만, 각 계단 끝에 설치된 옛날식 미끄럼방지 황동이 위협적이었다. 그 황동이 뜨면서 콘크리트까지 함께 떨어지기 시작했다 계단 소재를 바꾸고 경사를 낮추는 작업을 하자는 의견은 교무회의 때 자주 나왔지만, 예산 때문에 번번이 무산되었다. 오주란은 계단을 올를 때마다, 끝이 벌어져 속이 보이는 계단 끝을 발로 톡톡 쳐 기어이 돌가루가 흘러나오게 했다. 발끝에 묻은 가루를 털어내면 꼭 이렇게 말했다.
"죄로 갈 말이지만, 누구 하나 죽어 나가야 고칠 거야."
그 말끝엔 호달갑스럽게 늘 한마디를 덧붙였다.
"아, 몰라. 우리 반만 아니면 돼, 우리 반만."
오주란은 안전사고에 유별날 정도로 예민했다.
<과찬의 말씀> 본문 중에서
"오늘 새벽에 사고가 있었습니다."
교사들의 탄식이 시청각실에 무겁게 울렸다.
"건물 서쪽 계단 아래에서 영어과 원어민 교사 에밀리 선생님이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것을 기숙사 사감 안정술 선생님이 발견하여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현재 긴급 수술 중이고요. 병원에는 원어민 업무 담당 영어과 장혜진 선생님이 대기 중이십니다."
에밀리를 걱정하며 웅성거리는 소로리로 회의실은 한참이나 소란스러웠다.
오주란이 단톡방에 한마디 던졌다.
- 계단에서 내가 했던 말 다들 기억하죠?
운동장부터 차례대로 본관, 별관 1동, 별관 2동까지 올라갈 수 있게 설치된 우측 야외 계단은 가파르고 낡았다. 중간에 계단참이 있긴 했지만, 각 계단 끝에 설치된 옛날식 미끄럼방지 황동이 위협적이었다. 그 황동이 뜨면서 콘크리트까지 함께 떨어지기 시작했다 계단 소재를 바꾸고 경사를 낮추는 작업을 하자는 의견은 교무회의 때 자주 나왔지만, 예산 때문에 번번이 무산되었다. 오주란은 계단을 올를 때마다, 끝이 벌어져 속이 보이는 계단 끝을 발로 톡톡 쳐 기어이 돌가루가 흘러나오게 했다. 발끝에 묻은 가루를 털어내면 꼭 이렇게 말했다.
"죄로 갈 말이지만, 누구 하나 죽어 나가야 고칠 거야."
그 말끝엔 호달갑스럽게 늘 한마디를 덧붙였다.
"아, 몰라. 우리 반만 아니면 돼, 우리 반만."
오주란은 안전사고에 유별날 정도로 예민했다.
<과찬의 말씀>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