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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21 20:28:12

HellSinker./스토리&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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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프닝2. FULL SEQUENCE ORDER
2.1. RUSTED DRAGON의 진언2.2. Toward Segment 52.3. Toward Segment 62.4. Toward Segment 72.5. SPIRIT OVERLOAD GAMEOVER2.6. Toward Segment 82.7. 결별의 영묘2.8. SEGMENT 72.9. SEGMENT 82.10. 우화 프로세스 Lv 1 엔딩2.11. 우화 프로세스 Lv 2 엔딩
2.11.1. DEAD LIAR side2.11.2. FOSSIL MAIDEN side2.11.3. MINOGAME side2.11.4. KAGURA side
2.12. Srcibbles in Graveyard Series
3. THE GREAT MAJORITY4. THE WAY OF FLESH5. 엔딩

1. 오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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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IL TO YOU,MY FELLOW.
I DON'T KNOW YOUR INFERNAL DAYS.
THERE IS NO CAUSE FOR CONCERN
'CAUSE I'M ALWAYS CLOSE TO YOU.
환영합니다, 우리 동포
저는 당신이 보낸 지옥같은 나날에 대해서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항상 당신의 곁에 있을 것입니다


SO,YOUR PAIN IS MINE.
KEEP YOUR DIGNITY.
당신의 고통은 저의 고통입니다
존엄이 당신과 함께 하기를

2. FULL SEQUENCE ORDER

2.1. RUSTED DRAGON의 진언

(LEAD 루트 해금시 등장)
(RUSTED DRAGON - 4면 보스)

우리의 동포여.
내가 사람으로서 내는 최후의 목소리를 그 증거로서 남기기로 하겠다.

보라 우리의 모습을. 혼은 돌로, 피는 역청으로. 살은 쇠로 바뀐 우리들은 이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할 수도 없다.
기도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일을 이룰 수 없는 것. 그렇다 우리는 기도하는 장치.
마지막의 바람을 반복할 뿐인 단순한 기계로 전락했다.
우리가 너희들의 의사를 굽힐 수 없는 것처럼 너희들 역시 우리들을 부술 수는 없다.

미련이 많다...... 너희도 그리고 우리도.
과연 이것이 몇번째인 것인가. 앞으로 너희들은 몇 번이나 물어야 하는 건가?
과거의 메아리에 지나지 않는 속삭임을 왜 다시 부르나?

어찌 된다 해도 이 몸은 이제 그저 기도만을 계속할 뿐...... 가령 모든 것이 닳아 없어지고 자취를 감춘다 하더라도.
자아 나아가라 취약한 우리 동포여.
수천의 화살에 뚫리고 수만의 검에 찔린다 하더라도 새벽이 진실로 우리들을 갈라놓을 그 때까지.

모든 것은 그 존엄을 위하여!

2.2. Toward Segment 5

(Segment 5 직전에 출현하는 노벨파트)

수로를 빠져나오고 얼마간은, 똑같은 타일이 깔린 통로가 이어져있었다.
가는 길에 몇 개의 견고한 격벽에 가로막혔으나, 이것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원래 있던 구조물은 아닌 쓸데없는 막을 제거하는 데 고생했을 뿐이다.
아마 어딘가의 조직이 경쟁 상대의 발을 묶어두려고 설치한 것이겠지.

시간 벌기로는 쓸만하지만, 장기적으로 발을 묶어두기에는 진부한 것이다.
아마 그들, 《선객들》은 상당히 초조했겠지.
그리고 이번에 한해서는, 무엇이 초조했는가에 대해 추측할 필요는 없었다.

그것을 살아있는 뇌로 생각하지 않아도, 말 없는 시체의 산이 자세히 알려준다.
차가운 바닥에 드러눕거나, 몸이 꺾인 채 차곡차곡 쌓인 채 숨진 그들의 《말》이 가리키는 것은 단 하나.
이곳은 《용》으로부터 달아나다가, 진퇴양난에 빠진 자들의 묘지라 말할 수 있다.

묘비 없는 묘지 사이를 뒤지면서 가기를 잠시. 마침내 발견한 것은,
금속이라고도 유리질이라고도 할 수 없는, 균일하고 매끄럽고 이상한 광택을 발하는 벽면.
홀린 것처럼 한 걸음 내딛으면, 이미 그것이 만들어내는 뒤틀린 미로의 한가운데였다.

몇 번이나 죽은 그들을 몇 번이고 재생시키는 윤회기관.
이 탑의 근본에 위치한, 가장 PRAYER들의 솜씨가 잘 들어간 구획.
즉, 이미 반쯤 그들의 본거지라고 해도 좋은 장소.
지금 이미 그 말초, 손가락 끝, 구조의 자잘한 편린에 다다른 것이다.

사람이 아닌 것의 성과물이 만들어낸 기묘한 질서의 안에서
몸을 도는 혈액에 섞인 고양감이, 더욱 느리게
들리지 않는 소리를 내며 마모되어간다.
그것은 그윽하게 깔린, 의심할 여지도 없을 정도로 상세히 느끼는 《공기의 변화》였다.

이 안에 존재하는 것이 새기는, 균일하고 움직이지 않는 진동.
그것이 초래하는 기묘한 안온함에 삼켜져, 정신을 빼앗긴다.
우리와는 다른 물질과 구성으로 성립하는, 말하자면 이질적인 생명의 태내.
눈 앞에는, 방문하는 자를 막는지 끌어들이는지 알 수 없는, 비틀린 기묘한 길.
대략 우리의 이해를 벗어난, 게다가 흔들림없이 착잡하게 서 있는 이 객체는
마치 벌레가 만든 복잡괴기한 둥지 같아서, 우리는 분명히 침입자였다.

그리고 이제, 침입자들이 핵심을 목표로 나아간다--

2.3. Toward Segment 6

(Segment 6 직전에 출현하는 노벨파트)

대시계는 침묵했다.
그에 호응하듯이, 목표-PRAYER-의 기색은 멀어졌다.
그 억양 없는 플루트 같은 지저귐도, 이곳에선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어이없을 정도의 고요 사이로 담담히 나아갈 뿐이었다.

하지만, 그에 반하여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남겨진 자》들,
그 잔존세력들에 대한 예감은 팽대해져간다.
정적이 그 두터움을 늘려갈 때마다, 단순히 비례해가는 것 같이.

어떤 사정이 있어서 그런 위치에 《대시계》가 설치되었던 것인가,
그것에 대해서는 근거 같은 것은 몇 개라도 찾아낼 수 있다.
그래, 가능하다...... 하지만,
혹시, 그들에게 있어서도 모태를 파괴당하는 것은 필연--
무언가 엿볼 수 없는 순환의 과정이었던 것은 아닌가.

--의혹은, 함정.

이 때, 그 의심을 상기시키는 근거가 두세 개 있었다.
첫 번째는, 이곳에 다다를 때까지의 딱 맞춘 것 같은, 너무 깔끔하다고도 할 수 있는 진행경로. 샛길이나 멀리 돌아가는 길이랄만한 것은 거의 없어서, 실제로는 일직선 경로가 된다.

반복된 분석과 추론의 결과와 같이 《이 길은 그들에게 있어 산도産道》이며, 그것이 《우리가 패배 안에서 쟁취한 회답回答》이라 보는 한, 묵살될만한 의문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의 근거가, 세세한 의심을 뒷받침하듯이 작용한다.
그 두 번째는, 재생기관이라는 요충지점에 있으면서도 적의 세력배치가 너무나도 반응이 없는 희박한 포진이었다는 것이다.
벽 다운 벽이라곤 기관 본체가 가진 자위自衛 시퀀스 뿐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는 몇 가지 찾아낼 수 있다.
「그렇더라도 상관없는 이유」도, 몇 가지 후보를 고를 수 있다.

여러 차례 《결정적인 결착》을 초래하는 《무언가》라고 불릴 곳에 도달하지 못하는 한,
그들은 불변, 부동, 혹은 불멸--의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표면적인 그들의 모당母堂 《대시계》를 파괴한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않는다.

그 힘은 자신마저도 재생의 대상으로 하니, 그것은 소극적이지만 반석의 보증이 된다.

진행에 뜸을 들이면, 상처--퇴로는 닫히고, 《대시계》로부터의 추격수가 따라붙을 것이다.
《몸 속》에 갇힌 상태에서의 협격이라면 칩입자의 배제는 시간 문제가 된다.

즉 어떠한 특별한 것도 하지 않은 채, 얼마의 시간이 흐르든 평상시의 움직임을 고수하는 것이야말로 결과적으로는 틈을 가장 덜 보이면서 이 태세를 훌륭히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동시에 그 세세한 느슨함이 우리라는 쐐기를 깊이 때려박기 위한 근소한 틈이기도 하니, 《대시계》가 소생하기 전에 《결정적인 결착》을 내버리는 일이야말로 유일한 활로.
그렇다, 그것이야말로 《이치》이며, 이 이야기의 《밸런스》일 터였다.

하지만 안심할만한 《받아들이기 좋은》 원인을 몇 가지 늘어놓아봐도,
아니, 늘어놓을 때마다 쓸데없이 진저리나는 부자연스러움, 위화감의 뿌리는 깊어져서,
괜히 씻어내기 어려워질 뿐임을 느꼈다.

놈들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상대는 아니었지만,
결코 가볍게 대할 상대는 아니었을 터이다.

그것은 우리들이 《밖》에서 몇 번이고 맛봤던 심신에 새겨진 조리였다.
그렇다면, 이 《안》에서는 그게 아니다, 라는 것 뿐일까.

그러면, 과연 무엇이 다르다는 것인가.
《뭔가 다르다는 위화감》 이외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

그리고, 세 번째를 세자면.

PRAYER가, 한 때 사람이었던 시절.
그들이 무엇을 고찰하고,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나.
그것을 잘 아는 자가 우리 사이에 있었을 터였다.

PRAYER들은, 자신의 목적에 필요한 것을 불러 모으고 있다.
정당한 후계자를 표방하는 자, 신봉자를 자칭하는 자들,
그리고, 세상에 흘러다니는 대의를 내세운 《실체 없는 자들》......
그러한 지금 우리가 말하는 《위작》《재탕》 등의, 거품처럼 난립하는 발생조차 진정 희구하는 자의 시선을 끌기 위한 반짝이는 어트랙션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마 그들은 《무언가》를 은닉하고 있으며, 점차적으로 드러나는 그것을 내방자가 《무슨 일》로 포착하여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계속 묻고 있다.
분명 그 《무언가》를 위하여, 스스로 《그렇게 된다》는 길을 원한 것이다.

그들 전부가 바보 같은 모습을 취하고, 바보 같은 효율로,
하지만 확실하게 그 역할을 수행한다.
그 모습이야말로, 예전의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의 흔적.
그것은 소망이자, 욕구이자, 망집이자, 속박이자, 또한--
--그래, 얽매임. 그들이 사람이었다는 증거, 그 현현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에 대해 확실히 아는 것은 거기까지였다.

확실히 그 《용》이 남긴 말을 가리키는 것처럼, 그 전부를 바친 그들은 순교자,
바로 영원한 《기도자-PRAYER-》가 된 것인가.

수없는 성상星霜에 견뎌낼 몸을 얻은 때부터, 그들의 감각이나 가치관은 크게 변모--
아니, 그것들을 모두 제쳐두고, 느끼는 것조차도 없는 《물건》으로 변화하여,
이미 그 모든 행동규범은 보통 만인이 이해할 만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이 탑을 둥지라 부른다면, 그들은 벌이나 개미, 혹은 식물과도 꽤 닮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과연 PRAYER가 이 탑을 수호하는 것인가, 역으로 이 탑 자체가 가진 무언가의 의사가 그들을 주위에 데리고 있는 것인가. 그 중 어느 것이 진실인가.
아니, 주종主從으론 말할 수 없는 연결을 가진 《완성된 계》라고 부르는 것이 어울린다.

그 안에서는 언뜻 본 곳의 엉성함, 그 느슨함에도 걸맞은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목적을 위한 포석인 것은 아닐까--무언 중에 그리 말하고 있었다.

그 밑에서, 침묵은 흡사 말처럼 나타나며.
그 위에서, 모이는 모든 것이 그 움직임으로 고한다.

《모든 것은 그 때 준비되어있다는》 것을,
이곳이 무대의 밑, 목적을 자동적으로 완료하기 위한 기계장치--
즉, 나락의 일부라는 것을.

사실 그들의 아래로 도달하는 것은 《자동적으로》 걸러져서, 제한되어있다.
이 탑은 대량의 수분을 빨아들여, 녹아있는 성분을 추출하는 거대한 여과조의 기둥.
마치 기나긴 시간 끝에, 그로써 무언가의 결실을 얻으려 하는 거대한 나무로도 보였다.

............................................................................
......그렇다, 이 지루함을 묻어줄 《미혹》의 종류는,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모든 사안은 결국, 추측이라고 부르기엔 이런저런 점이 부족하여,
단지 빈틈 투성이인 《제멋대로 끼워맞춘》 망상의 덩어리에 불과하니.
그리고 아무리 긴 정숙의 시간도, 그 의심과 망상이 계속 부풀어가서
비틀린 확신으로 변화하는데는 전혀 미치지 못한다.

확신에 이를 모든 실마리는 그보다 빨리 찾아온다.
시선을 돌리는 것보다도, 토끼를 쫓아가는 속도 쪽이 보통 약간 더 빨랐다.

그래, 처음부터 생각할 거리나 의혹 등은 오락에 지나지 않아, 부동의 사실은 정해져있었다.
오히려 결론이 앞에 있으니 할 수 있는 무애한 일탈일지도 몰랐다.

말하자면 앞으로에 대한 예감이며, 다른 말을 고르자면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윽고 언제나처럼 한 문구가 뇌리에 떠올라, 그것이 반격의 신호가 되었다.

그것은 《보통 똑같은 것을 알고 있다면 다른 것을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다》
그런 의미의, 조직 내에서는 헛소리처럼 반복되고 있는 일종의 관용구.

감상적인 도취의 잔향, 바꿔 말하자면 붕 뜬 행복감.
그런 것 따위, 단순히 번쩍거리는 등불 앞에서는 가볍게 꺼져버린다.
내외 어디에 그 근거가 있다손 쳐도, 그것은 보통 바뀌지 않는 일이었다.

수족을 둔하게 할 뿐인 것이라면, 짜증나는 티끌이나 먼지를 털어버릴 명분으로 써먹으면 된다.
그리고 감상이나 연민 같은 것 자체가 구별을 확실히 하는 재료가 된다.
자기의 감각과 겹친 착각을 긁어내어, 씻어내는 《경계선의 수정》.
그 의식적인 습관--준비운동은, 진정한 잠을 잃은 우리들의 대상행위였다.

때문에 그 사안은, 그리 재미있지도 않은 성가신 작업의 과정을 《내친 김에》 《이유를 붙이는》 것에 지나지 않으니, 무애한 일탈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어딘가 멀리로부터, 익숙하게 들리는 억양 없는 바람 부는 소리의 메아리가 퍼져온다.

잔당 사냥이 시작된다.
그리운 그 소리는, 그리 가르쳐주었다.

2.4. Toward Segment 7

(Segment 7 직전에 출현하는 노벨파트)

외각간의 공동층을 통과한 뒤에는, 탑의 추축 부분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주축을 둘러싼 제1외각의 주위를 에워싼 12개의 출입구--
--6개의 입구와 6개의 출구, 각각 하나 만이 가동하고 있다.
그에 대한 실망감은 없이, 오히려 안도마저 느꼈다.
왜냐하면, 지난 번에 얻은 정보와 아무 것도 다르지 않은 상황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어떠한 고난이 예상되더라도 전망에서 벗어나지 않는 쪽이 훨씬 중요했다.

우리들의 대부분이 속박이나 지배를 싫어한다는 것은 세상 일반인들의 시각으로,
그리 말할 때에 곧잘 따라붙는 뒷내용을 별도로 해두면, 그 말은 대개 올바르다.
그렇다고는 해도, 일부러 가망 없는 혼란을 일으키는 취미를 가진 자는, 그리 많지 않다.
대개 이러한 안건은, 지나치게 충분할 정도로 가망이 없는 비상식이다.
질려버린 일상을 일부러 되풀이하여 바라는 일 따윈 없을 것이다.
있다고 한다면, 그래, 분명 그로부터 멀리 떨어졌을 때.

지금은 아직, 그 때는 아니니.
그리고 또한, 그 곳은 어디에도 없으니.

자신, 가망이 없고, 그리고 만질 수 없는 것을 위하여
그 등불은 계속 타오르고 있었다.

2.5. SPIRIT OVERLOAD GAMEOVER

* 제 1 패턴
한 때 사람들을 지키고, 그 거처가 되었던
《낙원》이 다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은, 지나간 세월의 잔광 (올드 데이즈 프랙션) 에 이끌려온 자들에게 있어서,
마음을 사로잡히기에 너무나도 충분할 정도로 매혹적인 색채를 발하고 있었다.
그들은 차례차례 거기에 모여, 옛 세월의 재현 (패스트 라이징스 어게인) 을 노래한다.
그리고 지상의 누구도, 그것을 막는 것은 이룰 수 없었다.
『이제와서 뭘 하려는 거냐?』 어떤 자는 그리 말했다.
사람들에게 유일한 실마리를 주었던 유해 (프라이어) 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또 어떤 자는 이렇게 답하는 것이었다.
『서두를 건 없다 저 상태라면 다음 기회는 금방 돌아오리라』
그것이 몇 세대 후가 될지라도, 그들에게 있어서 문제가 되진 않았다.
『구제불능이군 그래…… 대체 언제까지
우리 같은 머저리 (아웃렛) 들에게 의지해야만 하는 건지』
아마도, 그들의 세대가 다시 이것에 보일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머지않아 똑같은 짓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 그것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야말로
그들은 쓸쓸하게 중얼거렸다──

* 제 2 패턴
――애초에 그들은 《원래 상정된 용도》 자체가
이미 멀쩡한 것이 아니었다. 아무리 추론을 반복해도
얼빠진 결론밖에 내놓지 못하고, 그것을 바보 같은 효율로 실행한다.
따라서 그들의 거동에 근거는 없으니, 우리는 두려워하는 것이다.

아니면, 눈에 보이는 것이야말로 진실인 것인가.
우리들이 《수단》이라고 생각해왔던 것이야말로, 그 목적인 것인가.
그 행동에 종착점, 결과 따위를 구하는 것이야말로 부조리인 것인가.

다만, 그럼에도 이 몸을 바쳐 다할 일은 지금,
무엇보다도 명료하게, 그리고 변함없이 이 뇌리에 새겨져있다.

다시 이곳에 찾아드는 그들을 기다린다.
그들이 그 업을 넘어설 수 있도록,
그리고 언젠가, 그로부터 벗어나게 될 그 때까지.

그렇다 우리들은 기도하여
육신을 철로, 피를 역청으로, 혼을 돌로 바꾸어
다만 그 비원을 바라는 기계로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톱니바퀴가 삐그덕대는, 시들어가는 소리로 기도를 자아낼 것이다
이 일체가 쓸모없어지는, 그 때까지――

2.6. Toward Segment 8

(Segment 8 직전에 출현하는 노벨파트)

덮개건물처럼 수 층이나 되는 외각이 덮어싼, 그 내부에 달한다.
바로 그 중앙, 하나의 거대한 심이 천지를 꿰뚫듯이 서 있다.

그들이 지켜내고, 은닉해온 거탑의 핵심.
아마도, 이 탑이 이제껏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장악한 것--
그것이 진좌해있는 침소가, 바로 앞에 있다.

유례가 없을 정도의 거체를 그대로 뉘인 이 탑도, 예전에는 지금과 같이
수많은 자들의 시선을 모으거나, 혹은 비호하고 있었던 것일까.

하지만 그것도, 이제서는 쓸모없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역할이 끝났을 터인 것을, 함부로 불러들이는 소리를 낼 일은 없다.

사람에게 만들어져, 역할을 부여받으면서도
그 달성할 목표를 잃어버려,
막막히 펼쳐진 천지에 던져져버린 유물들.
이미 결코 돌아오지 않을 주인-- 혹은 자손을 계속 기다리는,
기계로 만들어진 부모 새와 새끼 새들.
그런 수많은 작은 세계,

그 최후를 참관하는 것이 우리들의 역할이었다.

선인들의 과오를 씻어내는 의무 따위 등의, 자기 편한 변명은 필요없었다.
근본부터는 스스로의 미련이나 집념 등을 닦아낼 장소를 찾기 위하여,
지는 해를 속이는 거짓된 불을 계속 밝히고 있으니까.

동기는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유일하게, 어울리는 피날레를.
추구하는 것은 그것 뿐이었다.

2.7. 결별의 영묘


* The Shrine of Farewell Rises

별을 봤다, 라고 말하면 비웃음당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적절하게 표현할 말이 있다손 치면 그것 뿐이었다.
문득 눈치채면, 언제인가 이런 장소에 있었다.
어지간히 희귀하지도 않지만, 바보 같은 이야기......
아니, 홀린 것 같은 이야기였다.

주위 모든 방향을 둘러싼, 창백하고 불확실한 별들.
어둠 속에서 불규칙하게 흔들리며, 빛나고, 보는 자의 거리감을 마비시키는 빛.
그 눈 앞에 축소된 온 하늘은, 옛 적의 플라네타리움이라는 시설을 생각케끔 한다.

그것은, 불가사의한 춤을 보여주는 미세한 생명 입자의 등불.

형체 있는 사고를 매개하는, 부정형의 포말泡沫.

오랫 동안 잊혀졌던 인습이 남긴 고어古語를 빌려서, 우리들이
《영靈》이나 《혼魂》, 《정精》 그리고 《희미한 생물》이라 불러왔던 것들.
말의 파편을 자아내어 의미를 이루고, 그것을 나타내는 《가장 작은 것들》의 등불이었다.

실체가 없는 것처럼, 아련하게 창백히 빛나는 작은 안개 덩어리.
그것은 물결 치듯 떨리면서, 그 불빛의 농담濃淡을 바꿔가며,
하지만 확실히 그 밀도를 늘려가고 있었다.

이윽고, 《희미한 생물》의 무리는 커다란 구 모양으로 뭉쳤다.
그 후 그 모습을 눈에 새겨둘 틈도 없이, 급격하게 한 점으로 수축하여,
일고여덟 정도의 조각이 되어 튕겨났다.
상당히 강한 광량이었을 터이나, 불가사의하게도 눈은 전혀 아프지 않고,
빛의 띠가 원주궤도를 이루어 고리를 만드는 과정이 확실히 보였다.
일부러 보여진다는 불유쾌함을 느끼기 전에, 일종의 황홀함이 그를 뛰어넘었다.

그리고 느끼지 못하는 사이, 문의 앞에 서서.
정신이 드니, 이미 열쇠를 끝까지 돌리고 있었다--
예를 들자면 그렇지만, 그런 일은 자주 있는 일이다.

다만, 이 경우 성질이 나쁜 것은
희미하게 눈치를 챘어도, 닥쳐오는 것은 반드시 잊어버렸을 무렵이라는 것.
미끄러운 액체처럼, 신경쓰지도 못하는 세세한 틈을 파고들어오는 것이었다.

졸음에 빠지는 것과 똑같을 정도로, 그것은 위화감 없이 진행해가니--
완전한 무방비, 무저항인 채로 그것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야광충.

《희미한 생물》을, 꿈을 보여주는 벌레라고 말한 사내가 있었다.
그 남자의 얼굴은 기억하고 있지 않으나, 그 말만큼은 아직 새겨진 채,
어딘가 그 말에 납득한 곳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버려온 것, 기억으로부터 쫓아내려고 했던 것들,
그것들이 쌓아올린 산처럼 솟아오른 묘지. 그 장소에 이르는 길.
장소가 아닌 장소에의 문이 입을 연 순간이었다.


* Fall of the Shrine(클리어 뒤)

최초에 맛본 것이 진흙의 맛이었다.
그리 비유할 정도로 기분은 좋지 않았다.

그에 반하여, 몸에 새겨진 상처--
목숨을 몇 개로 분리시켜둔 몸으로는 눈에 보일 일은 없는 것이나,
불쾌감처럼 그것이 쓰려오는 것을 느꼈다.

기묘한 일이었다.

아니, 그것을 느끼지 못하게 된 후 오랜만의 감각이었던 것 뿐으로,
정말 기묘한 것은 지금, 자신의 몸이 처한 경우임이 틀림없었다.
예를 들자면, 그것이 짙은 공기를 마셔 중독된 것 같은 것으로,
혼탁한 의식이 집어올린 환영에 지나지 않았다고 해도.

과연, 어느 정도의 시간이었던 것인가.
평소에 하고있는 것과 같이, 그것을 밝혀내려고 한다.
몸에 달린 한 장의 얇은 수지판이 가리키는 수치의 계차는 안도감을 주었으나,
동시에 당혹감을 주기에도 충분할 정도로 작은, 즉 짧은 시간이었다.

천천히, 천천히, 의식儀式처럼 심호흡을 하고,
의식이 어딘가에 끌려가 있었던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이 무엇을 보고 있었던가를 반추해보려고 한다.

하지만, 떠오르는 것은 두서없는 인상의 소용돌이 뿐으로,
무엇 하나 확고한 형상을 가진 채 호소해오는 것은 없었다.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이 있었던 느낌이 든다.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을 말했던 느낌이 든다.

하지만, 지금 이 손에 그것을 쥐고 있지는 않다.
지금도 아직 그것이 흘러내려가며, 끝부터 차례대로 사라지면서,
의미가 알 수 없어지는 과정의 한가운데에 있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보고 있었는가도 이미 알 수 없다.
다만, 지나간 뒤에 남는 이 고양감과,
이유도 알 수 없이 어딘가 걸리적거리던 것이 풀린 마음만이 남아있어서.

그것은, 옛날 분명 느낀 것과 같음이 틀림없으니.
그리고 지금은 이미 느낄 일이 없을 터인, 먼 옛날의 파편이었다.

악몽이었던 것일까.
그것을 묻는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알고 있을 터였다.
만일, 그것이 어느 쪽이든 간에.
이 지금도 마찬가지로, 그 속에서는 다르지 않았을 테니까.
그것이 끝나기 전에 묻는, 지나친 의문에 지나지 않았다.

이 몸에서 타오르는 거짓된 생은, 또 다시, 가상의 첫 죽음인 잠마저도 빼앗아갔다.
꿈은 이미 어디에도 없고, 평소에 어디에도 있다고도 할 수 있었다.
이미, 그러한 조리에 맞지 않는 엉망진창인 괴물에게 홀려버린 것이었다.
언어가 자아낸 가공의 존재라고 말하자면, 그걸로 정리될 것이 되어있었다.

야광충.

《희미한 생물》을, 꿈을 보여주는 벌레라고 말한 사내가 있었다.

그 남자의 얼굴은 기억하고 있지 않으나, 그 말만큼은 아직 새겨진 채,
어딘가 그 말에 납득한 곳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2.8. SEGMENT 7

* 렉스-카잘리어의 갑옷형태 파괴시

SPIRIT KERNEL EXPOSED...
COUNTDOWN FOR FADE AWAY.

WELCOME TO YOUR GRADUATION
WE'VE BEEN STANDING ON THE EDGE
NOW... YOU GOES END OF THE NIGHT
THEREFORE WE'LL PASS ALL TO YOU

어찌하여... 이미 가라앉은 이야기를 도로 끄집어내는가?
생명을 틀어 막아놓고, 거짓 피를 흘리면서까지.

무엇에 이끌려서, 다 지난 세계에 접촉해
있지도 않은 것을 찾으려 하는가?

그렇게 더듬어 올라가면,
그 때마다 그 궤적이 아름답게 바뀌는 것인가.

여기에 있는 것은 그대들의, 그리고 우리들의 추하고 치졸한 흉터.
눈을 돌리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말라붙은 강의 흔적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날의 잔해에 지나지 않는 우리들은, 이미 그것을 느낄 수 없다.
너희들에게는 또 다시 그 이유가 있다는 것인가.

그 누구의 손에서부터도 떠나 그저 이름을 남길 뿐인 무언가에
과연 누가 눈치채며 누가 닿을 수 있겠나?

언젠가 이 말조차 소용이 없어질 날이 올 것인가.
언젠가 그 손으로 끝낼 날이 오게 될 것인가.

주인의 잊혀진, 그 이야기를!

* SPIRIT OVERLOAD

SPIRIT OVERLOAD
YOU GOT INSANITY.

YOU MUST RESHAPE ONESELF FOR ONCOMING ASPIRANTS.

2.9. SEGMENT 8

* 부화 프로세스 돌입

W A R N I N G

NOW REACHES THE
FATAL ATTRACTION
BE DESCRIBED AS
"HELLSINKER"

DECIDE DESTINATION


○인과 평활기관 기관부 재가동 매니져를 기동
프로토콜 개시 담당자의 자격조회를 행하겠습니다

○담당자 : 1급 관리자에게서부터 2급관리자 자격이 부여되었음을 확인
긴급재가동의 권한이 인정됩니다

! 담당자에 의한 재가동 선언을 확인했습니다
○현 시간부로 부화과정을 재시하겠습니다
! 경고 : 과정 중 기간부 유닛에서 나오는 잉여구성소자의 펄스에는 살상력이 있습니다
2급 이하의 담당자께서는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 우화 프로세스 돌입

○기간 유닛의 재활성화에 성공했습니다
!핵심부 인클로저를 파기합니다

○계속하여 우화 프로세스로 이행합니다

!경고 : 우화 프로세스 중 핵에 대한 간섭은
대수(大樹) 전체에 수복 불가능한 손상으로 이어집니다
간섭은 여럿의 일급 관리자의 승인 하에 행해주십시오

○모든 관리자에게서 승인을 확인했습니다
 담당자에게 최종 봉인 잠금의 해제 자격을 인정합니다
그 존엄 하에, 그의 자손에게 영구의 해방을.

* 우화 프로세스 Lv 3 도중 우화 성공시

분실물을 찾고 있습니까?

보관해둔 분실물은
이것이 틀림없습니까?

그러면, 유실물 반환 수속을 진행하겠습니다
유실물 자신에 의한 기억 조합, 소유 조건 합치의 확인을 거쳐
반납 업무의 이행을 완료합니다

그에 동반하여, 모든 업무 큐(queue)를 소거하고
설비의 이동을 종료, 본 원(園)의 폐쇄를 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랫동안 보내주신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러면, 마지막 순간입니다만
부디 잠깐 동안의, 행복한 기억을

2.10. 우화 프로세스 Lv 1 엔딩

부상할 터였던 낙원.
그것은, 일찍이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겨 멈추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다시 눈을 뜨는 일은 없었다.
그것은 찬란한 나날을 눈꺼풀 안으로 꿈꾸는 채,
끝없는 잠의 바닥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낙원이 사람들의 마음을 구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낙원에게 잃어버린 마음을 구하고 있었다.
낙원에 사람들이 속박되어있었던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낙원을, 무수한 그 손으로 붙들고 있었다.
이윽고, 사람은 자신들을 지탱할, 보다 우수한 기반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 사람은 낙원을 떠났다.
우직하게, 혹은 순수하도록 만들어진 낙원은, 그것을 허물잡는 것도 없이
변함없는 애매한 웃음 속에서, 조용히 그 등불을 끌 뿐이었다.
그것을 참을 수 없는 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스스로의 마음을 돌로, 몸을 철로, 피를 역청으로 바꿔서까지
낙원의 곁에 모여들어, 그에 접근하는 것을 용서하지 않았다.
그것을 뉘우친 자들이 있었다.
다시 한 번만이라도, 그에 아침을 보여주고 싶었다.
단지 한 마디, 사과하고 싶었다. 단지 한 번,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이제, 그 낙원은 머나먼 꿈 속에 있을 뿐──
그 말을 고해야 할 장소는, 지상에서 영원히 사라졌다.

2.11. 우화 프로세스 Lv 2 엔딩

2.11.1. DEAD LIAR side

모든 것이 끝난 후, 남아있는 것은 웅크린 자그마한 몸뚱아리.
그것이 《낙원》의 정점에 좌정했던 것, 그 본래의 모습이었다.
『또 같은 짓을 하게 둘 수는 없다』
정숙과 건강한 숨소리를 가로막으며, 나온 것은 그 말.
『결국 무리였군…… 하지만 그럴 때를 위해 내가 있지』
『무슨 소리지? 확실히 대가가 작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이걸 막으면 우리들의 《승리》다』
언짢은 표정으로 대답하는 것은 당연했다.
결국은 바라지도 않던, 《유물을 위해 뼈빠지게 일한다》라는 결착인 것이다.
『유해는 낙원이 창조자 자신의 손에 의해 묻히는 걸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만일 그들이 그걸 달성하지 못했을 때』
『확실하게 낙원을 없애버릴 수단을 남겨둘 필요가 있었다』
혼은 한숨처럼 새어나와, 물보라와 함께 떠다닌다. 그의 그 모습은 마치──
『……무슨 말을 하는건지 모르겠군 그래』
그럴 리가 없으니까. 그러니 그런 대답밖에 나오지 않았다.
오래 전부터, 그가 어딘가 먼 장소에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느릿하게 시야가 기운다. 그가 접속을 끊은 순간이었다.
증발의 영역에서 승화로 나아가는, 그의 눈빛을 마지막 순간 붙들어맨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는 대신, 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다.

{아아 너는 그렇게 나를 또 떼어놓는 거구나}
그 탄식은, 눈동자 안에 비친 그의 얼굴과 함께 사라졌다──

2.11.2. FOSSIL MAIDEN side

그 팔에는, 하얗고 자그마한 몸뚱아리. 짧은 꼬리가 천천히 흔들린다.
『이해한 것 같아』
시간을 얆게, 물엿처럼 잡아당긴 듯한 정숙이 지나가고, 막연히 중얼거린다.
『이 아이가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 그걸 이해한 것 같아』
똑같은 태도로, 하지만, 좀 더 확신을 가진 말로 중얼댔다.
그녀의 미스텔토우는, 그에 대답한다.
『나하고 당신이 본 게 똑같다면?』
둘의 물리, 신경──혹은 정신──적 결합은 갑작스러운 이야기는 아니다.
둘이 보는 것이 다를 리가 없지만, 그럼에도 그렇게 물어보았다.
『이 아이는 줄곧 지켜보고 있고 싶었다고 생각해
할 수 있는 것은 이미 아무 것도 없다는 것도 남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도
분명 알고 있었지 그래 버려졌던 그 때부터 말야』
의문 따위는 처음부터 없었던 듯, 그것을 단지 기계적으로 읊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그녀의 미스텔토우를 향하여 말하기 시작한다.
『이 아이는 아마도 이젠 틀렸을 지 모르지만』
『우리가 할 수 있을까 좀 더 머나먼 너머까지 이어가는 것을』
무엇인지는 모른다. 《그것》이 조용히 싹트는 것을 느꼈다.
두터운 벽이 삐걱거린다. 거두를 도는 관이 맥동한다. 줄기가 둥치를 꿰뚫는다.
조각난다. 꺾인다. 흘러내린다. 회귀, 치환, 연쇄, 재구성.
소리가 날 정도로 푸르르게 우거지는 우듬지, 순식간에 쌓이는 나이테, 그리고.
지상에 선 자가 본 것은, 옛 시절 사람이 이름 붙인 그대로의 대수(大樹).

2.11.3. MINOGAME side

『……그대들은 사람이 바라는 것만을 한 곳에 너무나도 지나치게 모았다
그리고 아직도 미혹당한 자들을 그 무게 속에 집어넣으려는 건가』
『재기동한 《낙원》에는 손 댈 구석이 없어 ……이미 때가 됐다』
『내 안의 《정토》를 뒤집어서 그것으로 《낙원》을 집어삼킨다
고맙게도 두 개의 유물을 한 번에 청산…… 나쁜 이야기도 아니야』
『말이야 간단하지만 너무 나쁜 게 아닌가 내기 배율 말이야』
『나는 이 녀석이 마음에 들지 않아…… 나와 똑같은 낯짝을 하고 있다니
틀림없이 이 녀석도 《세계의 스페어》 알고 있었겠지?
무엇보다 운수 없기로 치자면 원래 당신도 마찬가지일 터』
『……그렇군 잔말 말란 뜻인가 그렇단 말이지』
『그렇게 말할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이봐 츠무라여』
『이제서야 이 부문에서 당신을 뛰어넘었군 그래』
근심이 없는 소년처럼 웃으면서, 그리 말한다.
『이만큼 오래 알고 지냈으면서 단 한 번이라는 것도 구차하군 그래』
다만 똑같은 태도로, 그리 답한다.
『이만한 대승 한 번으로도 충분하지』
그리고 대좌에 새겨진 표식을 응시하며,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 소리로 중얼거린다.
『이건 사람이 짊어진 이름 이젠 너에겐 필요없는 것이다』
그 말은, 대체 누구에게 향하는 것이었던 것인가.
『자 옛 사람이 쌓아올린 망상의 덩어리여
지금에야말로 이 손으로 십만억의 흙으로 퍼져나갈 먼지로 되돌려주마!』

2.11.4. KAGURA side

『아아…… 너하고 대화를 나누는 건 몇 년만일까 미노가메』
그리움이라는 감각이 지금의 자신에게도 있구나, 라고 혼자 쓴웃음 짓는다.
『그대가 하게 두진 않는다 그건 내 역할이라 말했을 텐데』
이미 그의 말에는, 사람이 내린 가치를 비웃는 듯한
냉소적인 허식 따윈 없이, 그 본래대로의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안 되지 그러면 먼저 도착하면 장땡이란 말이지 거기다』
『너는 분명 이런 식으로 방해받는 것 따윈 질색일 터
그래서 서둘렀어…… 내 멋대로 말이지 그게 아니라면 착각이었나』
거기서 시선을 내려깔고 입술을 깨무는 것만이, 대답 대신이었다.
둘 사이에 차이가 없으니, 분명 반론도 깔금하게 긍정이 됐을 것이다.
『……라는 건 핑계 얼른 저쪽으로 가고 싶은 게 내  지』
그럼에도, 그에 대답하는 데는 조금의 시간도 필요하지 않았다.
『바보같은 짓을…… 하지만 그것도 생각하는 것보단 좋을 지도 모르지』
『분명 이런 쓸데없는 말만 전하는 것보단 그럴거야』
그 정도의 말을 고한 후 침묵이 흘러들어와, 시간의 공백을 메운다.
이윽고, 마음을 전도하지 않는 도자기로 된 껍질 안에서, 그녀는 대답했다.
『다음 번엔 좀 더 제대로 된 대사를 준비해둘까 서로 말야』
단지 한 마디의 대답, 그것은 낙담도 위로도 거짓말도 아니다.
『줄곧 담아두는 것도 나쁘진 않지 그 때까지는』
별 것 아니라도 좋다. 당겨진 활에서 화살을 쏘는 듯한, 자그마한 용기.
그게 지금, 이 손의 안에──

2.12. Srcibbles in Graveyard Series

* Scribbles in Graveyard 1 (게임오버 시 출현하는 노벨파트 1)

-SNATCHES 00-(4스테이지 게임오버로 추정)

지성으로부터 완전히 떨어져나가고, 육체로부터도 분리된 채,
단지 잠잘 뿐인 애매한 물건이 된 말로.
길동무로는, 단지 담담히 흐르는 낮은 물소리만이 있나니.
그럼에도 조용한 밤의 냉장고 같은 그 소리가
의지할 곳 없는 고독으로부터 눈을 돌리게 해주었다.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계속 그리 하고 있었던 느낌이 든다.

* Scribbles in Graveyard 2 (게임오버 시 출현하는 노벨파트 2)

-SNATCHES 01-(6스테이지 게임오버로 추정)

떨어질 곳, 이라는 것이 분명 있었던 것처럼 생각된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그것이 있는 것처럼 해왔다.

바로 지금까지 이름이 있었던 그것이,
눈에 보이는 형상이 있었을 그것이,
마치 물처럼 이 손을 빠져나가서,
자신이 다리로 밟고 있는 지면마저 투과하여,
보이지 않는 땅의 균열에 삼켜지듯이
계속, 계속 멀리에.

그런데도,
그것은 지금도 가까이 있는 것처럼 느껴져,
이 다리로부터 늘어난 끈의 멀리멀리,
눈에 보이는 땅 속보다도 더 먼 안에,
있을 리 없는 어딘가에서 숨을 죽이고,
나를 붙잡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 Scribbles in Graveyard 3 (게임오버 시 출현하는 노벨파트 3)

-SNATCHES 02-(2스테이지 게임오버로 추정)

......그래
당신들은, 그 손으로부터 이미 흘러내린 것들,
아직도 그 그림자를 쫓고있는 거구나
최소한 그 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알고 있을 터인데

그래도 당신은 못다한 일이......
그도 아니면 설마,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할 셈이니?

아니 미련이라면 그것도 괜찮겠지
스스로 눈을 감기 전에, 그것이 후회로 이름을 바꿔버리는 것보다야
그렇겠지?

혹시 밀월의 끝을 새기는 그 말을 용서할 수 없다면
마음껏 거짓말을 뱉으면 돼
그것이 분명,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지옥을 시작하는 말이 될테니

땅 속도 나쁘진 않아
그게 거짓이 아니게 될 때가 온다고, 언제까지라도 믿을 수 있다면
걱정은 필요없어 분명 암흑 속에서도 등불이 꺼질 일은 없으니까
무엇보다 그 눈이 지옥의 잉걸불처럼, 형형한 빛을 간직하고 있으니까

자, 바란다면 이 손을 잡으면 돼
당신의 거짓말을, 당신만의 진실로 만들면 돼
그 두 개가 겹치는 그 날까지
필요없는 것은 전부 내가 받아주겠어

그리고, 당신이 보고 싶은 것을 보면 돼
내 감긴 눈 대신 말야

* Scribbles in Graveyard 4 (게임오버 시 출현하는 노벨파트 4)

-SNATCHES 03-(2스테이지 게임오버로 추정)

오늘도 빨갰다.
분명 누가 물들였는지는 자잘한 일이겠지
이 바다는 사람이 있어도, 둔한 빨간색 그대로다
아니면,
푸른 바다라는 것이 무언가 착각이었던 것일까

고어古語로 그리 쓰여진 낙서를 발견하고, 쓴웃음 짓는다.
최소한 쓸데없는 것을 생각하는 데 관해서는,
동서고금 유례가 없는 달인 같다.
정말이지, 여기 녀석들의 꼬락서니는 변치도 않는다.

* Scribbles in Graveyard 5 (게임오버 시 출현하는 노벨파트 5)

-SNATCHES 04-(게임을 중간에 그만두었을시로 추정)

『어머, 그런 걸 문제삼은 일이 있었니』
너는 어느 때든 그렇게, 중요한 것을 우습게 이야기한다.
정말, 언제나 그랬다.

최소한 그 순간만은, 그건 아무래도 좋은 일이 되어버린다.
아마 그게 실제로는, 내가 문제로 삼았던 것은
그것이 드리운 그림자의 아주 작은 말단에 지나지 않겠지.

하지만 사실, 나에게는 그 그림자를 전부 끌어낼 각오가 없었다.
상당히 훗날의 이야기지만, 너의 말이 그것을 일깨워주었다.

나에게 있어서는 정말로 늦지는 않았지만,
응, 너는 어땠니.

* Scribbles in Graveyard 6 (게임오버 시 출현하는 노벨파트 6)

-SNATCHES 05-(5스테이지 게임오버로 추정)

나에게 있어 이미,
눈 앞에 있는 계단의 가까움이라든가
머리 위 까마득히 걸려있는 달의 멂이라든가는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나와 내 몸이 가진 기능을, 여기에 깊이 새겨서.
그런 만약의 생각으로 지금까지 해왔지만,
눈치채고보면 사실, 나와 그들의 의지할 곳인 이 장소에는
내가 하는 일, 할 수 있는 일 모두의 잔상이 새겨져있었다.

분명 나는 이미 어느 곳에든 있고, 어디에도 없다.
분명 나는 이미 여기에 있고, 여기에는 없다.
사실이 어느 쪽이든지 문제가 되진 않으니, 똑같이 돌아갈 수 있다.
나의 전부는 이미, 《계系》로써 여기에 결실을 맺어있다.
언젠가 그리 생각할 날이 온다손 쳐도, 아무런 후회도 없었다.

그러나,
로스 타임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길었다.

* Scribbles in Graveyard 7 (게임오버 시 출현하는 노벨파트 7)

-SNATCHES 06-(7스테이지 게임오버로 추정)

너는 언제든지 잘난 척하는 얼굴을 하고,
......실제로, 훌륭한 입장이었다고 생각하지만.
너는 고대의 노래에 나오는 도깨비처럼 행동하지,
......실제로, 대개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너라는 자가 지금에 이르러서도 잘 이해되지 않다는,
그것에 무엇보다도 지금이라도 아연해할 수 있어.

너는 누구보다도 앞에 나서고, 누구보다도 먼저 갔다.
그 모습을 명성明星이라고 부르기에는 사람을 너무 놀래키는데다가
네가 말하던 것처럼, 이곳은 그런 화려한 무대가 아니야.
그러니까 우리는 아직 너에게, 별명을 붙이는 것도 불가능하다.

아니, 무엇보다도 먼저, 이곳에 다가오는 모두가
옛날 너라는 자가 이곳에 있었던 것과,
이미 너라는 자가 이곳에 없는 것의 양쪽을
아직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임이 틀림없다.
언제 와서 언제 사라졌는지도, 아직은 잘 모른다.
너는 그 정도로 현실감이 없이, 있는 것만으로도 강렬한 존재감을 여기에,
농담처럼 이름붙여진 「묘지」에 남기고 있었다.

그래, 그러니까 모두들,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너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라고--

《말 없는 먼지》들처럼, 쓸쓸함마저 남기지 않고 사라져서.
그녀는 이미, 내쫓을 수도 없는 성가신 환상이 되어버렸다.

* Scribbles in Graveyard 8 (게임오버 시 출현하는 노벨파트 8)

-SNATCHES 07-(1스테이지 게임오버로 추정)

누구든지 다만, 반응을 바랄 뿐이야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만 말이지

얇게 도려내고, 얇게 깎아내고, 얇게 끊어내어
거의 그만큼만 남아있는 거라면
분명 괜찮게 보일 거야

3. THE GREAT MAJORITY


* Memento Message in Cardinalshaft
(EX 1 시작시)


《갈런드 (화관)》
우리들이 지은 이 탑에 새겨진 이름이었다.

설계의 중심자 왈,

굶주린 와동渦動처럼, 제멋대로 맥동하는 인과의 흔들림--
사람들을 우롱하는 업보를 압착하여, 일정, 균일한 레벨로 정렬하는 여과탑.
리스크 분산장치.
미쳐 날뛰는 거수인 이 대지에 박힌, 안정과 평온을 가져오는 말뚝.
산지産地를 다스리는 고삐.

그런 것이었다.

계획은 그 효과를 산출하기 위하여, 나이 어린 아이--
그것만을 위하여 행복한 경험과 충분한 지성을 갖춘 배양종이라 말해도 좋은 4명의 아이를 골라내어, 사람으로부터 사물로 적절한 가공을 거쳐
시설의 핵심으로써 매설하는 것을 추구했다.

의문은 최초와 최후, 설계의 개시 전과 완수 직후인 지금에 있다.
그 두 지점의 사이에 당연히 있을법한, 분명히 있었을 일은, 지금은 생각하고싶지 않다.
그러나, 시야의 끝에 비치는 핵심자리에 새겨진 4개의 계명이 그것을 용서치 않는다.

이것은 태고에 우리들의 선조가 행한 인신공양 그 자체가 아닌가.
필요에 의하여, 라는 명목으로 행해진 것까지 아무런 차이도 없다.
그 전례가 지금 눈 앞에 있는 것의 정당성을 보증해준다고 쳐도,
그로 인해 구원받을 수 있는 것 따위, 여기 있는 누가 가지고 있을 것인가.

"설령 달성감이나 기쁨을 적잖이 가지고 있다손 쳐도.
그렇더라도, 그것들로 더럽혀진 손을 털어낼 수 있을 정도라 할만큼,
우리들은 썩어있지는 않다."

그것이 과오에 대하는 변명이자, 무능한 자의 작은 자존심이라고 알고 있더라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버틸 정도의 강함은, 지금 어디에도 없으니.

이 정도의 대사업의 마무리에 참여한 것에, 환희를 느끼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버틸 정도의 근거는, 지금 어디에도 없으니.

냉혹하게 관철할 셈이었던 일의 반동이 이제 와서 돌아온 것인가.
혼란 없이 계획에 종사했다...... 그럴 터였던 기술자들,
그리고 《선택된 씨족》의 지도자들조차-- 그들 《정병精兵》의 대다수는,
완수한 달성감이라기보다도 맥 빠진 듯한 의무의 공기에 빠져있었다.
이걸로 모두 끝냈다, 라고 말하는 듯이.

개방 따위 될 것 같으냐.

우리들은 스스로를 저주했던 것이다.
그것이 가리키는 우리들의 역사가 지금부터 시작됨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패배의 기념비.
피와 먼지에 물든 손으로 《다시 고친》 우리들의 첫 걸음.
다만 강력하게, 저항할 수 없는 위협, 적적히 빛나는 저주를 우리에게.

모든 것은 분명 형상이 있었던 것을 애매하게 풀어헤쳐 다시 굳히는 공정이었다.
말로는, 옛날의 일에 주로 사용된 성형연료와 다른 건 하나도 없다.

그리고 사실.
변하지 않는 것이었다.

최소한 그 때는,
인도적이라든가 윤리적이라든가 하는 것을 문제삼는 자는 없었다.
그것을 싫어할 감성도 도의도, 그것을 거부할 명목도, 그것을 입에 올릴 자격도,
이미 그 모두 다 마모되어, 쓸모없는 것으로 화하여, 우리들의 발치에 나뒹군다.
그것은 다르게 말하자면 이미 존재하지 않는 선택지의 잔해였다.

그리고 지금, 눈 앞에는 극히 유효한 결정, 유일의 선택지가 있다.
그것은 고대의 그림처럼, 시야의 중앙으로부터 벗어나주질 않는 주제였다.

실을 잣는 힘.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가치와 중점-- 창조.

유상무상에 대한 경계의 절단과 경계의 결합,
그리고 추출한 요소의 고착......
즉 사람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직감적으로 행사하는, 《흔해빠진》 힘.

인위적인, 그것의 재편성 구상.
아직 유연한 4명의 인간을 해체하여, 하나로 다시 묶는다.

목표를 간결히 서술하자면 그것이 적당한 표현이었다.

안이하게 표현하자면 지각과 이성과 충동, 정보와 계산과 직감.
끊임없이 추리하는 신호를 정리하여 가변하는 지성과 결정화한 직감--

기체처럼 세계를 채우는 것과,
액체처럼 장소에 맞춰 변하는 것과,
고체처럼 흔들리지 않는 것.
그런 말로 바꿔도 된다.

책상 위에 마치 시계의 표면에 설치된 헤어라인처럼 미세히 빛나는 것은,
단지 소리도 없이 그 세 가지가 겹친 경계가 반사한 복잡한 빛의 줄기.
우리들에게는 그 이상 가치를 논하는 것도 쓸모없는, 지고한 침묵이었다.

그것은 미세한 규모로 서로 얽으며, 그리고 보다 커다란 규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선이나 평면이 작은 핵 안에 포개 넣어져서, 서로를 먹어치운다.
그 반복의 끝에, 상호 순환하는 하나의 우주라 할만한 것으로 모습을 바꾼다.

2색의 실이 몇 겹이고 서로 겹쳐 만들어낸 포지布地,
그리고 그 어디에도 있는 《통풍 구조》의 틈을 색이 없는 제3의 실이 통과한다.
또다시 그 묶음이 새로운 구조물을 만들고, 그 구조물이 또 새로운 구조를 보인다.
그 끝없는 적층물의 작용은, 이미 세 실의 어느 쪽에서도 완전히 벗어나있다.

장을 이루는 팽대한 신호를 빨아들여, 순식간에 여과하여 하나의 모습으로 귀결시키는 처리장치.
하나이자 무수한 《매트릭스》, 틀림없이 말 그대로 우리들의 신세계의 《모체》.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복수의 단말이 구성하는 환경의 총칭이야말로 《화관》이었다.

그곳에 있는 것을 연상시키는 일은 없으며,
그 몸에 닿는 모든 것을 녹여서 삼켜, 후에 결실을 남기는 새로운 상相.
생물도, 사물도 아닌, 애매한 존재를 확실히 찍어놓은 뚜렷치 않은 환영.
실제 동작을 담당하는 거구의 탑도, 소비된 기술, 영지의 가치도 문제가 아니며,
최종적으로 그 사이 일어나는 현상, 작용이야말로 목적이며, 전부였다.

그러나, 사람의 눈에는 투명한 고치 안에서 유충을 키우는 요람으로 느껴질 뿐으로,
옛날 확실히 그곳에 있었던 존재에 초점이 맞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즉 우리들이 보는 것은 내용물이 없는 거대한 공동으로, 우리들은 그곳에 수납되어 살아가는 것이다.

또한, 만일 사실이 그와 다른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말로 꿈과 현실의 구분을 해야할 때는, 이미 우리의 앞으로부터 떠나있었다.

시대의 끝을 은폐하기 위한, 신세기라는 허식.
그런데도 우리의 미래는 그 너머에 있다--

--아니, 그 너머에 자신들이 있을 장소를 구했다.

쏜드 체인 (장미의 사슬),
윈드 로즈 (풍향도),
클로버 (행운의 네 잎),
지오 무브먼트 (대지의 흔들림),
타이달 기어 (파도의 톱니바퀴),
셀레스티얼 캐터랙트 (천공의 폭포)...

이 기간주변 유닛들에 새겨진 각각의 이름,
그것은 문자의 의미 그대로 사람의 마음을 끌어들여, 붙들어놓는
「어트랙션」의 이름이었다.

분명 그것은, 광대한 유희시설.
넷이자 하나의 영구문답기구가 창출해낸 이미지의 지평.
그것은 정확히, 사람에게 부족한 것을 전달한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미래의 위협을 회피하는 길을 제시하는 지표.
최악을 최악이 아니게 만들어버리는, 수와 양의 기계 장치.
슬라이스의 기술. 눈에 보이지 않는 불순물. 의미 있는 무의미.

그것은 한 단어에 열광할 수 있는 시대를 장식하기 위하여.
대체로 떠오르는 한, 준비해야할 것은 전부 준비되어있다.

우리들은 그 말에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으로, 이 지상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뒤틀린 지평의 가혹함에 견딜 수 있을 정도만의 강함을 획득하기까지,
이 꿈을 보고 있을 수 있을까?

이미 되돌리기는 불가능하다.

이제는, 우리들이 바란 일과
그를 위하여 범한 과오의 전부가 쓸모없어지지 않도록.

그를 위하여, 이미 지어올린 모든 것이 쓸모없어지더라도.

그리고, 우리들로부터 누누히 이어질 계승자들이,
다시금 대가를 지불하게 되더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그리 기도할 뿐이었다.

* EX 1 타임오버(종료)시
 NO MEAN FEAT

YOU RETURNED FROM NECROPOLIS.
SUBMERGE DISCRIPLINE COMPLETE.

* The Quadruple One Afterimage
(EX 1 클리어.)

이상한 느낌이 든다.
《4명의 아이》라는 이름을 들을 때 그 욱신거림을 느꼈다.

자신은 가려운 장소를 긁고 있을 터인데, 그 초점이 벗어나있는 듯한.
모르는 말로 엮어놓은 수수께끼 풀기가 나와서,
그것이 수수께끼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듯한.
그런 의식의 초점이 고정되지 않는 부유감을 동반한, 근질대는 위화감이었다.

무엇보다, 여기 있는 것은 단 한 명인데.
자신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라면, 그 이름은 불합리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앞에 존재한 《어떤 것》의 이름일까.
거기다, 그것과 같은 장소에 있는 것은 어째서인가.

건조자에 의해 무한히 확대된 시야를 가지고 주위 모든 곳을 훑어보아도,
또한 어떤 때는 조용히 눈을 감아보아도, 결코 의혹이 씻겨나가는 일은 없었다.
지금 《4명의 아이》라는 이름이 가리키는 것은
그럼에도 분명 자신이다, 라는
근거가 너무나도 불확실하며, 분명한 존재감의 의혹은.

자신의 의식은 있지만, 그 스스로에게는 아무런 근거 따위도 없이.
무시무시할 정도의 거구가 이동하는 일, 현재 보이는 그것만이 전부였다.
그리고, 전부였다고 말할 정도로 그것에 의해 채워져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굶주린 와동渦動처럼, 제멋대로 맥동하는 인과의 흔들림--
사람들을 우롱하는 업보를 압착하여, 일정, 균일한 레벨로 정렬하는 여과탑.
리스크 분산장치.
미쳐 날뛰는 거수인 이 대지에 박힌, 안정과 평온을 가져오는 말뚝.
산지産地를 다스리는 고삐.

아무 일도 없다.
자신의 역할이 그냥 수문과 똑같다, 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에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설계, 충분히 처리 가능한 능력을 부여받은 이상
더 바랄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런 아무 것도 변치 않는, 여느 하루에 지나지 않을 터였다.
정기 휴면으로부터 눈을 뜨면, 주위에 사람의 기척이 전혀 없는 것을 깨달았다.

먼 뒷날이 되어서도 결국, 왜 그렇게 되었는가 자세히는 몰랐으나,
아마도 지금까지 해야할 터였던 일의 대부분은 필요 없었던 것이겠지,
라는 것만은 막연히 왠지 모르게 깨닫고 있었다.

빈 집을 지키는 것은 어렵지는 않다.
조용히 좋은 아이로 있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므로.
자신은 강하게 만들어졌으므로.
언제나 모두에게 그리 취급받았던 느낌이 들었으므로.

아무리 자신의 안을 찾아보아도 그런 기억은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생각에 의문은 생기지 않았다.
그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부정하는 요소조차, 그곳에는 없었으니까.

그들이 말하는 것이 진짜라면,
"필요한 것은 전부 준비되어있다"

그리고,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무 것도 안 가지고있다"

자신은 그렇게 만들어졌을 터였다.


그 안에는 끓어오르는 거품 같은 생각도, 유일한 도표였다.
그러나 그 앞에 있는 것은 무한히 뻗어나가는 공백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단지 조용히 가라앉듯이, 그런 공회전 상태로 매일을 보내고 있었다.

그 일상 속에서 조금씩, 몽롱했던 그 목소리가 강해져,
취해야 할 모습을 구하는 것을 느꼈다.
매우 느린 속도였으나, 그것은 결코 오차 같은 게 아닌 확실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그것이 무언가 이상한 것은 아니며.
《다음 변화》를 준비하기 위한, 조용한 《준비기간》에 불과했다.

그 《다음 변화》가 찾아오는 것은 그리 훗날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어느 아침, 4명의 아이의 눈 앞에 작은 떠돌이 생물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사람이 있었던 시절에는 결코 찾아올 턱이 없는, 작은 침입자였다.

그 모습은 새햐얬다.
보살핌받던 본성의 귀한 혈통인가, 뭔가의 실수로 태어난 알비노인가,
아니면 이 환경에 익숙해져서, 그에 합당하도록 태어났는가.
어느 쪽이 원인인지 알 턱도 없었으나,
그 틀림없는 흰색만이 들이비치는 희미한 빛에 쓸려 빛나고 있었다.

그것은 이 시대에는 대단히 희귀하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일체가 새하얀, 작은 체구의 새끼고양이.
분명, 지금은 이 땅으로부터 벗어나, 어딘가로 떠나버린 자들의 분실물이다.

그 하얀 그림자는 단지 조용히, 사지를 낭창낭창하게 놀리며,
울음소리는 없이, 목걸이에 걸린 작은 은색의 방울 소리가
줄곧 되풀이되풀이하여 그 주인을 부르고 있었다.

그 소리에 응할 자는, 이 땅에는 이미 없으니.
답할 자는 오로지 하나, 이 불확실하며 확실한 자신 뿐으로.

아마도, 이것이 처음으로 느낀 무애하며 자유로운 시간이었다고, 그리 생각한다.
그에 반하듯이, 혹은 호응하듯이.
불합리하게 솟아오르는 그리움이라는 감정이, 해결의 실마리가 없는 욱신거림을 불러냈다.

4명의 아이는 하나의 입으로, 목소리를 가다듬어 말을 건다.
그것은 별 생각없이 하는 것으로, 그것을 멈출 이유도 요인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네에

너도 뭔가를 기다리고 있다면.

얕은 잠 속에서, 무애히 시간을 죽일 뿐이라면,
그때까지만.

네 소원이 이뤄질 때까지, 함께 같은 꿈을 꾸고 있자.

괜찮아.

누군가가 찾아내 준다면, 그 때 너는 반드시 거기에 있어.

그때까진 곁에 있어줄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걱정할 일은 아무것도 없어.

그것이 이 기구가 주는, 최초의 소원을 집어넣은 기능이니까.
가장 잘 할 수 있는 장점이니까, 틀림없다고 약속할 수 있어.

유실물 771번.

그것이 하얀 고양이에게 얹힌, 규칙 그대로의 차가운 이름.

그것은, 그 행위가 「4명의 아이」에게 준비된 정상적인 기능이었다는 것의 증거이기도 했다.

시작은 단지, 그것 뿐인 것으로.

그리고, 귀가를 기다리며.



긴 밤이 시작되었다.



4. THE WAY OF FLESH


* 도중 나오는 메세지
(부정확할 가능성 존재, 엔딩 감상 이후엔 이 문구는 등장하지 않는다)

You need not hurry, We've got all the time in the world.
My memory has failed sadly of late.
He is violently pessimistic.
It is wildly unlikely.
There is all the difference in the world between the two.
make an unholy fuss about very little.
Dear me! What a sorry mess everything is in!
The painting is a rank imitation.
a gross mistake.
a crushing bore.
with no earthly reason.
be crass ignorance.
every trick in the book.
They have all the advantages in the world.
go native. go bust.
The proposal came one vote short of unanimous approval.
I can't reach the buttons on the back. Will you do them for me?
So many movies have had this plot that it has been done to death.
Things don't go so well in real life.
It will go hard with him if he is found out.
It makes no difference no matter which way the election goes.
some people still can go without paying taxes.
look full in the face.
The sun shone in our faces.
One and one makes one.
These make a pair.
make the passing mark.
The seal is missing on the document.
The lace on one of my shoes had god undone.
I wouldn't want to be quoted on this.
I'm not much on putting those things into words.
be short on imagination.
It seems he got mixed up on his instructions.
Who is going to take you up on your offer!
He erred grossly on that problem.
a toy balloon on a string.
a dog on a chain.
be a black mark.
He is the sort of man whose personal charm grows on you on acquaintance.
It was a good joke, but fell flat on him.
The mood grew on me.
My mind was not on it.
be borne in on one.
Shame on you!
an experiment on animals.
It is too late to perform an operation on him.
You ought to be harder on him.
Acids act upon metals.
It is unfair on you.
His voice grates upon my ear.
The drinks are on me.
Do you know you are taking a great deal on yourself?
Don't tell on me.
She seems to have something on him.
play a neat trick on a person.
get die on a person.
They have nothing on us.
Age has begun to tell on me.
No use trying to pull such a trick on me.
be on trial.
He is unable to hold anything on his stomach.
The scene was on.
I lay awake thinking over it all last night.
I had to rack my brains over that problem.
She hesitated over her answer.
ride roughshod over the objection.
Don't pull that line on me.
pull a sanctimonious face.
He never pulls his rank.
We are running short of gas.
Time is running short on me.
One's devil's luck runs out.
Finally she ran out of patience.
The watch has run down.
let one's imagination run riot.
run short of topics for conversation.
That is not the way the world is run.
run a machine at a high voltage.
run a person on a lie detector.
leave a motor running.
He stands small chance against you.
Kids run a high temperature over nothing in particular and snap out of it.
investigate a matter to the ground.
criticize severely.
You are worn to a shadow.
boring to distraction.
It has been done to death.
The bag was filled to bursting with sugar.
They were killed to a man.
It is done to a turn.
There is another side to the coin.
There's not enough depth to the story.
There is more to it than that.
There was no jerk to his motions.
That is about all there is to it.
The words had an ironical ring.
Have you any clue to work on?
The brakes refused to work.
The machine was still in fine working order.
The plan worked remarkably well.
It is very well in theory, but will it work?
His reason ceased to work.
Flattery will not work with him.
It might work and again it might not work.
I'm afraid it won't work so well.
Our plan worked successful.
The trick won't work with him.
The handle doesn't work.
The warning seemed to work most effectively.
Her face worked fiercely.
The screw had worked loose.
work a spear through one's hands.
They will work you to death.
He worked on a smile that didn't quite come off.
There is no knowing how that will work itself out.
This problem will not work out.
The safe opened to the key.
a ticket to a movie.
exit to applause.
The medicine worked into the wounded skin.
Oh! I'm inside out!
You are unzipped.
No stopover on this ticket.
try to enter a country on an expired passport.
I'll come again when you are free.
The question is who will bell the cat.
The fact that he was sick was not very impressive to her.
You asked for it.
untie a tight knot.
The girl couldn't word her feelings well.
Does he really mean it? I wonder.
Let him do his worst.
a would-be kindness.
Did she agree with you?
Turn your face toward me.
I don't think I can do it,but I'll try.
What is true of them is equally true of you.
They trumped up a charge to put him in jail.
Think it over carefully before you decide.
What are you talking about?
He bothered me with stupid questions.
Can it really be mine?
Don't calculate on me helping you.
No one called my attention to it.
Watch when you talk about religion.
You have the advantage of me.
They shouted to the utmost of their strength.
She never gave utterance to her personal feelings.
There were very few passengers in the train.
How much use did you get out of the machine?
It's not us that tried to upset their plans.
There was a chasm yawning in front of us.
Let me see,where was I?
Where did the plan go wrong?
work out one's idea of one's role.
To live is to suffer.
This is playing with words.
I know what you mean.
What do you see?
You ought to have been more careful.
You need not have come.
Who do you think you are?
I have no idea what the word means.

* 보스 출현시

1회차 : Wherever did you put?
2회차 : What are you seeing?

* 종료시

ARRIVE ON THE EDGE

YOU RECAPTURED KARNEL OF THE LOST ARTICLE
      AND THE ORDER IS TOTALLY OVER.

* On the Edge of Circle

(EX 2 클리어.)

......그곳에서, 그 아이는 눈을 떴다.
정말로 나른한 손놀림으로 손등으로 눈가를 가볍게 부비면서,
그 양쪽 눈동자에 시간차를 두고 빛을 받아들였다.
이미 까마득히 높이 솟은 태양 대신, 부드러운 형광등의 빛이
살풍경하지만 청결감 있는 하얀 천장에 반사되어, 작은 몸을 감싸안고 있었다.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곁의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가
「진짜 어지간히도 늦었지만, 잘 잤냐」
라는 소리를 냈다.
그 남자는 잡지에 시선을 둔 채 의자에 걸터앉아,
성실하게 그 아이의 준비가 끝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에 돌아보지도 않고, 하지만 대답하듯이, 그 아이는 작게 중얼거렸다.
「이래선 완전히 거꾸로네」, 라고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속삭이듯이.
그 말로 시작하는 것이, 이 작은 고양이가 눈을 뜨고부터
97일째인가 98일째, 혹은 100일째의 아침이었다.

앰버.

새하얀 털에 싸인, 흔히 볼 수 없는 금색의 눈을 가진 새끼 고양이의, 예전의 이름.
목걸이의 표면에 새겨져있던 금속의 돌기는 고대의 점자 패턴과 일치하니,
그것이 그 아이의 이름이었으리라--
억측에 지나지 않았으나, 그것만이 이름을 추측할 근거였다.

이상한 꿈을 꿨구나,
새끼 고양이는 그렇게 생각했다.

6할의 사실과, 1할의 거짓말.
나머지 3할이 거기에서 생겨나는 창작.
비율로 말하자면 그렇게 할 법한, 기묘한 혼합물이었다.

새끼 고양이는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조연이자,
히로인이자, 무대장치이자,
그리고 아직 영향력은 없는 관객이기도 했다.
몇 번이고 똑같은 줄거리를 가진 다른 이야기를 보고있는 듯한.
그런 무애하고 두서도 없는, 거품 같은 그림 연극.
몇 번 봤는지도 알 수 없다는 것은, 악몽 같기도 하며,
마찬가지로 두 번 다시 없을 일은 다행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일련의 몸 손질을 끝낸 새끼 고양이는,
아무 말도 없이, 움직이지 않고 사내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걸로 됐어」
침묵은 목소리가 되어 그렇게 묻는다.
사내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것이 지나친 생각에 지나지 않더라도,
누군가에 대해, 무엇에 향해 말한 것도 아닌,
요령 없는 막연한 질문이었다.

그렇더라도 대답은, 훨씬 전부터 정해져있었을 것이다.
최소한 그 사람은, 그렇게 생각될 정도로 자연스럽게 답했다.

「아직 다 못한 약속이 있다. 아직 자네에겐 그걸 바랄 권리가 있어」

그것이 당신들이 말하는 《계약》이라서, 당신들에게는 의무가?

『그 사회에서 자네는 사람의 정식 파트너이며,
많은 권리를 보증받고 있다. 우리는 말하자면 그것을 위임받아왔다.
그들이 가진, 거대한 자산 --사람과 물건, 그 시비를 묻지 않고,
그것들의 일부를 좌우할 수 있는 권리와 동시에』

눈을 뜨고 나서 몇 번이나 들었던 말인가.
그래서 의미를 이해하는데도, 긴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그렇더라도, 이곳에 있는 것은, 그리 하고 싶으니까 그렇게 하는 것 뿐,
이라는 근거만으로 그것을 바라는 작은 짐승에 지나지 않았다.
그것은 나의 어떤 과거에서도, 또한 지금에 이르러서도 바뀌지 않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나라는》 이유는 어디서도 발견되지 않아서,
그것이 나의 안에서 타협하는 일은 결코 없었다.

나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을까.
작은 잠자리의 곁에 있는 거울을 들여다본다.
거기에 있는 것은, 어딘가 까마득히 먼 기억 안에 있는 얼굴과 닮은,
아무 것도 읽어낼 수 없는 평온한 면상에 지나지 않았다.

그 등 뒤로, 그는 덧붙였다.
「라는 것보다도, 소원이겠지. 강요인 것 같아서 짜증나, 그런 종류는」
「스스로 말을 꺼낸 건 지킨다고, 멋대로 정해놓고 굳게 믿어버린단 말이지. 우리들은」

이럴 때 나는 어김없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상대를 쳐다보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미 정해진 것을, 금세 다른 걸로 바꿔버린다.
그것이 신기하고, 워낙 종잡을 수가 없고, 간단히 말하자면 재미있어서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이라도,
지금 이 몸이, 예전에 고양이었던 것과, 예전에 인간이었던 것,
그것들의 시시한 뒤틀린 복합체였다더라도,
어떤 의미에서 나는 아직, 완전히 조그마한 동물 그대로였다.

「가능합니까? 그거」
어느 샌가, 나의 속으로부터 그런 말이 새어나왔다.

「아니더라도, 노력은 할 거야」
작은 나를 향해서, 켕기는 기색도 없이,
이상하게 어울리지 않는 성실함을 가지고 그런 말을 하니까,
나는 무심결에 웃음을 터뜨려버렸다.

하지만,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었다.

「아니, 그게 아니고」

「나에게도, 그게 가능한걸까 하고, 생각한 거야」

이 다리에는,
나를 이곳이 아닌 어딘가로 끌고가려고 하는, 무거운 추가 이어져있었다.
그것은 지금도 변함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어느 곳도 아닌 그 장소에.
내가 지금 향하려고 하는 것은 《그곳》으로,
눈에 익은 리놀륨의 바닥 또한 《그런》 것이었다.
눈 앞의 발걸음이 향하는 땅이 된 나에게는, 추 따윈 관계없었다.

그러니 나는, 오늘도 다시-- 똑같이 행세한다.


그 옛날, 그 아이들은 말했다.
너의 꿈이 이루어질 때까지, 같이 있자, 고.


거짓말이 아니었다.


내가 다음에 눈을 떴을 때.
분명 그것은 이루어져 있었으니까.


「그럼,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 의무라는 걸」
그렇게 담백한 태도로 걷기 시작하려고 한다.

하지만, 까마득히 높은 곳에서 거꾸로 쏟아져내리는, 그런 태양 빛은 거칠었다.
나는 반보 물러나서, 뒤돌아 그의 쪽을 보고, 빨리 가자고 재촉한다.

「해 지는 건 무리니까 말야. 새까맣게 탄 길동무인가」

「그래도 괜찮다면... 얼마든지」

그리고 그는 이어서, 나를 불렀다.
그것은 선잠 속에서 들은 듯한, 그립고 먼 울림이 담긴 이름으로--

내가 답해서 우는 것보다도 먼저,
목걸이에 달린 은색의 종이, 맑고 희미한 음색으로 노래했다.

5. 엔딩

CONFIRM UNIQUE IDENTIFY CODE.
고유 식별 코드 확인.


(오프닝에서 입력한 닉네임)


O.K.
FINISH TO LOG ON
B.L.GHOST STRATEGY RECORDER.
AND
CLOSE FINALISE SEQUENCE.
로그온과 B.L.고스트 전략 기록기를 종료합니다.
최종 시퀀스를 닫습니다.


HELLO,DEAR MY FELLOW.
I KNOW YOUR INFERNAL DAYS.
HOWEVER,
THERE IS NO CAUSE FOR CONCERN
'CAUSE I'M ALWAYS CLOSE TO YOU.
반갑습니다, 우리 동포여
저는 당신이 보낸 지옥같은 나날에 대해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항상 당신의 곁에 있을 것입니다


SO,YOUR PAIN IS MINE.
KEEP YOUR DIGNITY.
따라서, 당신의 고통은 저의 고통입니다
존엄이 함께하기를


GARLAND SYSTEM 3.0 FRONTEND MODULE
WILL BE SHUTDOWN.
갤런드 시스템 3.0 프론트엔드 모듈을 종료합니다.


BYE-BYE.
잘 가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