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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2 16:59:13

헛다리 짚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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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속어2. 축구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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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속어

대상을 잘못 파악하여 일을 그르침. 혹은 아무런 성과도 없이 일이 끝남을 뜻하는 속어.

2. 축구 기술

파일:호나우두 헛다리 짚기.gif [1]
헛다리 짚기(스텝오버)
Stepover
축구에서 공 주위로 양쪽 다리 차례대로 원형을 그리며 페인트를 줘서 맞닥뜨린 상대 선수를 속이고 돌파를 시도하는 개인기이다. 페드로 칼로미노라는 1900년대의 스트라이커가 개발하였고 유럽에서는 1920,30년대 네델란드 선수인 '로 아담'이라는 스트라이커가 선보였고, 1990년대 페노메노 호나우두가 유행시켰다. 현재는 모든 프로 선수들의 기본기이고, 간단하므로 연습만 하면 일반인들도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다. 해외에선 이걸 흔히 스텝오버(stepover)라고 부르고, 일각에선 시저스라고도 부른다.

헛다리 짚기의 핵심은 단순히 발을 이용해 헛다리를 짚는 것이 아니라 상체의 움직임도 같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맞닥뜨린 상대 선수를 속이는 동작이기 때문에 실제로 어느 한 방향으로 갈 것처럼 연기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옆구리 부분을 좌우로 움직이며 어깨를 떨궈주어야 상대 수비수를 속이기가 한층 쉬워진다. 그러나 가능하다고 해서 꼭 방어를 뚫을 수 있는 건 아니며, 기술 숙련도는 선수마다 천차만별이다.

한국 선수로서 이 기술을 맨 처음 선보였던 선수는 1990년대 국내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성남 일화의 레전드 윙어로 유명한 이상윤이었다. 또한 대한민국 선수 중에서 이 기술을 시그니처처럼 제일 잘 쓰던 선수는 이영표였는데, 전성기 시절에는 이 기술로 카푸를 제치고 크로스를 올릴 수 있을 정도였다.[2] 현역 중에서 대한민국 국적 선수 중에서 이 기술을 잘 쓰는 선수는 손흥민인데, 완벽한 양발잡이로 정평이 난 선수답게 좌우 가리지 않고 돌파하는 게 인상적이다.

공의 움직임을 바꾸지 않고 오직 다리만을 이용하는 페인트이기 때문에 선수가 제자리에 멈춰 서게 되거나 공을 천천히 운반하게 된다. 제자리 페인트이기 때문에 패스할 때의 페인트로 좋고 안으로 파고들듯 헛다리를 짚다가 빈 공간으로 치고 나가고 크로스 형태의 드리블에서는 좋다. 그러나 어설프게 쓰면 상대에게 주문하신 공 가져왔습니다 꼴이 되고 잘 쓴다고 해도 너무 자주 쓰면 관객에게 재미없다고 까인다.

돌파 이외의 목적으로도 쓰인다. 윙어가 크로스를 올리려면 당연히 받을 선수(흔히 포워드)가 적절한 위치에 있어야 하는데 아직 위치를 잡지 못한 상황이라면 화려한 헛다리로 마치 돌파를 할 것처럼 상대방의 시선을 끌어서 자기 팀 선수가 위치를 잡을 시간을 버는데 사용할 수도 있다.

모든 기술들이 다 그렇듯이 성공해서 팀에 도움이 되면 찬양을 받겠지만 전술했듯이 이제는 일반인도 쓸 수 있는 기본 기술이고 동작 자체도 단순하므로 요즘 웬만한 수비수들은 이 기술에 속지 않고 잘 대응해서 시도한 공격수들이 실패하고 욕을 먹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역습하라고 롱 패스했는데 받은 공격수가 상대편 최후방 수비수 상대로 이거 쓰느라 시간 낭비하다가 상대편 수비수들 돌아와서 역습에 실패하면 보는 팬 입장에서는 혈압 오르는 수가 있다. 따라서 적재적소에서 적당한 횟수로 다리를 돌려가며 써야 한다.

전술했듯이 이 기술을 효과적으로 쓰는 손흥민의 말로는 '두 번 이상 다리를 돌리면 속도감이 죽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하며 실제로 손흥민이 이 기술을 사용하는 장면들을 보면 대부분 한 번 돌려서 순간적으로 상대방을 속이고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고 두 번 이상 돌리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이는 손흥민이 윙어로서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상대방 측면으로 침투하는 역할이라 보통 정지 상태가 아니라 고속 드리블 중에서 이 기술을 써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전술했듯이 시급한 침투가 목적이 아니라 일시적인 상대방 교란 후 패스가 목적이라면 얘기가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다리를 돌리는 횟수는 절대적인 것이 아닌 선수 개개인의 역할과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보면 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포텐이 터지기 전에 패스도 안 하면서 이 기술을 심하게 남발하며 시간을 낭비하다가 공을 뺏기는 일이 허다했다.[3] 이 때는 박지성보다 못하다는 소리를 들었고 언론으로부터도 '댄서'라고 까이기 일쑤였다. 퍼거슨 감독도 경기에서 패한 후 호날두가 패스를 안하고 과도하게 헛다리 짚기를 사용하여 졌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골 넣는 기계가 되고 나서는 아르연 로번 같은 간결한 드리블을 해서 이 기술을 보기 어렵게 되었다. 현재도 호날두가 이 기술을 사용하는 모습 자체는 자주 볼 수 있는데[4] 하는 족족 실패하는 바람에 "꽃게질 한다"라는 식으로 비아냥 받는다.

호비뉴는 이 기술을 아주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잘 썼지만 AC 밀란 시절에는 개인기 자체를 자제했다.

이 기술의 달인인 호나우두가 굉장히 애용하고 잘 써서 사실상 호나우두를 대표하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호비뉴, 이영표는 주로 교란용으로 이를 쓰는 반면 호나우두는 상단의 움짤처럼 헛다리를 이용해 수비수 골키퍼를 시원하게 제치며 지나가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호나우두의 헛다리 짚기가 다른 선수들과 비교되는 특이점들이 있는데 이 기술의 특성상 일시적으로 속도를 늦추거나 정지해야 하는데 호나우두는 속도를 온전히 유지하면서 잘 썼으므로 상대편 선수는 이 기술에 당해 돌파당하면 뒤돌아서서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또한 모든 축구 기술들이 사용자가 양발잡이면 좋은 것이 상대방이 양쪽 중 어느 쪽을 견제해야 할지 예상할 수 없어서 성공 확률이 2배가 되기 때문으로 그러한 이유로 손흥민이 이 기술을 잘 쓰는 것이다. 그러나 맨 위의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호나우두는 이 기술을 쓰고 나서 열에 아홉은 항상 왼쪽으로 돌파해 나가는데 (움짤은 오른쪽) 상대 수비수는 그런 특성을 알고도 쉽게 농락당한다는 것이다. 결국 호나우두의 헛다리 짚기가 다른 선수들과 구분되는 점은 상대방을 속이는 연기력보다는 엄청난 가속력과 방향 전환 능력, 그리고 잡아채인다 해도 어설프게 잡아채는 정도는 뿌리치고 지나가는 강력한 주력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선수들과 차별화된 임팩트와 파괴력을 지닌 호나우두의 헛다리 짚기는 반대 급부로 호나우두의 전성기를 단축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헛다리 짚기 자체가 일시적으로 체중을 한쪽에 실는 기술이라 무릎에 부담되는 기술인데 건장한 체구라 체중도 있는 편이고 방향 전환과 주력까지 축구선수들 중 손꼽히게 뛰어났으며 전술했듯이 기술 사용 시 속도를 줄이는 것도 아니니까 관성으로 인한 부담은 고스란히 무릎이 안게 된 것이다.

이해하기 쉽게 일반 선수들을 중형차, 호나우두를 SUV, 무릎을 브레이크라 보고 설명하면 중형차가 보통 속도로 앞으로만 달리다가 방향을 바꿔야 하면 브레이크를 사전에 밟으며 서서히 속도를 줄이다가 바꿀 때, SUV는 훨씬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 방향을 바꿀 때 사전에 속도를 줄이지도 않다가 전환하는 순간에만 브레이크를 일시적으로 밟는 급커브를 자주 한 것으로 보면 된다. 당연히 그 SUV의 브레이크가 남아날 리가 없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더군다나 호나우두의 자기관리 부족으로 그의 체중이 더 늘어났으니 더욱 그의 무릎은 악화될 수 밖에 없었다. 그로 인해 호나우두는 타고난 재능에 비해 짧은 전성기와 선수시절 말년에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5]

개인기 하면 절대 빠질 수 없는 호나우지뉴 역시 이 기술을 자유자재로 섞어가면서 변칙적인 드리블링을 구사했다. 그리고, 이강인도 자주 시도하지는 않지만 제대로 된 헛다리 짚기를 응용하여 변칙 페인팅 기술을 구사한다.


[1] 호나우두의 헛다리 짚기. 1997-98 UEFA컵 결승전에서 SS 라치오의 골키퍼 루카 마르케자니를 헛다리 짚기로 제치고 득점하는 장면이다. [2] 이영표가 이 기술을 쓸 때 하체 페인팅만 한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실제로 이영표는 허리를 135도 정도 꺾는 호나우두나 호나우지뉴와 비슷하게 꺾었으니 그냥 개소리다. [3] 온더볼 상태에서 거의 패시브 스킬 수준으로, 상체 페인팅도 전혀 없는 탓에 이 기술 자체로 수비수를 속여먹는 경우는 사실상 없었다. 상대 수비의 어그로 끌기 용도(…)로서는 효과 발군이었다. [4]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에서도 이 기술을 사용했다가 실패했다. [5] 이를 두고 신의 재능을 견디지 못한 인간의 몸이라고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