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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06 16:52:49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결승

1. 개요2. 경기 전3. 경기
3.1. 선발 명단3.2. 경기 진행
4. 평가5. 이야깃거리6.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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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16년에 개최된 남미 축구 대회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의 결승전을 설명하는 문서.

2. 경기 전

파일:external/8cd24bc9de753c22ac2839c894c51f42cc446bb0a2235fe3a6c95e9493f79ce9.png

조별 리그 첫 경기 칠레전 이외의 나머지 모든 경기를 죄다 3골차 이상의 대승으로 점철하고 여기로 올라온 아르헨티나. 그나마 2-1로 이긴 칠레전조차 리오넬 메시는 뛰지 않았다. 일단 아르헨티나는 조별 리그 파나마전에서 부상을 당했던 앙헬 디마리아가 부상에서 회복되어 복귀해 이 경기에는 출전할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만일 이 경기에서 아르헨티나가 승리할 경우, 남미 축구계의 왕좌를 20여 년 만에 다시 찾아오게 된다.[1]

아르헨티나의 상대로는 칠레가 왔다. D조 조별 리그 2번째 경기가 곧 미리 보는 결승전이 되어버린 셈이다. 칠레는 2015 코파 아메리카 칠레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이후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지역예선(남미)에서 1-2로 패하고 이번 코파 조별 리그에서 또다시 1-2로 패했다. 더군다나 이번 코파 조별 리그에서는 리오넬 메시가 뛰지 않았는데도 졌다. 게다가 카드 숫자도 칠레가 월등하다.[2] 그리고 이 경기에는 리오넬 메시가 뛴다.

그동안의 경기 내용으로 보면 아르헨티나의 압승으로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조별 리그에서 둘이 맞붙은 결과는 리오넬 메시 없이 아르헨티나가 칠레를 이겼고 동일한 볼리비아를 상대로도 아르헨티나는 쉽게쉽게 3-0으로 이긴 반면 칠레는 피똥을 싸가며 2-1로 겨우 이겼으며 똑같은 파나마를 상대로도 아르헨티나는 5-0이라는 대승을 거둔 반면 칠레는 비록 점수상으로는 4-2로 이겼다고는 하나 선제골은 파나마가 넣는 등 절대 쉬운 경기가 아니었다. 칠레가 8강에서만 잠깐 포텐이 터져서 멕시코를 7-0으로 압살하긴 했지만 상대는 멕시코와 차원이 다른 아르헨티나다. 당장 콜롬비아전에서도 전술한 바와 같이 폭우의 덕을 크게 봤고 비가 내리지 않았더라면 콜롬비아가 만회해서 승부차기로 돌입했을지도 모른다. 일단 맞대결에서 이미 메시 없이 비긴 것도 아니고 아르헨티나가 이겼는데 이번에는 메시가 있기 때문에 아르헨티나의 압승이 예상된다. 게다가 상대 전적을 보면 아르헨티나가 압도적인 우위인데, 칠레가 이긴 경기장은 산티아고밖에 없다. 근데 여기는 미국이지 칠레의 산티아고가 아니다.

3. 경기

파일:7c6.CACentenario_2016_horiz_oe_rgb.jpg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USA 2016 결승
2016. 06. 26 / 메트라이프 스타디움 ( 미국, 뉴저지)
파일:칠레 축구 국가대표팀 로고.svg

칠레
파일: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트로피.png 파일: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2성)엠블럼.svg

아르헨티나
0 - 0
(4 PSO 2)
Man of the Match: 클라우디오 브라보 (칠레)
승부차기
후축 선축
리오넬 메시 파일:승부차기 실패 아이콘.svg 아르투로 비달 파일:승부차기 실패 아이콘.svg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파일:승부차기 성공 아이콘.svg 니콜라스 카스티요 파일:승부차기 성공 아이콘.svg
세르히오 아궤로 파일:승부차기 성공 아이콘.svg 샤를레스 아랑기스 파일:승부차기 성공 아이콘.svg
루카스 비글리아 파일:승부차기 실패 아이콘.svg 장 보세주르 파일:승부차기 성공 아이콘.svg
- - 프란시스코 실바 파일:승부차기 성공 아이콘.svg

3.1. 선발 명단

양 팀의 라인업이 발표되었다. 아르헨티나는 메시, 이과인, 디마리아 모두 나오고 결승에 못 나오는 선수는 에세키엘 라베시와 아우구스토 페르난데스 이렇게 둘뿐이다. 칠레는 못 나오는 선수 없이 다 출장한다.
아르헨티나 선발명단
FW
앙헬 디 마리아
FW
곤살로 이과인
FW
리오넬 메시
MF
에베르 바네가
MF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MF
루카스 빌리아
DF
마르코스 로호
DF
푸네스 모리
DF
니콜라스 오타멘디
DF
가브리엘 메르카도
GK
세르히오 로메로
칠레 선발명단
FW
알렉시스 산체스
FW
에두아르도 바르가스
FW
호세 페드로 푸엔살리다
MF
차를레스 아랑기스
MF
마르셀로 디아즈
MF
아르투로 비달
DF
장 보세주르
DF
곤살로 하라
DF
가리 메델
DF
마우리시오 이슬라
GK
클라우디오 브라보

3.2. 경기 진행

4. 평가

일단 전반전은 앞서 치뤘던 조별 리그보다 못한 경기가 되었다. 양 팀 모두 실력보다는 몸싸움을 더 많이 보여주는 경기였다. 기술, 패스, 드리블, 슈팅 모두 아르헨티나가 완벽하게 압도한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피지컬 하나가 아르헨티나가 칠레한테 후달려서 승부차기까지 갔고 거기서 졌다. 아르헨티나 입장에서는 미국전에서 패스 능력이 승부를 갈랐으면 이 경기에서는 피지컬이 승부를 갈랐다.

나무위키에 있는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관련 문서들이 폭주를 할 정도로 엄청난 반전이라고 할 만한 최고의 경기였다. 양 팀 모두 전반 초반부터 상당히 거칠게 나왔고, 그 결과 디아즈와 로호가 전반전에 퇴장을 당했을 만큼 거칠었다. 그런데 이 두 퇴장은 서로 급이 꽤 다른 퇴장이었다. 디아즈는 칠레에서 별로 비중이 없는 선수인 데 비해, 마르코스 로호는 그야말로 박지성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 버전이라 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량과 뛰어난 수비 능력을 자랑하는, 팀에 없어서는 절대로 안 될 귀중한 자원이다. 아르헨티나는 로호의 퇴장으로 인해 수비진이 붕괴되었고, 결국 헤라르도 마르티노 앙헬 디마리아를 빼고 크라네비테르를 넣어 구멍난 수비를 땜빵했는데 이게 문제였다. 디마리아 자리가 공백이 되어버리자 메시에게 집중되는 칠레의 수비는 강도가 훨씬 세졌고, 결국 메시는 점점 지쳐갔다. 하지만 후반전에 접어들면서 양 팀의 격렬한 대결은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고, 경기 템포도 전반에 비하면 상당히 줄어들었다.

그리고 전반의 가장 큰 분수령은 로호의 퇴장과 함께 이과인의 결승 울렁증. 2014 월드컵, 2015 코파에 이어 2016 코파에서도 이과인은 또 득점 상황에서 득점을 실패하며, 결국 아르헨티나가 전후반 90분과 연장전 30분을 통틀어 맞은 가장 좋은 찬스를 날렸다. 그거 하나 들어갔으면 아르헨티나가 경기 흐름을 잡고 다득점도 노릴 수 있었다. 즉, 찬스가 왔을 때 그 찬스를 제대로 마무리짓지 못한다면 그 대가가 고스란히 돌아온다는 축구의 진리를 아르헨티나는 3년 연속 당하고 있는 것이다. 나머지 경기들은 다 그 찬스들을 잡아내서 이 대회에 참가한 다른 15개 팀들과는 아주 급이 다른 경기를 보여줬건만 칠레를 상대로는 그 찬스들 중 하나도 잡아내지 못하고 점점 붕괴되어만 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과인을 은퇴시켜야 아르헨티나가 우승한다는 주장까지 있다.

경기 흐름은 작년에 있었던 2015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과 비슷했고, 그렇게 치명적인 찬스들은 많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히 찬스는 그럼에도 나왔고, 그 찬스를 메시, 바르가스는 잘 살리지 못하며 브라보와 로메로의 선방에 막혔다. 칠레는 활동량이 많은 아르투로 비달을 앞세워 아르헨티나를 압박하며 아르헨티나의 오밀조밀한 패스를 죽여나갔고 아르헨티나는 눈에 띄게 경기력이 죽어갔다. 아르헨티나도 마르코스 로호가 활동량이 무지하게 많은 선수인데 문제는 로호가 전반전에 퇴장을 당하면서 아르헨티나는 이전의 경기들보다 훨씬 힘든 경기를 하게 되었다.

이는 수치로 나오는데, 아르헨티나가 파울을 13개 했는데 칠레는 무려 22개나 했다. 그리고 퇴장 하나에 경고를 무려 5개나 받았다. 그만큼 아르헨티나의 공격 흐름을 죽이기 위해, 퇴장이건 경고건 파울이건 선방이건 블록이건 뭐든간에 다 했다. 그동안 치러온 경기들과는 달리 거의 막나가는 수준으로 거칠게 플레이를 했는데, 이게 결승전이라 다음 경기는 없기 때문에 카드 걱정 없이 저지른 것이다. 이 거친 압박은 칠레의 볼 점유율이 더 높은 현상으로 나타났고, 실제로 칠레 54 대 아르헨티나 46으로 칠레가 좀 더 우세했다. 결국 이 볼 점유율 현상은 볼을 가지고 있어야 더 좋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리오넬 메시를 마크맨 한 명 붙여두는 것보다 더 효과적으로 마크하는 셈이 되었고, 칠레는 수비 라인에서 점유를 높이며 아르헨티나의 속을 바싹 태웠다. 전방으로 라인을 올려야 뭘 어떻게든 할 수 있을 텐데 수비 라인에만 있으니 아르헨티나가 조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전력상 열세인 칠레와 결승까지 승승장구한 아르헨티나 중 승리에 대한 부담감이 더 큰 팀은 아르헨티나였다. 칠레는 져도 '상대가 피파 랭킹 1위고 애초에 지금 랭킹도 실력이 아닌 거 다 아는데, 1점 차 정도 패배면 매우 큰 성과'라는 평가를 받을 확률이 더 높지만, 아르헨티나는 이번에마저 지면 "너희는 이번엔 부상으로 전력 누수도 크지 않았고 메시도 부담이 줄었는데 왜 졌나? 피파 랭킹 1위 맞나"라는 조롱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러시아 월드컵 당시 1위였던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보다 상황이 더 나빴던 게 독일은 그나마 디펜딩 챔피언으로 준비가 부족했다는 변명이라도 가능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애초에 코파 아메리카 디펜딩 챔피언도 아니고 오히려 도전자였다. 이 상황에서 마라도나가 "지면 아르헨티나로 돌아올 생각 하지 말라"라고 말한 게 괜한 농담성 발언이 아니다. 실제 본인이 농담이었다고 하더라도, 저 말이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심정을 제대로 대변한 말이었다. 게다가 결승전 상대인 칠레는 지난 대회 결승서 또 만났고, 승부차기의 악몽 끝에 졌다. 최소한 그 땐 칠레의 홈이었기 때문에 변명거리라도 있지 이번엔 그런 것도 없었다. 아르헨티나도 토너먼트를 치를 때마다 '어, 설마, 설마, 설마, 설마'하는 심정으로, 내심 칠레와의 대결을 피하길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칠레는 멕시코-콜롬비아를 차례로 격파하고, 1년 전과 똑같이 결승전에서 맞붙게 되었다. 이는 아르헨티나 선수들에게 엄청난 부담감으로 다가왔고, 그렇기 때문에 아르헨티나는 90분 이내든 120분 이내든 정규 시간 안에 골을 넣고 승부를 봐야 했다. 칠레도 이를 인식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칠레는 어차피 1년 전에도 승부차기로 이겼었고, 아랑기스, 비달, 디아즈, 실바, 산체스 등 킥이 좋고 담력이 센 데다가 체력도 좋은 선수들이 넘쳐났기 때문에 아르헨티나의 심리적인 부분을 건드려 '어차피 힘든데, 승부차기까지 가자'라는 듯한 경기 운영을, 디아즈가 퇴장당한 이후 곧바로 시행했다. 만약 디아즈가 퇴장당하지 않았다면, 이과인이 그때 찬스를 완벽하게 마무리지었더라면, 로호가 퇴장당하지 않았더라면, 저 셋 중 하나만이라도 결과가 반대로 나왔다면 아르헨티나는 칠레마저 손쉽게 잡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똑같이 퇴장을 당해도 똑같은 퇴장이 아니었다. 칠레는 10명으로라도 대처가 가능한 마르셀로 디아즈가 퇴장당한 것임에 비해[6] 아르헨티나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와 나란히 수비의 쌍두마차인 마르코스 로호가 퇴장당한 게 문제였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수비의 두 날개 중 하나를 잃게 되는 바람에 계속 거기에 신경쓰게 된 나머지 공격수들이 공격에 전력 투구하지 못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반면 칠레는 10명이거나 말거나 여전한 능력을 발휘했다.

여기에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교체 카드 작전은 극과 극의 결과를 가져왔다. 가장 최악의 선택은 앙헬 디 마리아를 빼고 크라네비테르를 투입한 것. 디 마리아가 몸의 상태에 문제가 없었다면 굳이 빼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마르티노는 승부차기를 의식한 것인지 디 마리아를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인 크라네비테르를 투입했다. 로호가 퇴장당해서 이렇게 넣은 것이다. 로호가 그대로 있으면 크라네비테르가 아니라 에릭 라멜라를 넣어서 디마리아의 역할을 라멜라가 그대로 이어받으면 그만이었던 것이다. 근데 로호가 없어지니 로호 대신 크라네비테르를 넣고 디마리아는 더 이상 무리할 수 없어서 교체한 건데 이는 사상 최악의 실패작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이 교체로 인해 미드필더 라인에서 볼을 점유하고 끌고 올라갈 수 있는, 리오넬 메시에게 걸리는 압박을 줄여줄 수 있는 그 디 마리아가 나가고 대체자가 없는 상태가 되면서 아르헨티나의 경기력은 더 죽어갔고, 메시에게 쏠리는 과부하가 너무 심해져 이는 메시의 킥력에도 영향을 주었다. 이게 어떤 결과를 낳는지는 러시아 월드컵 때 원맨팀들의 그 원맨들이 집중 마크 당하고 나서 팀이 어떻게 됐는지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그에 비해 칠레의 피치 감독은 스코어러인 바르가스를 빼고 킥력이 괜찮은 카스티요를 투입하며 경기를 넓게 봤다. 즉, 피치 감독의 의중은 연장전 승부는 당연하고 승부차기까지 갈 거라고 이미 본 것이다. 결국 이 수는 적중해 카스티요는 비달의 실축으로 분위기가 무너질 수 있던 칠레가 앞서 나갈 수 있도록 담력이 센 킥을 차 분위기를 칠레 쪽으로 다시 끌어왔다.

아르헨티나가 패배하게 된 또 한 가지 이유로는, 별로 크게 보이지 않았던 아우구스토 페르난데스와 에세키엘 라베시의 결장도 들 수 있겠다. 물론 그들의 대체자는 분명히 있었다. 라베시는 디 마리아, 가이탄, 라멜라가 있었고 아우구스토는 루카스 빌리아라는, 2014 월드컵에서 마스체라노, 가고와 함께 준수한 수비 능력을 자랑했던 수비형 미드필더가 있었다. 문제는 그들이 보여준 활약이 단순한 스탯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라베시는 왼쪽 측면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하며 수비를 헤집어놓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칠레의 파이트 넘치는 수비수들과 거칠게 맞대응하며 칠레의 체력을 야금야금 갉아먹게 할 수 있는 카드였다. 그리고 아우구스토 페르난데스는 KBS 한준희 해설위원도 말했듯이 수비적인 능력을 놓고 보면 빌리아도 좋지만 다재다능함적인 측면에선 아우구스토 페르난데스가 더 낫다고 할 수 있는 선수다. 아우구스토의 존재는 아르헨티나로선 전술 활용의 폭과 깊이가 다양해지며, 칠레는 중원을 아무리 타이트하게 압박한다 하더라도 다재다능하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히든 카드가 있는 아르헨티나를 거칠게 압박할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그가 나가자 공격 전개는 오로지 에네르 바네가의 몫이 되었으며, 조별 리그 3차전부터 바네가-아우구스토-라베시 이렇게 세 명이 다양하게 주도했던 미드필더 라인의 볼 배급이 칠레전에서 원활하지 못했다. 이는 공격진에서의 작업만 주로 하던 메시가 미드필더 라인까지 내려오게 된 주된 이유였고, 그동안 아르헨티나가 만난 상대인 파나마, 볼리비아, 베네수엘라, 미국과는 차원이 다른 거친 압박을 하는 칠레를 만나면서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두 선수가 빠진 아르헨티나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노출되기에 이르렀다.

실제 경기에서 나타난 운영 방식을 보면, 칠레가 조별 리그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한 경기는 탐색전으로 제대로 능력을 보여주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아르헨티나에게 진 경기를 통해 아르헨티나의 방식과 그 약점을 파악하고 옭아맨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오밀조밀한 패스와 번개 같은 슈팅을 막을 수 있는 효율적인 무기가 피지컬이라는 걸 칠레는 조별 리그에서 아르헨티나에게 얻어터져가며 알아냈고, 아르헨티나는 실력이 없어서 진 게 아니라 칠레의 작전에 넘어가서 졌다. 실제로 감독도, 선수들도, 조별 리그에서 전력을 다하는 것보다 아르헨티나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데에 집중했다고 칠레 라디오 기자에게 나중에 고백했다.

사실 조별 리그 아르헨티나전 당시 칠레는 전략적, 전술적으로 완성도가 있는 팀은 아니었다. 피치 감독이 부임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고, 조별 리그 첫 경기라 카드 트러블도 생각을 해야 했기 때문에 특유의 거친 축구를 제대로 펼치지는 못했다. 게다가 당시 칠레의 주장 클라우디오 브라보는 컨디션이 굉장히 떨어져 있었고, 다른 선수들도 컨디션이 그렇게 좋지 못했다. 칠레의 주전 레프트백인 에우헤니오 메나가 경기 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대회 아웃되었기 때문에 선수들의 심리 상태도 많이 동요되어 있었다. 하지만 결승전에선, 칠레는 카드 트러블이고 뭐고 고민 않고 자신들의 주특기인 거친 압박을 시도때도 펼쳤다. 더군다나 전술적인 문제점도 완벽하게 상쇄된 상태였다.

아르헨티나는 그토록 기대했던 디마리아-이과인-메시 라인이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가동되었다는 점도 문제였다. 이 세 사람은 이번 대회 결승전에서 처음으로 발을 맞췄고, 그 전 조별 리그의 디마리아-이과인-가이탄 라인이나 라베시-이과인-메시만큼의 호흡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아르헨티나의 이 스리톱은 공격을 주도하는 에이스-최전방에서 마무리하거나 포스트 플레이를 하는 스트라이커-거친 몸싸움을 마다않고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해 역습을 도와주는 디펜시브 포워드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참고로 아르헨티나의 디펜시브 포워드는 에르난 크레스포 - 카를로스 테베스 - 에세키엘 라베시로 이어져 왔다. 특히 에르난 크레스포의 경우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처럼 신체 스펙이 대단히 뛰어나서 몸싸움에는 적수가 아예 없다. 또한 디에고 마라도나 시절엔 마라도나 본인과 호르헤 발다노가 번갈아가면서 디펜시브 포워드의 역할을 했으니 이른바 더블 디펜시브 포워드라서 맞서는 상대마다 족족 나가 떨어지기까지 했다. 실제로 마라도나는 키는 작지만 몸은 대단히 단단하다. 이것만으로 이미 이과인과 크레스포는 농담으로라도 같은 스타일이 아님을 방증한다. 이 디펜시브 포워드 롤을 디마리아 라인이 가동될 때는 가이탄이 맡았고, 메시 라인이 가동될 때는 라베시가 이 역을 맡았다. 그런데 결승전에선 이 역할이 없었고,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하고 붕괴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칠레 같은 압박 축구를 하는 팀에게 그 압박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디펜시브 포워드 하나 없이 양쪽에 디마리아와 메시만 놓는 바람에, 이 셋은 아르헨티나가 했던 다른 경기와 다르게 칠레의 압박에 막혀 철저하게 고립되었고 따로 놀았다.

5. 이야깃거리

6.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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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또 실제로 아르헨티나는 남미의 축구 대국들 사이에서도 꾸준한 경기력으로 우승 후보로 주목받았다. 물론 아르헨티나도 암흑기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디에고 마라도나가 감독이던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브라질은 커녕 파라과이보다도 약했었지만 아르헨티나의 암흑기는 그때뿐이었다. 수아레스가 결장하면서 종이 호랑이로 전락한 우루과이, 더이상 예전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 브라질에 비해,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에 대한 의존도를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역설적으로 그의 위력을 배가시켰고,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도 여태까지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좋았다. [2] 콜롬비아전에서 양 팀 모두 카드가 많이 나왔다. 결승전이라 뭐 큰 의미는 없지만. [3] 어찌보면 메시가 디아즈에게 가서 부딪친 것으로도 볼 수 있겠지만, 한준희 해설위원이 말했듯이 이미 경고 한 장을 받은 마르셀로 디아즈가 주심이 '진로방해'를 선언할 만큼 그런 행동을 보인 것은 위험천만한 행동이었고, 결국 주심은 퇴장을 명령했다. [4] 로호 입장에서 좀 억울한 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로페스 주심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엄격한 주심이었기 때문에 그런 모션을 최소한 조심했어야했었다. [5] 루카스 빌리아는 2015 코파 아메리카 콜롬비아전에서도 승부차기에서도 실축했던 선수이다. [6] 마르셀로 디아즈가 완전히 병풍 취급을 당할 정도로 당시 칠레 스쿼드에서 비중이 없는 선수는 아니었다. 디아즈는 칠레의 포백 앞에서 최후방 볼란치 역을 맡았고, 포백을 보호하는 역할 맡은 수비형 미드필더였으며 킥력과 담력도 좋아 세트피스 상황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좋은 카드였다. 일종의 수비의 1차 저지선이자 공격의 시발점인 셈이었다. 하지만 디아즈가 퇴장당하면서 중앙 미드필더를 볼 수 있는 푸엔살리다가 내려오고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깝게 뛰던 비달이 아랑기스와 함께 투볼란치를 서는 전술로 바꾸며 디아즈의 공백을 최소화시켰다. 그에 비해 로호를 크라네비테르로 대체하기엔 공백이 너무 컸고, 결국 마르티노 감독과 피치 감독의 전술 차이가 승부를 가른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7] 메시는 페널티킥 성공률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선수의 클래스에 비하 중요한 페널티킥을 맡았을 때 약점을 보이는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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