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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05 14:17:00

창세기전 시리즈/평가

파일:상위 문서 아이콘.svg   상위 문서: 창세기전 시리즈
1. 긍정적 평가
1.1. 한국 게임산업 발전의 기틀1.2. 화려한 그래픽과 방대한 세계관1.3. 팬 서비스1.4. 성덕 양성
2. 부정적 평가
2.1. 게임성 비판
2.1.1. 형편없는 SRPG 게임성2.1.2. 지나치게 제한되어 있는 육성의 자유도2.1.3. 설정에 치우쳐 붕괴하는 밸런스2.1.4. 너무나 큰 스케일2.1.5. 끔찍한 편의성
2.2. 시스템과 UI에 대한 비판
2.2.1. 정보 미제공 및 통일성 부재
2.2.1.1. 스킬 및 마법2.2.1.2. 전직 시스템2.2.1.3. 그 밖의 상황에서의 운용
2.2.2. 플레이어에 대한 배려가 전무한 전투 UI2.2.3. HP를 안 보여주는 상시표기 UI2.2.4. 없으니만 못한 지형 시스템2.2.5. 멍청한 AI
2.3. 버그2.4. 허위 광고2.5. 여러 가지 도용 및 표절 문제
2.5.1. 그래픽 표절 문제2.5.2. 메카닉 설정 문제2.5.3. 탈명검 문제2.5.4. 제노기어스 문제2.5.5. 사전 녹화 토크쇼 관련
2.6. 스토리적 비판
2.6.1. 뫼비우스의 우주2.6.2. 캐릭터 죽이기2.6.3. 시리즈 진행에 따른 전작 주연 캐릭터들의 홀대
2.7. 성덕을 양산했지만 성우들 입장에서는 지옥2.8. 그 외

1. 긍정적 평가

소프트맥스 창세기전 시리즈는 현재에 와서는 평이 엇갈리고 있지만 그래도 한국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게임사이자 작품이다. 지금 와서 보면 나름 선구자적인 면모도 있었다. 실재로 이 게임만큼 국내 게이머들에게 오랫동안 팬덤을 유지한 작품도 드물다.

1.1. 한국 게임산업 발전의 기틀

손노리에서 개발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의 유지를 이어받아, 한국의 게임산업을 급격히 발전시킨 일종의 촉매제라 할 수 있다. 또한 판타지 소설인 퇴마록과 함께 한국에 본격적으로 판타지 붐을 불러온 선구자적인 게임으로 평가받는다. 지금이야 대기업급에다 야구단을 운영할 정도로 게임회사들이 거대해졌지만 당시 게임회사들은 말이 좋아 중소기업이지 거의 가내수공업 수준을 못 벗어나는 회사들도 많았다. 하피 같이 거의 동인 게임급인 게임들이 정식 패키지로 출간되고, 소프트 맥스 역시 그 초기작인 리크니스를 보면 걍 원더보이 수준이었다. 그런데 창세기전이 등장하면서 대히트를 치고 수익을 모으면서 게임 시장에서 한국 게임들도 다방면의 작품들을 출시하기 시작한다.

시리즈 최초의 작품인 창세기전도 히트를 기록하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건 창세기전 1의 내용을 포함한 창세기전 2가 공전의 대히트를 기록하면서부터이다. 기존의 한국게임에서 볼 수 없던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치밀하고 방대한 스토리, 전직과 마법표를 비롯한 다양한 게임 구성은 많은 게이머들을 매료시켰고 이른바 ' 소맥빠'라 불리우는 광신도들까지 생겨났다. 이 팬층을 바탕으로 파트2까지 단 한 작품도 흥행에는 실패하지 않으면서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또한 소프트맥스의 최고 경영자인 정영원(예전 이름은 정영희)은 경영전문인으로 초빙되어 현재까지 사장을 맡고 있으며, 한때는 게임 개발만으로 한국 여성재벌 순위권에 들어가는 등 게임산업이 얼마나 가능성 있는 영역인지 손수 보여준 인물이다.[1] 한국 여성재벌 50위권에 있는 인물 중 자수성가형은 정영원과 웹젠의 전 사장 이수영 둘뿐이다.

1.2. 화려한 그래픽과 방대한 세계관

특히 장점으로 손꼽히는 것은 화려한 연출의 초필살기와 기존의 국산 게임을 한 단계 뛰어넘는 방대한 배경, 그에 걸맞는 다양한 전투, 엄청난 몰입감을 가진 스토리 등이다. 창세기전 2만해도 공중전, 해전 등의 요소를 포함시켰으며 그래픽의 경우에는 90년대 국내 제작사 중 원 톱 이었다. 당장 동년에 발매된 서풍의 광시곡과 포가튼 사가만 비교해봐도 그래픽의 차이를 알 수 있다. 방대한 세계관을 등장시킴으로서 시리즈를 이어나가는 원동력이 되고 다양한 요소들을 게임에 집어넣을 수 있었다. 스토리에 있어서는 표절 논란이 있지만 템페스트 이후 부터는 독자적인 스토리로 당당히 흥행을 시켰고 스토리 때문에 계속 구매한다는 사람들까지 생겨날 정도였다.

이 스토리는 너무 올드한 감성의 몇 부분만 고치면 20여년이 흐른 지금도 대단하다 싶을 정도로 굉장히 매력적으로 구축되어 있다. 90년대부터 무협을 비롯한 국내의 뛰어난 장르물 작가들이 게임 스토리 쪽으로 관여를 했는데, 창세기전은 이런 흐름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2] 인류의 운명을 개척하는 장대한 대서사시를 바탕으로 입체적인 성격으로 스토리와 엮이면서 치밀한 매력으로 휴먼 드라마를 펼치는 캐릭터들로 인해 매 시리즈의 엔딩마다 눈물을 흘린 유저를 수도 없이 만들었을 정도다.

특히 이 캐릭터성을 매우 치밀하게 구축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 각 주, 조연 캐릭터마다 팬층이 따로 형성되어 있고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캐릭터들을 기억하는 팬들이 꽤 남아 있으니 얼마나 섬세하게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 이런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선과 악, 아군과 적의 개념을 넘어 각자의 사정과 뚜렷한 개성을 갖고 부딪히는 이야기는 높은 몰입감을 줄 수밖에 없었다.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각기 한 시나리오를 책임지는 주인공이 되었으니, 캐릭터성이 겹치는 경우가 없었고 당시부터 이미 획일화되기 시작하던 RPG 캐릭터 패턴에 어느 정도 변화를 이끌어 오기도 했다. 심지어 이러한 주인공급 캐릭터 외에도 조연급 캐릭터들까지 상당한 캐릭터성을 갖고 있었다.

세계관이 매우 복잡한데도 종합적으도 이해가 어렵지 않은 선에서 스토리라인을 구성하고, 기존 게임들의 정형화된 인물상을 벗어나 복합적인 인간군상의 단면을 재현했다는 점에서만큼은 좋은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알면 좋고 몰라도 본편 플레이에 영향이 가지 않는 뒷설정 역시 나름 충실하게 갖추어, 설정놀음을 즐겨하는 매니아층을 위한 바탕도 마련해 두는 등 나름 서사와 캐릭터, 설정 구성 요소 면에선 치밀한 게임 시리즈였다.

창세기전 시리즈 전체 스토리 정리

1.3. 팬 서비스

소프트맥스 페스티벌 및 제작 발표회 행사, 게임잡지 번들 불가 등, 그 목적이 어떻든 간에 팬층 관리에 열성적이었던 외적인 부분도 점도 타 개발사에겐 본받을 만한 부분이었다.[3] 당시 소프트맥스와 함께 국내 게임 시장을 양분했던 손노리는 그 팬층이 많았음에도 이 부분에 소홀하여 판매량에선 크게 뒤떨어졌다.

사실 소프트맥스가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90년대 패키지 게임 회사들 중 유일하게 명맥을 유지했던 것은 이때 확보해놓은 팬층의 역할이 크다. 창세기전 4는 객관적인 게임 퀄리티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소프트맥스의 마지막 작품이 될거라는 평가를 받고 서비스를 종료했음에도 CBT에 10만을 지원할수 있었던 건[4] 이때 모아놓은 코어 팬층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이 팬층마저 없었으면 창세기전 4는 세상에 나오지도, 아니 소맥이 20년을 버티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일례로 소프트맥스 최대 흑역사인 마그나카르타 눈사태의 망령 사건에서도 예약 판매량이 4만 5천장이었다. 만약 창세기전 팬층이 없었다면 1만장도 팔리지 않았고 소맥은 그때 회복불능의 타격을 입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이런 팬서비스 덕분에 당시 패키지 게임 중 아직까지 팬 카페가 활발하게 운영되는 곳이 있는 건 유저들이 아예 게임을 뜯어고친 수준의 패치를 내놓는 포가튼 사가 창세기전 시리즈의 커뮤니티가 유이하다시피 하다. 잘 만들어낸 IP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IP를 얼마나 세심하게 만들어야하는지 반증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1.4. 성덕 양성

지금이야 모바일 게임에도 성우를 기용하는 게임이 많지만 당시엔 더빙이 된 게임이 흔치 않았을 뿐더러 쓰더라도 일부만 나오는 경우가 많았었다. 그러나 창세기전은 많은 성우들을 기용하면서 화제가 되었다.

템페스트에선 전투시 대사와 샤른호스트의 독백만 더빙되었지만 창세기전 3 부터 창세기전 시리즈 최초로 일반 이벤트 신[5]에 음성이 도입된 게임.[6] 게다가 후속작과 함께 우리나라 게임사를 통틀어서도 비견될만한 작품이 드물 정도로 초호화 성우진을 자랑한다. 강수진, 김승준, 구자형, 최원형에 전작 주인공인 홍시호까지. 지금 봐도 그렇지만 당시 기준으로 소위 '잘나가는 주인공 전문 성우'는 거진 전부 기용한데다, 주조연을 불문하고 베테랑 유명 성우로만 가득 채워 연기력에 구멍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 수준. 게다가 단순히 기합성이나 짧은 멘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장면마다 드라마 같은 퀄리티로 연출되는지라 높은 수준의 불꽃튀는 연기 대결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현재는 오랜 경력으로 중견 성우 대접을 받는 투니버스 1~3기 성우들의 풋풋한 연기를 들을 수 있는 등 소프트맥스 혹은 게임 매니아가 아닌 순수 성덕들에게 있어서도 자료로서 제법 가치있는 작품이다.

파트 2에선 게임 사상 전무후무할 만큼 유명 성우들을 총집합시킨 캐스팅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이걸 유저들이 그냥 넘기는 걸 견딜 수 없었는지, 엄청난 분량의 텍스트에도 불구하고[7] 스킵이 되지 않아 모든 대사를 강제적으로 들어야만 했기 때문에[8] 욕을 많이 먹었다. 물론 별개로 음성 자체의 퀄리티는 거의 극상. 이 때문에 국내 성우 빠돌이가 상당히 많이 탄생했다. 공포스러운 소프트맥스의 전략이 아닐 수 없다. 지금도 성덕 입문작으로 창세기전 3와 파트 2를 많이 추천하고 있다.

2. 부정적 평가

하지만 스토리의 무단 도용과 버그가 판치던 얼룩진 초창기 한국 게임시장의 어두운 면도 그대로 가지고 있다. 게다가 장르물에서 자주 보이는 크리에이터들의 문제점인 차기작을 위해 의도적으로 이전까지 잘 쌓아놓은 서사와 구조를 무시하여 공들여 쌓은 IP의 완성도를 깎아내리는 행보까지 그대로 답습하였다.[9]

2.1. 게임성 비판

2.1.1. 형편없는 SRPG 게임성

그 당시 국산 게임 중에서는 스토리, 그래픽, 음악, 스케일 등이 최정점에 달한 게임이었으나, 이걸 SRPG, 아니 그냥 RPG로 고찰해도 난점이 적지 않다. 먼저 시뮬레이션 RPG로선 낙제에 가까울 정도로 전략성이란 게 없는 게임이다. 창세기전 시리즈의 SRPG로서의 게임 메커니즘적 요소는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모조리 엉망이다.

당시 SRPG로서는 낙제점이라는 비평을 매일같이 듣던 로봇대전 시리즈 조차도 창세기전 시리즈와 비교한다면 걸작 SRPG라 칭할 수 있을 정도로, 게임을 하다 보면 애초에 제작자들이 SRPG라는 장르에 대한 이해라는게 아예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그냥 만들었다는 걸 뻐저리게 느낄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창세기전 시리즈에선 맵의 넓이에 비해 캐릭터들의 이동력 배분이 너무나도 형편없이 측정되어 있다. 보통의 SRPG 게임은 5~6턴 정도를 이동에만 집중하면 맵의 끝에서 끝까지를 횡단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편이다. 이럴 경우 적과 조우하는 데는 1~2턴 정도가 걸리므로, 유저는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이 바로 적과 치열한 교전을 벌일 수 있다.[10]

그러나 창세기전 시리즈는 기를 쓰고 이동만 집중해도 맵을 횡단하기가 어렵다. 당연히 적을 만나 때리기도 어렵고 특히 보물상자를 얻으려면 하품을 참아가며 이동 노가다를 해야 한다. 게임의 진행도 대단히 루즈할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은 당장 창세기전 2 첫 번째 챕터인 회색의 레인저에서 동굴 탐색을 하다 보면 뼈저리게 체감하게 되며, 신규 유저의 진입 장벽으로도 작용한다. 창세기전 2의 동굴 탐색 스테이지는 동굴의 끝에서 끝까지를 왕복하는 미션인데, 똑같은 동굴 배경으로 무려 3연전이 펼쳐진다. 그저 동굴 출구까지 미션 내내 이동 노가다만 해야 하는 미칠듯이 지루한 미션이다. 특히 2번째 동굴 스테이지는 교전도 1번 없이 이동만 12턴 내내 해야 하는 등 수준이 심하게 떨어진다.

게다가 창세기전 2의 동굴 스테이지는, 미션 목표를 하이라이트 처리한다거나 다른 오브젝트와 구별시키는 노력도 하지 않아 유저를 해매게 만든다. 그 밖에도 2번째 동굴 스테이지에서 목표물인 전투 흔적 조사를 완료했음에도 아무 목표 제시가 없어 유저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게 만드는 등 게임 시작부터 유저를 시험에 들게 만들었다. 비록 몆 턴 뒤에 빨리 동굴을 나가자는 대사가 뜨긴 하지만, 그 대사가 뜨기 전까지 유저는 막막하고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된다.

똑같은 십수턴을 소모시키더라도 제대로 된 스테이지 디자인이 가미되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SRPG 게임의 클리셰격 이벤트인 적의 증원이라거나 기습, 시간제한이 있는 타임 어택같은 것이 예가 될 수 있다. 랑그릿사 2의 경우, 정상적인 진행 도중에 아군 유닛이 세뇌에 걸려 아군을 공격하게 만듬으로서, 빨리 적 마법사를 해치워야 한다는 목적을 부여했다. 긴장감을 만드는 기교를 가미한 것이다. 이러면 유저는 진행이 처진다고 느낄 새도 없이 손에 땀을 쥐게 된다.

그러나 창세기전 시리즈 전통의 첫 동굴 스테이지는 별다른 장치도 없이 무식하게 이동과 공격만 시키는 와중에 이동력까지 엉망이니 템포가 극히 지루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파일:창세기전 3 이동범위.png
고작 6칸 갈 수 있다
파일:창세기전 3 전체 맵.png
6칸 이동력으로 거닐기엔 맵이 너무 크다

이 문제는 창세기전 3에서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오히려 악화되었다. 창세기전 3에선 목표 포인트까지 이동해야 승리 조건이 발동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그런데 아군의 이동력이 하도 형편없는 탓에 적을 거의 정리했음에도 5턴씩 늘어지게 턴을 써가며 출구까지 기어가야 하는 판국이다. [11]

제대로 된 테스터가 있었다면 조기에 문제를 발견하고 모조리 때려엎어서 수정했어야만 하는 부분이지만 그대로 출시되었다. 이처럼 소프트맥스는 게임적 재미의 근본을 지탱하는 게임 밸런스 자체에 관심이 없었다.

참고로 상단 스크린샷에 나온 스테이지의 경우, 일반적 Srpg 게임의 이동 밸런싱 감각이라면 아군의 이동력 수치를 모조리 2배 수준으로 수정시켜야 한다. 창세기전 3에서 아군 유닛의 기본 이동 스탯이 24 정도다.[12] 이 수치를 40~45 수준으로 격상시켜야 여타 Srpg마냥 게임이 게임답게 돌아간다. 그런데 창세기전 3의 기본 이동력 책정은 그 절반에 그치고 있으니 게임의 템포가 박살나는 것은 불보듯 뻔한 노릇이다. [13]

그런 판국이니 유닛들의 공격력과 방어력, HP 설정은 멀쩡하겠는가. 후술할 소프트맥스 게임의 엉망인 난이도 역시 엉터리 스탯 배분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템 역시 상점 일반 아이템이 레어 아이템보다 압도적 효과를 자랑하는 등 밸런스가 제멋대로다. 게임 밸런스와 레벨 디자인에 대해 아무 생각도 없이 능력치를 대충 아무렇게나 때려박은 것이다. 창세기전 3에서 적의 보스 캐릭터는 HP가 지나치게 높은데 주인공급을 제외한 아군 캐릭터의 스탯은 형편없으니 공방이 질질 끌리고 성과도 없는 식. 당연히 재미도 없고 지루하다. 적 HP가 2000인데 아군이 공격해서 100을 깎으면 그게 재밌겠는가. 100 정도는 다음 턴에 적이 휴식[14]하면 바로 복구되는 수치인데 말이다.

모범적이고 정석적인 SRPG인 랑그릿사 2와 비교해보자. 랑그릿사 2에서 적의 보병 등 하급 용병유닛과 교전을 벌이면 최소한 적 HP의 절반 정도는 깎아먹을 수 있으니 호쾌한 진행이라는 인상을 받게 된다. 유저가 제대로 된 전술로 적들을 상대하면 마음먹은 대로 적을 빠르게 제거할 수 있으므로 유저의 성취감과 쾌감도 크다. 또한 마법이나 소환 등의 특수 능력 외에도 일반 공격 자체가 위력적이니 유닛 행동 하나하나에 신중해지게 될 수밖에 없다. 이건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 영걸전 시리즈 등 잘 만든 SRPG 게임이라면 대부분 공유하는 특징이다.

그러나 창세기전 3는 어빌리티나 필살기가 아닌 일반 공격은 흠집도 안 날 정도의 무의미한 효과만 남으니 필살기 외의 모든 요소가 무의미해진다. 게다가 창세기전 시리즈는 유닛이 대규모로 등장하는 터라 아군의 의미없는 저스탯 공격 한방을 날리면 적 캐릭터들이 줄줄이 행동하므로 지루하게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한다. 거기에 창세기전 특유의 질질 끌리는 캐릭터 전환 및 스킬 연출도 루즈한 진행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SRPG 게임의 리플레이성과 편의성의 핵심 포인트인 게임 템포가 극히 나쁜 것이다.[15] 또한 창세기전 시리즈의 주요 필살기나 소환수의 연출도 대단히 오래 걸리는 편이지만, 기초적인 회복 스킬 정도만 해도 몇초씩 잡아먹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는 주인공의 필살기밖에 답이 없다. 빨리 필살기를 써서 적을 싹 쓸어버려야 게임이 어떻게든 진행이 되는 것이다. 본 시리즈는 광역계 마법을 포함한 통칭 초필살기에 구애된 밸런스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마법사 계열 직업뿐 아니라 전사/탱커/힐러조차 광역 마법이나 소환수 등의 초필살기를 보유하는데, 화면 전체 또는 맵 전체를 커버하기 일쑤다. 너도 나도 적을 해치울 수 있어 역할을 구분지을 필요조차 없다.

따라서 탱커니 힐러니 딜러니 하는 역할론에 구애될 것도 없이, 단순하게 광역기를 쓸 수 있으면 강캐고 못쓰면 약캐로 전락한다. 필살기가 없는 동료를 조종하는 건 쓸데없는 턴 낭비로만 여겨지게 되니 동료 캐릭터들에 대한 애착도 안 생길 수밖에 없다. 적군 잡졸보다 못한 아두스 베이 같은 유닛들을 구태여 움직여봐야 적 HP에 기스도 안 나는데 허망하기만 하지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그저 주인공급 빼곤 짐짝으로만 여겨지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SRPG의 근간인 캐릭터 육성과 전략이 완전히 박살나버리고 초필살기를 통한 빠른 전투 스킵만이 남게 되었다. SRPG에서 육성과 전략이 사라졌다는 말은 곧 게임이 게임으로서 재미가 없다는 말과도 같다.

창세기전에서 시나리오의 주역 캐릭터 대부분은 게임이 중반쯤 이르렀을 때 반드시 초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며, 그 때부터는 전략성이라는게 사라진다. 맵끝자락에 대기하면서 전투 자원을 모으고, 적군이 뭉치면 초필살기로 정리하는 극히 단순한 비주얼 노블이 되는 것이다.

이런 일격필살의 위력을 지닌 '초필살기'에 지나치게 얽매인 나머지 아군과 적군의 화력 밸런스를 맞추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는 아래 '설정에 치우쳐 붕괴하는 밸런스' 편에서 후술한다.

사실 어느 의미에서는 SRPG라는 장르 자체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조차 없는 상태에서 게임을 만들다 보니 제대로 된 밸런스라는 게 존재할 수 없었고, 그걸 어떻게 진행은 가능하게 만들어야 했으니 초필살기 하나로 맵 하나 클리어 하는 방식의 게임으로 만든게 아닌가, 하는 생각조차 드는 수준.

2.1.2. 지나치게 제한되어 있는 육성의 자유도

게임의 장점인 드라마성을 살리기 위해서 당시로서는 매력적인 전직 시스템을 도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마음껏 즐기기 어려웠다.

전직 시스템은 창세기전 2가 가장 심플하고 대부분의 캐릭터를 입맛대로 키울 수 있었다. 반면 창세기전 3는 전직 조건이나 직업의 종류를 알아보기 너무 어려웠다. 또 창세기전 2에서는 검병, 창병, 기사, 마법사, 승려, 도둑, 레인저, 궁수를 손쉽게 오고갈 수 있던 것에 비해 창세기전 3는 근본적으로 처음부터 초반 전직 조건을 갖추고 있는 캐릭터가 아닌 이상 무슨 수를 써도 다른 계열의 직업으로 전직하는 것은 불가능했다.[16]

피리어드 시스템은 감동이나 스토리 이해라는 면에서는 훌륭했으나, SRPG적으로는 독이 되어 꾸준히 키울 수 있는 캐릭터가 절로 한정되는 일도 있었다. 더불어 설정에 기초된 능력을 지니고 있기에 정작 주요 캐릭터는 이미 완성된 하나의 캐릭터인 경우가 많았다. 본래 스토리를 중요시하는 RPG 계열의 게임들은 중요한 적들이나 1, 2회성 아군 캐릭터가 시기에 비해 높은 레벨이나 능력치를 가지는 경우가 많지만, 창세기전 시리즈는 그 정도가 굉장히 심하다.

게다가 스토리 상의 필요에 의해 캐릭터의 아이덴티티를 너무 쉽게 바꿔버리는 것도 문제였다. 특히 시리즈 내에서 가장 악평이 자자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이것. 스토리적인 의미에서는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지 몰라도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스테이지를 극복해가는 것을 근간으로 삼는 SRPG에서 강제 이벤트로 유저의 개입 여지를 줄이는 것은 큰 문제이다.

상대적으로 이러한 면이 적은 서풍의 광시곡 템페스트에 비해, 창세기전 2, 창세기전 3, 파트 2가 이런 경향이 강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지독하기로 알려진 건 바로 창세기전 2. 창세기전 2에서는 3단 변신을 하는 캐릭터가 2명이 있고, 2단 변신을 하는 캐릭터가 몇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도 3단 변신을 하는 게 하필이면 주인공인 G.스케빈져와 부주인공인 라시드 팬드래건이라는 점.

대표적으로 G.S는 레벨 10의 레인저로 시작해 스토리를 거쳐 차근차근 육성을 통해 레벨을 올리게 되지만, 암흑교 이벤트에 이르러선 흑태자의 기억으로 되돌아갔다는 이유로 현재 육성 수준에 관계없이 레벨 30의 데스로드로 강제 변경된다. 만약 유저가 집중적으로 육성을 해 줬다면 레벨이 50을 훌쩍 넘어 60~70까지 성장했을 가능성이 있는데도 그 어떤 반영도 없이 얄짤없이 바뀐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캐릭터가 확, 진짜 강해지기 때문에 용납할 수 있다. 성장 가능성이 완전 제한되지만 캐릭터가 넘쳐나는 창세기전 2이니 용인할 수 있는 범위다. 그러나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스타이너의 기억에 G.S의 기억까지 되찾아 양립시킨 그는 레벨 50의 데스로드로 또다시 변신한다. 당연히 레벨 30의 데스로드부터 키워온 전 캐릭터의 정보와 유저의 노력은 일절 반영되지 않는다.[17] 이런 식이니 최종폼 이전의 캐릭터란 그냥 스토리에 지장가지 않는 선에서 대충 키우고 말면 되는 수준에 그친다. 어차피 키운 보람도 없이 날아가버릴 캐릭터를 애정주고 키울 이유가 없다. 그나마 시리즈의 단독 주역에 가까운 캐릭터로 몰아줄 수밖에 없는 구조니 키울 뿐이다. 그나마 50레벨의 데스로드 최종폼의 흑태자는 황가의 비역 던전에서 하나의 레벨이 100을 넘는 고블린 로드를 잡는 노가다를 1시간 넘게 반복하면 99를 만들고 황가의 비역을 나올 수 있으니 마지못해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라시드 팬드래건이라면 얘기가 또 다르다. 처음에는 레벨 5의 파이터였다가 크로우와 만나 레벨 10의 드래곤 나이트가 된다. 미소년에서 칙칙한 청년으로 변하는 슬픔만 감내하면 레벨 99 미소년 라시드보다 강한 라시드가 탄생하니 여기는 괜찮다. 그러나 문제는 이대로 대부분의 주요 이벤트를 치르고 신나게 집중 육성하여 키워놨더니, 흑태자가 복귀하자마자 레벨 40의 킹으로 덜렁 바뀐다. 당연히 그 이전에 애정주고 키운 보람이 전혀 없다. 게다가 일러스트는 더 못 생겨지고 빙룡소환도 할 수 없다. 오히려 캐릭터의 매력이 내려가버리는 수준이니, 아무도 여기에 메리트를 느끼지 못한다. 심지어 키울 기회조차 거의 없다. 스토리 최후반에는 쓸 수 있으나, 이 때 파티에는 흑태자가 존재한다. 즉 키울 의미가 없다. 애정을 가지고 키웠던 드래곤나이트 라시드는 증발되고, 못 생긴 레벨 40짜리 국왕님이 덩그러니 나타났으니 캐릭터를 키운다는 재미에 하는 RPG의 묘미가 확 죽어버리는 것이다.

한편, 팬드래건 성기사단 피리어드 쪽에서 초반에서 중반까지 대활약을 하는 이올린 팬드래건과 성기사단, 마법사단장 카메오, 다갈의 왕자 다이커스 등은 트리시스 전투를 마지막으로 전부 증발한다. 이올린은 최후반에 돌아오긴 하지만 중후반 집중육성 시기를 통째로 날린 그녀의 가치는 이미 저 밑바닥 어딘가를 기어다니게 된다.

더구나 피리어드 때문에 양쪽 진영을 오고가면서 한 때 열심히 키웠던 캐릭터를 무참한 경험치 덩어리로 만들어야 하는 등, 자연스럽게 애정이 떨어지게 만든다. 달리보면 창세기전 2는 유저에게 흑태자에게 애정을 주도록 강요하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이건 창세기전 3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초반 피리어드 시스템 때문에 반드시 세 가지 진영을 전부 돌아다니며,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캐릭터까지 계속 키워야만 한다. 또 다른 피리어드에서 적으로 재등장하는 캐릭터들도 있고, 초반에 대활약한 캐릭터들이 끝까지 남아있지 못한다. 살라딘 진영에서는 시반 슈미터 얀 지슈카(창세기전 3)가 게임 중후반에 전멸하고, 버몬트 대공 측에서는 레오나르도 엘핀스톤이나 롤랑 솔즈베리 등이 증발한다. 그래도 창세기전 3는 창세기전2에 비해선 그리 심하지 않은데, 살라딘이 중간에 가베라 물약빨로 환골탈태하지만 능력치만 조금 상승하는 정도라 별 문제는 없다.[18]

창세기전 3: 파트 2는 난감하게도 전작들을 능가한다. 살라딘 쪽에서는 초반에 함께 활동하던 크리스티앙 죠안이 초반에 빠져 다신 들어오지 않는데도 필수적으로 육성해야 한다.[19] 살라딘의 팀인 유진이나 마리아는 이벤트에 따라선 여러 번 파티를 탈퇴했다 들어오며, 디에네 라미엘 같은 경우는 종잡을 수 없이 제멋대로 왔다갔다하기를 반복한다. 리차드 레마르크도 별반 다를 것 없다. 그나마 살라딘 쪽은 캐릭터가 심각하게 바뀌는 건 없으니 다행이다.

베라모드 쪽은 창세기전 2의 기억을 되살리듯 베라모드가 2단 변신을 하는데, 보통의 1번 버전과 폭주 버전의 2번 버전을 오고간다. 이나 루시엔, 샤크바리 등도 파티를 자주 탈퇴하거나 중간에 사망하여 영구탈퇴하기도 한다. 더구나 키울 기회가 없는 데미안이 마지막에 주요 동료로 활약한다. 결국 이 파티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남는 캐릭터는 베라모드뿐. 살라딘 측은 끝까지 함께하는 고정 캐릭터가 존재하여 애정을 줄 수 있는 반면 베라모드 쪽은 변동이 심하다.

이벤트로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키운 것보다 강력한 캐릭터가 들어오거나, 지금까지 키운 것과는 무관하게 강력한 캐릭터가 된다면 여러 판에 걸쳐서 캐릭터를 키우는 의미가 없다. 이벤트로 캐릭터가 죽어버리면 캐릭터에 대해서 지금까지 노력을 기울여 육성한 것이 완전히 헛일이 되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없다. 그나마 외전 계열은 아예 신 캐릭터가 들어오거나 하니 미리 키워둘 수는 없지만, 창세기전 2는 메인 캐릭터보다 서브 캐릭터를 키우는 게 낫고, 창세기전 3은 서브 캐릭터가 도중에 죽어버리므로 메인 캐릭터를 키우는 게 안전하다. 또한 파트 2는 도중에 크리스티앙, 죠안이 하차할 때까지 그들을 키워둬야 하지만 역으로 크리스티앙이 살라딘보다 너무 크면 안 되니 밸런스 조절이 많이 힘들다. 라그 전투에서 살아남으려면 키워둬야 하지만 그것이 크리스티앙의 아군으로서 마지막이라는 문제 때문. 이처럼 게임 자체 플레이와는 관계 없이 시나리오에 따라서 반 강제적으로 캐릭터를 키워야 한다는 점에서 실로 병맛스러운 자유도라고 할 수 있다.

그나마 후기작으로 갈수록 스토리 전개에 따라서 캐릭터의 변동이 심해지는 일은 감소하고 있다. 외전들을 빼놓고 생각하면 창 2의 라시드 3단 변신 & G.S 기억 찾기 - 창 3의 살라딘 약물 복용 & 궁극의 사기 캐릭터 철가면 등장 - 파트 2의 뜬금없는 필살기 생성 정도로 약간씩 수위가 내려간다. 특히 파트 2에 이르면 스토리 때문에 변화한다기보다는 필살기의 생성을 위해 약간의 이벤트가 추가되는 형식으로 바뀌는 등, 소맥도 이에 관련된 비판을 나름대로 신경 쓰고 있는 듯 하다.

슈로대에서 키스 키우기가 취미 생활이라면 창세기전 2에서 죠엘 키우기는 권장사항 정도. 루트 차이는 있지만 최소한 아예 사라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사실 죠엘보다는 다갈 성에 있는 용병이라면 누구라도 상관없는데, 오히려 죠엘보다 성능도 좋고, 카심에게 실버 애로우가 대패한 이후에도 온전히 천공의 아성에 남기 때문이다. 그나마 죠엘이 조연이긴해도 스토리상 계속 등장하기 때문에 애정으로 많이 키우게 된다.

이 정도로 유저의 개입의 여지를 줄이고 스토리에만 집중한 셈이어서 항간에서는 이게 무슨 비주얼 노벨인줄 아냐는 소리를 들었다. 이런 소프트맥스의 스타일에 대해선 팬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있었다.

2012년 소프트맥스 최연규 이사의 인터뷰에서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을 위해 게임 밸런스를 포기해야 했다는 것이라는 해명을 했지만, 그럴 바에는 차라리 슈퍼로봇대전 처럼 전투는 연출만 보고 즐길 수 있는 수준으로 내놓거나 아예 비주얼 노벨로 내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20] 결국 비판에서 도망치기만 했을 뿐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점 때문에 당시 대한민국 게임에서는 나름 희귀했던 지형/엄폐물 활용, 기후 활용 등의 요소들이 다 파묻히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사실 지형 시스템이나 기후라 해봐야 겉보기에만 그럴싸하고 게임 메커니즘적으로 전혀 쓸모가 없는 컨셉일 뿐이지만 말이다.

2.1.3. 설정에 치우쳐 붕괴하는 밸런스

창세기전 2에서는 모든 능력치가 설정에 의거하고 있다. 즉, 레벨 99가 끝인 이 게임에서 듀란 램브란트는 시작부터 레벨이 80의 팔라딘이다. 그러나 레벨에 비해 눈물나게 약하다.[21] 로카르노는 벌써 레벨 50이지만 쓰레기다. 이올린은 레벨 40의 나이트로 그나마 강한데 반은 장비빨이다. 팬드래건 마법사단장인 카메오는 레벨 70의 위저드이며 무시무시하게 강하다. 레벨 50의 다이커스는 창세기전 2 내 최고의 도끼질의 명수로 다른 캐릭터와 비교할 수 없는 능력치를 자랑한다. 다갈 용병대의 대장인 랜담은 시작부터 65로 해당 직업 최고직에 이미 올라와 있다. 반면, 라시드는 레벨이 5다.

한편, 번스타인은 레벨이 70, 카슈타르는 45. 카심은 60. 칼스는 레벨 50인데 능력치는 위의 모든 캐릭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 라시드도 잘못하면 살해당한다. 그리고 크로우는 레벨이 90이다. 이들을 전부 초반에 만날 수 있다. 여기에 마장기 아수라는 웬만한 캐릭터로는 대미지를 10도 입히지 못하는데, 아수라는 넓은 범위에 100 이상의 대미지를 입힌다. 더구나 TP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에 한 턴에 몇 차례 공격을 가한다.

이처럼 레벨의 차등이 너무 심하고 능력치의 차등도 굉장히 심하다. 동시대의 게임인 파랜드 택틱스가 설정과 달리 전원 레벨이 비슷했고 캐릭터의 성능만이 조금 차이 났던 것에 비해, 창세기전 2의 밸런스 차이는 그야말로 안드로메다 수준이다. 그리고 이 밸런스를 고정된 방어력으로 메운다.

창세기전 2에서는 방어력은 직업에 따라 다르다. 레벨이 아무리 올라도 직업에 따라 정해진 방어력만 갖는다. 이 방어력을 올리려면 특별한 보조아이템이나 방패를 착용해야 하는데, 창세기전2의 주요 무기는 다 양손무기고 반면 방어력을 높여주는 보조아이템은 많지 않다. 그리고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TP를 올려주는 바람의 반지를 선택한다. 그러다 보니 주요 캐릭터들은 화력은 끝내주지만 방어가 종잇장이다.

레벨 90의 크로우의 HP가 겨우 400인데, 칼스의 크리티컬 공격 한 번이면 크로우는 사망한다. 반면 HP 800의 칼스도 공격력 높은 적에게 둘러싸여 한 턴만 집중포화를 맞으면 사망한다. 드래곤 슬레이어 피리어드에서도 넋놓고 용아병에게 얻어맞으면 순식간에 100 이하의 HP를 목도하게 된다.

흑태자 역시 마지막에 99 레벨이 되어도 HP가 1200 정도에 그친다. 남은 캐릭터 전원이 HP 1000을 아무리 용을 써도 못 넘는다. 보통 다른 게임이라면 적의 HP가 답이 없이 높고 방어력이 높은 경우엔 공격력이 낮을 것이다. 즉, 장기전을 펼쳐 재미를 주는 구조로 되어있다. 그러나 이 게임 시리즈는 그렇지 않다. 아군이고 적군이고 손에는 바주카포를 들고 있는 반면, 방어구는 방탄복 수준이다. 더구나 아군이 전체마법을 쓰지만 적군도 전체마법을 쓴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적군은 대다수의 고레벨 마법사를 보유하고 있다.

아군은 전체범위 저격이 가능한 심(心)을 지닌 저격수를 애용하지만, 적은 심(心)을 못 쓴다. 즉 초반에 적군 진영 마법사는 심(心), 그외엔 전체마법이 난무해 떨거지는 순식간에 정리된다.

또한 주요 캐릭터는 초필살기를 사용하는데 이걸로 적진을 순식간에 쓸어버릴 수 있다. 라시드의 설화난영참 1번에 거의 모든 적이 사망한다. 그리고 2번에 남은 적도 사망한다. 하지만, 적도 초필살기를 쓴다. 그것도 이벤트로. 팬드래건 왕성 탈환 당시, 칼스 홀로 지키는 팬드래건 성에서 칼스의 도전을 무시하고 집단공격을 가하면 칼스는 쌈박하게 천지파열무로 화답해주고, 아군은 대부분 궤멸한다.

제국 4천왕이 지키는 제국 요새 최전방에 선 이루스에게 아무 생각 없이 라시드를 보내면 이루스는 쿨하게 무신멸뢰옥을 시전한다. 그리고 패자의 왕관이라도 착용하지 않는 한, 무신멸뢰옥은 1000에 달하는 대미지를 입힌다. 그리고 아군이 일렬로 늘어서 있을 경우, 이 1000을 채울 때까지 뒤의 아군을 계속 공격한다. 라시드도 일격에 사망한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쿤은 3단 전체마법을 사용한다. 디아블로는 대미지 600의 아마겟돈으로 화답하고, 마지막으로 칼스는 천지파열무를 쓸 것이다.

한 마디로 종잇장 같은 방어력과 낮은 HP에 비해 공격력에 주체할 수 없이 높아 양 진영 간에 학살전이 벌어진다. 그리고 대부분 초필살기를 난사하는 아군의 주역이 이 전장을 지배한다. 때로는 혼자 쓸어버린다.

시작하자마자 아군과 적군은 사이좋게 전체마법을 써댄다. 그리고 그 전체마법을 버틸 수 없는 유닛들은 피아를 불문하고 쓸려나가고 결국 살아남는 건 적의 전체공격을 버틸 수 있는 아군 네임드와 적군 네임드밖에 없고, 이 상황에서 먼저 초필살기를 갈길 수 있으면 승리할 수 있다. 차라리 초필살기를 쓸 수 없는 초반 시나리오가 전략적으로는 더 즐길 거리가 많다. 후반가면 운용가능한 아군 중 절반이 초필살기를 써댄다.

이건 서풍의 광시곡에서는 그나마 극복되지만, 템페스트에서 다시 나타났다. 예컨대 십인중 그리피스 아나스타샤 버킹엄 등은 일반 공격 하듯 전체공격 마법을 펼치고, 미하일은 담뱃재를 터는 행동만으로 아군 전원에게 타격을 준다. 창세기전 3와 파트 2는 이걸 재현하지 않는 대신, 창세기전 2보다 더한 초필살기 난무 게임이 되고 만다. 초필살기로 모든 전투를 해결할 수 있지만, 달리 말해 초필살기 아니면 해결할 수 없는 전투가 너무 많다. 특히 파트2는 적들의 체력이 뻥튀기되는 경우가 많은데다 초필살기 컷씬마저 스킵이 불가능해 플레이타임이 늘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다수를 공격할 수 있는 초필살기를 슈퍼로봇대전의 맵병기와 비교하면, 슈퍼로봇대전의 맵병기는 대부분 1명만을 공격하는 무기보다 약하거나 강하더라도 최종보스에게 큰 대미지를 입히기는 힘들다.[22] 그러나 창세기전은 대부분 1명만 공격할 수 있는 초필살기보다 다수를 공격할 수 있는 초필살기가 더 강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있으나 마나한, 1명 공격 초필살기는 잘 안 쓰게 되고 게임 밸런스가 크게 무너지는 것이 문제점이다.

2.1.4. 너무나 큰 스케일

소프트맥스의 최연규 프로듀서는 스퀘어와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영화적 스토리 및 연출법에 큰 영향을 받은 사람인데,[23] 그런 탓인지 창세기전 시리즈는 대규모 스케일과 대작지향 연출에 집착하는 성향이 두드러졌다.
파일:창세기전 2 지상전.jpg
실력에 비해 표현하고자 하는 스케일이 매우 거대하다

창세기전 2는 당시, 아니 그 후에도 스케일 면에서만 보면 한국 게임 중에서 가장 대단한 볼륨을 자랑했다. 마장기부터 시작해서 말, 비룡, 배, 비행기, 회전, 해상전, 공중전, 일반전투, 공성전, 우주전 등등. 비가 내리고, 눈이 내리고, 안개가 꼈다가, 다시 맑아지고. 물 속에서 싸우고, 용암을 건너고, 성문을 때려부수고, 감옥을 부수고. 판타지인지 SF인지 구분이 안 가는 엄청난 스케일의 전투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스케일이 너무 크다는 게 문제가 되었다.

적군의 총수가 100에 달해 죽이고 죽이고 또 죽여도 끝나지 않는 전투의 연속이 된 것이다. 연속전투로 들어가 전투하고 또 전투, 이동하고 또 이동하는 식이 되어버렸다. 창세기전 시리즈의 턴 진행 방식 자체가 질질 끌리는 데다, SRPG적 게임 밸런스 설계는 엉망인 판국에 캐릭터만 억지로 마구 때려박은 셈이라 게임 진행이 미칠 듯이 지루하다.

그나마 종잇장 같은 방어력을 자랑한 창세기전 2에선 성벽이나 대포가 등장하고 성벽 뒤나 위에서 고레벨의 마법사나 궁수가 배치되어 있어서 아무 생각 없이 성문만 때려부수다간 순식간에 전멸당한다. 또한 마장기가 배치되거나 눈이 내리고 비가 내리는 등 환경의 영향도 많이 받기 때문에, 강력한 주요 캐릭터를 빼고 일반 캐릭터로 전략을 짜 즐길 수 있긴 했다. 이처럼 창세기전 2는 맵의 개성적 특징이나 적의 배치 때문에 다소의 스릴이라도 있었지만, 창세기전 3는 온갖 전차고 마장기고 공격력은 낮고 단지 HP만 많은 샌드백들이 양산형 평지 맵에 득실거려 게임을 루즈하게 만든다.

또한 적군이 엄청난 수의 군을 자랑하는 반면, 아군도 마찬가지다. 창세기전 3도 서브캐릭터들이 많으나 창세기전 2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창세기전 2는 중후반에 가면 아군 캐릭터를 50명 이상 운용해볼 수도 있다. 그러나 아군이 많다고 좋은 것은 절대로 아닌 부분이다. 적군이 떼거지로 행동하여 턴을 잡아먹고 진행을 루즈하게 만드는 것도 문제지만, 저능력치의 수많은 아군을 일일히 조종하는 것 역시 턴을 엄청나게 잡아먹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게임의 밸런스를 붕괴시키는 게 초필살기인 반면, 이 게임을 쾌적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도 한 방에 전투를 정리해 주는 초필살기의 존재다.

이러한 엄청난 수의 아군은 다른 문제도 야기하는데, 그라테스 대회전이나 머메니안 해전, 영웅전쟁 등의 전면전에서는 아군 npc(게임 상에선 녹색으로 표시됨)도 잔뜩 나오기 때문이다. 문제는 플레이어블 캐릭터 본진은 후방에 있는데 npc잡졸은 최전방에 배치되어 시나리오가 시작한다. 당연히 npc는 적의 전체 마법에 녹아 없어지고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최전방에 도착할 때쯤엔 모랄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가 된다. 신비전대 이후에는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는데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전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npc들이 알아서 적을 학살해댄다.[24]

상술한 면모를 한 마디로 요악하자면, 겉보기에 그림은 간지는 나는데 본질적으로 제대로 된 '게임'이 아니다.

이는 게임적 내실은 팽개치고 화려한 포장지에만 집착한 소프트맥스의 고질병이었다. 창세기전 시리즈의 출시 전 홍보자료에서는 마장기니 룬문자 조합 마법이니, 용병이니, 고저차 지형 시스템이니 하는 화려한 시스템과 대작의 풍모가 담긴 스크린샷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들은 실제 게임에서는 대부분 아무 쓸모가 없었다. 게임적 성능이나 재미 구현도 형편없을 뿐더러 어떻게 써보려고 해도 UI나 AI 설계 등이 형편없어서 접근 자체가 어려웠다. 특히 상술한 대작지향 연출로 인해 만들어진 대군 격돌 스테이지라거나 용병 시스템의 경우 수많은 저성능 캐릭터들이 무의미한 데미지만 주고받느라 턴이 질질 끌리고 지루함만 폭발할 뿐이었다.

게임 개발에서는 실제 현실을 모두 구현할 수가 없으므로, 대부분의 요소를 생략하거나 추상화하게 되고 핵심적 재미와 연관된 부분만 시스템으로 구현하게 된다. 구현해봐야 재미도 없고 실현할 아이디어도 애매한 시스템을 억지로 만들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당장 택틱스 오우거 같은 리얼한 중세를 배경으로 한 작품도 보급이라거나 매복, 기습 같은 현실적 요소들은 시스템 상으로 구현하지 않았다. 오히려 게임의 재미와 관계 없는 요소는 최소화시키고 캐릭터의 육성과 전투에서의 손맛, 잘 짜여진 스테이지에서 제공되는 시련과 고난, 승리의 성취감이라는 Srpg 본연의 재미에 집중했다. 삼국지 영걸전 같이 대병력이 격돌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도 장수 1인이 상징하는 아이콘이 병력을 나타내며, 게임 맵에 수천명의 병사를 일일히 배치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유저는 상상력으로 수많은 병사가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소프트맥스는 집요하게 이와 정반대의 접근법으로 일관하다가 게임의 재미를 말아먹은 전력이 많다. 본인들 실력으로 구현 자체가 안되는 허황된 기획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다가 개발에 곤란만 겪은 것이다. 출시 직전에 기능을 빼 버려서 유저의 원성을 사거나, 의미 없는 시스템을 꾸역꾸역 넣다가 버그가 폭발하거나 하는 참사를 자주 겪은 것. 당장 본 문서 아래의 시스템과 UI에 대한 비판 문단에서 언급할 창세기전 3의 고도 밎 용병 시스템만 해도 완전한 개판, 개박살이 났다. 이처럼 상술한 대작지향 스케일 역시 본인들의 실력은 감안하지 않고 무리한 욕심을 부리다가 게임의 재미를 망쳤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2.1.5. 끔찍한 편의성

보통 게임의 완성도, 게임성, 게임 시스템과 메커니즘을 평가할 때 편의성이나 UI의 만듬새까지 포함시켜 심도깊게 평하는 경우는 잘 없다. 서구의 매니악한 전략 시뮬레이션들의 경우, 편의성이 열악하거나 UI의 직관성이 떨어지고 복잡할지라도 게임은 재밌는 케이스도 많은 편이기 때문. 그러나 창세기전 시리즈는 그 정도를 넘어서 게임 편의성의 질이 지나치게 떨어져 게임의 완성도를 저해할 지경이다. 순전히 편의성, UI 수준의 처참함 때문에[25] 게임 플레이 경험이 근본적으로 불쾌하게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우선 편의성 저하로 인해 창세기전 시리즈의 핵심 셀링 포인트인 스토리 감상부터 심하게 타격을 받아버렸다. 소프트맥스 게임이 스토리, 그래픽, 음악만 화려할 뿐 게임 자체는 지루하고 엉망으로 만들어졌음은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부분이다. 그 탓에 창세기전 시리즈는 비주얼 노벨이라는 비아냥을 사고 있을 정도다. 그런데 비주얼 노벨에 비교하는 것도 실례인 것이 소프트맥스 게임은 서사를 감상하는 것 마저 전혀 편리하지 않다.
일본의 비주얼 노벨 게임들은 창세기전 3와 동시대에 나온 고전 작품들이라 해도 컨트롤 키를 통해 이미 본 대사를 빠르게 스킵할 수 있었고 자동 대사읽기, 지나간 대사 보기 또한 가능했다. 그러나 창세기전 시리즈는 관련 기능이 전혀 없고 무엇보다 대사 스킵 기능 지원이 미흡하다.

특히 창세기전 3 파트 1과 파트 2는 성우 녹음이 포함된 강제 대사 이벤트가 즐비한 편이라 문제가 심각하다. 당장 시반 슈미터 시나리오 초반부에서 살라딘과 존의 회상 장면을 넘기려면 15분 ~ 20분은 걸린다. 그나마 창세기전 3 파트 1에서는 Esc 키를 통한 스킵은 가능하지만 Esc를 누르면 장면이 모조리 날아가므로 대사는 전혀 볼 수가 없다. 즉, 성우 녹음이 실린 컷신 파트에선 클릭을 통한 빠른 대사넘기기가 아예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창세기전 3 파트 2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악화되었다. 창세기전 3 파트 1에서만 해도 지원되던 Esc 대사 스킵 기능이 완전 삭제되어 버린 것. 그나마 있던 기능마저 날아가버린 것이다. 성우의 음성 녹음 재생이 모두 끝나야만 대사가 넘어가며 그 어떤 조작도 안 먹힌다. 그래서 창세기전 3 파트 2를 플레이할 시 전투 한 번 하려면 대사 이벤트를 10분 넘게 봐야 하는 식이 되어버린다. 아마도 애써서 녹음한 성우 대사를 스킵하지 말고 다 들어 주길 바란다는 제작진의 의향으로 추측되는데, 당대에도 '왜 Esc 스킵이 안 먹히냐. 이거 버그 아니냐'며 어마어마하게 욕을 먹은 부분이다. [26]

그 결과 창세기전 3 파트 2는 플레이 타임 35시간 가량 중에서 무려 절반인 17~18시간 가량을 손 놓고 컷신만 들여다봐야 하는 게임이 되었다. 현 시점에서 창세기전 3 파트 2는 플레이할 엄두가 안 나는 게임으로 취급받으며 심지어는 성우 음성 스킵 패치[27]가 나올 지경이다.

때문에 창세기전 시리즈가 국산 게임계의 대표작이니 뭐니 명성은 자자하지만 정작 창세기전 시리즈를 후대에 반복해서 플레이하려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영걸전 같은 게임은 1599로 잘 알려진 파고들기 플레이를 수없이 반복하는 유저 층이 있으며, 로봇대전 시리즈,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의 구작들도 다회차 플레이 시 파고들 여지가 있는 시스템적 깊이와 재미를 제공한다. 그러나 창세기전을 게임으로서 그렇게 즐기는 일반 유저층이 있긴 하겠는가.[28] 창세기전 시리즈를 재플레이하려면 끔찍한 버그에 느린 진행 등 온갖 불편을 감수해야 하니 엄두를 못 내는 것이 현실이다.

2.2. 시스템과 UI에 대한 비판

소프트맥스의 밥줄인 스토리 감상이 이 정도로 불편할 정도니 전투나 게임 진행 자체의 열악함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다. 상술했듯 스토리의 감상 템포도 끔찍하지만 전투의 진행도 심각하게 지루하고 느린 데다 편의성이 열악하다. UI 또한 유저 편의성을 제대로 챙긴 작품이 전혀 없었다. 창세기전 1부터 직관성이 전혀 없고 조작이 까다로웠으며 한 번에 기능이 열리지 않고 번잡한 UI 선택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 전통이였다.

거기에 게임이라면 당연히 제공해야 될 정보를 완전히 빠트리고 방기하는 것 역시 심각한 문제다. 게임 UI 전반에 나사 빠진 부분이 한 둘이 아니라 어디서부터 지적할 지 막막할 지경이다.

2.2.1. 정보 미제공 및 통일성 부재

2.2.1.1. 스킬 및 마법
파일:창세기전 3 어빌리티시전.png
어빌리티 창에서 아무 텍스트도 안 뜸. 그나마 소모 마나량은 뜬다.

우선 창세기전 시리즈는 전투 중 스킬 사용에서 정보를 전혀 표기해주지 않는다. 창세기전 3의 경우, 어빌리티 창을 열면 스킬명과 스킬 레벨만 나오고 스킬의 효과나 수치가 표시되지 않아 오로지 유저가 스킬에 대한 정보를 미리 외워 두어야만 한다. 기술 시전 시나 습득 시나 마찬가지로 아무 정보가 안 뜬다. 스킬을 레벨업 했을 때 성능이 얼마나 좋아지는 지도 전혀 알 수 없고, 레벨업 시 습득하는 신규 스킬의 효과도 당연히 안 가르쳐준다. 매뉴얼을 달달 외우거나 옆에 끼고 게임할 게 아니면 그저 관심법으로 해야 하는 게임이다.
파일:창세기전 2 기술사용.png
심지어는 한자만 뜬다.

심지어 창세기전 2는 스킬 이름이나 효과는 커녕 스킬에 해당하는 한자 한글자만 덜렁 표시되어 당시 주요 고객인 저연령층의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게 만들었다. 스킬의 효과나 소모 마나량은 커녕, 쓰고싶은 스킬이 뭔지도 파악을 하기 힘들게 만든 것이다. 한자를 아주 암기하거나, 스킬을 수없이 써서 해당 스킬의 위치를 외우지 않으면 파악이 힘드니 쓸데없는 복잡성을 야기한 부분이다.[29]

창세기전 2의 수십개의 룬 문자를 조합한 마법 시스템 역시 복잡기괴하기 짝이 없는 부분이다. 겉보기에 신기해 보이기는 하나 실사용자 입장에선 대단히 불편했고 빠른 마법 사용이 힘들었다. 사용하고 싶은 마법의 정보나 성능을 제대로 알 수 없는 건 당연한 얘기. 해당 마법 시스템은 불법복사 방지용 암호표 대체라는 목적이 있긴 했지만, 창세기전 특성상 필살기만 쓰면 게임 진행에 아무 문제가 없었으므로 UI 편의성만 개판으로 만들고 마법 사용 편의성만 나락으로 끌어내린 잘못된 선택이었다.

이처럼 창세기전 시리즈의 UI에선 무엇보다도 제대로 된 정보를 표기해주지 않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손꼽힌다. 장비 착용이나 아이템 사용 등 온갖 상황에서 예외가 없다. 90년대 고전게임들도 표기해주는 정보마저 소프트맥스 게임에선 전혀 알려주지 않아 유저가 혼란에 빠지게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2.2.1.2. 전직 시스템
파일:창세기전 3 전직.png
전직 시 직업명 외에는 어떠한 정보도 뜨지 않는다.
창세기전 3의 전직 시스템은 최악의 전직 시스템의 예시로 꼽히고 있다. 직업군마다의 스탯이나 스킬 책정이 제멋대로라 승급했을때 더 약해지는 경우가 있는 것도 문제지만, 결정적으로 전직을 하는 과정이 최악이었다. 전직을 하기 위한 필요조건, 전직을 했을 때의 이점과 습득 기술, 직업 설명 텍스트 등이 아무것도 표시되지 않아 유저 공략을 보지 않고선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전혀 파악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SRPG 게임에서 전직 시스템이 굴러가려면 유저가 상위직업을 위한 계획 수립과 준비를 할 수 있어야 하고, 계획을 짜기 위해선 정보가 필수적이다. 팔라딘 직업은 이동력이 낮은 대신 방어가 좋다거나, 기사 전직을 위해선 선행직업인 전사를 마스터해야 한다는 식의 정보가 제공되어야 유저가 전직을 할지 말지 판단이 설 것 아닌가. 팔라딘과 기사가 뭐가 다른지도 모르는 판국에 전직을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창세기전 3에서는 이러한 전직 계획을 짜는 것이 매우 힘들다. 그 어떤 직업 정보도 창세기전 게임 내에서 알 수가 없다. 웬만한 게임은 다 내보내는 흔해빠진 직업 정보 텍스트나 수치도 안 나오고, 승급 필수조건, 선행 습득 어빌리티의 조건도 전혀 알 수가 없다. [30]

그러니 유저가 원하는 직업이 있어도 전직 창에 도무지 뜨질 않아 답답할 따름이며, 뭘 더 해야 전직창에 신규 직업이 뜨는지 알 길도 없다.

애초에 리스트에 뜨는 직업이 뭐하는 직업인지도 모른다는 것부터가 문제지만 말이다. 아무 정보라곤 안 뜨는데 무슬림과 카이슬림 중 뭐가 상위 직업인지, 전사 계통인지 마법사 계통인지 알 방도가 있긴 하겠는가. 전직 리스트에 막무가내로 뜨는 카이슬림과 사이슬림, 자이슬림이 앞글자 말고 뭐가 다른지, 전직하면 뭐가 좋은지 알 수도 없다.

거기에 좋아지는 건 둘째치고 더 나빠지는 손실이 분명히 존재하는데도 전혀 알 수가 없어 뒷통수를 맞게 된다. 심지어는 멋모르고 전직했다가 이전 직업의 밥줄 스킬들이 모조리 비활성화되서 캐릭터가 반신불수 신세에 빠지기도 한다.[31] 이같은 중요한 부분은 당연히 인게임 내에서 전직 시 경고해 주는 것이 상식적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소프트맥스는 그런 기초적 상식과 거리가 먼 회사였고, 대참사급의 전직 시스템이 나오고야 말았다.
파일:랑그릿사2 전직.png
전직 시 얻게 될 스탯 및 기술 같은 이점을 한 눈에 볼 수 있음.

반대 사례로 잘 짜인 전직 시스템과 직관적인 UI를 가진 랑그릿사 2의 경우, 전직을 할 때 각 직업마다의 예상 스탯 수치와 습득 기술, 제공되는 혜택을 일목요연하게 비교하여 제시한다. 창세기전 시리즈와는 기본기 차이가 심하게 나는 편이다.

추가로 전직 시스템에서도 창세기전 특유의 보여줬다 안 보여줬다 하는 오락가락 정보제공의 특징이 잘 나타난다. 창세기전 3에선 캐릭터가 보유하고 있는 어빌리티 목록을 평상시 메뉴 상태창에서 전혀 볼 수가 없다.
파일:창세기전 3 마을에서안뜸.png
마을에서는 캐릭터 보유 어빌리티 목록을 절대 못 봄.
파일:창세기전 3 어빌리티창.png
똑같은 상태창인데 전투 중에는 멀쩡히 잘 보임.

오직 전투 중 볼 수 있는 캐릭터 상태창에서만 캐릭터의 보유 어빌리티를 확인할 수 있는데 마찬가지로 대단히 불편한 부분이다. 마을 내에서의 전직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전직 시스템이 있는 SRPG 게임에선 캐릭터가 전직할 시 이전 직업에서 배워야할 기술을 다 배워두고 넘어가야 낭비가 없다. 전직 시 실수하면 하급 직업으로 다운그레이드 해서 추가 레벨업을 해야하고 이 과정에서 여러 손실이 생긴다. 이건 창세기전 3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창세기전 3는 현재 보유한 스킬을 확인하기가 어려우니 전직을 지금 해도 되는건지 가늠하기가 힘들다. 게다가 보유 스킬 확인이 가능한 전투 상황에서도 전직이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그 까닭인즉 창세기전 3에서 현재 가진 기술이 다음 직업에서 사용이 안 될 경우, 어빌리티 리스트에서 기술이 사라져 버리는 함정카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파일:창세기전 3 str있음.png
슈미터 직업에서는 STR 스킬이 표시되고 있다.
파일:창세기전 3 str없음.png
사막 레인저 직업에서는 STR이 사라진다.

예시로 시반 슈미터 캐릭터들의 초반부 전직 루트 과정을 들 수 있다. 슈미터 - 사막 & 정글 레인저 전직 도중 STR 같은 스킬 등의 보유 여부가 떴다가 안 떴다가 하는 불편이 야기되는 것이다. 일반적 UI 센스를 가진 개발자라면 보유 중이지만 시전이 안 되는 스킬은 짙은 회색으로 표기해 주었을 것이다.[32] 그러나 소프트맥스에는 당연히 그런 상식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유저는 전투 도중 쓸데없이 전직을 반복하며 스킬 확인을 거쳐야만 했다.[33] 상단 스크린샷의 경우, 사막 레인저로 전직한 시점에선 전 직업에서 STR을 익혀왔는지 아닌지 구분이 안 되니 슈미터로 재전직해 스킬 보유여부를 확인해야만 한다. 그 외에도 각 직업별 지원 어빌리티가 달라 잠긴 상자 열기나 SPD 같은 스킬이 떴다가 안 떴다가 하는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2.2.1.3. 그 밖의 상황에서의 운용
거기에 캐릭터의 운용 과정에서도 정보 제공이 심각하게 부족하다. 게임 극 초반부에 세라자드를 통해 운용하게 될 무슬림은 힐러 직업군인데 회복스킬을 통해 Exp가 전혀 축적되지 않는다.[34] 따라서 초보 유저는 대체 힐러를 어떻게 성장시킬 지 몰라 막막해지게 되는데, 유일한 방법은 힐러에게 용병을 임시로 배치하여 레벨업을 시키고 다른 직업으로 전직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게임은 이러한 특수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전혀 알려주지 않는다. [35]

그 외에도 아지다하카가 최초 등장하는 스테이지에서 아지다하카 배치를 할 수 있다는 정보를 아예 알려주지 않는 만행을 저지르는데, 그 탓에 유저가 마장기가 있다는 걸 아예 몰라 탑승 시스텝이 유명무실로 전락하는 등의 사례가 빈번하다. 물론 마장기의 밸런스부터가 HP만 높은 샌드백이라 게임 진행만 늘어뜨리고 딱히 쓸모가 없는 시스템이긴 하지만 말이다. 여기에 용병, 소환수의 운용에서도 유저를 맨땅에다 헤딩시키는 문제는 마찬가지다.

스탯창에서도 각 능력치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매우 힘들며 각 스탯의 역할에 대한 설명도 전혀 없다. 그나마 STR이나 DEX 정도야 타 게임들에서 범용적으로 쓰이는 능력치이긴 하다. 그러나 WTP 같은 창세기전 시리즈의 핵심 요소에 대한 정보는 게임 내에서 전혀 제공받을 수 없으며 AC, MR 같은 스탯 또한 마찬가지로 설명이 누락되어 있다. 그러니 스탯창을 보면 혼란만 가득할 뿐이다.
파일:창세기전 3 아이템장착.png
장비창 클릭 시 아이템 명 외에 아무 것도 안 뜸.
파일:창세기전 3 아이템툴팁.png
아이템 텍스트는 상점에서만 뜨며 다른 상황에서는 아예 못 봄.

그래도 창세기전 3 정도 되면 그나마 아이템 설명 텍스트 정도는 나오긴 하는데 상점 판매 메뉴에서는 나왔다가[36] 정작 중요한 장비창이나 전투 상황에선 정보가 전혀 안 나오는 식이다.

또한 아이템을 착용했을 시 올라가는 능력치도 웬만한 게임은 수치의 색 변화나 상승 아이콘으로 한 눈에 파악하게 만들지만 소프트맥스 게임에는 그런 편의성이 전혀 없다.

하단의 스크린샷을 보면 장비 변경 후에도 상승 아이콘 표시는 커녕 아무 수치 변화도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무기 아이템의 핵심 수치인 TS, SS가 아예 스테이터스 창에 표기가 안 되는 것이다.[37] 방어구의 핵심 수치인 WC가 표기 안 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이처럼 착용 아이템 수치는 어디서도 확인이 안 된다. 대충 비싼 거 끼웠으니 좋아졌겠거니 하고 쓰는 수 밖에 없다.
파일:창세기전3 장비장착후.png
다마스커스에서 브리트라로 장비 변경했음에도 수치 변화 X

2.2.2. 플레이어에 대한 배려가 전무한 전투 UI

전투 UI 또한 문제는 비슷하다. 창세기전 시리즈의 전투 UI는 이렇게 SRPG 게임을 만들면 안 된다는 교본으로 써도 될 정도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창세기전 2의 전투 UI부터 살펴보자. 창세기전 2의 링 커맨드 시스템은 원래 슈퍼 패미콤으로 나온 성검전설 시리즈, 플레이스테이션의 아크 더 래드 시리즈에서 슬쩍 가져온 것이다. 물론 원판인 아크 더 래드의 링 커맨드 시스템은 콘솔용 조작계로서 꽤 쾌적했던 편이다. 그런데 그 시스템을 그대로 베낀 창세기전 2에서는 직관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차이가 발생해 버렸다.

일단 원작의 링 커맨드 UI는 패드 방향키로 조작했기에 반응속도가 매우 빨랐던 데 비해, 창세기전 2에서는 마우스 조작으로 캐릭터 사방으로 퍼진 조그만 링 커맨드 아이콘을 클릭해야만 했다. 당연히 조작이 느려지고 템포가 굼떠진다. 콘솔용 방향키 조작계를 별다른 고민 없이 PC 마우스 조작에다 들이붓는 바람에 원래는 없었던 문제가 생긴 것이다.
파일:아크 더 래드 UI.png
아크 더 래드에서는 링 커맨드에서 설명 텍스트가 제공된다
파일:창세기전 2 링커맨드.png
창세기전 2에서는 전혀 뜨지 않는다

게다가 방향키로 해당하는 메뉴를 지정하면 메뉴 이름과 안내 텍스트가 제공되었던 아크 더 래드와는 다르게, 창세기전 2에서는 아이콘 애니메이션만 깜박거릴 뿐이었다. 아무 텍스트도 뜨지 않아 이게 뭔 기능인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원판은 매뉴얼을 보지 않고도 게임 상에서 바로 정보를 파악할 수 있었던 부분이다. 그러나 창세기전 2에서는 그게 불가능하다. 매뉴얼을 보거나 게임을 주구장창해서 아이콘을 외워야만 했던 것이다.
파일:창세기전 2 이동.png
링 커맨드 가운데의 투명한 부위를 눌러야 이동이 된다

또한 원작에는 없었던 UI 플로우의 비직관성 문제도 생겨 버렸다. 상식적인 UI 설계를 가진 SRPG 게임은 신발 아이콘, 혹은 이동 명령으로 이동을 가능하게 하거나, 캐릭터를 클릭하면 바로 이동이 실행되게 설계된다. 그러나 창세기전 2에서는 캐릭터를 선택하여 링 커맨드를 띄우고, 그 한가운데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클릭해야 이동이 된다. 이것은 전례가 없었던 비직관성이다. 게임을 처음 하는 유저가 허공을 눌러야 이동이 된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다른 게임들이 괜히 신발 아이콘을 공들여서 도트 찍는 게 아닌 것이다.

거기다 창세기전 2 특유의 TP 반복행동 시스템으로 인해 이동, 행동, 행동종료의 플로우가 깔끔하지 못하고 중구난방인 격이 있는데다, 유저의 여러번의 행동 입력을 요구했다. 템포 저하 문제는 접어두더라도, 행동종료 명령도 없어 유닛의 방향지정을 마치고 턴을 끝내는 과정 전체가 복잡했다.

플로우가 꼬일 때는 이동 종료 후 유닛 방향지정만 3번 이상이 뜰 정도인데, 방향지정이 반복해서 뜨는 상황도 일관적이지 못하다. 분명 방향지정을 마쳤음에도 연거푸 방향지정을 또 해야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자주 일어나는데, 또 어떤 상황에선 방향지정 1번만에 행동이 종료되기도 한다.[38] [39]

이처럼 바로 파악이 안되는 복잡한 UI 플로우로는 입문자 유저의 UI 이해가 어려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중구난방으로 꼬이는 전투 UI 플로우 문제는 창세기전 3에서도 여전하다.
파일:창세기전 3 커맨드.png
메뉴창에서 사라진 공격 메뉴

창세기전 3에선 전투 메뉴창에 공격 메뉴 자체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이동 후에 자동으로 공격 헥스가 뜰 때만 공격할 수가 있다. 그런데 캐릭터가 공격모드를 띄운 뒤 한번 공격을 취소하면[40] 그 자리에서는 메뉴 창에서 다시 공격을 띄울 방법이 없다. 이 상태에서 공격을 하려면 캐릭터가 서 있는 위치를 재클릭하거나 다른 위치에 갔다가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이 외에 다른 방법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창세기전 2의 허공을 클릭해야 하는 이동 시스템을 능가하는 비직관적인 요소인데 당연히 이는 초심자에게 상당한 혼란을 초래하였다.
파일:창세기전 3 전투 UI 3.png
한 번 공격 모드를 취소하면 잔여 이동으로 강제 진입 및 공격 불가

유저가 일단 공격을 한 번 취소하면 잔여 이동 모드로 강제 진입하는데 이 상태에선 최초 이동 모드의 공격 가능 범위 표시도 사라져버리고 다신 안 뜬다. 여기에 창세기전 3의 2칸 벌어져야 공격 가능한 규칙, 고도 시스템으로 인해 왔다갔다하며 클릭도 잘 안 되는 커서까지 더해지면 대환장 파티가 펼쳐진다.

때릴 수 있는 적이 누군지, 지금 위치에서 때려지는지 분간이 안 가며 공격 클릭도 이유없이 잘 안 먹히는 것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공격 위치를 찾기 위해선 애꿏은 캐릭터가 수없이 오락가락 해야 한다.

또한 창세기전은 평타보다 스킬 시전의 성능적 비중이 대단히 높다. 초반부를 넘어서고 나면 캐릭터를 움직일 시 어빌리티 창만 찾게 될 수준이다. 그러나 창세기전 3에서는 이동 후 평타를 무조건 자동으로 뜨게 해놓다보니 기술 시전까지의 시퀀스만 쓸데없이 복잡해졌다.

이동 - 공격 모드 취소 - 잔여 이동 취소 - 메뉴 창 - 어빌리티 창으로서, 취소를 일일히 2번이나 해야 한다. 전투 시퀀스에서 공격과 잔여 이동이라는 강제 과정을 두 번이나 끼워놓았으니 당연한 문제가 터진 것이다. 그 탓에 취소라는 불필요한 단계도 자연히 두 번 더 생겨난 것.

이 역시 전례가 찾기 힘든[41] UI 플로우의 비직관성이다. 이쯤 되면 명색이 한국 대표 SRPG 개발사였던 소프트맥스가 실상은 SRPG 게임의 룰, 흐름이나 UI 플로우에 대한 이해도가 아예 없었다고 보일 지경이다.

차라리 일반적인 SRPG 게임들처럼 이동 - 메뉴 창으로 단순화한 뒤, 메뉴에서 평타 공격이나 기술 시전, 아이템 사용을 유저가 스스로 선택하게 하면 쓸데없이 취소를 반복하며 창을 오락가락 할 일이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창세기전 3에서 전투 시퀀스가 처참하게 망가져있는 부분은 역시나 창세기전 2 이래로 전혀 개선되지 않은 요인이다. 이쯤되면 창세기전 특유의 중구난방 UI 플로우는 시리즈 고유의 특징으로 봐도 좋을 지경이다.

2.2.3. HP를 안 보여주는 상시표기 UI

게다가 창세기전 시리즈의 엉터리 UI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창세기전 3에서는 캐릭터 조종 중에 자기 캐럭터의 HP, 소울[42], Exp 표시메뉴가 상시 표시되지 않는다. 이는 심각한 불편을 야기하는데, 자기 캐릭터의 HP가 빈사 직전이라도 전혀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특히 어빌리티 시전 시에 남은 소울 수치가 안 떠서 얼마나 기술을 더 쓸 수 있는지 분간이 전혀 안 된다.
파일:창세기전 3 전투 UI.png
화면에 HP를 표시하는 수치 창이 전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파일:창세기전 3 전투 UI 2.png
아군은 확인이 안 되는데 정작 적군의 HP는 볼 수 있다

상단의 스크린샷의 상황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적의 위에 공격 커서를 가져다댈 때 툴팁으로 표시되는 적의 HP 뿐이고, 정작 아군의 HP는 커서를 대도 확인이 안 된다. 창세기전 2만 해도 아군의 위에 커서를 가져다 댈 때마다 HP가 표시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시대가 한참 지났음에도 오히려 퇴보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파일:창세기전 2 HP확인.png
커서 올릴 시 HP 표기 및 커맨드 창 띄우면 전체 유닛 HP 표기

창세기전 3에서 아군의 HP, 소울 수치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메뉴에서 상태창을 따로 띄우거나, Esc를 연타해서 캐릭터 선택모드를 완전 취소시키고 중립 상태에서 커서를 캐릭터 위에 끌어와야 수치 툴팁이 뜬다. 대단히 번거롭기 짝이 없다. 그나마 수치를 볼 수 있는 방법인 툴팁마저도 상시 제공이 안 되는 것이다.

보통 SRPG 게임에서는 HP 표기를 화면 하단이나 캐릭터 상단에 상시 표기하거나 메뉴를 통해 표시 On, Off를 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주기 마련이다. 그러나 창세기전에서는 그런 요소를 전혀 기대할 수가 없다.

물론 개발사가 UI 디자인 개념이 미흡해서 툴팁을 안 만들수는 있다. 그러나 기껏 만들어놓은 HP툴팁을 완전 중립상태나 적을 클릭할 때만[43] 볼 수 있게 만드는 건 완전히 비상식적이다. 그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는 부주의함 그 자체라 보아야 할 것이다.

게다가 상술한 공격 취소로 인한 플로우 꼬임 문제가 여기서도 발목을 잡는다. 창세기전 3에서 캐릭터가 이동을 거쳐 공격 모드로 들어갔다 취소할 경우, 그 시점에선 아무리 우클릭이나 Esc키를 눌러도 캐릭터 선택 상태를 취소시킬 수 없고 다른 캐릭터로 전환도 안 된다. 심지어는 세이브, 로드, 게임 종료 버튼이 있는 메인 메뉴창 띄우기도 막혀 버린다. 그래서 그때부턴 중립 상태로 못 가니 당연히 툴팁으로 HP 확인이 안되며 상태창을 찾아 들어가야만 HP를 볼 수 있다.

아무리 UI 플로우 수준이 터져버린 창세기전일지라도 개발자가 이런 비논리를 의도했을 리는 없다. 그러니 일종의 버그라 봐야 할 텐데 물론 최종 패치까지 전혀 고쳐지지 않았다. 애초에 소프트맥스가 이런 기본기적 만듬새를 신경쓰는 회사가 아니니 해당 문제의 존재 자체를 인지하지도 못했을 가능성이 크긴 하다.[44]
파일:창세기전 3 상시표기UI.png
고도, 골드 같은 무쓸모한 부분만 유일하게 상시 표기

거기에 창세기전 3는 정작 중요한 HP, 소울, Exp 표시는 UI에서 날려먹어 놓고선, 하등의 쓸모없는 좌표나 고도, 거기에 전투 중 쓰지도 못할 보유 자금만 상시표기하고 있다. 역시나 매우 어이없는 대목이다.
파일:창세기전 2 상시표기UI.png
년도, 시간 같은 무쓸모한 부분만 유일하게 상시 표기

이 부분은 창세기전 시리즈의 유구한 전통이기도 하다. 이미 창세기전 2에서도 필수 정보는 다 팽개쳐두고 게임 내적으론 아무 쓸모도 없는 년도, 시간 같은 장대한 스케일 과시용 허세성 정보만 상시 표기한 전례가 있다. 그나마 창세기전 2는 3에 비해 HP 확인이 훨씬 용이하긴 했지만 말이다.

거기에 더해 창세기전 2에서 상단에 상시 표기되는 요소인 사기(MORALE)도 게임 내적으로는 딱히 재미도 없고 시스템적으로 잘 돌아가지도 않았음에도 상시 표기되고 있다. 창세기전 2의 사기 시스템 역시 소프트맥스 특유의 기획 상으로만 그럴싸하고 구현은 엉터리로 해놓아 아무 쓸모도 없게 된 대표적 시스템 중 하나다.[45] 그저 광고지 스크린샷에서만 그럴 듯한, 포장지만 예쁜 시스템인 것이다.

2.2.4. 없으니만 못한 지형 시스템

여기서 창세기전 3 고유의 시스템 요인인 고도도 살펴보자. 창세기전 3의 고도 및 지형 시스템 또한 소프트맥스 특유의 겉보기에만 그럴싸 하고 아무 쓸모없는 시스템을 집어넣은 전형적 사례다. 실상 게임 내에서는 높은 고도에 올라갈 일도 거의 없을 뿐더러 고도의 성능적 체감도 어렵다. 언덕에서 적을 때린다 한들 딱히 크리티컬이 나온다거나 공격 이펙트가 강해진다거나 하는 변화도 딱히 안 생긴다.

물론 소프트맥스가 늘 그랬듯 시스템 구현이 실패해 기능적으로 유명무실할 뿐이라면 유저 입장에선 무시하면 그만이다. [46] 그러나 거기서 그치지 않고 실패한 시스템이 유저의 발목을 잡아대며 유저의 플레이 경험을 심각하게 망치니 문제다.

지형 시스템이 아기한 문제점부터 살펴보자. 우선 창세기전 3의 지형 타일 배치를 뜯어 보면 이동가능 지역과 이동불가 지역의 타일 배치가 상당히 이상하게 놓여져 있다.
파일:창세기전 3 공격범위애매 2.png
그래픽이 구분이 안 가는데, 이동과 공격은 안 먹힘

상단의 스크린샷을 보면, 좌측 스크린샷에서 왼쪽 박쥐와 오른쪽 박쥐는 같은 세로 위치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상으론 둘 다 아군이 같은 지점에서 때릴 수 있다고 이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른쪽은 마르자나로 공격이 되고 왼쪽은 살라딘이 어떻게 움직여도 공격이 전혀 안 된다. 왼쪽 박쥐의 앞쪽 타일이 이동불가 타일이라 살라딘의 접근이 차단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육안으로는 좌측 라인과 우측 라인 간의 타일 차이가 도저히 구분이 안 되니 유저는 혼란에 빠져 캐릭터를 왔다갔다 움직이다 포기하게 된다.

우측 스크린샷을 봐도 왼쪽 박쥐가 서 있던 지점은 오른쪽 박쥐의 지형과 아무 육안상 차이가 안 보이는데 왼쪽 타일만 이동이 막혀있는 괴상한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이유를 알 수 없는 이동 및 공격 과정에서의 좌절과 혼란은 창세기전 3에서 빈번하게 겪는 경험 중 하나다.

거기에 고도가 불러일으키는 해악은 더더욱 심각하다. 창세기전 3에서 고도가 다른 지형에 커서를 가져다대면 커서가 도통 제위치를 못잡고 왔다갔다하며 이상한 곳으로 움직이는 해괴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원하는 목표를 클릭하기가 극히 어렵다. 특히 적 캐릭터가 언덕이나 이상한 위치에 있을 시 공격 클릭이 잘 안 먹히며 아군 유닛이 수없이 오락가락한 끝에야 겨우 공격이 들어갈 지경이다.
파일:창세기전 3 가려짐 2.png
가려지면 안 보임. 우측은 동작 프레임 2초 중 1초 구간은 완전 은폐

설상가상으로 적 유닛이 벽 등에 가려지면 더더욱 혼란이 가중된다. 웬만한 게임은 캐릭터가 장애물에 가려질 때 반투명 표시해서 분간을 시키는데 창세기전 3는 완전히 가려져 버린다. 이 역시 소프트맥스의 아마추어적 면모가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47]

여기서 적이 그저 가려지기만 한다면 유저가 조금 불편한 수준으로 그쳤을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게임 진행 전체가 발암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더 큰 해악을 초래한다. 창세기전 3의 특성인 전투 중 커서가 난동부리며 튀는 문제가 벽 때문에 더더욱 악화되는 것이다.
파일:창세기전 3 커서강제이동.png
박쥐 날개도 아니고 오른쪽 귀에만 커서가 가도 벽으로 강제 커서 이동

위에서 언급했듯 적이 가려지는 건 대부분 벽 때문인데, 고도 시스템 상 벽은 고도 수치 4가 책정된다. 그런데 창세기전에서는 고도가 다른 지형에 커서를 가져다대면 커서 위치가 해당 고도로 강제 이동되도록 괴악한 설계를 해놓았다. 그러니 벽 근처의 적에 커서를 가져다대면, 적 유닛의 중앙에서 커서가 조금만 빗나가도 커서가 강제로 벽 위로 올라가게 된다. 적 클릭부터가 제대로 안 되니 당연히 유저는 어마어마한 불쾌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벽 옆에 있는 적도 이 모양인데 벽에 완전히 가려진 적은 오죽하겠는가. 클릭 자체가 안되는 반쯤 무적기 시전 상태가 된다. 이걸 당한 유저는 사방팔방 날뛰는 커서 때문에 영문도 모른 채 복장만 터질 따름이다.

이건 게임성의 좋고 나쁨 이전에 기본에 대한 문제다. 클릭조차 제대로 안 되는, 게임의 기본인 이동과 공격부터 망가진 게임에 그 어떤 시스템이 있다 한들 제대로 된 재미를 줄 수 있을까.

이렇듯 고도는 시스템을 빙자해 유저의 발목을 잡고 순전히 방해만 일삼았다. 게임에 도움도 안 되고 재미도 없는 주제에 여러 모로 해악만 낳은 것이다.

2.2.5. 멍청한 AI

고도에 이은 창세기전 3의 양대 빛좋은 개살구 시스템은 용병 시스템이다. 용병 또한 소프트맥스 특유의 기획만 간지나고 내실은 전혀 없는 허세 시스템으로 유명하다. 창세기전 게임 밸런스 자체가 평타보다 캐릭터의 스킬 시전이 압도적 우위로 짜여져 있다. 그런 마당에 캐릭터에 용병을 장착시킬 시 캐릭터 어빌리티를 못쓰게 해놓으면 누가 용병을 쓰겠는가. 용병의 성능도 적군 잡졸 수준으로 기스도 안나는 평타 대미지에 빗나감의 연속일 뿐이니 용병 시스템은 더더욱 버려질 수밖에 없다.

사실 창세기전 시리즈 전반적으로, 용병이건 마장기건 게임 시스템은 전혀 유의미하지 않고 전투 전체가 '전쟁을 하는 듯한 기분' 을 내는 소꿉놀이로서만 기능한다. 이건 창세기전이 게임 같지도 않은 게임, 비주얼 노벨 그 자체라는 평가를 듣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용병 시스템도 유저가 성능이 구리건 말건 대군을 운용하는 기분만 내는 용으로 쓸 수 있긴 하겠다. 그런데 그나마도 용병 시스템이 제대로 굴러갈 때의 얘기다.
파일:창세기전 3 용병이동.png
옹병이 캐릭터의 후방에 머무르고 있다

창세기전 3의 용병 AI는 대단히 개판으로 짜여져 있어 용병의 저성능을 감수하더라도 쓰는 것조차 힘들다. 용병을 장착시킨 캐릭터를 이동시키면 캐릭터만 앞으로 나가고 용병들은 뭉기적거리며 캐릭터의 뒤쪽에 서성댄다. 아무리 위치를 재조정해봐도 마찬가지로 뒤쪽에 물러선 채 앞으로 나갈 생각을 안 한다. 부대장 캐릭터만 돌출되어 위험에 처할 뿐이다. 아무리 위치를 왔다갔다 해봐도 그저 뒤쪽에서 비비적대기만 한다. 속터져 죽는다는 평을 받는 스타크래프트 드라군의 둔한 이동보다도 심각하게 답답할 따름이다.

이전에 랑그릿사 3라는 업계 선배가 이미 다수 용병 유닛을 하나의 덩어리로 묶어 집단전이 한 번에 벌어지게 만드는 예시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3년 뒤 출시된 창세기전 3는 구현할 실력도 부족한 마당에 쓸데없이 9마리의 용병 개별 유닛이 제각각 움직이게 해 혼란만 초래했다.

상술한 창세기전 시리즈의 UI, 편의성, 시스템의 여러 문제를 요약하자면, 사실상 게임의 A부터 Z까지 구현된 모든 영역이 총체적 문제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포장지만 그럴듯하고 대작스러울 뿐, 제대로 만들어진 부분이 하나도 없으며 블랙홀을 방불케 하는 거대한 구멍 그 자체다.

2.3. 버그

심각한 버그들은 시리즈 전통이자 소프트맥스 게임의 전통. 패치를 해도 계속 나오고, 완성된 버전에서도 버그가 아닌가 싶은 게 자주 발견된다. 몇몇 작품은 버그로 인해 게임 진행 자체가 힘든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는 소프트맥스가 프로그램 기술력을 제대로 축적하지 않고, 하청이나 산업기능요원 등 정규 프로그래머가 아닌 사람들이 개발 실무를 맡았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받고 있다.

버그 또한 기획력 부족의 영향으로 그때 그때의 즉흥적인 시도나 불필요할 정도로 복잡한 시스템, 하드웨어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억지로 구현하려고 하여 버그가 많아지게 된다는 의견도 있다.

창세기전 시리즈 역대 최고의 버그는 외전 2 템페스트의 일명 대장 고블린 버그로, 이 버그가 나오면 어떤 캐릭터든 직업이 대장 고블린으로 바뀌면서 게임은 멈추고 배경음악만 흘렀다. 이 버그가 악몽의 7연전(혹은 12연전)에서 나오면 그야말로 지옥. 이쪽은 아예 게임 잡지 곳곳에서 공략을 하면서 악몽 내지는 지옥으로 소개할 정도로 심각했다. 더군다나 템페스트는 세이브 기능을 한 주의 시작점밖에 구현해놓지 않았고, 기본적인 대사나 이벤트 스킵도 불가능할 정도로 역대 시리즈 중 가장 불친절한 게임이었으니, 그 기나긴 7판 동안 버그가 나오지 않기를 기도하면서 플레이할 수밖에 없다.

이 탓에 소프트맥스의 평판 악화에 매번 한몫하고 있으며, 이 단점이 마그나카르타 눈사태의 망령에서 정점을 찍으면서 패키지 게임이 예상보다 빨리 몰락한 요인이 되었다.

2.4. 허위 광고

위의 버그 문단과 마찬가지로 소프트맥스의 기술력 부족과 조급함[48]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서풍의 광시곡에서는 인벤토리에만 등장하고 사용할 수는 없는 필살기가 등장하더니 템페스트부턴 더욱 심각해져, 광고에 내놓거나 메뉴얼에 나온 시스템이 정작 본편에서는 삭제되어 버린다. 특히 에고 시스템은 발매 직전에 삭제하는 만행을 보였는데, 메뉴얼에도 삭제되지 않고 나와 있다. 더욱이 에고 시스템은 당시 발행되었던 게임 잡지들에서도 소개되어 기대를 모았었지만, 정작 나오지 않았으니 그 허무함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기술력의 부족만이 아니라, 만들지도 못할 것을 기획만 해놓았다는 점에서 이 회사가 프로젝트 개발을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하는지 알 수 있다. 창세기전 말고 다른 게임들, 심지어 마그나카르타 진홍의 성흔까지 매뉴얼에만 존재하는 시스템이 있다. 이 쯤 되면 회사 전통이다.

이런 면에서 창세기전 4도 발표 자료에 뭔가 특이한 시스템이 있다면 3년쯤 뒤에 업데이트로 추가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 정도로 경계의 대상이 되었으며, 결국 게임이 조기 섭종을 맞으며 사람들의 예상에서 조금도 빗나가지 않았다.

2.5. 여러 가지 도용 및 표절 문제

2.5.1. 그래픽 표절 문제

창세기전 2 당시 크라켄과 성벽, 기본 아이템의 아이콘을 타 게임에서 그대로 추출해서 사용했다. 이 부분은 나중에 제작진 측에서도 인정한 완벽한 표절.

2.5.2. 메카닉 설정 문제

작품 내 대표 비행 메카인 비공정은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에 등장하는 비공정(飛空艇)의 명칭을 그대로 갖다 썼고, 기본 설정도 거의 똑같다. 역시 같은 작품 내 대표 인간형 기동 병기인 마장기는 마장기신 시리즈에 등장하는 마장기(魔裝機)의 명칭을 그대로 갖다 썼는데, 기본 설정에서 중전기 엘가임 파이브 스타 스토리의 컨셉을 거의 그대로 갖다 썼다.[49] 특히 일부 마장기 디자인의 경우 헤비메탈이나 모터헤드에서 대놓고 베껴 온 수준. 거기다가 템페스트에서 추가된 설정인 파티마나 3편에서 추가된 아론다이트 슈발츠의 광역섬멸병기 버스터 포 등, 세부 설정에서 파이브 스타 스토리의 핵심 요소들이 거의 그대로 들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50]

이에 대해 창세기전 2 당시 설정에서 마장기라는 한자를 쓴 이유가 일종의 로봇형 파워드 슈츠라는 컨셉이기 때문이라고 사족을 달아 놓긴 했으나, 실제 인게임 적용상으로 오히려 턴이 늦게 돌아오고 마법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등 일반적인 거대로봇의 모습을 보이며 스스로 설정붕괴를 일으켰다. 게다가 이 경우에는 '로봇이지만 입는 듯한 강화갑옷이라는 느낌'이라는 컨셉을 먼저 선보였던 모빌슈트 쪽의 표절이라는 의심을 받는다는 추가 악재가 생겼으며, 그 이전에 마장기 쪽에서 '강화갑옷의 거대화'라는 컨셉을 용자 라이딘 성전사 단바인에서 가져온 사이바스터 쪽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는 식으로 표절 의혹이 더 짙어지게 되기도 했다. 결국 이런 의혹 많은 디자인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운 면이 많았던 건지, 창세기전 4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 같은 21세기에 나온 후속작에서는 메인 컬러링 정도만 유지시키고 외형을 싹 갈아엎으면서 팬덤의 의혹을 비켜나려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선보였다.

덧붙여 비공정이라는 단어는 마장기가 한자 구성에서 빠져나갈 핑계라도 댈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완벽한 도용이다. 쉽게 나올 법한 메이저한 한자로 조합하면 공전함(空戰艦), 비공선(飛空船), 기공선(機空船) 등의 단어가 조합되기 쉽지 비공정이란 단어가 우선적으로 나오긴 어렵다.[51] 애초에 정(艇)이란 단어가 창세기전의 비공정들같이 거대한 함선에 쓰이는 것 자체가 꽤 부자연스러운 단어 선정이다. 현대에도 비공정이란 단어를 파판 이외에서 쓰는 경우가 없는 건 아니지만, 비공정 문서에서 볼 수 있다시피 파판으로 인해 비공정이란 단어가 익숙해진 현대에서조차도 다른 작품에서 비공정이란 단어를 쓰는 케이스는 지금도 한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드물다. 하물며 창세기전이 나오던 1995년에는 말 할 것도 없다.

2.5.3. 탈명검 문제

창세기전 외전 서풍의 광시곡의 경우, 대개 초기 잡지 홍보로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오마주로 알려졌고 게임 엔딩에도 원작 = 몽테 크리스토 백작이라 표시되었으나, 기본 스토리 라인이 웹에 공개되자마자 표절 이야기가 나와 잡지사들에 대대적인 광고를 하여 여론을 잠재운 것으로 유명하다.[52]
애초에 주인공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과정이 히로인의 부친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점에서 메르세데스는 이름만 이 쪽일 뿐 그 정체성은 탈명검의 화쌍옥과 같다. 게다가 크리스티나 프레데릭 비밀부터가 탈명검의 사마영령과 똑같은 설정이고 이런 캐릭터는 몽테크리스토 백작엔 존재하지도 않는다[53]. 게다가 좌천리와 똑같은 행보로 주인공을 구출하는 메디치, 페르낭 몬테고가 아닌 공명정대하고 선량한 사마백혼과 캐릭터가 완벽하게 일치하는 프레데릭 등을 따져보면 결국 이 게임의 저변에 탈명검이 짙게 깔려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상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열화판인 탈명검을 베낀 후, 그 모티브로 꼽히는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명목상으로 갖다붙인 꼴.
여기에 피할 수 없는 결정적인 증거로, 아군 캐릭터인 실버는 '월영인'이라는 원거리 필살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월영인'은 탈명검에서 주인공이 구사하는 첫 번째 초식의 이름이다. 애초에 창세기전 2에 있었던 필살기도 아니고, 실버가 그런 필살기를 가지고 있어야 할 당위성도 없기 때문에 기획단계에서 이미 설정을 통으로 베껴다놓고 만들었다는 증거가 된다. 결국 10주년 인터뷰에서 표절에 대해 간접적으로 시인하였다고 한다.
서풍의 광시곡의 스토리 표절은 서풍의 광시곡이 발매하기 전 발매된 판타랏사의 대실패 때문으로 사료된다. 서풍은 판타랏사 발매 뒤 3개월 만에 발매됐는데, 그 전에 기사 하나 안 내보낸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급조한 것 같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며, 게임엔진을 타사에 제작 의뢰한 것도 의심을 한몫 거들고 있다. 또한 서풍의 광시곡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판타랏사에서 데뷔했다.[54]

2.5.4. 제노기어스 문제

제노기어스 창세기전 시리즈가 초창기부터 꾸준히 큰 영향을 받아 온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미채용 기획안을 토대로 스퀘어(게임 회사)에서 직접 제작한 번외편 격인 작품이다. 국내에선 형제에 가까운 작품인 파이널 판타지 7의 위광에 가려져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기준으로 매우 파격적인 설정과 스토리를 많이 시도해 일본과 서구권의 JRPG 매니아들에게 컬트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으며, 현재까지도 최고의 JRPG 후보 중 하나로 종종 회자되는 작품이다.[55]

탈명검이 너무 유명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창세기전 외전 템페스트부터 창세기전 3 창세기전 3: 파트 2 까지 3작품은 제노기어스의 구성 요소를 놀라울 정도로 많이 차용했다.

템페스트의 경우 엔딩이 통쨰로 CD 1장을 차지하며, 1시간 이상 넘어가는 긴 스토리인데 스킵이 불가능한 점과 정해진 역사 속에서 주역들의 자기희생이 버림패로서 강요되는 엔딩 구조 등은 제노기어스의 엔딩 구성을 완전히 똑같이 사용한다.[56] 생체 실험, 정신 붕괴, 실험체의 나체가 버젓이 실험 용기에 담겨져 있는 등의 자잘한 구성 요소도 깨알같이 적용되었다.[57]

창세기전 3와 파트 2의 경우 제노기어스의 기본 스토리 구조를 비슷하게 차용했고, 셰라자드에서 베라모드로 이어지는 구성은 에레하임 반 호텐의 기본 컨셉 및 제노기어스의 중반 이후 스토리 구성과 많은 부분에서 흡사하다. 더미 데이터를 통해 원래 살라딘이 베라모드가 될 예정이었음을 확정짓게 된 이후로 제노기어스와의 유사성이 재조명받았고, 굳이 셰라자드를 끌고 들어가 설정 구멍을 더 많이 만들어낸 것에 대해서도 제노기어스의 스토리라인과 비교한 이후 그 출처가 어딘지 확정지을 수 있게 되었다.

창세기전의 스토리 표절이 조용히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은, 주요 유저층의 연령대가 20대 미만의 학생층이라 1980년대의 무협소설인 탈명검을 접할 기회가 없었고, 제노기어스의 경우 한국에 제대로 들어온 적이 없었기 때문에 표절에 대한 것을 몰랐던 덕분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에 탈명검은 재간행되어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어서 실제로 비교해 본 유저들도 많고, 제노기어스의 경우 아예 유사성을 비교한 시리즈 분석글이 나왔을 정도다.[58] 좀 더 정리하면, 90년대 국개 게임개발자들이 제노사이드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비슷한 스타일의 로봇액션 게임들을 만들었듯, 2000년대 전후에는 제노기어스의 영향을 받은 디스토피아 SF게임을 만든 것이라 보면 될 것이다.

2.5.5. 사전 녹화 토크쇼 관련



2020년 8월 17일에 사전녹화된 토크쇼가 공개되었다. 컨셉은 '미디어데이에서 차마 하지 못했던 안타까운 이야기들을 보충'하는 것. G3P2 발매로부터 장장 20년이 지난 뒤에 비로소 나온 온전한 해명이라는 점에서 이 영상은 큰 가치를 지니며, 이 영상을 기점으로 팬덤에서의 창세기전에 대한 반응도 이전에 비해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고 수렴될 수 있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2부터 언급하면 흑태자의 모티브가 자신의 희생으로 세계의 균형을 가져온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라는건 잘 알려진 사실이고, 이런 스타워즈에 대한 오마쥬를 표현하기 위해 처음 등장하는 NPC들의 이름을 마크와 해밀로 지었다고 한다. 스타워즈를 비롯한 영웅 서사시의 무명의 인물이 영웅이 되는 이야기 → 악의 유혹 → 역경을 극복한 영웅이라는 서사적 구조를 만들어보고 싶었으며, 때문에 빛의 이야기 → 어둠의 이야기 → 회색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구성이 창세기전2에 들어간 것이라고 한다.

대설 표절의 대표적인 소재로 손꼽히는 2중 기억상실은 당시 기억상실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았기에 차별화하고자 넣은 것인데, 이는 BASTARD!! -암흑의 파괴신-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언급되었다. BASTARD!! -암흑의 파괴신-에서는 사악한 주인공 다크 슈나이더 - 통칭 D.S가 선한 인격을 가진 루셰 렌렌의 몸에 봉인당하여 특정한 조건 하에서만 잠시 인격의 교체가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인격 교체가 반복되며 여러가지 사건을 겪고 선량한 루셰의 인격에 영향을 받아 D.S도 사악한 마인에서 다른 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 대인배로 인격적 성장을 하는 점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이다. 해당 작품에 대한 흔적을 남겨둔 것이 주인공 그레이 스케빈저의 이름을 G.S라는 이니셜로 표기한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의외의 사실이 밝혀졌는데, 템페스트가 본래 다른 게임으로 개발되다 창세기전으로 편입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서풍의 광시곡 또한 그런 케이스였던 것은 처음 언급된 사실이다. 본래라면 창세기전 시리즈는 2로서 완전 끝을 맺은 것이고 다른 게임을 만들던 중간에 IMF로 인해 회사 사정이 기울어 창세기전에 급히 편입된 것이라고. 템페스트는 알려진 바와 같이 유통사에서 게임 판매 수익을 소프트맥스에 지급하지 않은 채 파산해 버린 영향이라고 한다.

다만 이 영상을 통해서도 팬덤에서 제기했던 의혹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은 모두 회피되었고, 오히려 기존에 검증되지 않았던 카더라 통신이 거의 대부분 사실이었단 점이 밝혀지며 표절 의혹이 더욱 힘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가 많다.

2.6. 스토리적 비판

2.6.1. 뫼비우스의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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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캐릭터 죽이기

기본적으로 스토리 저변에 비극적인 분위기를 깔고 가는 편으로, 등장 캐릭터를 죽여서 감정선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상기했듯 무협지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기도 하고, 제작자들이 건덕후라는 점도 원인 제공에 한 몫을 맡았다. 당장 제작자도 직접 게임을 만들며 그때 그때 스토리와 이벤트를 전개했다고 밝힌 것을 보면 결국 누군가의 죽음이라는 가장 편리한 소재를 선택했던 것.

때문에 사망이라는 소재에 밀접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애정관계 역시 마찬가지로 스토리의 비극성을 위해 쉽게 소모된다. 대부분의 주역 캐릭터들이 연인 관계에 있는 대상이 있지만, 거의 대다수가 이어지기는커녕 누군가의 사망을 통해 가차없이 깨지게 되는 것. 당장 전 시리즈를 놓고 봐도 사랑을 쟁취해낸 캐릭터래봐야 라시드 팬드래건 클라우제비츠 팬드래건 정도. 그나마 이 예외 커플들도 백년해로는커녕 얼마 못 가 사별로 끝난다. 조연 중에선 그나마 어느정도 오래 해로한 커플[59]이 있기는 하나, 이들 역시 행복한 결말로 끝나지는 못했다.

물론 비극에 가까운 스토리상 캐릭터 한둘 사망하는 전개는 사실 필요조건이라고 할 수도 있다. 누가 플레이해도 질질 짤 수밖에 없도록 만든 스토리였기 때문에 오히려 비극을 좋아하는 팬보이들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었다. 그러나 너무 비극으로 가기 위해서 스토리가 움직이다 보니 너무 작위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창 시리즈가 발매되던 당시엔 메뉴얼의 캐릭터 소개에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만 봐도 둘 중 하나는 죽겠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 수가 있고, 실제로도 어김없이 사망으로 끝난다. 본작에서 어떻게 잘 되었다 싶어도 어차피 다음 작에서 비극으로 진행될 거라는 걸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캐릭터 죽이기가 너무 심하다보니 이미 게임으로서 성립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도달해버린다는 점도 문제이다. 창세기전 시리즈의 장르. RPG SRPG는 기본적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성장 시킨 캐릭터를 가지고 보스나 스테이지를 쓰러뜨리는 방법으로 클리어 해나가는 게임이다. 그런데 플레이어의 의지와는 아무 상관 없이 스토리상 사망이라는 외부 요소 때문에 열심히 키워놓은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사라져 버린다는 치명적인 문제를 가지게 되었다. 그나마 게임 후반부에서 캐릭터를 죽이기 때문에 먹튀 현상이라고 우기긴 힘들겠지만 기껏 애정으로 키워놓은 캐릭터를 못 쓴다는 건 게임상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인이 된다.

말이 좋아서 스토리를 위해서 봐주는 것이지, RPG 장르에서 이탈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지뢰, 제작사가 준비해놓은 함정 카드 취급이다. 왜냐하면 클리어까지 함께 할 수 없는 캐릭터를 키우려고 공을 들이는 것은 완전히 헛수고이기 때문이다. RPG라는 장르의 특성상 서양이든 일본이든, 대개 다른 나라의 RPG에서 이렇게 사망이나 완전 이탈 처리되는 캐릭터는 많아봐야 한두 명 정도밖에 안 된다. 게이머들이 삼국지 영걸전에서 관우를 괜히 살리려고 했던 게 아니며, 파이어 엠블렘, 티어링 사가처럼 한번 죽으면 바로 이탈하는 시스템을 가진 게임에서 괜히 전투 자체를 리셋하면서까지 아무도 죽이지 않고 게임을 진행하려는 게 아니다. 또한 영걸전에서의 황충 엄안 초견살의 대표적 사례이자 많은 첫 플레이어들의 트라우마로 남았다.

오죽하면 창세기전 4도 스토리 이벤트로 플레이어 캐릭터를 죽여서 없애버릴지도 모르니까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을 정도로, 캐릭터 죽이기는 창세기전 시리즈가 가진 강렬한 특징에 가깝게 받아들여진다고 할 수 있다. 사실 플레이어 캐릭터를 과도하게 죽이는 건 서풍의 광시곡 창세기전 3 뿐이지만, 창세기전 3의 임팩트가 너무 강했다. 파트 2에서도 여전히 챕터 당 하나 둘씩은 죽어나간다.

죽이기는 둘째쳐도, 스토리나 이벤트 자체가 요즘 보면 은근히 신파극적인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 물론 이는 시대적 변화를 감안해야 할 것이다. 옛날 작품들이 요즘 보면 촌스러워 보이는 느낌이다.

2.6.3. 시리즈 진행에 따른 전작 주연 캐릭터들의 홀대

상술한 뫼비우스의 우주로 인한 전작 캐릭터들의 삽질화가 워낙 유명해서 그렇지, 사실 시리즈 진행에 따른 전작 주연 캐릭터의 홀대는 서풍의 광시곡부터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일단 라시드 팬드래건과 살아남은 제국 7용사가 그런데, 창세기전 2 엔딩에 기술된 게이시르 제국의 해체를 제국 본토 자체의 붕괴로 그리는 동시에 이에 대해 라시드의 창세전쟁 진상 왜곡과 제국령 영주의 반을 실버애로우 출신으로 채워버렸다는 설정이 제시되면서 창세기전 2에서 그려진 이들의 이미지가 죄다 부정적인 쪽으로 망가져 버렸다. 당장 흑태자와 이올린의 긍정적인 미래를 향한 새로운 초석으로 그려졌던 라시드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타국을 희생시키고 진실을 곡해하는, 어찌 보면 위선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미지로 변해버렸으며[60] 그런 탄압이 자행되는 동안 살아남은 제국 7용사는 대체 뭘 했느냐는 비판에 가까운 의문이 성립되어 버린 것. 실버애로우와 다크아머의 융화를 추구하던 흑태자의 선택이 결국 세계를 구하되 결과적으로는 자국의 붕괴에 일조하고 말았다는 형태가 되어버린 것은 덤.

템페스트에 들어서는 라시드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룬 재혼이 콘웰파와 버몬트파의 분열을 초래하고 말았다는 설정까지 붙어버려 창세기전 2 시절의 라시드의 이미지에 한 층 더 손상이 가해졌다. 그리고 샤른호스트의 각성 후 에밀리오-비스바덴이 밝힌 앙그라 마이뉴 관련 진실을 통해 창세전쟁의 주역들이 이룬 결과가 결국 그저 장기말로 이용당한 것일 뿐이라는 형태가 되어버린 동시에 베라딘-베라모드가 구축한 캐릭터도 그 전과 다른 형태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띄워졌던 샤른호스트와 이를 이룬 비스바덴마저도 뫼비우스의 우주로 그 모든 것이 삽질화되는 동시에 캐릭터성 자체에 치명적인 손상이 가해졌고 베라모드의 기존 카리스마가 완전히 붕괴된 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고 해야 할 지경. 이 쪽은 아예 주연 캐릭터들만이 아니라 안타리아와 아르케 양 세계 모두의 존재 의의 자체가 치명적으로 붕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이런 뫼비우스의 우주 정당화와 띄워주기는 스파이럴 우주로 변화됐다는 창세기전 4에서조차 계속돼서 데이모스조차 덩달아 베라모드가 미리 설명해줬음에도 이해 못했다는 식의 붕괴가 계속 자행됐다. 이쯤 되면 엔딩에서 죽거나 역사의 그림자 속에 안주해 생전의 행동이 그냥 장기말 정도로 끝난 흑태자나 이올린, 시라노 번스타인이 양반으로 보일 지경이다. 결국, 차기작 진행을 위해 전작의 캐릭터들을 홀대하는 흐름이 창세기전 2 이후 시리즈 전반에 걸쳐 계속되었던 셈.

프로듀서 최연규의 쪽대본이라는 토로가 그렇듯이, 전작을 세심하게 돌아보면서 시리즈를 직조하기보다는 당대의 인기에 편승하여 무리하게 후속작을 만들다가 일어난 사달이라 할 수 있다. 개별적인 작품들로 보면 스토리의 완성도도, 캐릭터들의 매력도 상당하나 전체로 엮으면 매우 엉성하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이는 창세기전 시리즈가 독립적으로 제작하던 게임을 무리하게 창세기전 시리즈로 편입시키는 행보와 정확히 일치한다.

2.7. 성덕을 양산했지만 성우들 입장에서는 지옥

말 그대로, 성덕들이 많이 생겨나 성우들의 인지도가 높아진 계기가 된 게임이면서도 참여한 성우들에게 있어 '참여했지만 다시 입에 올리고 싶지 않은 작품'으로 취급받는 경우가 많다. 이미 여러 인터뷰를 통해 널리 알려진 사실대로 성우들에게 캐릭터 설정이나 감정선 잡는 데 필요한 가이드라인 같은 걸 제공하지 않는 녹음 환경으로 악명 높았고, 이 때문에 리테이크는 리테이크대로 계속 들어가면서도 연기 방향성을 지도해 줄 책임자가 존재하지 않아 매우 힘든 강행군 스케줄이 이어졌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예전부터 팬덤에서도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었고, 세월이 지나면서 성우들이 창세기전 관련 언급을 더 하지 않게 되면서 기정사실화되었다. 대표적으로 템페스트부터 마그나카르타까지 내리 참여하며 소프트맥스 직원과 결혼하기까지 한, 그래서 사실상 준관계자 취급받는 이계윤 성우마저 당시 녹음 관련 에피소드에 대해서만큼은 유독 말을 아낄 정도면 이게 얼마나 심각한 일이었는지 잘 알 수 있다.

특히 구자형의 경우 창세기전 관련 녹음 에피소드에 관한 질문은 일절 받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고, 혹시나 질문이 들어온다 해도 대답을 적극적으로 회피하며 대놓고 흑역사 취급하고 있다.[61][62] 3편의 더미 데이터 중 가장 유명한 "형... 살아 있었어...?" 10회 리테이크 데이터만 봐도 당시 녹음 환경이 얼마나 열악했는지 알 수 있다.

이런 열악한 더빙 환경 때문인지 게임이 갓 출시되었을 당시에는 신선함 때문에 별로 신경쓰이지 않다가, 추억 보정이 사그라들거나 스토리의 앞뒤 관계를 제대로 이해한 다음 다시 들어보면 "이 캐릭터나 상황에 잘 맞춘 톤이기는 한데 좀 더 다른(혹은 좀 더 어울리는) 방향으로 연기할 수는 없었나⋯?"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나 대사도 더러 있다. 이러한 부분이 (안 좋은 의미로) 가장 빛을 발하는 장면이 바로 창세기전 외전 템페스트 제 4막에서 벌어지는 루시퍼와 비스바덴의 대화로, 개중 루시퍼의 연기는 비스바덴의 설명을 듣고 짤막짤막하게 받아치거나 다른 질문을 하는 식이라 연기력이 가미될 요소가 적어 들어줄 만 하지만, 비스바덴의 경우 담당 성우 최재호가 이 작품 전후로 연기 면에서 논란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63] 수 천년 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있었던 사건들의 전모를 들려주는 것이라고 보기 무색한 국어책 읽기나 다름없는 연기를 보이고 있다.[64]

극히 드물게 당시의 더빙에 대해 적어도 부정적 감상은 갖고 있지 않거나, 있더라도 긍정적 감상이 더 앞서는 것으로 보이는 성우가 바로 샤른호스트 철가면 등의 목소리를 담당했던 홍시호로, 그의 유튜브 채널 홍쇼에 올라온 동영상 중 철가면 모음집이 있는 걸 보고, 팬덤에서 엄청나게 고마워하며 대놓고 소맥빠 인증을 넣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주사위의 잔영 for Kakao 회색의 잔영에서 성우 변경이 불가피했던 이유에 대해, 기존에 참여했던 성우들이 대부분 관련 언급을 꺼리고 재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이 팬덤에서 유력하게 떠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창세기전 4까지 성우 관련 정보를 홍보 자료에 꾸준히 삽입하고 게임의 장점으로 부각시켰던 것과 달리, 주사위의 잔영 for Kakao부터는 성우 관련 자료를 철저하게 숨기고 홍보 자료에서도 빼는 등[65] 캐스팅 관련해서 문제의 소지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리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그리고 이 성우 디렉팅 관련 문제는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에서 20여 년 전 나쁜 선례와 개선점이 명백히 드러나 있음에도 게임 전체에 걸쳐서 이런 부정적 반응을 제대로 피드백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예전 보다 더욱 못한 평가를 받았다.

어찌됐든 성우들이 트라우마가 남을 정도로 쥐어짜서 연기 자체는 좋게 나왔지만, 파트 2처럼 괜히 음성 들어간 대사는 무조건 스킵불가처리를 해 둬서 억지로 다 듣게 만드는 등 시스템적인 배려도 부족한 면이 있었다. 설정에서 온오프도 안 되고, 심지어 재플레이라 해도 얄짤없었다. 이 때문에 말을 느릿느릿하게 많이 하던 시빌라가 엉뚱한 이유로 플레이어들에게 악명이 높게 되는 일도 발생했다. 하술할 ‘게임성은 엉망인데 외적인 것 빨로 커버’ 하는 소맥의 패턴에 일러스트와 함께 꼭 손꼽히는 게 이 성우빨일 것이다. 목소리로 좋아진 평판이 형편없는 시스템으로 바로 추락하니 그야말로 교과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2.8. 그 외

디시인사이드에서는 SD건담 캡슐파이터 온라인과 함께 소프트맥스를 캐릭터빨과 설정빨로 먹고 사는 동인게임팀이라며 극렬하게 깔 때 주요 근거로 거론하는 게임이 되었다. 그래픽/일러스트/BGM 등 게임 외적인 부분에 상대적으로 공을 더 많이 들이는 반면, 프로그래밍/기획/밸런스 등 게임성 자체를 결정짓는 면에서 동시대의 대한민국 게임 제작사들의 허들을 낮춰 놓은 원흉으로까지 평가하는 움직임도 있을 정도. 창세기전 시리즈가 판매수익 면에서는 성공하긴 했지만, 역대 시리즈 모두 게임성의 문제나 버그 문제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로웠던 적이 없었기에 이러한 평가는 일반적인 올드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사실상 정설로 통하고 있다.

창세기전 시리즈 중에서 최고의 역작으로 꼽히는 창세기전 2조차 밸런스는 막장이고 패치를 해도 버그가 남았다. 수많은 게이머들에게 소맥은 게임은 더럽게 못 만들지만 게임 외적인 부분은 잘 만들어서 그 부분으로 모든 걸 커버하는 제작사라는 인식이 박혀 있다. 특히 서풍의 광시곡 한국판과 팔콤이 수정한 일본판을 비교해 보면 같은 게임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일본판 쪽이 훨씬 쾌적하다. 로딩은 둘째치고 시스템 면에서 유저를 엿먹이는 부분이 대폭 수정되었다. 일러스트 때문에 까이곤 하지만 일어가 된다면 일본판으로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

이 점이 소프트맥스가 국내 게임 시장이 온라인 게임 위주로 구조 재편되면서 도태된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인기 거품이 빠지고, 캐릭터를 강조하기 힘든 온라인 게임의 특성 상 세심하지 못한 제작 능력이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특히 창세기전4가 나오면서 이게 진짜였다는것이 만천하에 까발려져버렸다. 당대에 나온 게임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미숙한 개발력과 운영능력으로 인해 진성 소맥빠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기 때문. 심지어 당시 아직도 소맥을 포기하지 못한 유저들이 직접 개선안을 수두룩하게 제시했을 정도였는데, 실제로 회사에서 유효하게 써먹을 수 있는 안건도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1도 반영되지 않았으며, 후에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모바일이던 걸 억지로 PC로 돌려 놓고 모바일 흔적을 제대로 지우지 못하는 등 개발 초기 단계부터 막장이었다는 게 밝혀지면서 낮은 개발력의 실체를 드러내고 말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4와 카카오 버전 주잔의 이른 서비스 종료라는 최악의 결말로 이어졌다.

이후 소프트맥스의 손을 떠난 뒤에도 회색의 잔영 & 안타리아의 전쟁 & 창세기전 모바일 등으로 어떻게든 리메이크 또는 콘텐츠 재사용이 시도 되고 있으나 인디 게임 수준의 완성도를 보이거나 팬덤에 기생해 모바일 과금구조에 집착하는 등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실패만 반복되고 있다. 이렇게 시리즈 자체의 노후화도 모자라 나오는 게임 마다 질적 저열화가 반복되다 보니 IP 자체가 고사할 수 있다는 팬덤의 위기의식까지 들 정도.

[1] 이 전문기업인 영입은 소맥이 그나마 오랫동안 명맥을 이어올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였다. 라이벌사인 손노리가 상대적으로 경영에 서투른 개발자들이 운영하다 여러 갈래로 쪼개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2] 창세기전 시리즈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무협 작가인 용대운의 영향을 짙게 받았다. [3] 팬서비스에 매우 충실했던 90년대 SNK과 같은 팬서비스를 제공하던 제작사는 당시 국내에는 거의 없었다. [4] 심지어 참가자를 가르기 위해 창세기전 시리즈를 바탕으로 문제까지 출제했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다 풀고 선정되었단건 놀라울 정도.(...) [5] 다만 모든 이벤트신에 음성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마지막 전투에서도 음성이 동원되지 않았다. 더미 데이터가 있는 걸로 봐서 사정상 쓰지 못한 듯. [6] 템페스트 때는 전투 한정으로 음성이 존재했다. 창세기전 3은 반대로 전투엔 없고 이벤트신에만 있다. 이는 후속작에서 비로소 함께 도입되며 완전체가 된다. [7] bgm을 대체하면 빠르게 스킵이 가능하다. 네이버 카페에서 자료를 구할 수 있다. [8] 심지어 음성이 없는 부분조차!! 예컨대 이런 거 [9] 대표적인 사례가 설정작성에만 치중하다가 혼란만 가중시킨 파이브 스타 스토리인데, 창세기전 시리즈의 상당수의 컨셉이 저기에서 도용해 왔음을 생각하면 예견된 수순이기도 했다. [10] 창세기전 2와 동세대 게임인 파이어 엠블렘 - 성전의 계보, 4차 슈퍼로봇대전, 랑그릿사 2 같은 고전 작품들만 해도 모두 공유하는 기본 공식이다. 장르 자체의 기본기에 가까운 영역인 것. 겉보기에 맵이 방대하게 보이는 SRPG 게임일지라도 캐릭터들의 이동력을 시원시원하게 측정하여 빠른 템포를 유지한다. 그를 통해 대규모 지형에서 벌어지는 전투의 스케일을 그려냄과 동시에 쾌적한 게임 진행 또한 잡아내는 것이다. [11] 스크린샷의 해당 스테이지의 경우, 일행 중 제일 빠른 발라가 적을 무시하고 서북쪽 츨구까지 이동만 집중하면 7~8턴이 소모된다. 물론 이론상의 얘기고, 실제 플레이에서는 훨씬 턴이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적이 길을 막으면 ZOC 때문에 앞으로 나가질 못하니 교전을 벌여야 하므로 7턴의 2배는 족히 넘는 턴이 필요할 것이다. 거기에 상자라도 연다 치면 진행이 더더욱 답답해진다. [12] 느림보로 악명이 높은 무카파는 물론 제외다... 초반부 시점에서 무카파는 기본 4칸, 안 좋은 지형에 올라갈 때는 2칸에 그치는 저질 이동력으로 유저의 뒷목을 잡게 만든다. [13] 그래도 초반부를 거쳐 레벨업을 좀 하고 이동력 어빌리티를 익히면 유닛이 덜 답답하게 움직이기는 한다. 물론 게임 시작단계에서는 답 없다. [14] 유닛이 휴식하면 턴 종료되므로 사실상 매턴 자동회복이다. [15] 비슷한 예시로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의 경우, 긴 로딩, UI 조작이나 화면 전환 느림, 유닛 애니메이션 느림, 전투 스킵 기능이 없는 등 게임 템포가 나쁜 작품들은 대부분 평가가 안좋다. 후대에 재플레이하는 사람도 드물고 출시 당시에 플레이한 사람들도 온갖 불평을 늘어놓으며 게임하는 케이스가 흔했다. 물론 게임 템포는 게임성의 일부만 차지하는 영역이긴 하다. 그러나 게임 템포는 제작 후반기나 출시 직전에 QA로 잡아낼 수 있는 기본기적 영역이다. 그것조차 못 챙길 기술력을 가지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게임을 만들면 졸작이 나오기 쉽다. [16] 그나마 조안이 발키리와 제국기사를 선택할 수 있긴 했다. [17] 정확히는 필살기습득 및 마법문장습득 수치만 승계된다 [18] 만약 창세기전 2 식의 이벤트였다면 시반블레이드까지 올린 살라딘이 가베라 이벤트 한방으로 시미터부터 다시 키워야 하는 것이다. 마우스 집어 던지고 싶어질 것이다. [19] 게다가 첫 버전에선 아예 그 기간동안 방치되는 바람에 크리스티안 & 죠안 레벨이 파티 이탈 시점의 1.04패치로 문제를 잡았지만 대신 세이브데이터를 날려버린다. [20] 실제 창세기전4의 처참한 결과물을 본 팬들은 그 돈으로 성우들이나 잔뜩 불러와서 비주얼 노벨로 만드는게 더 나았다라고 비판했다. [21] 이러한 능력치는 크로우의 “경험에 비해 그다지 강하지 않다”라는 평가에 정확하게 부합한다 [22] 가령 zz건담의 하이메카캐논은 맴병기버전보다 일반공격버전이 1500~2000정도 공격력이 더 강하고 사이버스타의 사이프랏슈는 설정상 전함도 한방에 보낼 정도로 매우 강력한 공격력을 가졌으나 인게임능력치는 그정도는 아니다 [23] 대표적 사례로 창세기전 외전 템페스트의 도입부는 파이널 판타지 7의 연출법을 빼다박았다. 파이널 판타지 7에서 오프닝 영상이 그대로 게임 화면으로 전환되는 기술을 본따서 대관식 장면의 스테인드 글라스 연출에 써먹은 것. 그 외에도 지나치게 잦은 컷신과 장시간의 강제 대사 이벤트 등, 20세기 말엽 영화적 연출을 표방하는 게임들이 가졌던 단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편이다. [24] 아군 잡졸 하나 하나가 이올린 급이다. [25] 여기에 더해 버그도 큰 지분을 차지했다. [26] 비슷한 사례로서 슈퍼로봇대전 F는 전투 스킵을 구현할 기술력이 되었음에도, '기왕 공들여 만튼 전투신을 봐 주었으면 좋겠다' 는 기괴한 고집으로 유저가 억지로 긴 분량의 전투신을 다 보게 만들었다. 그로 인해 게임 템포가 극히 저하되었는데, 창세기전 시리즈 특유의 대사 스킵 금지도 이에 비견될 이상한 고집이라 할 수 있겠다. [27] 이 패치를 적용할 경우, 성우 목소리가 안 나오며 클릭을 통한 대사 스킵이 먹힌다. [28] 그나마 종합게임 유튜버나 스트리머들이 간혹 다루긴 하지만, 게임 자체의 재미보다는 스토리 감상에 포커스가 맞춰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29] 다만 창세기전 시리즈는 90년대 초중반 당시 다른 게임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층을 겨냥한 스토리였고, 지금은 장 · 노년층의 여가나 취미활동의 영역으로 굳어진 서예 학원이 학생들의 스펙 함양을 목적으로 영위되기도 했으며, 국한문혼용체 또한 폐지가 결정된 지 오래였지만 신문에서는 여전히 인명과 주요 단어를 한글이 아닌 한자로 표기하는 경향이 남아있는 등 실생활에서의 한자의 활용 빈도가 지금보다 높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던 시기이기는 했다. 그리고 월드 와이드 웹의 전신인 PC통신도 생활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고 해당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나 향유할 수 있는 문화였고, 게임 개발 역사 자체가 일본에 비해 한참 뒤쳐져 있었기에 당시에는 일관된 조작법만 익히면 이후 플레이어의 역량에 따라 결과가 좌우되는 액션이나 퍼즐 게임을 제외한 대부분의 게임(개중에서도 RPG 게임)은 매뉴얼을 항상 곁에 끼며 플레이 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게다가 창세기전 2 문서의 해외 진출 잔혹사 문단에서도 서술하듯, 결국 무산되기는 했지만 이런 한자 표기는 해외 진출을 목적으로 한 안배였을 가능성 또한 있다.(실제 출시 직전까지 갔던 일본판 '안타리아 창세기' 경우 이 한자 단어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서구권의 경우에도 오리엔탈리즘을 자극하는 요소로 쓰일 수 있다.) 따라서 결과적으로&수십년이 지난 지금 관점으로 본다면야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고 각 아이콘의 상세 설명이 없는 점은 비판의 대상이 되어 마땅하지만, 전술한 내용들에 따라 어빌리티 아이콘이 한자라는 점 자체는 참작의 여지가 있다.
[30] 창세기전 2에서는 전직 시 직업별 요구 사항을 표시해주었다. 자세한 수치 대신 능력치나 레벨 아이콘만 떠 알아보기 힘들었긴 하지만 말이다. 거기에 전직 트리, 직업군별 계통도까지 제공되었던 걸 감안하면 굉장한 퇴보다. 최소한 창세기전 2에서는 유저가 전직하려는 직업이 전사 계열인지 마법사 계열인지, 상위직인지 하위직인지는 알 수 있었고, 뭐가 부족해서 전직이 막히는 지도 알 수 있었던 것이다. [31] 상단 스크린샷 예시의 경우, 이븐 시나가 무슬림으로 전직하면 기존 보유중인 파이어 계열의 전투 마법스킬이 모조리 비활성화된다. 전투 상황에서 이동 말고 아무 것도 못하는 기막힌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이럴 경우 용병을 붙여서 성장시키는 수밖에 없지만, 인게임 내에서는 이런 핵심 주의사항을 전혀 알 수가 없으니 입문자는 극심한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32] 스킬이 너무 많아 리스트가 넘치는 문제를 우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킬 리스트 페이지를 만들거나, 사용 불가 스킬 리스트 버튼을 따로 만드는 등, 조금만 궁리하면 방법은 차고 넘친다. [33] 다행히도 창세기전 3에선 전직 반복, 번복 시 성능상의 페널티는 없다. 그러나 전직시 어빌리티 습득을 위해 쌓아둔 보유 경험치가 날아가는 문제가 있기에 마냥 자유롭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 [34] SRPG 업계의 대선배이자 장르의 정립자인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는 이미 십수년 전부터 힐러의 스킬을 통해 Exp 상승 및 레벨업을 할 수 있도록 짜놓은 바가 있다. 파랜드 스토리 시리즈, 영걸전 시리즈 등 SRPG계의 유명작들 중에 힐러가 힐로 레벨업을 못하게 막아놓는 어처구니 없는 케이스는 없다. [35] 게임이 이런저런 시스템에 대해 설명을 아예 안 하려 드는 것은 아니다. 초반부에 마을의 주점을 방문해보면 튜토리얼 성 대사를 꽤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제작진이 감이 없는 탓인지, 정작 힐러의 육성 방법이나 전직의 필요조건, 용병의 고유스킬, 마장기의 사용법마냥 유저에게 절실한 핵심 정보는 전혀 알려주지 않는다. 설명해주는 영역이 초등학생 교과서마냥 너무 기초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본부에서 장착가능한 아이템이나 용병을 확인해보라거나, 전직 시 근접직업을 택하면 마법이 약화될 수도 있다는 식. 그나마 설명해주려 노력하는 자질구레한 부분에서도 설명이 막연하고 두루뭉술해서 별 도움이 안 되는 것이다. [36] 그것마저도 조그만 아이템 그림에 커서를 가져다대야만 보이는 식. 그게 유일한 방법이며 아이콘 외 다른 부분은 전혀 커서에 반응하지 않는다. [37] 추가로 SS, TS가 대체 무슨 소리인지, 어떤 효과가 있는건지 게임 내에서 아무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쉽게 말해 TS는 평타 데미지 + 살, 파 같은 터프한 기술 시전 시의 데미지이며 SS는 연, 혼, 비와 같은 예리한 기술 시전 시 데미지로 요약할 수 있다. 매뉴얼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부분. 그나마 억지로 이해해 주자면 이것도 나름의 복제 방지 장치로 평가할 수 있을지도... [38] 자세히 설명하자면, 창세기전 2에서 유닛의 TP가 남아있는 한 방향지정은 계속해서 뜬다. 유닛이 최대이동거리를 가지 않고 적당히 이동했을 때 반드시 발생하는 상황이다. 방향지정 후 TP가 소량 소모되지만, 그럼에도 남은 TP가 있으면 방향지정이 또 뜨는 것이다. 이때는 계속해서 방향지정을 막연히 반복하기보단 우클릭을 해서 휴식 명령을 내리면 턴이 종료된다. 이 역시 추가적인 조작이 요구되서 번거롭지만 그래도 제일 빠른 턴 종료 방법이다. 물론 상식적인 개발자라면 방향지정을 마치면 턴이 바로 종료되도록 만들었을 부분이다. [39] 이동 후 휴식 명령으로 턴을 마친다는 것도 반드시 통용되는 공식은 아니다. TP가 극소량 남은 상태에서는 휴식 명령 자체가 안 뜨는데 턴 종료는 안되는 황당한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 이때는 방항지정을 반복해서 TP를 소모시켜야 한다. 창세기전 시리즈 특유의 어처구니 없는 구멍 포인트 중 하나다. 진짜 확실한 턴 종료 방법은 방항지정 단계에서 우클릭해 링 커맨드를 띄운 뒤, 다시 우클릭하면 턴이 종료되긴 한다. 그러나 눈으로 볼 수 있는 메뉴를 전혀 확인하지 못한 채 버튼으로만 조작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비직관적이다. 또한 TP를 소모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우클릭 반복으로 턴 종료가 아예 안되는 등 일관성도 전혀 없다. 거기다 단지 링 커맨드를 닫고 싶을 뿐인 유저일지라도 TP도 다 못쓴 채 강제로 턴이 종료되어 버리는 등의 문제도 산재해 있다. 창세기전 2의 TP 소모 조건이나 턴 종료 체계가 엉망진창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지점이다. [40] SRPG의 공략 핵심은 적과의 거리 조절이다. 캐릭터가 함부로 돌진하여 적들 사이에 포위되면 게임이 완전 터져버릴 수가 있다. 따라서 테스트용으로 아군을 공격 위치에 두고, 적들과의 간격을 가늠하며 그 턴에 해당 캐릭터가 얼마나 공격을 받아낼 수 있는지, 남은 HP로 생존하기 충분한 지 계산하는 과정은 필수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예비 공격과 공격 취소, 위치 재조정이 이루어진다. [41] 물론 창세기전 2라는 전례가 있긴 하다. [42] 타 게임에서의 마나로 볼 수 있다. [43] 정확히 설명하자면 유닛이 선택 가능할 때만 툴팁이 뜬다. 그래서 아군 유닛을 선택할 수 있는 중립모드에서만 아군의 수치를 볼 수 있는 것. 당연히 아군이 선택된 다음에는 '유닛을 선택할 때' 라는 조건이 안 맞으니 툴팁이 안 뜨는 것이다. 물론 툴팁 표시 조건을 저렇게 설정해야만 할 합리적인 이유는 전혀 없다. 아무때고 커서만 대면 해당 유닛의 툴팁이 뜨는 것이 훨씬 직관적이다. 애초에 아군 유닛이 선택된 후의 상태가 게임 플레이 중 압도적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그 가장 중요한 순간에 아군 HP를 안 보여주도록 게임이 만들어진 것은 개발자의 기초 상식과 감각이 현저히 부족함과 더불어 QA 과정이 개판이었음을 의미한다. [44] 백보 양보해서 개발자는 바빠서 못 챙길 수는 있다 쳐도, QA, 게임 테스터는 대체 뭘 테스트했길래 이 수많은 문제를 방치한 것인지 의문이 남기는 한다. [45] 사실 구현된 사기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쓸모가 없기도 하지만, 애초에 필살기만 쓰면 다 죽일 수 있고 그 외의 공략방법은 무의미한데 그 어떤 완벽한 시스템을 구현한들 의미가 있겠는가. 즉, 사기 시스템을 잘 만들었어도 게임 내에서 제대로 돌아갔을지는 의문인 부분이다. [46] 그런데 고도의 구현은 그렇다쳐도 지형 시스템은 수많은 고전 Srpg 게임에서 국밥급으로 우려먹은 장르의 공식이다. 그 정도 시스템도 안 집어넣으면 게임의 깊이감이 대단히 얄팍해지니 웬만하면 넣어야 한다. 구현 난이도 면에서도 숲 지형에서는 이동이 느려진다거나, 방어력이 강해진다거나 하는 요인의 구현, 거기에 더한 지형 정보창의 표시 정도는 어려울 것이 딱히 없다. 그런데 소프트맥스는 이상하게도 지형 시스템마저도 구현을 말아먹는 모습을 보인다. [47] 소프트맥스가 이 부분에 대한 고려를 아예 안 한 것은 아니다. 미선택 상태에선 적이 가려지지만, 의외로 적 유닛이 AI에게 선택되어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반투명 효과 처리가 된다. 그러나 문제는 유저가 적을 공격하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적 유닛이 가려져 버린다는 것. 안 하느니만 못한 유명무실한 처리가 되어버렸는데 여러 의미로 소맥다운 모습이다. [48] 알파 버전을 그대로 내놓았던 마그나카르타 눈사태의 망령도 대표적인 예시로 꼽는다. [49] 오버 테크놀로지로 제작한 고대 병기, 강력한 기사만이 조종할 수 있다는 설정, 심지어 현재 시점에는 오리지널이 거의 사라지고 성능이 뒤떨어지는 레플리카만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본 급수 설정이 완전히 동일하다. [50] 애초에 소프트맥스는 판타랏사에서도 파티마를 등장시킨 바 있으며, 아예 FSS 방식의 연대기적인 구성을 취함으로써 스토리 구성까지 판박이로 만들었다. [51] 특히 기공선의 경우 여러 게임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다가 몬스터 헌터 시리즈에서 채택하면서 비공정보다 더 많이 쓰이는 단어가 되었다. [52] 당시 대개 전화선 유저였으며 전용선으로 인터넷을 하면 기인 취급받던 시절이었다. [53] 알베르는 명확히 페르낭의 자식이다. [54] 다만 판타랏사 패키지에 서풍의 광시곡 체험판이 동봉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판타랏사 이전에 이미 제작이 어느정도 진행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55] 이 게임의 개발진은 이후 크로노 크로스까지 제작을 마친 후 오로지 제노기어스의 후속작을 만들겠다는 염원만으로 스퀘어(게임 회사)를 떠나 자신들만의 회사인 모노리스 소프트를 설립했다. 이후 모노리스 소프트는 여러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닌텐도 자회사가 되어 현재는 제노기어스의 정신적 후속작인 제노블레이드 시리즈를 계속해서 제작하고 있다. [56] 특히 샤른호스트의 경우 아예 3 엔딩에서 앙그라 마이뉴를 일으킬 트리거로 이용당하는 결말이 나며 제노기어스의 스토리라인을 2번 반복해서 따라간다. [57] 템페스트에서 갑작스럽게 핵심 스토리 구조로 떠오른 정신 붕괴 설정 때문에 에스프리 유전자에 유리멘탈스러운 요소가 들어 있다는 설정이 뒤늦게 추가되었는데, 이 역시 제노기어스의 핵심 요소를 그대로 채용하다 보니 2나 서풍의 광시곡 등에서 묘사된 것과 정반대 현상이 일어나서 생긴 설정 구멍을 메꾸느라 그렇게 된 것이다. [58] 제노기어스의 많은 요소를 재구성해서 만들어진 정신적 후속작인 제노블레이드 시리즈를 플레이하면서 악튜러스 창세기전 3: 파트 2에서 본 것과 유사한 스토리 설정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종종 나타난다. 악튜러스 역시 제노기어스의 영향을 받았던 작품이다. 악튜러스 엔딩 크레딧 4LEAF의 채팅방에 각각 제노기어스의 오마주가 심어져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59] 슈리 카자, 로베르토 데 메디치 이자벨 리피네 정도. [60] 제작진들도 이건 좀 아니다 싶었는지 4에서 팬드래건의 체제가 귀족연합체라 귀족들의 권한이 막강하다는 것을 상기하는 동시에 그들의 강압에 의해서였다는 식으로 그려졌으니, 이는 역으로 전란의 역사 속에서 구국의 영웅이자 성왕으로 일어선 라시드가 속물적인 귀족들에게 휘둘렸다는 결론이 되고 만다. 결국 어떻게 그려지든 창세기전 2에서의 이미지 붕괴는 피할 수가 없는 것. [61] 대표적으로 더빙의 신에 출연했을 때 "그 시절 게임 녹음은 캐릭터나 스토리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질 않았다."며 질문을 대놓고 끊어버렸던 일과, 홍쇼에 출연했을 때도 "게임 더빙은 단편적인 대사만을 녹음하는 경우가 많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고 대놓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던 일화를 들 수 있다. 물론 당시 게임 관련 더빙이 관련 설정 제공을 안 하는 문제가 공통적으로 있었기에 게임 더빙 자체를 싫어하는 성우들이 많이 생기긴 했었지만, 창세기전은 그 정도가 심했다는 평이다. [62] 참고로 구자형 성우는 자신이 맡은 배역에 대한 연구가 철저하기로 유명한 성우다. 원작 정독은 기본에 대사 한 줄에서도 캐릭터의 의도와 감정을 연구하는 것으로 팬들에게 유명한데, 그런 사람이 이런 반응을 보였다는 데에서 팬들도 상당히 의아해했으며 이 사실을 알고 나서야 이해가 간다는 반응이 많았다. [63] 아주 없는 것은 아니고, 용자왕 가오가이가 FINAL에서 소위 '용자왕'이라 통하는 시시오 가이를 연기한 것은 상당한 미스캐스팅으로 평가 받으며 본인도 해당 연기는 반성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시시오 가이 역할 자체는 열혈 보이스에 특화된 원작 성우 히야마 노부유키도 힘들어 했고, 국내에서 먼저 방영한 TV판의 성우 강수진도 한때 성우를 그만둬야 할지 고민했을 정도로 지르는 연기가 많은지라 성우의 연기력보다는 캐스팅 자체를 문제 삼는 견해도 많다. [64] 물론 이제 막 각성해 백지상태나 마찬가지인 루시퍼에게 상세한 설명을 해 줘야 하므로 감정을 최대한 절제할 필요는 있으며, 그러면서도 "자! 어서 너의 한계를 보여다오, 루시퍼!" 같은 대사에는 감정이 실려 있는 등 연기 자체가 미흡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이런 정황을 감안하고 듣더라도 성우가 전체적인 세계관을 이해 또는 파악하기 위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였기 때문인지 그 연기에 "수천 년에 걸쳐 벌어진 사건의 직/간접적 당사자라는 느낌"이 거의 실려 있지 않다. 이런 대표적인 사례로 고유명사의 취급이 불안정하다는 점을 들 수 있는데, 가령 붙여 읽어야 할 " 아스모데우스"를 "아스모 데우스"라고 3음절씩 끊어 읽거나 세라프를 언급할 때의 발음이 전반부에는 "라프"처럼 들리는 약한 발음이었다가 후반부엔 "라프"로 좀 더 된소리에 가깝게 발음하는 등 통일되지 않으며, 심지어 바다의 신 "스킨데룬"을 "스킨데룬"으로 잘못 읽은 것도 있다.
물론 이건 근본적으론 발음 교정 및 통일에 대해 챙기지 못했거나 잘못 읽은 레코딩을 그대로 OK한 사운드 팀 혹은 담당 책임자의 잘못이지만, 그만큼 성우가 연기에 몰입하기 어려운 환경이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이기도 하다.
[65] 이 때문에 성우 리스트에 대해서 연기 음색이나 성문 분석 자료까지 총동원해서 캐스팅을 '추정'해야만 했고, 일부 신인 성우의 경우는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누가 맡았는지 끝내 신원불명 상태로 남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