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pe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04-05 01:20:38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1. 개요2. 의미3. 여담

1. 개요

특정 대상의 수준을 평가할 때 쓰이는 관용 표현.

2. 의미

판단 대상이 기준점과 비교해서 같거나 더 높지도(이상), 같거나 더 낮지도(이하) 않다, 즉 판단 대상은 특정 기준점에 정확히 부합하며 그보다 높게도 낮게도 취급돼선 안 된다는 뜻.

주로 과대평가되고 있거나 과대평가되기 쉬운 대상의 가치를 특정 기준점에 고정해서 과대평가를 막으려는 의도로 쓰인다.

다만 '이상도 아니다'라는 표현이 명백한 한계가 있다는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인지, 과소평가되는 대상을 옹호하는 데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3. 여담

'x는 y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는 관용구는 'x가 y에 비해 크지도 작지도 않다, 즉 x는 y와 동등하다(x=y)'라는 뜻으로 쓰인다. 하지만, 수학적으로 보면 잘 정의된 명제가 아니다. 가령 실수범위에서 x가 y 이상(x≥y)도 아니고 이하(x≤y)도 아니라고 하면 x=y도 아니어서 'x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는 'x는 공집합'을 의미하게 되므로 'x=y'의 의미를 가질 수 없다. 그러므로 'x=y'를 이야기하려면 " 초과(x>y)도 미만(x<y)도 아니다."라고 해야 한다.
수학적으로 허수, 벡터, 행렬 등은 순서 관계가 없으므로 x가 y 이상(x≥y)도 아니고 이하(x≤y)도 아니라고 하면 'x는 전체집합'을 의미하게 된다. 따라서, 모든 수에 대하여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할 수 있고, 당연히 동일한 수의 경우에도 이상도 이하라고 할 수 있다. 허수를 예로 들면, '[math(x=y=2+i)]'인 경우, '[math(x=y)]이면서 [math(x \nless y,\,x \ngtr y)]'가 성립한다. 벡터, 행렬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허수, 벡터, 행렬 등에 대해서는, x와 y가 동일하지 않아도 여전히 'x는 y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가 성립하므로 여전히 'x=y'라는 의미를 가질 수는 없다. 예를 들어, '[math(x=2+i, y=1+2i)]'인 경우 '[math(x \neq y)]이면서 [math(x \nless y, \,x \ngtr y)]'가 성립한다.
결국 수학적으로는 어떤 경우에도 "x=y" 와 "x는 y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는 동치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수학적 관점이 아니면 문제없는 문장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이상4(以上) 「명사」 「1」 수량이나 정도가 일정한 기준보다 더 많거나 나음. 기준이 수량으로 제시될 경우에는, 그 수량이 범위에 포함되면서 그 위인 경우를 가리킨다.
초과2(超過) 「명사」 일정한 수나 한도 따위를 넘음. 기준이 수량으로 제시될 경우에는, 그 수량이 범위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그 위인 경우를 가리킨다.
따라서 대상이 수량이 아니라면 문제없는 표현이다. 실제로 해당 문장은 수량에 대해서는 사용되지 않는다.

비슷한 표현으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가 있다. 특정 기준점보다 위로도 아래로도 가지 말고 정확히 기준점만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뜻은 비슷하지만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가 평가의 의미를 주로 갖는 데 비해 '더도 말고 덜도 말고'는 비교의 의미를 주로 갖는다는 점에서 사용되는 목적은 조금 다르다.[1]

[1] 예: 추석은 명절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