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pe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04-17 12:35:35

이로하 노래

1. 개요2. 설명
2.1. 노래 가사2.2. 제작시기와 제작자2.3. 해석
2.3.1. 암호설2.3.2. 열반경 설
2.4. 이로하 이전의 팬그램2.5. 교육 용도로의 사용
3. 용례4. 대중매체에서

1. 개요

이로하 노래 가사를 임의로 만든 곡조에 붙여 부른 노래.
일본어로는 이로하 우타(いろは唄). 영어에서의 ABC 송과 비슷한 노래로, 7.5조를 4번씩 반복하면서 일본어 48자 중 을 제외한 47자를 1번씩만 써서 만든 일본어의 대표 팬그램이다.

지금의 아이우에오 순서로 나열하기 전에 50음도를 나열했던 방식이다. 이 노래 때문에 '이로하'라는 단어는 '첫걸음, 기초, 순서' 등의 의미가 있다. 한국어로는 '가나다', 영어로는 'ABC'와 그 뜻이 비슷하다.

2. 설명

2.1. 노래 가사

맨 윗줄은 히라가나, 그 다음 줄은 한자를 사용한 당시 표기, 아래쪽의 가타카나는 현대 발음이다. 또, 마지막 두 줄은 순서대로 현대 발음을 한글로 적은 것과 한국어 번역이다.
いろはにほへと ちりぬるを
色は匂へど 散りぬるを
イロワニオエド チリヌルオ
이로와 니오에도 치리누루오
향기로운 꽃도 언젠가는 져 버리거늘

わかよたれそ  つねならむ
我が世誰ぞ 常ならむ
ワガヨタレゾ ツネナラン
와가요 타레조 츠네나란[1]
우리가 사는 이 세상 누군들 영원하리

のおくやま けふこえて
有為の奥山 今日越えて
ウイノオクヤマ キョーコエテ
우이노 오쿠야마 쿄-코에테
덧없는 인생의 깊은 산을 오늘도 넘어가노니

あさきゆめみし ひもせす
浅き夢見じ[2] 酔ひもせず
アサキユメミジ エイモセズ
아사키 유메미지 에이모세즈
헛된 꿈 꾸지 않으리 취하지도 않을 터요.

금광명최승왕경음의(金光明最勝王経音義)에 기록된 원문은 만요가나로 쓰여 있으며, 한 음 당 1~3개의 차용 한자를 표기했다. 각 한자에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현대의 가나처럼 표현할 문자가 없었기 때문에 한자로 기록한 것이므로 음만 읽으면 된다.
以(伊) 呂(路) 波(八) 耳(尓) 本(保) へ(反) 止(都)
千(知) 利(理) 奴(沼) 流(留) 乎(遠)
和(王) 加(可) 餘(与) 多(太) 連(礼) 曽(祖)
津(川) 祢(年) 那(奈) 良(羅) 牟(无)
有(宇) 為(謂) 能(乃) 於 久(九) 耶(也) 万(末麻)
計(介氣) 不(布符) 己(古) 衣(延) 天(弖)
阿(安) 佐(作) 伎(畿) 喩(由) 女(馬面) 美(弥) 之(志士)
恵(會/廻) 比(皮/非) 毛(文裳) 勢(世) 須(寸)

2.2. 제작시기와 제작자

이 노래는 일반적으로 10세기 말~11세기에 만들어졌다고 여겨진다.

그 근거 중 하나가 けふこえて의 え다. 비록 만요가나로 표기되기는 했으나, 이로하 노래의 가장 오래된 기록인 금광명최승왕경음에 え가 衣으로 표기되었다. 본디 衣는 ア행의 エ를 표기하는 문자이고, 超えて의 え는 超ゆ가 ヤ행하2단동사라 둘이 구별되던 시기, 즉 상대 특수 가나 표기법이 쓰이던 시기에는 섞일 수가 없었다. 이는 두 글자의 음가가 동일해졌음을 나타낸다. 금광명최승왕경음이 승력 3년(1079)이고, 구유(970)에 천지의 노래와 타이니의 노래(大為爾の歌)는 있으나 이로하 노래는 언급은 없으며, 상대 가나 표기법이 붕괴한 이후의 노래라는 것도 알 수 있으므로 일반적으로 10세기 말~11세기 중반 사이에 성립되었다고 여긴다.

이 노래에는 이 쓰이지 않았는데, 제작 시기에는 ん이 없었기 때문이다.

누가 이 노래를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지만, 헤이안 시대 초기의 승려 구카이(空海)가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만들었다는 설이 가장 유명하다. 이 이야기가 와전되어 구카이가 히라가나를 만들었다는 설도 있는데 일본 내에서는 꽤나 유명한 이야기. 그러나 이로하 노래의 문법은 헤이안 시대 후기의 것이므로 헤이안 초기 사람인 구카이가 지었다고 보긴 어렵다는 설도 있다. 이 설을 받아들일 경우 당시 워낙 쿠카이가 유명해서 이로하 노래의 원작자가 구카이라고 와전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은 쿠카이가 지은 이로하 노래. 현재는 쿠카이가 지은 종파인 진언종(真言宗: 신곤슈)의 종가(宗歌)로 불린다.
https://youtu.be/F3MSeUJ35MY (자동재생 주의)

2.3. 해석

이로하 노래의 해석에는 다수설인 위의 해석 말고도 다양한 학설이 있다. 가장 첫문장인 いろは의 경우 꽃이 아니라 色葉로 보아서 봄의 꽃과 가을의 단풍 양쪽을 의미한다는 설도 있으며, 청탁에 관해서도 마지막의 す가 ず라는 데는 이견이 없으나[3], 마지막 문장인 阿佐伎喩女美之 恵比毛勢須의 之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의지부정의 조동사 じ로 보아 "浅き夢見じ 酔ひもせず[4]"(덧없는 꿈 꾸지 않으리, 취하지도 않으리)로 해석하지만, 일부에서는 과거의 조동사 き의 연용형인 し로 보아 "浅き夢見し 酔ひもせず[5](덧없는 꿈을 꾸었다. 취하지도 않고서)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얕은 꿈과 취기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도 확실하지 않다.

그 외에 유일하게 글자수가 맞지 않는 마지막 구에 京을 넣어 48자로 맞추어 읽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최소 13세기부터 기록으로 확인되며, 이 때문에 이로하 카루타에는 京에 해당하는 京の夢大坂の夢가 들어있다.

2.3.1. 암호설


옛 문헌 중에는 한 행에 7자씩 끊어서 쓰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렇게 써서 마지막 글자만 읽으면 '억울하게 죽는다(咎(とか)なくて死(し)す)'라는 말이, 또 같은 방식으로 마지막 행 이외의 5번째 글자를 읽으면 '책을 나루터의 소녀(本(ほ)を津(つ)の小女(こめ))'[6]라는 말이 되어, 이 두 개를 합하면 '나는 누명을 쓰고 살해당한다. 이 책을 나루터에 있는 나의 아내에게 보내라.' 정도의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いろはに
ちりぬる
よたれそ
らむうゐ
やまけふ
あさきゆ
  ゑひもせ

2.3.2. 열반경 설

각 행이 같은 헤이안 시대 말에 유행했던 불교 제행무상 시생멸법 생멸멸이 적멸위락을 뜻한다고도 한다. 이로하우타에는 有為の奥山 같은 불교 용어가 섞여있다.

色は匂へど 散りぬるを
향기 좋고 색이 아름답게 한창 피어있는 꽃도, 결국에는 져 버린다.
=제행무상(諸行無常)

我が世誰そ 常ならむ
(지금) 이 세상에 살아있는 우리도, 언제까지나 살아있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생멸법(是生滅法)

有為の奥山 今日越えて
이 무상한, 유위전변(세상사의 덧없음)에 헤메이던 깊은 산속을 지금 벗어나
=생멸멸이(生滅滅已)

浅き夢見じ 酔ひもせす
깨달음의 세계에 이르면, 이제는 덧없는 꿈을 꾸는 일 없이, 실제와 가상의 세계에 사로잡힐 일 없는 편안한 심경일 것이다.
=적멸위락(寂滅爲樂)

2.4. 이로하 이전의 팬그램

참고로 헤이안 말에 이로하 노래가 보급되기 전까지는 아메쓰치노고토바(あめつちの詞)순으로 히라가나를 외우기도 했다. 이건 삼행시처럼 각각의 히라가나를 시작으로 하는 시들이 50행 가량 이어져 있는 형식인데, 이 순서는 あめ/つち/ほし/そら/やま/かは/みね/たに/くも/きり/むろ/こけ/ひと/いぬ/うへ/すゑ/ゆわ/さる/おふせよ/えのえを/なれゐて이다. え가 두 번 들어가는 건 あ행의 え와 や행의 え가 구분되던 시절의 노래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비(あめ)/땅(つち)/별(ほし)/하늘(そら) 순으로 이어지는 것이 외우기 간편하다.

2.5. 교육 용도로의 사용

파일:external/www.korean.go.kr/24_0104_1.jpg

1492년 조선에서 만들어진 일본어 교재 이로파(伊路波)에도 이로하 노래가 등장한다. #[7] チ와 ツ의 표기가 각각 '디'와 '두'로 표기되어, 당시에는 아직 구개음화 파찰음화가 진행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후 1676년에 간행된 일본어 교재인 첩해신어에도 이로하 노래가 등장한다. 이로파에서는 は를 'ᄫᅡ'로 전사한 반면 첩해신어에서는 '화'로 적었다는 점으로부터 순음퇴화의 진행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3. 용례


이로하 순서는 일본에서도 이제는 많이 쓰지 않아 일본어를 공부하는 한국 사람들도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아직도 생활 속에 깊이 들어가 있는 요소이므로 일본어 번역이나 과거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알아 두는 쪽이 좋다. 상기한 대로 순서가 있는 것에는 꽤 쓰인다. 또한 특정 사물이나 현상을 소개할때 하나씩 뜻풀이한다는 뜻으로 미국에선 "OO의 ABC", 한국에선 "OO의 가나다" 등의 표현이 쓰이듯이 일본에서는 "OO의 이로하"라는 표현이 상당히 자주 쓰인다. 서도를 하는 기초적인 방법을 서도의 이로하(書道のいろは)로 쓴다던지 하는 식.

그 외에 창작물 제목으로 쓰이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고, 예시는 꽃이 피는 첫걸음. 상술한 것과 같이 기본적인 첫걸음을 뜻하는 의미로 쓰였기에 한국어로는 '첫걸음'으로 번역되었다. 사람의 이름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는데, 창작물의 등장인물 중에서는 잇시키 이로하 등. 그 외 실존인물 등에 대해서는 이로하 문서를 참고 바람.

4. 대중매체에서



[1] 여기서 む는 현대가나표기법에서 추량 조동사 う다. 자세한 건 음편 항목의 ウ음편 참조. [2] 또는 し [3] 대부분 고문서에서 일관적으로 ず로 나타난다. だれ의 경우 원래 たれ였던 것이 だれ가 된 것으로, 원래 청음이 맞다. [4] 현대어역:浅い夢は見まい、酔いもしない [5] 현대어역: 浅い夢を見た、酔いもしないで [6] ほをつ를 大津( 오츠)로 해석하기도 한다 [7] 잘 보면 オ가 オニ 비슷한 모양으로 되어 있다. 於(어조사 어)의 초서체에서 유래한 헨타이가나로 지금은 お로 대체되었다. お 역시 於의 초서체에서 유래한 글자이다. ク 역시 오늘날 쓰이는 く의 위쪽 획이 살짝 꺾인 모습인데 이 역시 헨타이가나. [8] 예전 일본 음악 책이나 일제강점기 조선의 음악 교과서에는 계이름이 이탈리아어인 도레미파솔라시가 아니라, 이로하 순으로 하니호... 로 쓰여 있다. [9] 으뜸음이 변조되지 않은 음일 때의 유일한 이명동음조다. 다른 이명동음조는 전부 올림음이나 내림음을 으뜸음으로 삼는다. [10] 키하 40계 동차, 키하 100·110계 동차등이 있다. 자세한 명명 방법은 글 참고. [11] 아사히시, 소사시, 산무시(山武市) 등 태평양 연안 지역 [12] 이를 위해서 2개 에피소드는 첫번째 발음을 동일한 발음(い, え)의 고어표기(ゐ, ゑ)로 바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