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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마 칼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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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어	أبو محمد عبد الله المهدي بالله‎
	아부 무함마드 압둘라 알 마흐디 빌라

재위: 909년 11월 ~ 934년 4월 3일
생몰: 874년 7월 31일 ~ 934년 4월 3일

1. 개요2. 즉위 이전3. 파티미야 혁명

3.1. 개국 군주

4. 연이은 반란5. 영토 확장

5.1. 리비아 정복5.2. 1차 이집트 (미스르) 원정5.3. 2차 이집트 (미스르) 원정5.4. 마그레브 (모로코) 전선5.5. 대동로마 전선 : 지중해

6. 죽음과 평가7. 참고문헌

1. 개요

파티마 왕조의 첫 칼리파.

2. 즉위 이전

이슬람에서 마흐디는 '바르게 인도된 자'로서, 세상이 끝나기 전에 강림하여 참된 신앙을 복원하고 정의를 구현하는 역할이다. 이미 9세기 후반 잔즈 반란 당시 그 지도자였던 알리 이븐 무함마드[1]가 스스로를 마흐디로 선포한바 있다. 한편 전승에 의하면 압둘라는 이슬람 시아파의 일곱이맘파 (이스마일리)와 열두이맘파 (자파리)가 나뉜 후 전자의 이맘[2]의 후손이다. 따져본다면 제 1대 이맘인 알리와 선지자 무함마드의 딸 파티마 부부의 11대손이다. 압바스 왕조의 위협에 시달리던 일곱이맘파는 7대 이맘인 무함마드 이븐 이스마일 이후 가명을 쓰며 은거하였다. 그들은 본래 이란 서남부 후제스탄의 아바즈에 머물다가 9세기 무렵 시리아의 살라미야 ( 하마 인근)로 본거지를 옮겼다. 한편 874년 열두이맘파의 마지막 이맘이 사라지자 (은거하자) 이스마일파의 10대 이맘이자 압둘라[3]의 부친인 후세인 알 라디는 이슬람권의 각지에 다이 (선교사)들을 파견하며 마흐디의 재림을 설파하였다.

다이 중 한명인 이븐 하우샵이 890년대에 마그립 지방을 전도하였고[4] 이후 그가 파견한 아부 압둘라 알 쉬이가 마그립에서 지지자들을 얻으며 재기의 신호탄이 되었다. 비록 압둘라가 9살 때인 881년에 후세인이 사망하였지만 그는 추종자들로부터 지도자 교육을 받으며 살라미야에서 성장하였다. 다만 이것은 파티마 왕조 측 기록이고 그가 본래 이스마일파의 일개 다이 (전도사) 중 하나였는데 혈통을 조작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 어쨋든 그는 899년 스로를 일곱이맘파 이맘으로 선포하였고 파티마의 혈육임을 명시, 선지자의 후손임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그로 인해 이스마일파는 분열되었다. 이란과 이라크 방면의 다이들은 압둘라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그들 중 대표적으로 함단 카르마트와 그의 동생 아브단이 있었다. 비록 함단은 결국 실종되었고 (혹은 압둘라에게 투항) 아브단은 살해되었지만 남은 이들은 아부 사이드 알 잔나비의 지휘 하에 바레인을 점령하여 무함마드 이븐 이스마일의 재림을 믿는 카르마트 파를 형성하였다. (900년)[5]

3. 파티미야 혁명

아글라브 왕조 멸망전

한편, 아부 압둘라 알 쉬이는 893년 메카 순례 때 만난 쿠타마 베르베르 부족 대표들을 감화시켰고 마그렙에서 설교를 지속한 끝에 그들을 이스마일파로 개종시켰다. 서기 900년 무렵 이프리키야의 아글라브 왕조는 혼란기에 접어들어 있었다. 베르베르 인들은 발라즈마에서 아랍인들을 학살하고 튀니스에서 봉기를 일으키는 등 아글라브 조의 지배에 반기를 들었다. 이러한 반란은 902년, 아글라브 군대가 나푸사 산에서 카와리지파 베르베르 군대를 분쇄하며 일단락되었는데 그 직후 아미르 이브라힘 2세가 시칠리아의 무슬림들을 지원하러 출정했다가 섬에서 사망하였다. (902년) 이후 후계자 자리를 두고 내전이 발발하였고 그 틈에 알 쉬이는 알 쉬이는 콩스탕틴 인근의 밀라를 점령하여 거점으로 삼았다. 아랍인끼리의 분쟁에 휩쌓인 카이라완 정부는 이스마일파의 세력화에 대한 조기 대응에 실패하였다.

한편 시리아를 침공한 카르마트 군대가 살라미야를 습격하여 압둘라의 가족들을 학살하자 (903년 경) 그는 마그렙의 혁명군과 동참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904년, 알 쉬이가 세티프를 점령하며 이프리키야 통일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훗날 파티마 왕조로 발전할 이스마일파 국가의 초석이 놓인 것이다. 알 쉬이는 쿠타마 부족을 7개의 군대로 구성하였고 (얼굴도 모르는) 마흐디를 위해 1/5의 약탈을 헌납하게 하는 등 규율을 갖추었다. 한편 시리아에서 쫓겨나다시피 서쪽으로 향한 압둘라는 실력, 즉 무력으로 자신의 마흐디 여부를 증명해야 했다. 그는 우선 이집트로 향하여 다이 아부 알리의 환대를 받았는데 905년 초엽 압바스 군대가 툴룬 왕조를 무너뜨리고 진격해오자 서쪽으로 피신하였다.

압둘라가 트리폴리 방향으로 향함과 동시에 다이 피루즈가 이끄는 분견대는 예멘으로 향하였다. 8개월간 북아프리카를 횡단한 압둘라는 카와리지 (수프리) 파의 미드라르 왕조가 지배하는 시질마사의 타필랄트에 당도하여 이프리키야의 혁명을 지켜보았다.[6] 그 무렵 알 쉬이는 카유나 전투에서 카이로완과 투브나의 아글라브 군대를 격파하고며 기세를 올렸다. 이듬해인 906년 혁명군은 그에 반대하는 친아글라브측 쿠타마 부족장들이 피신해 있던 투브나를 점령하였다. 그곳에서 알 쉬이는 파티마 혁명을 공표하였고 샤리아에 근거하지 않은 불법 세금을 타파하였다. 907년엔 발라즈마, 바가야, 티지스 요새가 함락되었고 이로써 아글라브 조는 동부 알제리 고원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하였다. 아글라브 측은 수도 카이라완으로 이어지는 라리부스 (알 우르부스) 협곡에 최후의 방어선을 구축하고 1년여간 버텼다.

하지만 909년 3월 19일, 라리부스 전투에서 알 쉬이는 아글라브 군대를 격파하였고 이에 아미르 지야다탈라 3세는 라카다 (카이로완의 남쪽 외곽)의 궁전을 버리고 이집트로 도주하였다. 3월 25일 혁명군은 라카다를 점령, 마흐디 국가의 수도로 삼았다. 그리고 6월, 알 쉬이는 쿠타마 베르베르의 아부 자키와 자신의 동생 아불 압바스를 카이라완에 남겨두고 주군을 데려오기 위해 서쪽의 시질마사로 향하였다. 행군 도중 타헤르트에 도달한 알 쉬이는 그곳의 루스탐 왕조를 폐하고 총독을 선임하였다. 8월, 시질마사에 도착한 알 쉬이는 '마흐디' 압둘라를 영접하였고 현지 미드라르 왕조의 아미르는 도주하였다. 알 쉬이는 병사들에게 '나와 너희의 주군이신 성자'를 소개하였다. 11월, 카이로완의 대사원에선 신의 증거인 이맘이 모습을 드러냈다는 알 쉬이의 서신이 낭송되었다.

3.1. 개국 군주

신의 증거[7]가 승리하였다. 그의 적들은 흩어졌다.
ㅡ 909년 발행된 동전에 세겨진 문구

910년 1월, 카이라완에 입성한 압둘라는 자신을 선지자의 딸 파티마의 후손인 알 마흐디 (메시아, 구원자)로 칭하며 파티마 왕조의 개창을 알렸다. 이후 마흐디의 세기종말적 성격은 약화되었다.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다. 마흐디는 정복지에 아만, 즉 평화를 보장하였다. 더이상의 약탈이 금지됨과 동시에 새로운 지방관들이 파견되었고 엄격한 도덕 하에 질서가 확립되었다. 알 쉬이를 필두로 한 화려한 행렬과 함께 라카바로 향한 마흐디는 자신의 칭호가 무함마드와 알리, 하산, 후세인, 파티마, 그리고 선대 이맘들 다음으로 쿠트바에서 언급되게 하였다. 스스로 아미르 알 무미닌, 그리고 알 라쉬둔, 알 마히드윤이라 선포한 마흐디는 압바스 조 칼리파를 찬탈자로 간주, 스스로 이맘과 동시에 칼리파임을 선포하며 팽창주의 정책을 확립하였다. 신의 약속에 따라 '사악한 반란 도당'들로부터 세상을 정복하는 것이 그의 임무였다.

본인은 무함마드의 율법을 회복하려는 것입니다.
ㅡ 마흐디, 즉위식 연설 중에서.

정치, 종교 모두를 장악해 나가던 마흐디와 달리 2인자이자 개국공신인 알 쉬이는 정교 분리를 원하였다. 즉, 정치와 군대는 쉬야 자신이 지휘하고 마흐디는 종교적, 정신적 지주로 남길 바랐던 것이다. 양측은 상호 대립하기에 이르렀고 911년 2월, 알 쉬이의 동생 아불 압바스가 마흐디에 대한 모반을 꾀했다고 지목되었는데[8] 마흐디의 심복인 베르베르인 장수 가즈위야는 아불 압바스 뿐만 아니라 그의 형 알 쉬이와 측근인 알 자키까지 살해하였다. 결국 알 쉬이 역시 압바스 혁명을 이끈 아부 무슬림의 말로를 피하지 못하였다. 한편 의심을 피하기 위해 마흐디는 자신이 직접 알 쉬이의 장례를 주관하고 무덤 앞에서 곡까지 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가즈위야는 이후로 승진을 거듭한다. 한편 아글라브 조의 전례[9]를 따라 마흐디는 많은 수의 아비드, 즉 흑인 노예 병사들을 모집하였고 이들을 친위 세력으로 삼아 기존의 베르베르 군부를 견제하였다.

4. 연이은 반란

파티마 조의 초기 수도였던 라카다 & 알 마흐디야

경쟁 세력의 숙청과 함께 스스로 군부를 약화시킨 마흐디는 제국의 각지에서 반란을 맞닥뜨렸다. 911년 알 쉬이가 죽은 직후 그를 동정하는 일단의 쿠타마 베르베르 인들이 한 아이를 참된 마흐디라 칭하며 카빌리야의 고원지대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마흐디는 아들 아불 카심 무함마드에게 진압을 맡겼는데 912년 그가 성공적으로 개선하자 '왈리 압달 무슬리민'이란 칭호와 함께 후계자인 '카임'으로 봉하였다. 하지만 카빌리야 반란에 호응하여 수도 라카다에서도 쿠타마 베르베르인끼리의 무력 충돌이 벌어졌고 912년에는 카이라완 시민들이 봉기하여 쿠타마 수비대를 학살하였다. 이러한 혼란을 겪은 후 마흐디는 기존 라카다를 대신할 새로운 수도로서 913년부터 알 마흐디야를 건설하였다. 916년에 대사원이 지어졌고 921년에 천도하였다. 같은해 예멘의 과격파 마흐디주의자들이 다이 살해하자 마흐디는 굴라트 (과격파) 2백여명 체포해 처형하거나 종신 감금에 처하였다. (921년)[10]

본국에서의 혼란이 이어지던 911년 베르베르 계 마그라와 부족이 서부 타헤르트를 침공하였다. 이에 마흐디는 또다른 베르베르 계 부족인 미크나사 부족과 동맹하여 그들을 격퇴하곤 부족장인 마살라 이븐 하바사를 타헤르트 총독으로 임명하였다.[11] 한편 제국의 동부인 트리폴타니아에서도 반란이 연이었다. 트리폴리는 910년에 봉기를 일으켰고 이듬해 진정되었지만 카이라완이 봉기를 일으켜 마흐디의 관심이 그에 쏠리자 규모를 키워 재차 반란을 일으켰다. (912년 여름) 쿠타마 주둔군은 학살당하였고 파티마 측 총독은 도주하였다. 설상가상으로 동시에 시칠리아에서도 반란이 일어났다. 아글라브 조의 아글라브 조의 잔당인 이븐 쿠르훕이 파티마 측 총독을 축출하고 독립을 선언한 것이다. 913년에 마흐디야 건설과 함께 세워진 파티마 조의 해군이 각각 트리폴리와 시칠리아로 출정하였으나 둘다 반군에게 패배하였다.

5. 영토 확장

917년의 파티마 조

909년에 루스탐, 아글라브 조를 멸하며 이프리키야를 확보한 신생 파티마 조의 영토는 남쪽의 자연 국경인 사하라를 두고 서쪽으로는 알제리 서부인 타헤르트, 북쪽으로는 시칠리아, 동쪽으로는 리비아 서부인 트리폴타니아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 입지는 불안하여 본국이라 할 수 있는 튀니지 일대를 포함한 모든 지역에서 반란이나 침공을 경험할 정도였다. 그러한 반란들 외에 마흐디는 후술할 이집트 원정의 실패 등 마흐디는 많은 실패를 겪었다. 그럼에도 파티마 조는 당시 경쟁자들이 쇠약한 상태였다는 행운과 쿠타마 베르베르 군대의 충성을 바탕으로 이를 극복하고 대제국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었다. 마흐디는 알 쉬이 숙청을 주도한 가즈위야를 자브 (알제리 북부) 총독으로, 그의 동생인 하바사[12]를 제리드와 트리폴타니아 총독으로 봉하였다. 이는 쿠타마 수뇌부에게 권력을 쥐어줌과 동시에 그들을 수도 근처 대신 변방으로 재배치 시키려는 의도였다.

5.1. 리비아 정복

쉬아 칼리파 국가를 칭한 파티마 조의 목표는 비록 쇠퇴하였지만 아직까지 강한 종교적 영향력을 행사하던 수니파의 보편 칼리파를 멸하는 것이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그 심장부인 이라크로 진격해야 했고 또 이라크로 가기 위해선 이집트 장악이 필수적이었다. 그리고 현재 튀니지 일대에 자리한 파티마 왕조가 이집트로 진군하기 위해선 우선 리비아를 평정해야 했다. 우선 리비아 서부 지방인 트리폴리타니아는 아글라브 조의 멸망 이후 파티마 조에 복속하였다. 하지만 앞서 살펴보았듯이 트리폴리의 반란은 쉽게 진압되지 않았고 913년 6월, 마흐디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알 카임이 수륙 양면으로 도시를 포위한 끝에 항복시키며 진정되었다. 이후 트리폴리 총독으로 부임한 쿠타마 베르베르 군대의 장군 하바사 이븐 유수프는 6개월간 이집트 침공군을 준비한다.

이미 911년부터 쿠타마 베르베르 군대는 리비아 서부인 키레니이카 일대를 약탈하고 있었다. 914년 1월, 1차 이집트 원정군이 트리폴리를 떠나 해안선을 따라 동쪽으로 나아갔다. 리비아 중부의 시르테와 키레나이카의 관문인 아즈다비야는 전투 없이 항복하였고 리비아 동부의 핵심 도시인 바르카도 2월 6일에 점령되었다.[13] 이로써 리비아 대부분이 파티마 조의 수중에 들어온다. 비옥한 키레나이카의 정복으로 매년 2만 4천 디나르의 토지세와 크리스트교도 공동체 (딤미)의 지즈야, 무슬림들의 자카트를 합쳐 1만 5천 디나르의 추가 수입이 파티마 조의 세수에 포함되었다.

한편, 수니파측 기록에 의하면 알 마흐디의 리비아 통치는 잔혹하였다고 한다. 바르카에서의 학살 외에도 압바스 당국과의 연락 가능성을 이유로 상인들로 하여금 소유한 연락용 비둘기들을 모두 먹어치우게 하였고, 지역민들을 강제 징용하였으며 그에 응하지 않은 주민들에게 가혹한 세금을 부과했다는 것이다. 그외에 9년전 이동 중이던 마흐디 (압둘라)의 일행을 습격하여 도적질을 한 베르베르계 마자타 부족의 족장 2명과 그 아들들을 처형하고, 여자들은 노예로 팔고 재산을 압수하였다고 한다. 다만 당시 사회에서 정복자가 피정복자에 대해 취한 태도로 볼때 그정도는 심각히 가혹한 편은 아니며 이후로 리비아에 대한 파티마 조의 통치가 안정적으로 이어진 것을 보았을 때에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5.2. 1차 이집트 (미스르) 원정

9세기 중반 들어 이집트는 알리 가문과 그를 지지하는 시아파 반란으로 혼란을 겪었다. 이를 진압하고 이집트에 독립 정권을 세운 아흐마드 이븐 툴룬의 툴룬 왕조 (중세 최초 이집트 기반 왕조)는 905년, 후계자 분쟁을 틈타 쳐들어온 압바스 조에 의해 멸망되었다. 하지만 재정복 이후에도 '애국파' 장교인 이븐 알 칼리즈가 반란을 일으키는 등 (905-06년) 이집트는 쉽사리 안정을 찾지 못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혼란기를 틈타 이미 이집트에는 마흐디의 지령을 받는 많은 이스마일파 요원들이 파견되어 있었다. 한편, 이프리키야[14]에서 이집트로의 관문인 키레나이카가 파티마 조의 수중에 들어갔다는 소식은 압바스 당국을 긴장시켰다. 압바스 조의 이집트 총독은 바르카 탈환을 위해 주력군을 파견하였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이프리키야의 마흐디도 원정군 사령관 하바사에게 지원군을 보내왔고, 3월 14일에 벌어진 양측 간의 전투에서 원군에 힘입은 하바사의 파티마 군대가 승리를 거두었다. 이제 이집트로의 진격로는 장애물 없이 활짝 열리게 되었다.

연이은 승리에 고무된 마흐디는 자신의 20살 된 아들 알 카임에게 추가적으로 베르베르-아랍인으로 구성된 군대를 주어 이집트 전선의 사령관으로 파견하였다. 후계자 학습의 일환이라 할 수도 있겠으나 트리폴리 포위 외엔 전쟁 경험이 전무한 그에게 이집트 정복이라는 대사를 맡긴 것은 큰 모험이었다. 7월 11일에 수도 라카바를 출발한 알 카임은 8월 1일에 트리폴리를 지나며 하바사에게 자신의 도착 전에 출정하지 말것을 편지를 통해 당부하였다. 하지만 일전의 승리로 자신감에 차있던 하바사는 적이 재정비할 시간을 벌어주기 싫다며 먼저 진격하여 엘 알라메인[15]에서 압바스 군대를 격파한 후 비옥한 나일강 델타 (삼각주) 지대로 진입하였다. 한편, 마흐디는 후방 안정을 위해 동로마 제국과 평화 조약을 맺었다.

8월 27일에 알렉산드리아 (이스칸다르)에 파티마 군대가 진주하였고 베르베르 기병들이 푸스타트 인근의 기자까지 공격하였다. 하바사는 이집트의 치소 푸스타트에 포위된 이집트 총독 타킨에게 항복을 종용했으나 그는 거절하였다. 한편, 11월 6일에 알렉산드리아에 입성하여 하바사와 합류한 알 카임은 이스마일파식 예배를 올리고 쿠타마 베르베르인 총독을 선임하였다. 알렉산드리아 함락의 소식은 바그다드의 압바스 조정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우선 9월, 시리아 군대가 푸스타트 인근에 이르렀고 10월엔 압바스 왕조판 연개소문이라 할 수 있는 환관 출신의 장군 무니스[16] (그는 908년 궁정 쿠데타를 진압하며 칼리파의 신임을 얻어 환관 출신으로 군사령관에 임명된 상태였다.) 가 대군을 이끌고 출정하였다.

이집트에 진입한 무니스는 민심을 얻기 위해 무려 2백만 디름함 은화를 뿌리며 세금을 면제해 주었다. 한편, 나일강 범람이 끝난 12월 초에 파티마 군대는 두갈래로 나뉘어 푸스타트로 나아갔다. 나일 강 동안에 위치한 푸스타트를 공략하기 위해선 서안의 기제 (피라미드 동네)와 하중도인 라우다 섬을 지나야 했다. 한편, 푸스타트의 타킨 총독은 도시와 기제 사이에 부교 (배다리)를 놓고 양측 모두를 요새화 하였다. 12월 15일부터 시작된 전투에서 양측은 기병대를 출진시켰다. 결과는 압바스 조의 승리였는데, 그들의 정예병인 튀르크 기병대가 베르베르 중장기병에게 화살 세례를 퍼부어 괴멸시킨 결과였다. 파티마 진영은 므너졌고, 추격해 오던 압바스 군대를 매복하여 격퇴한 후에야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가까스로 전열을 정비한 알 카임은 이후로도 며칠간 기제의 방어선을 뚫으려 하였으나 실패하였다. 이에 그는 별동대를 파견, 후방의 곡창지대인 파이윰 오아시스를 장악하여 부족한 군량을 보충하고 푸스타트를 압박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이후 알 카임은 큰 실수를 저지르는데, 공동 사령관이던 하바사에게 명령 불복종과 패전의 책임을 뒤집어 씌우며 그를 해임해버린 것이다. 이에 하바사는 분노하였고, 지도부가 분열된 틈에 압바스 군대가 대대적인 공세로 돌아서자 하바사는 전투 없이 철수해버렸다. (915년 1월 8일) 얼마 안되는 군대와 남겨진 알 카임은 대패하여 북쪽으로 도주하였다.[17] 겨우 몇번 반격에 성공하여 추격은 피한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푸스타트 전투에서 파티마 측은 도시 내부의 콥트 그리스도교인과 이스마일파의 내통으로 쉽게 도시를 함락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기제 방어선을 돌파하지 못하여 그들과 협공하는데 실패하였고 더욱이 지도부가 분열되며 대패하였다. 한편, 1월 23일에 알 카임은 패잔병과 알렉산드리아에 입성하였다. 그는 대패를 경험한 후에도 푸스타트 출신 귀순자들과 협상하는 등 이집트 정복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915년 4월, 압바스 조의 사령관 무니스가 대군과 함께 푸스타트에 입성하였고 이에 하바사는 재차 카임을 두고 회군하였다. 그리고 알 카임도 모든 장비를 포기한 후 알렉산드리아를 빠져나오며 1년여간의 원정은 실패로 끝났다.

이집트 원정의 실패는 신생 파티마 조에 막대한 손실이었다. 1만 7천의 병사들이 전사하고 7천이 포로가 되었으며 물적 손실 역시 천문학적이었다. 다만 이집트 측도 2만여명 (이스마일파 주장으로는 5만)의 전사자를 낸 대전쟁이었다. 한편, 5월 28일에 라카다로 귀환한 알 카임은 낭보를 접한다. 바로 원정이 실패하고 그가 회군하자 동시에 바르카에서 반란이 일어나 정복 1년만에 키레나이카를 상실하였다는 것이다. 파티마 조의 영토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고 리비아 정복의 주역인 하바사는 두번이나 카임을 버린 대가로 회군 중에 처형되었다. 이에 그의 동생이자 쉬이 장군을 제거하며 마흐디의 공신이 되었던 가자위야가 반란을 일으켰으나 곧 진압되었고 형제의 목은 바구니에 담겨 마흐디에게 전달되었다.[18] 이렇듯 마흐디는 패전의 책임을 뒤집어 씌우며 공신들을 제거, 권력을 공고히 하였다. 그는 실패까지 기회로 활용하는 전형적인 군주였다.

5.3. 2차 이집트 (미스르) 원정

이집트뿐만 아니라 그를 지나 이라크까지 점령할 것
ㅡ 알 카임, 원정에 나서며

1차 원정이 실패로 끝난 후 그 주역들을 숙청한 마흐디는 곧바로 그해 (915년) 말부터 2차 원정을 준비하였다. 그 시작은 반란으로 상실한 키레나이카의 회복이었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바르카로 진군한 파티마 군대는 전과는 다른 맹렬한 저항에 부딛혔다. 바르카는 1년 반의 포위 후인 917년 4월에야 함락되었다. 보복을 우려한 상당수의 시민들이 함락 직전에 배를 타고 알렉산드리아로 피신하였다. 1차 침공을 격퇴한 무니스가 이집트인들의 반감으로 바그다드로 철수한 상황에서 이집트 총독은 915년 5월 타킨에서 두카 알 루미 (로마의 두카스)[19]로 교체된 상태였다. 그는 난민들을 수용한 알렉산드리아의 수비를 강화하고 마흐디와의 내통자들을 숙청하는 등 또다시 일어날 전쟁을 준비하였다.

바르카 함락 이후로 2년간 준비한 2차 원정군은 919년 4월 5일, 알 카임의 지휘로 라카바를 출발하였다. 이번엔 키레나이카가 확실히 평정되었고 이집트의 두카도 섣불리 병사들을 성밖으로 출정시키지 않았기에 원정군은 별 저항을 받지 않고 천천히 진군하였다. 7월 9일, 원정군의 선봉이 알렉산드리아 성밖에 당도하고 9-10월에 걸쳐 카임의 본군이 합류, 도시를 포위하며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었다. 알렉산드리아는 이집트 총독 두카 알 루미의 아들 무자파르가 지키고 있었는데, 전쟁 경험이 전무하였다. 그는 시내에 반란의 조짐이 보인다는 말을 듣곤 대경실색하여 군대와 시민들을 승선시켜 나일강을 거슬러 도주하였다. 이에 알 카임은 요새화된 알렉산드리아에 무혈입성 할 수 있었다. 한편 파티마 측의 종교적 도전에 맞서 압바스 당국은 푸스타트의 대사원에 알리 이전의 세 칼리파에 대한 찬사를 아라베스크로 수놓았다.

압바스 조에겐 설상가상으로 이집트 민심 또한 흔들리고 있었다. 병사들에게 줄 급여가 부족하여 탈영병이 줄을 이었고 장교들과 귀족들의 상당수가 시리아 방면으로 도주하였다. 시민들이 수비대에 자발적으로 지원했던 저번 전쟁과 달리 이번엔 누구도 무기를 들려 하지 않았다. 그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두카는 저번 포위 때처럼 푸스타트 건너편의 기자에 군대를 집중시키는 등 최선을 다하다가 8월 31일에 병사하였다. 이에 전임 총독이던 타킨이 다시 선임되었다. 그리고 압바스 조정이 파견한 알 마드하라이가 지원군과 전쟁 자금을 지니고 더 늦기 전에 푸스타트에 입성하며 혼란을 종식시킬 수 있었다. 한편, 타킨은 외지에 있었기에 4개월 이상 지난 후에야 푸스타트에 도착하였는데 우선 기제 방어선에 참호를 하나 더 추가할 것을 지시하였다.

알 카임은 신중을 기하며 알렉산드리아에서 920년 초까지 주둔하였고 본국으로부터 80여척의 함대를 증원받았다. 하지만 920년 1월에 타킨이 전선에 도착하였고 2월 23일엔 압바스 조의 실권자 무니스가 재차 대군을 이끌고 출정하였다. 또한 압바스 왕조령 타르수스의 아미르 타말 알 둘라피가 25척의 함대도 남하하였고 3월 12일에 로제타 인근의 아부 키르에서 벌어진 해전에서 알 카임이 이끄는 두배 규모의 파티마 함대를 대파하였다. 이때 타말은 그리스의 불을 바람 방향에 알맞게 사용하여 대승하였다고도 한다.[20] 이로써 수륙 양면으로 푸스타트로 진격하려던 알 카임의 계획은 무위로 돌아갔고 파티마 해군은 나일 강 하구에 진입하지도 못하고 대부분 전사하거나 포로가 되었다. 타킨은 대부분의 포로를 석방한 후 장교급과 베르베르 병사들은 개선식에 끌고가 수모를 주었다.

5월 25일에는 무니스가 푸스타트에 도착, 3천 정예병을 기제 방어선에 보냈고 무함마드 알 익쉬드[21]에게도 군대를 주어 나일강 하류 일대의 방어를 맡겼다. 한편, 물자가 부족해진 알 카임은 1차 원정 때처럼 별동대를 파견하여 파이윰 오아시스를 점령하였다. (8월) 그후로는 소강기가 이어졌다. 무니스는 알 카임에게 서신을 보내 안전을 보장해줄테니 철수할 것, 압바스 칼리파에게 복종한다면 아글라브 조처럼 자치를 허용할 것 등을 명시하였다. 이에 알 카임은 부왕 알 마흐디의 무함마드 혈통에 의거한 (이슬람 세계에 대한) 보편 권력을 주장하며 거절하였다. 동시에 양측 첩자들간의 심리전도 지속되었다. 당시 푸스타트에 반 압바스 봉기를 촉구하는 시가 적힌 선전물이 돌자 압바스 칼리파 알 무크타디르의 명으로 알 술리라는 학자가 그에 반박하는 글을 지었는데, 명문이라 하여 칼리파로부터 1만 디나르를 하사받는 일도 있었다.

921년 초, 이집트 남부 (상 이집트)의 압바스 사령관이 사망하자 파티마 군대가 그 일대를 장악하고 홍해를 통해 메카와 메디나에 사절을 파견, 파티마 조를 이슬람의 맹주로 인정해 달라는 서신을 보내기도 하였다. 이는 무시되었으나 반세기 후에 실현된다. 한편, 알 카임 본인도 알렉산드리아에 방어용 투석기들을 설치한 후 남하하여 파이윰 주둔군에 합류하였다. 하지만 수군이 괴멸된 상태에서 사령관이 고립된 파이윰으로 간 것은 큰 실수였다. 마침내 921년 5월, 무니스는 타말의 해군을 알렉산드리아로 파병하고 또다른 군대를 파이윰 오아시스로 보내며 반격을 개시하였다. 6월 경에 타말은 알렉산드리아를 수복하였고 쿠타마 수비병들은 별 전투도 없이 물자를 남기고 도주하였다. 타말은 파티마 측의 반격을 대비하여 시민들을 로제타로 옮긴 후 파이윰으로 진군하는 육군과 합류하였다. 알 카임은 전황을 잘 모르고 있었다.

6월 28일, 압바스 군대는 수륙 양면으로 남하하였고 파이윰과 나일강을 잇는 단 하나의 물줄기를 장악하며 그외엔 사막으로 둘러쌓인 파이윰을 간단히 포위하였다. 7월 8일, 총공세가 시작되자 알 카임은 사막 방면으로 황급히 후퇴하였다. 이때 식량을 비롯한 대부분의 물자를 챙기지 못하여 사막 횡단 중에 원정군 상당수가 사망하는 피해를 입었다. 알 카임은 소수의 생존자들과 바르카에 도달하였다. 이번에도 파티마 조는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연이은 실패는 '신의 선택을 받은' 왕조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고 이에 대해 이스마일파 성직자들의 합리화가 뒤를 이었다. 다만 저번과 달리 키레나이카 만큼은 파티마 수중에 남았으며 병사들 급료도 제대로 못주던 압바스 조는 기회를 살리지 못하였다. 그리고 큰 가뭄이 든 969년에 이르러서야 파티마 칼리파 조는 그토록 갈구하던 이집트를 별 전투도 없이 얻을 수 있었다.

5.4. 마그레브 (모로코) 전선

한편, 9세기 초엽에 전성기를 이루었다가 이후 여덟 왕자들 사이에 영토가 분열되며 쇠퇴하던 모로코의 이드리시 왕조는 868년부터 카외리지파 베르베르 부족들과 전쟁을 치렀다. 베르베르 인들이 페스를 함락하였고 880년에야 이드리시 조가 회복하였다. 그러던 상황에서 이프리키야에 파티마 조가 세워지자 제나타 베르베르 중 미크나사 부족은 그에 충성하였고 마그라와 부족은 그와 대립하였다. 911년, 마그라와 부족장 무함마드 이븐 카자르는 파티마 조의 서쪽 영토를 침공, 타헤르트를 점령하였다.[22] 이에 미크나사 부족장 마살라 이븐 하부스는 파티마 군대를 도와 타헤르트를 수복하였고 이후 그 총독으로 봉해졌다. 패배한 마그라와 부족은 파티마 조에 복속했으나 이는 말에 불과하였고 이후로도 계속해서 그 동맹인 미크나사 부족과 대립하였다. 917년 마살라는 원정에 나서 모로코 동북부 (누쿠르)의 살리흐 왕조를 멸하였다.

이후 모로코에 대한 군사 원정에 나선 마살라는 미드라르 왕조로부터 시질마사를 재차 정복하였고 이내 페스를 점령, 이드리시 왕조의 야흐야 4세를 축출하고 자신의 친척 무사 이븐 아빌 아피야를 총독으로 봉하였다. (921년) 이후 923년까지 모로코 대부분을 파티마 제국에 편입시킨 마살라는 924년, 재차 타헤르트를 침공한 마그라와 부족장 이븐 카자르에게 살해되었다. 이후 모로코 일대는 무정부 상태가 되었고 925년에 이드리시 왕가의 알 하잠이 페스를 회복하였다. 이에 마흐디는 아들 알 카임에게 다인종으로 구성된 대군을 주어 마그레브로 파견하였다. 그는 마그라와 부족의 거점과 가까운 타헤르트나 마그렙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투브나 (토브나) 대신 음실라를 자브의 새로운 치소로 정하였고 927년에 반격을 개시하여 마그라와 족을 격파, 타헤르트와 페스를 회복하였다. [23]

알 하잠은 축출되었고 페스는 미크나사 부족에게 맡겨졌다. 이후 그들은 반세기 가량 도시를 지배한다. 타헤르트는 마살라의 동생과 조카에게 맡겨졌다. 알 카임은 부왕 마흐디의 '살라미야 동지'인 알리 이븐 함둔 알 안달루시를 음실라의 총독으로 봉하고 회군하였다. (928년)[24] 다만 점점 세력을 회복한 안달루스의 후우마이야 왕조 역시 마그레브를 노리고 있었다. 927-28년경 모로코 북부의 멜리야를 점령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929년, 마흐디와 동격으로 칼리파를 칭한 아브드 알 라흐만 3세의 우마이야 군대는 931년 세우타를 점령하였다. 한편 925년 페스를 잃은 후 모로코 북부를 맡고 있던 무사 이븐 아빌 아피야는 우마이야 측으로 전향하였다. 이에 파티마 군대가 출정하여 932년에 무사를 패배시켰다. 다만 이후로도 모로코 북부는 반세기 가량 이드리시 왕가를 꼭두각시로 세운 우마이야 (안달루스) 세력이 지배하게 된다.

5.5. 대동로마 전선 : 지중해

동로마 제국과 파티마 왕조는 육상 영토를 맞대고 있진 않았지만[25] 서부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해군끼리 충돌하였다. 파티마 조는 알 마디야를 중심으로 트리폴리, 팔레르모 등에 주요 해군 기지를 두었다. 쿠타마 베르베르 인들과 주와일라 (흑인 용병)로 구성된 파티마 해군은 초기에 거듭된 실패를 반복하였다. (913년 트리폴리와 시칠리아) 한편, 1차 이집트 원정을 앞두고 있던 마흐디는 914년에 동로마 제국과 평화 조약을 맺었다. 그리고 917년에 1차 불가리아 제국군에게 대패를 당한 동로마는 파티마 측에 연공을 대가로 화친을 갱신하기에 이른다. 그해 시칠리아의 타오르미나에서 기독교인들이 일으킨 봉기에 이븐 쿠르훕이 우왕좌왕하였고 이에 파티마 군대가 섬에 상륙, 그를 처형하고 섬을 수복하였다.[26] 이후 그곳을 근거로 이듬해인 918년부터 파티마 해군은 남부 이탈리아의 동로마 영토를 습격하였다.

한편, 922년에 1차 불가리아 제국의 차르 시메온 1세가 동로마 협공을 위해 동맹을 제안하였다. 강력한 불가리아 육군에 파티마 해군이면 콘스탄티노폴리스를 공략해볼만 하였다. 불가리아 사절은 마흐디에게 수도를 함락한다면 그 재산의 절반을 주겠다고 제안하였고 이에 흥미가 생긴 마흐디도 시메온에게 사절을 파견하였다. 하지만 칼라브리아 인근에서 양측 사절이 동로마 해군에게 나포되었고 동로마 황제 로마노스 1세는 불가리아 사절을 감금한 것과는 달리 파티마 조의 사절은 금은보화와 함께 돌려보내주었다. 이를 지켜본 압둘라는 불가리아를 돕지 않고 동로마와의 화친을 이어나가기로 하였다. 이에 시메온 1세는 압바스 조와 연락하여 타르수스의 아미르 알 둘피와 동맹을 시도하였으나 무산되었고 924년에 해군 없이 콘스탄티노폴리스를 공격했다가 실패하였다.

화친과는 별개로 파티마 조의 해군은 지속적으로 동로마 제국령 이탈리아를 습격하였다. 923년, 마수드 알 파티의 함대 이탈리아의 레조 인근의 요새를 함락하였고 924년 4월에 자파르 이븐 우바이드는 타란토를 약탈하였다. 자파르는 925년 10월에 1100명의 포로와 함께 마디야로 귀환하였다. 동로마 측이 924년에 연공을 납부하며 잠깐 뜸했던 습격은 928년에 사비르가 칼라브리아와 타란토를 약탈하며 재개되었다. 929년에 사비르는 나폴리와 살레르노를 봉쇄하여 배상금을 받아내고 4척의 배로 동로마 장군 (스트라테고스)의 7척을 격파하기도 하였다. 동로마 제국은 재차 연공을 납부하며 평화를 구걸해야 했다. (932년) 동로마 영토에 대한 약탈 전쟁은 알 카임의 치세인 935년에 재개된다.

6. 죽음과 평가

930년대 들어 파티마 조는 재차 카와리지파 베르베르 인들이 일으킨 반란에 시달렸다. 마흐디는 그와중인 934년에 사망하였고 아들인 알 카임이 다음 칼리파로 계승하였다. 마흐디는 비록 시아파 광신도들에 의해 추대되었지만 오히려 그들을 숙청하고 온건 수니파와 용병들과 연대하여 권력을 공고히 하였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기존 쿠타마 베르베르 인들을 권력의 중추에 남아있도록 조정하는 현실적이고 정치에 능한 인물이었다. 그는 기존 수니파 중에서도 말리키가 하나피를 탄압한다는 사실을 알았고 카이라완 입성 직후에 하나피 출신의 무함마드 알 말와루디를 카디로 봉하였다.[27] 이후 말리키에 대한 미흐나 (종교 탄압)을 가하였다. 이에 후우마이야 왕조의 말리키 법학파에선 '법에서 벗어난 자'인 마흐디를 법을 지킬 필요가 없는 양으로 묘사하기도 하였다. 한편 마흐디의 탕평책?은 기존 시아파의 반발을 사기도 했으나 마흐디는 친위 세력인 용병들로 이를 진압할 수 있었다.

7. 참고문헌

The Rise of the Fatimids: The World of the Mediterranean and the Middle East in the tenth century (마이클 브렛 저)
https://en.m.wikipedia.org/wiki/Abdullah_al-Mahdi_Billah

[1] 스스로 알리 이븐 아비 탈립의 후손이라 칭함. [2] 자파르 이븐 무함마드의 장남 이스마일 이븐 자파르 [3] 자파르 알 사디크의 아들 압둘라의 후손임을 강조하기 위해 붙임 이름인듯 하다. 이란의 다이 알 나이사부리는 그 진위를 믿지 않았다 [4] 906년 예멘으로 이주한 후 이맘국 설립. [5] 이란의 이스마일파는 칼리파 알 무이즈 때에 그를 이맘으로 인정하며 주류로 돌아왔다. [6] 시질마사에 자발적으로 간 것인지 그곳에서 사로잡힌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7] 훗자라 칭하며, 시아파 이맘을 지칭한다 [8] 뚜렷한 증거는 없으나 이후 행보로 볼때 이는 마흐디의 사주로 추정된다. [9] 흑인 노예 군인들을 통해 기존 아랍인들을 견제함. [10] 카이라완 입성 후 시아파가 아닌 하나피를 카디로 세운 것만 봐도 마흐디는 종교적 광신도라기보다는 굉장히 현실적인 인물임을 알 수 있다. 자신의 종파라 해도 자신의 권력에 해가 된다면 가차없이 숙청하였고 다른 종파라도 권력에 이익이 된다면 포용하였다. 결국 시아파에 국한된 마흐디가 되기보다 보편 군주가 되려한 것. [11] 마살라는 이후 서쪽의 이드리시 왕조를 침공하여 페스까지 장악한다. [12] 후바사로도 표기된다. [13] 이스마일파 측의 주장에 의하면 압바스 조 당국이 바르카 시민들을 소개시켜 원정군이 무혈입성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수니파 기록에 의하면 파티마 군대가 시민들을 학살하고 상인들의 재산을 압수하였다고 한다. [14] 알제리 동부 ~ 튀니지 ~ 리비아 서부 [15] 2차 대전 때 롬멜이 몽고메리와 싸운 곳이기도한 [16] 그는 909년 동로마 제국을 침공하여 말라티야 일대를 약탈하고 많은 포로들과 귀환하기도 하였다. 910년에 그는 동로마 측과 포로 교환을 하였고 사파르 왕조의 아미르 알 라이드에 반란을 일으킨 파르스 총독 세부케리가 도움을 청하자 군대를 보내 사파르 군을 격퇴하였다. 이후 세부케리가 조공을 게을리 하자 무니스는 그를 축출하고 파르스 지방을 압바스 조의 직접적인 지배 하에 회복시켰다. 압바스 조의 영토는 9세 중반 정도로 회복되었다. [17] 이스마일파 사료에는 카임이 3번의 반격을 성공하여 적에도 큰 피해를 주었다고 한다. 어쨋든 대패한 것은 맞지만. [18] 영토와 군사 뿐만 아니라 유능한 장군 둘까지 잃었으니 막대한 손해였다. 다만 왕권을 위협할 수 있는 세력을 지닌 후환을 제거했다고 볼 수도 있다. [19] 동로마 제국 출신 압바스 관리 [20] 우마이야 왕조를 수차례 좌절하게 한 바로 그 무기. 이 전투는 1789년 넬슨 제독의 승리와 비교되기도 한다. [21] 이집트 익시드 왕조의 청건자 [22] 정학히는 그가 타헤르트의 봉기를 부추긴 후 그와 연대한 것. [23] 이로써 파티마 왕조는 마그레브로의 교통로에 대한 통제권을 회복하였다. [24] 부왕 마흐디가 다른 아들을 후계자로 지목하려 한다는 소문에 이븐 카자르에 대한 추격을 중단하고 회군했다는 설이 있다 [25] 시칠리아의 도시들은 902년까지 아랍 군대에 점령당했지만 동로마 거점 몇개가 965년까지 남아있긴 하였다. [26] 다른 기록에는 916년 시칠리아 인들이 독립을 조건으로 이븐 쿠르훕을 파티마 측에 넘겨졌는데 그럼에도 파티마 군대가 섬에 상륙하여 917년 팔레르모를 점령했다고 한다. [27] 하지만 그는 916년 처형되고 아들 아흐마드 알 말와루디가 새로운 카디가 되었다.

압둘라 알마흐디

1. 개요

2. 즉위 이전

3. 파티미야 혁명

3.1. 개국 군주

4. 연이은 반란

5. 영토 확장

5.1. 리비아 정복

5.2. 1차 이집트 (미스르) 원정

5.3. 2차 이집트 (미스르) 원정

5.4. 마그레브 (모로코) 전선

5.5. 대동로마 전선 : 지중해

6. 죽음과 평가

7.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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