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pe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02-11 07:10:22

소나기(소설)

소나기
shower
파일:다운로드et (1).jpg
형식 단편소설
장르 로맨스, 드라마
작가 황순원
시대 현대 (1952년)

1. 개요2. 줄거리3. 해설4. 평가
4.1. 흥미로운 다양한 해석4.2. 보라색 복선 루머
5. 본작을 원작으로 하거나 차용한 매체6. 기타
6.1. 잔망스럽다

[clearfix]

1. 개요

1952년 《신문학》지에 처음 발표되어 현재까지 사랑받고 있는 황순원 집필의 단편소설. 사춘기 소년과 소녀의 첫사랑을 서정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소설이 가진 서정적 아름다움을 극대화하여 1960년부터 2024년 현재까지 초등학교 중학교 국어(교과) 교과서에 수록되고 있는 한국 단편소설 내 전설 중의 전설이라 칭할 만한 명작. 우리나라에서는 순수한 사랑 그 자체로 대중들의 머리 속에 각인되어 있으며, 수많은 사람들과 매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워낙 오랫동안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조부모와 손자, 손녀가 모두 그 내용으로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른아이 가리지 않고 유명한 소설이다. 근현대에 창작된 작품으로서는 현진건의 < 운수 좋은 날>, 김유정의 < 동백꽃>과 함께 한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발표된 지 [age(1952-01-01)]년이 지난 작품이지만 엄연히 현대소설이며, 작가 황순원은 2000년에 별세했기 때문에 저작자 사후 70년까지 저작권이 인정되므로 2070년까지 저작권이 존속하는 작품이다. 그러나 엄밀히는 저작권 침해인데도 불구하고 인터넷에 전문이 올라와 있는 경우도 있다. 교과서를 통해 많은 이에게 보급된데다 꽤 오래된 작품이라서인지 저작권 인식이 희박한 듯 하다.

2. 줄거리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느 가을날 한 줄기 소나기처럼 너무나 짧게 끝나버린 소년과 소녀의 안타깝고도 순수한 사랑을 그린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953년 영국에서 번역되어 신문에 연재된 적도 있는데, 아름다운 소설이라고 꽤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개울가에서 물장난을 치던 윤 초시네 증손녀(이하 소녀)를 산은 산, 물은 물인 것처럼 무덤덤하게 귀찮은 장애물 정도로 여기는 소년의 태도에 열받은 소녀가 "이 바보!"[1]라며 던진 돌에 소년은 관심이 생겼고, 둘은 근처 뒷산에 올라가 함께 놀게 되는 것이 초반의 주 내용이다.
소녀의 흰 얼굴이, 분홍 스웨터가, 남색 스커트가, 안고 있는 과 함께 범벅이 된다. 모두가 하나의 큰 꽃묶음 같다. 어지럽다. 그러나, 내리지 않으리라. 자랑스러웠다. 이것만은 소녀가 흉내 내지 못할, 자기 혼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소나기> 중 일부
이 쯤까지 읽으면 왜 제목이 소나기인가 하는 의문심이 생기는데, 이 구절이 나온 직후 소나기가 내리면서 상황이 점점 반전되기 시작한다. 교육과정에서는 소나기가 내리면서 움막으로 자리를 피하는 과정에서 소녀의 꽃이 망그러짐으로서 앞으로의 결말을 암시한다고 한다. 사실 이 소설에서 강조되는 부분은 서정성과 상징성이다.

다만 이후 소년과 소녀가 마지막으로 만났을 적에 '소녀가 앓았던 일이 있다'고 언급되는데, 이후 소녀가 죽게 된다. 이 장면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이 있는데, 이 아버지를 통해 소년이 소녀의 죽음을 알게 되는 장면을 통해 이 작품이 3인칭 관찰자 시점임을 굉장히 잘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주로 3인칭 하면 서술자가 어떻게 전개되고 어떤 비밀이 있는지 알려 주는 전지적 작가 시점이 되지만, 이렇게 우연히 아버지가 하는 말씀을 통해, 즉 매우 간접적으로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3인칭 관찰자 시점을 잘 표현했음을 볼 수 있다.

3. 해설

원래의 제목은 '소녀'라는 주장이 있다. 황순원과 친하게 지내던 지인 원응서[2]가 황순원에게 "마지막 부분이 사족[3]이니 고치라"고 조언하였고, 그것을 받아들이며 함께 제목도 <소나기>로 바꾸었다고 한다. 기사

매우 간결한 문체를 사용해, 직접적인(일상적인) 대화보다는 짧은 대화와 소년 소녀의 행동묘사를 통해 순수한 사랑을 매우 아름답게 빚어낸 작품. 간결체를 써서 구체적 묘사가 없는 작품의 특징 상, 읽는 데 많은 시간이 소모되지 않는다. 표현도 직관적이어서 남녀노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복선의 기법이 매우 훌륭해서, 오랫동안 복선의 예시로 자주 등장하기도 하였다.

4. 평가

한국 순수문학의 절정과도 같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자기가 죽거든 자기 입던 옷을 꼭 그대로 입혀서 묻어 달라고…….'로 끝나는 소설의 결미는, 단연코 단편의 미덕이자 정수라고 일컬어진다. 청자의 반응을 완전히 배제시키고, 결말 이후를 온전히 독자의 상상과 심정에 맡기며 등장인물과 동일시되도록 서술한 이 기법은, 순수문학에서 작가세계를 경험하는 외부인으로서 치부되어왔던 독자의 관념을 완전히 뒤바꾸고, 독자가 온전히 세계를 사유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한 관점에서 소설의 결미는 작가 본인이 <차라리 내 목을>, <탈> 등을 포함하여 여러 전위적인 작품과 실험적 연구, 한국 최초로 가로쓰기를 시도했던 것을 생각해 본다면, 순수문학의 의의를 새롭게 해보려한 작가의 의도가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소녀가 도시에서 왔고, 소년은 촌 사람임을 감안해본다면 모더니즘(자연과 도시)의 조화로 구분지어질 수도 있고, 소녀의 가문이 대가 끊겼다는 부분에서는 세대의 몰락 등으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age(1960-01-01)]년째 한국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으로서, 국민 단편소설로 꼽힌다.

<달밤>, < 운수 좋은 날>, < 무진기행> 등 명작들이 즐비한 한국 문학사에서 <소나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지만, 문단의 거목인 작가 황순원의 초기작품을 논할 때 <별>,< 독 짓는 늙은이>와 함께 반드시 거론되는 작품이며, 순수문학의 정수와도 같은 작품이기에, 한국 단편문학에서 완결성을 점할 때 순위권에서 자주 보이는 작품이다.

4.1. 흥미로운 다양한 해석

이 소설의 주제는 순수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매번 소녀는 징검다리의 한가운데에 앉아 있었다. 이는 소녀는 의도적으로 소년을 갈구하는 모습이고, 소년은 서울 소녀의 꾀임에 넘어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황순원의 소설 장치이다. 만약 징검다리가 아니라 다리 한가운데였다면 옆으로 비켜가면 되니까 소년과 소녀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소녀가 순수한 것인지 의도적인 것인지는, 보는 관점에 따라서 다양한 재미있는 해석이 가능하다.

내용 자체만 놓고 보면 마을의 지배자였던 윤 초시 일가가 완전히 몰락하는 것, 이를 넘어 소나기마저도 못 버틸 정도로 허약해진, 전통적 지배계층의 몰락을 주 소재로 삼은 매우 비극적인 스토리이다. 소녀는 마을 사람들이 다 두려워하던 윤 초시 일가의 마지막 핏줄이며, 그녀의 요절로 그 가문은 대가 끊기고 말았다.[4] 원작 '소녀'가 '소나기'로 바뀌는 과정에서 잘린 4개의 문장 중 하나가 '아마 어린 것이래두 집안 꼴이 안될 걸 알구 그랬든가 부지요?'인 것으로 보아도, 원래의 주제는 그것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잘려나갔다고 하는 4개의 문장을 포함한다고 해도, 윤 초시 일가와 마을 사람들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묘사되는 장면이 전혀 없기 때문에, 윤 초시 집안을 마을의 지배계급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황순원의 마지막 장편 <신들의 주사위>를 보면 마을의 지배계급인 두식영감의 가문이 몰락해 가는 과정에서 이 주제가 더 자세히 설명된다. 황순원이 평생 천착해 오던 '몰락'이라는 주제를, 청춘연애소설로 인식되게 된 <소나기>에서 좀더 발전시킨 작품으로 커리어를 마감한 것이다.

4.2. 보라색 복선 루머

소설 속 복선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소녀의 죽음을 상징하는(것으로 해석되고 있는) 도라지꽃 보라색이다.

파일:황순원씨의인터뷰.jpg
이에 대해서 "단순히 작가 취향일 뿐이다"라는 글이 인터넷에 퍼져 있으나 근거가 없다. 소위 '황순원 씨의 인터뷰'라고 하는 게시글이 SNS 온라인상에 돌아다니고 있지만 황순원 작가는 2000년 사망했는데, 이 카더라가 떠돌기 시작한 건 2011-2012년이고, 황순원 작가는 생전에 언론의 인터뷰를 모두 거절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쓴이가 누구인지는 알기 어려우나, 입시 위주 교육에 대한 반감은 세대를 불문하고 모든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공감대이기 때문에, '정말 작가가 그렇게 의도했는지 어떻게 알아?'라는 의문점을 가지는 것 자체는 충분히 타당하며, 그 덕분에 이 짤이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정말로 보라색에 무언가 의미가 있는가 하면, 그것 역시 답이 아니다. 무언가 의미를 부여한 것이든 작가가 별 뜻없이 쓴 것이든, 단순히 그 색깔을 좋아해서였든 간에 작가 본인이 밝힌 바가 없기 때문에, 이것은 그냥 "정답이 없다"가 정답이다. 애초에 너무 자연스럽게 문학에 정답이 있다고 전제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논쟁이다. 카더라 반박 사실 이는 <소나기>뿐 아니라 현재 모의고사 수능에 출제되고 있는 거의 모든 문학작품이 그러하다. 교과서에서 가르치는 '해석'은 교육부와 학자들의 해석이지 작가들 본인이 어떠한 생각으로 그렇게 썼는지는 아무도 모르며, 이런 소위 '본인 등판' 논란을 피하기 위해 교육부 측에서도 작가가 고인인 작품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사실상 진짜 작가의 의도를 알 방법이 전혀 없다. 그리고 애초에 그 당시에나 현 시점의 교육과정에서도 저런 인터뷰에서 마냥 어떤 내용을 가지고 기정사실화하는 식으로도 학교에서 가르치지도 않는다. 12년 동안의 수업 충실도 테스트처럼 입시 위주 교육에 대한 반감을 다소 억까하는 식으로 그냥 일부러 놀려먹으려고 만든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비슷한 루머로 일본 애니메이션 반딧불이의 묘 역시 "작가의 마음을 써보자"라는 문제가 나오자 작가의 딸이 아버지에게 물어봤더니 "급하게 썼을 뿐이다"라고 답했다는 비슷한 썰이 있다. 문서에서 보듯 이 역시 오래 회자된 루머이다.

5. 본작을 원작으로 하거나 차용한 매체

소설의 유명세를 타고 여러가지 버전으로 리메이크, 패러디되기도 했다.

6. 기타

6.1. 잔망스럽다

사람들이 '잔망스럽다'는 표현을 알게 되는 소설이기도 하다. 잔망(孱妄)은 얄밉도록 맹랑한 구석이 있다는 뜻. 잔망의 형용사형인 '잔망스럽다'에는 '보기에 몹시 약하고 가냘픈 데가 있다.', '보기에 태도나 행동이 자질구레하고 가벼운 데가 있다.', '얄밉도록 맹랑한 데가 있다.'라는 뜻이 있다. 극중 소녀의 행동을 보면 이렇게 봐도 맞고 저렇게 봐도 맞은 중첩된 의미가 있다.

소녀가 죽을 때 자신이 입던 옷[10]을 그대로 입혀서 묻어 달라고 한 것을 두고 소년의 아버지가 "어린 것이 여간 잔망스럽지 않아…"라고 했는데, '잔망스럽다.'는 표현이 요즘에는 잘 쓰이지 않는 표현이라서 교과서나 참고서 등에서 그 의미를 많이 강조한다. 그래서 온라인 상에서도 가끔 누군가가 당돌한 행동을 하면 "여간 잔망스럽지 않아…"라고 드립을 치는 경우가 있다. 알음알음 드립으로 활용되다 이후 2020년대 들어 잔망루피를 통해 현대에도 널리 알려진 표현이 되었다.

영어 번역판에서는 이 '잔망스럽다'를 'odd(이상한, 특이한)'로 옮겨 놨는데("그런데 참, 이번 계집앤 어린 것이 여간 잔망스럽지가 않아." → "But you know, that little girl, don’t you think it’s a bit odd?"), 보통 여자아이에게 odd라 하면 해리 포터 시리즈 루나 러브굿과 같은 4차원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odd는 strange보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덜하고 훨씬 포괄적이다. 그리고 애초에 번역문 자체가 소녀가 odd하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 자체에서 이상함을 느끼고 있음을 감안하면, 어린아이답지 않은 소녀의 모습을 특이하게 여기는 화자의 감정이 비교적 잘 반영된 번역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1] 영어 번역본에서는 "hey, you"라고 번역되었다. 참고 [2] 1914~1973. 번역가로 활동했다. 25시를 처음으로 번역한 바 있다. [3] 현재 버전의 <소나기>보다 4문장이 더 있다. [4] 남자아이 둘은 모두 일찍 요절했다고 한다. [5] 허밍은 신병하의 아들이 맡았다. [6] '풀잎새 따다가 엮었어요, 예쁜 꽃송이도 넣었고요.' 라며 시작하는 노래다. [7] 링크의 뮤직비디오는 이세영이 나온 2005년 티비 단막극을 편집해 노래를 입힌 것인데, 노래가 한참 전에 나왔기에 정식 뮤직비디오가 아니다. 하지만 노래가 소설이 모티브이니 내용은 그대로 들어맞는다. [8] 해당 곡의 모티프가 황순원의 소나기라는 설도 많은데, 예민의 공식적인 입장은 경기도 의왕에서 보낸 자신의 유,소년 시절 그리고 그의 아버지와 함께 했던 깊은 추억들이 모티프가 되었다고 한다. [9] 기계충 먹은 짧은 더벅머리에 다 헤어진 옷차림으로 형 역을 맡은 이휘재에게 "행님아~"라고 부르는 게 참으로 일품이었고, 저 유명한 옆으로 선체로 양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은 뒤 고개를 싹 쳐들고 입을 삐죽이며 "반갑심데이~!"라고 하던 그 특유의 귀요미 인사는 진정한 하이라이트였다. [10] 소년과 함께 놀았던 날, 소년에게 업힌 채 도랑을 건너다 소녀의 옷에 흙탕물이 옮았는데, 바로 그 옷을 가리킨다.


파일:CC-white.svg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문서의 r138
, 번 문단
에서 가져왔습니다. 이전 역사 보러 가기
파일:CC-white.svg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다른 문서에서 가져왔습니다.
[ 펼치기 · 접기 ]
문서의 r138 ( 이전 역사)
문서의 r ( 이전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