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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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본 여름 축제 행사장은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이곳의 소란을 뚫고, 서둘러 입구 근처로 달려갔다.

비아틴과 만나기로 한 장소에 도착하니, 아니나 다를까 도착하자마자 낯익은 모습이 나무 밑에서 오래 기다렸다는 듯이 서 있었다.


...... 지휘사 , 여기야.


많이 기다렸어?

미안, 퇴근이 좀 늦어져서


저 멀리서 뛰어오느라 힘들었지? 목 마를까봐 시원한 음료를 좀 사 놨는데,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네.

가게 사장님 말로는 매년 여름 축제마다 타코야끼랑 두각을 이룰 정도로 인기가 많은 음료래.


맛있다!
...... 그런데 왜 한 잔 밖에 없어?


한정 수량 구매였으니까.

혹시 마음에 들었다면, 나중에 레시피를 한 번 연구해볼게. 그러면 언제든지 집에서 맛볼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한 잔 밖에 없잖아. 한 번 쯤은 맛을 봐야 연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아...... 그러게.

내가 가서 한 잔 더 사 올게

비아틴

그럴 필요 없어, 그러면 수고가 너무 들잖아. 적어도 한 시간 이상은 서야 하는데......

지휘사

잠깐만, 한 시간이라고!? 그러면 너——

내레이션

내가 말실수 했다는 것을 의식한 듯 비아틴은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

비아틴

하지만 시간이 좀 더 지나고 나면 손님도 많이 뜸해질 거야. 불꽃놀이를 보고 나서 다시 같이 가 보자.

줄을 서는 동안 지휘사 (와)과 이야기할 수 있다면 시간이 아무리 오래 걸려도 무의미하지는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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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거 한 입 먹어볼래?

비아틴

...... 어...... 그...... 그래도 돼?

내레이션

밤이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어렴풋이 보인 비아틴의 얼굴 옆면은 이상하게도 홍조를 띄고 있었다.

비아틴

그럼, 잘 마실게.

내레이션

손에 들고 있던 시원한 음료를 들어 올리자, 비아틴은 손을 내미는 대신 고개를 내밀어 빨대로 한 모금 살짝 맛보고는 마치 맛있는 와인은 마셨다는 듯 눈빛을 번쩍였다.

비아틴

...... 나도 이게 좋아.

집에서 나 혼자서는 같은 맛을 완전히 재현하기는 힘들 것 같아. 그러니까 매년마다 너와 함께 이곳에 오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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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약속이야.


지휘사 와(과) 함께한 평범한 약속일 뿐인데도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

다음은 저 노점으로 가 볼까? 내가 사전에 이번 여름 축제에서 꼭 해야 하는 게임들을 조사해서 시간과 동선을 전부 꿰고 있으니까, 축제가 끝나기 전에는 다 둘러볼 수 있을 거야.


좋아, 네 계획대로 하자.


그러면 지금 출발하자.


비아틴이 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 들었고, 수첩에는 잡지 브리핑들이 끼워져 있었다. 살짝 튀어나온 부분에서 어렴풋이 "여름 축제 데이트 공략 대작전", "금붕어 건지기 10개의 노하우", 그리고 "불꽃놀이 축제에서 상대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법" 등등 다양한 제목이 보였다.


역시 비아틴은 조사를 탄탄히 해 왔구나......


인터넷으로 조사한 거라 시간이 많이 안 걸려서 괜찮았어.


그가 조사한 것을 감추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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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틴과 함께 노점에 도착했다. 그가 사장님과 대화하는 모습부터 금붕어 낚시용 종이 그물, 히나마츠리 인형용 금속 고리를 고르는 모습까지, 이미 이곳에 수없이 와 본 것처럼 능숙했다.


비아틴은 옛날에 이런 놀이들을 자주 했어?


음...... 굳이 뽑자면 이번이 처음이야.


비아틴은 손에 든 고리를 던졌지만, 원 안에 있는 선물에 넣지는 못했다.


아깝다, 거의 들어갈 뻔 했는데......


괜찮아, 어떤 사람이 나한테 말해줬는데, 실패할 것 같은 시도에도 전부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 나도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해.

지휘사 (은)는? 와서 한 번 해 볼래? 솔직히 궁금했거든...... 너는 어떤 선물이 갖고 싶어?

여름 축제 기념 인형이 갖고 싶어

비아틴

음....... 유카타를 입은 아기 곰 부부 얘기구나. 집에 진열하면 정말 잘 어울리겠네.

지휘사

만약 당첨되면 너한테도 하나 나눠줄게!

비아틴

...... 고마워. 꼭 소중히 간직할게.
아, 새 방을 빨리 정리해야겠네...... 지휘사 에게 받은 선물을 다른 물건과 같이 놓을 순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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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노점음식 무료 이용권이 갖고 싶어

비아틴

마지막 대상 말이지? 지휘사 라면 분명 따낼 수 있을 거야.

...... 물론, 예상치 못한 상황이나 실수 때문에 놓쳐도 괜찮아. 네가 먹고 싶은 게 있다면, 최대한 빨리 배워서 만들어 줄게.

그러니까 지휘사 , 편하게 게임을 즐기기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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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맞출 수 있으면 그걸로 만족해

비아틴

네가 쉽게 만족하는 성격이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나는...... 최고의 상품이 항상 너의 것이였으면 좋겠어.

지휘사

물론 희망만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열심히 해 볼게! 지금은 일단 응원만 해 줘!

비아틴

하하, 물론 나는 항상 너의 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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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집중해서 경품이 적힌 종이를 겨누고 조심스럽게 높이를 조절했다.


...... 거기서 조금만 더 높이면 좋을 것 같은데?


어느정도?


비아틴은 손가락을 살짝 구부려 내 손목을 받치고 살짝 위로 올렸다.


한 이 정도.


흡...... 맞았다!


역시 대단하네, 지휘사 .


우리가 한 거지

네가 도와준 덕분이야


내가 링을 던졌을 때, 이 노점의 금속 고리가 다른 것들보다 훨씬 무겁다고 느꼈거든. 아까의 실패로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마지막에 너를 도울 수 있었던 거야.


그럼 비아틴이 계속했다면, 아까 대상을 받는 건 너였겠네?


그건 모르지, 그 때 갑자기 바람이 불 수도 있잖아......

그리고 나는 운명이 어떻게 되든 네가 이겼으면 좋겠어. 그러니 지금이 나한테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결말이지.

아, 지휘사 , 가자. 시간이 늦었어, 불꽃놀이가 이미——


비아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늘에서 갑자기 터지는 폭죽 소리가 모든 소리를 뒤덮었다.

이젠 가장 좋은 자리로 달려가기엔 늦었지만, 그 자리에 계속 서 있어도 괜찮았다. 불꽃이 어둠을 구석구석 비춰주고, 모든 사람들에게도 웃음꽃을 피워주고 있으니까.

불꽃이 계속 터지고 있을 때, 참지 못하고 비아틴에게 질문을 하나 던졌다.


마음에 들어?


...... 그 말을 하고 나서야, 그가 하늘이 아닌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보았다.

거의 한 순간에 눈길이 마주쳤다.


물론이지...... 마음에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