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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14 23:04:39

벌매

벌매
Crested Honey Buzzard/
Oriental Honey Buzzard
파일:Pernis ptilorhynchus.jpg
학명 Pernis ptilorhynchus
Temminck, 1821
분류
<colbgcolor=#fc6> 동물계(Animalia)
척삭동물문(Chordata)
조강(Aves)
수리목(Accipitriformes)
수리과(Accipitridae)
아과 벌매아과(Perninae)
벌매속(Pernis)
벌매(P. ptilorhynchus)
멸종위기등급
파일:멸종위기등급_최소관심.svg

1. 개요2. 생김새3. 특징4.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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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파일:벌매.jpg

수리목 수리과에 속하는 맹금류의 일종. 벌과 말벌 등 곤충류를 주로 사냥한다.

2. 생김새

몸길이는 55~60cm 정도 되며, 부리는 검은색이고 개체변이가 심해 색상이 정말 각양각색으로 나타나며 보통 담색형, 중간형, 암색형으로 구분한다. 보통 머리는 청회색을 띠며 몸은 갈색, 배 부분은 흰색 바탕에 줄무늬가 있다.

3. 특징

시베리아, 사할린, 몽골, 만주 지방에서 번식하고 동남아, 인도에서 월동한다. 한국에서는 4~5월, 9~10월에 통과하는 나그네새이며 극히 적은 수가 강원도 산간 지역에서 번식한다. 특히 9~10월에는 왕새매, 말똥가리, 솔개 등과 대규모 무리를 이루어 서해안 일대를 통과한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II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EBS 다큐프라임 '지독한 끌림' 중 벌매 편.

먹이는 이름답게 과 벌의 유충을 주로 먹으며, 벌중에서도 덩치가 큰 말벌을 선호하고 심지어 장수말벌까지 거리낌없이 사냥한다. 또한 매이기 때문에 다른 곤충이나 개구리, 뱀, 새 등의 작은 척추동물도 사냥한다. 유럽부터 동아시아에 걸쳐 서식하며, 뱅골만 연안에도 서식한다. 큰 무리를 지어 장거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여름에는 영국, 러시아, 일본 북부(홋카이도)에서 번식하고 한국, 중국 등을 거쳐 따듯한 동남아시아에서 겨울을 나지만, 극소수는 한국의 산간 지역 깊은 곳에서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르는 경우도 있다.[1]

생태계에선 인간과 더불어 말벌의 최대 천적으로, 단신으로 땅벌이든 장수말벌이든 한번 발견한 군체를 완전히 끝장낼 수 있는 깡패다. 벌집을 한번 찾아내면 쏟아져나오는 경비병 일벌부터 낼름 낼름 집어삼킨 뒤 벌집을 적절한 크기로 부숴 둥지로 가져간 다음 애벌레와 번데기를 모조리 뽑아다가 새끼에게 먹이기를 반복하며, 마지막에는 수펄과 여왕벌 및 일 나갔다 돌아온 일벌들까지 깨끗하게 해치운다. 몇날며칠이 걸려서라도 잊지않고 둥지를 해체하고 야금야금 잡아먹을 정도로 집요하기 때문에 한번 포착된 말벌 둥지는 이미 끝장 났다고 봐야한다. 오소리나 곰한테는 재수없어서 걸리는거지만, 벌매는 아예 사냥한 동물 시체를 미끼로 내걸어 유인한 말벌의 뒤를 따라가 적극적으로 벌집을 찾아내는데다 심지어 조류이기 때문에 높은 곳에 벌집을 만들어도 접근을 막을 방법이 없다보니 말벌에게는 코즈믹 호러가 따로 없다.


고기를 이용해 말벌집을 찾아내는 벌매.

무엇보다도 다른 말벌의 천적들과 비교되는 점이라면, 말벌을 사냥하기 위해 유인책까지 사용한다는 것. 이들은 새끼들에게 개구리, 도마뱀 등을 잡아다가 먹이는데 이 때 고기를 조금 떼어내 근처의 나뭇가지에 걸어놓는다. 이후 고기를 매의 눈으로 노려보며 감시하다가 말벌이 고기를 떼어내 둥지로 가져가면 벌매는 그 말벌을 쫓아가 말벌 둥지를 찾아낸다.[2] 또한 그 와중에 기억력까지 좋은 편이라 한 번 찾은 벌집의 위치는 잘 기억하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 털어먹고 놔뒀다가 원할 때마다 다시 가서 털어먹는다. 벌과 애벌레들이 몰살될 때까지. 다만 말벌을 못 찾으면 미끼를 그냥 먹어버린다.

파일:벌매 말벌집.jpg
물론 말벌들은 집을 침략한 벌매에게 위협 비행을 하거나 독침을 쏘지만, 벌매는 오랜 세월 말벌 둥지 사냥에 특화되도록 진화했기 때문에 깃털이 마치 비늘처럼 빼곡하고 기름이 있어 침이 피부를 찌르기 힘들다. 물론, 힘들게 독침에 맞았더라도 독에 대한 내성까지 지녀서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3]

이런 생태 때문에 벌매의 신체적 특징들은 전부 말벌 군체를 적극적으로 사냥하기 편하게 진화되었다. 예시로 벌매의 발톱은 갈고리형으로 가늘고 길게 발달되어 있는데, 이는 말벌집을 움켜쥐고 고정하는 용도로 쓰인다. 그뿐만 아니라 깃털이 없는 다리 부분은 단단하고 방울같은 질감의 비늘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 건틀릿 역할을 하고, 그나마 벌이 공격 가능한 몇 안되는 부위인 콧구멍은 아주 작게 진화했다. 깃털과 피부 또한 단단하게 무장하여 독침따위 씨알도 안먹힐 정도, 설령 이러한 특징을 뚫고 벌매에게 정확하게 독침을 쏘는데 성공해도 독침에 대한 내성까지 지녀서 상관이 없다.

파일:벌매1.jpg
특이하게 귀소성 제비만큼 뛰어난 종이다. 영국에서는 이걸 바탕으로 연구해 벌매의 개체수를 늘렸다고 한다.[4]

귀소성도 좋고, 맹금류답지 않게 비교적 온순해서 만약 이대로 장수말벌 같은 살인벌에 의하는 피해가 심각해지면, 마치 과거에 맹수들을 사냥하기 위해 늑대를 가축화해서 개로 만든 것처럼 벌매를 말벌 사냥용으로 가축화해서 구제해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에서 벌매는 멸종위기종이라 국가에서 보호하고 있기에 개인적으로 키우는 게 금지되어 있다.

4. 여담


[1] 대략 2000년대 초반 드물게 민통선과 DMZ에서 번식한 기록이 있다. 2017년 벌매가 번식한 사례가 나오자 뉴스에도 나올 정도. [2] 그리고 바로 이 점때문에 벌매는 꿀벌보단 말벌을 선호하는 편이다. 꿀벌은 성체든 애벌레든 육식을 전혀 하지 않기 때문에 동물 사체 같은 미끼에 반응이 없다. 때문에 꿀벌 둥지를 공략하려면 자기가 직접 발품을 팔아 벌집을 찾아야 하는 반면 말벌은 자기가 스스로 추적당할 여지를 남겨준다. 더군다나 야생 한봉은 나무나 바위 틈같이 벌매도 공격하기 힘든 위치에 벌집을 만드는 습성이 있고, 상대적으로 쉬워 보이는 양봉꿀벌에는 양봉업자라는 역사상 최강의 수호자가 붙어있다. 게다가 꿀벌은 말벌류에 비해 덩치가 작아 가성비가 떨어지기 때문에 자주 노리지는 않는다. [3] 일부에서는 벌매의 깃털에 말벌을 교란시키는 화학물질이 있다고 주장하나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4] 다만 이 벌매 종은 동양의 벌매(Pernis ptilorhynchus)가 아니라 유럽벌매(Pernis apivorus)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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